가을방학 -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
.
.
역시, 회사일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드라마, 소설. 그건 다 개나 줘버려. 타자만 하고 있는 지금 손가락에 쥐올 것 같단 말이야
사실 일이 많은 게 아니라 반복 된 업무라 키보드 소리만 들으면 자장가 처럼 들린다.
우리 회사는 12시 30분부터 점심시간이던데, 지금 뭔가 시계를 본 안 될 것 같은...
미쳤다, 소리 질러. 점심시간 되기 20분 전.
열심히 타자를 하면서 눈만 돌려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 오늘 새로운 인턴도 들어왔으니까 점심은 다 같이 하죠. 오늘 제가 점심 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오늘 저녁에 회식 있는 거 잊지 않으셨죠?
다들 빠지지 말고, 신입 환영회 하는 거니까."
다들 괜히 불편한 눈치와, 옅게 한숨 소리도 들려왔지만 예기치 않는 듯한 이 부장님.
다들 이 부장님 뒤를 따르려는 순간, 뒤에서
"부장님, 오늘 점심은 빠지겠습니다. 약속이 있어서요, 그리고 이따 회식도 참석 못 할 것 같습니다. 다들 맛있는 점심 하십쇼."
고개를 옅게 꾸벅이곤 자리를 뜬, 나랑 일주일 차이로 먼저 입사한 김 인턴이다.
갑분싸, 될 뻔 했지만 부장님의 호탕한 웃음에 자연스레 넘어가게 됐다.
"요새, 친구들은 명랑해서 참 좋다니까. 자, 점심 먹으러 갑시다."
네. 명랑하게 대답했지만 아까부터 보이지 않는 이 대리님 모습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비라도 맞은 뭐 마냥 축 쳐진 어깨로 그 뒤를 따라갔다.
.
.
.
따로 점심 드시는 건가, 터덜터덜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점심 먹을 곳에 도착했다.
뭐, 딱히 음식 주문에 눈치를 주시진 않았고 편하게 원하는 것으로 주문했다.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제 앞에 음식이 놓여졌다.
입꼬리를 잔뜩 올리며 부장님을 향해 잘 먹겠다고 말씀 드리고 한 수저를 뜨려는 순간.
"아, 죄송합니다. 일 처리 하다가 늦었습니다. 먼저 드세요. 부장님, 저도 오늘은 얻어 먹어도 되는 거죠?
부장님께 능청스레 웃으며 제 옆자리에 자연스레 앉은 대리님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놀란 듯 바라보았다.
부장님은 그러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시고, 대리님은 자연스레 주문을 했다. 그리고, 제게 작은 목소리로 속닥이는 데.
"아까, 부탁하고 자리 비워서 미안해요. 급하게 끝내야 하는 일이 있어서 거기에 신경쓰다가 깜빡 잊었어요. 부탁한 거 어려운 건 없었어요.?"
미안하다는 듯 제게 물어오는 목소리에
"네, 어려운 건 없었어요. 기본적인 거니까 더 꼼꼼하게 확인하고 보내드릴게요."
"아, 고마워요."
아, 진짜 웃는 거 너무 예... 아니, 멍 때리다가 이상한 사람 될 뻔 했네.
어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 개운하게 끝낸 칫솔질을 끝으로 다시 업무가 시작된다.
.
.
.
아, 가을 햇살은 너무 좋고 사무실은 따뜻하고 배는 부르고 졸려온다.
"이거, 마시면서 일 해요. 너무 반복적인 일이라 피곤하죠. 퇴근 할 때 까지만 파이팅 해요."
차가운 커피에 제 볼에 살짝 닿자 흠칫했다. 하, 이 대리님이 커피를... 주셨다...
부끄러워, 감사한다는 듯 고개를 꾸벅이고는 잠이 깬 정신으로 마무리 짓고 복사까지 끝낸 내용물을
이 대리님께 가져다 드림으로써 오늘의 첫 출근, 첫 업무는 이렇게 끝이 났다.
.
.
.
해는 어느덧 보이지 않는 시간이 되었다. 한분, 두분씩 퇴근 준비를 하고 계셨다.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가 부장님께서
"자, 오늘은 이쯤하시고 다들 잊지 않으셨죠. 회식하러 갑시다."
하하, 머쓱하게 웃어보이며 어느순간 잊었던 첫 회식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나, 괜찮겠지?
안녕하세요. |
오늘은 입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여러분들의 업무가 시작 됐습니다. 그 의미는 곧 재윤씨와의 러브러브가 시작된다는 얘기 인데요. 오늘도 너무 주절주절 쓴 이야기라 두서 없을 수도 있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할 거 같아요. 일주일에 두번씩은 오려고 노력 해 볼게요. 다들 이번주도 화이팅 하시고, 우린 곧 만나요. 오늘도 좋은 셒구 하루 되세요. +)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사수가 될려면 대리 이상은 되야 할 것 같아서. 재윤님만 대리로 선정한 점 유의해주세요. 다른 분들은 천천히 한분씩 나올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