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MYMP - When I Dream)
몇년전 기억을 되돌려서 글을 쓰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벌쎀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연애를 시작했을 무렵이 내가 고삼이 됐을 때여서,
사실 이렇다할 큰 사건 없이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아.
나도 마냥 연애나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입장이여서, 막판엔 사실 찬열이로서는
이게 여자친구인지, 그냥 아는 누나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지냈었짘ㅋㅋ큐ㅠㅠ
막 연애를 시작했었던 쯤에야 그렇게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연애질을 했었지만,
대한민국 수험생의 입장이라는게 그렇지가 않더라고ㅜㅜ 정신을 차리면 하루가 지나있어서,
확실히 마음편하게 찬열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확 줄어들었었지ㅜㅜㅜ 그래도 착한 내새끼는
자기는 다 이해한다면서, 불평 한번 안하면서 나를 응원해주기만 했었어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던 대학교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대학교에 입학을 했었고,
한살 연상연하 커플의 비애답게 내가 고삼을 벗어나니 내새끼가 고삼이 되는 일이 생겨났짘ㅋㅋㅋ큐ㅠ
그래도 나는 일년동안 바쁜 나에게 지극정성 애정을 쏟아줬던 찬열이가 너무 고마웠기 때문에,
나한테 해줬었던것만큼 다 돌려주고싶어서, 찬열이를 열심히 응원하고 도와주려고 했었어ㅇㅇ
그런데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어.
밤늦게까지 야자를 하는 찬열이를 놀라게 해주려고 서프라이즈로 그 시간에 맞춰서 학교로 찾아갔었거든.
어차피 졸업한지도 얼마 안된 학교라서 학교 지리 쯤이야 껌이였기 때문에 익숙한 길을 따라 찬열이네 반으로
찾아가는 길이였는데, 문득 복도에서 말소리가 들리는거야? 근데 나도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순간 뭔가 방해하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인 것 같아서, 그대로 코너에 몸을 숨겼는데, 소리는 다 들리더라곸ㅋㅋㅋㅋ
나도 내가 왜 숨은건지 순간 어이가 없어서 그냥 당당하게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들리는 목소리에 딱 발목이 잡힌거야.
" 왜? 그 언니 이제 졸업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인데? "
제대로 된 주어 하나 없는 말이였는데, 그 순간 내 마음이 철렁, 하는 기분?
나도 내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그 다음에 들린 목소리가 내가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를 이해시켜주었짘ㅋㅋ큐ㅠㅠ
" 누나가 졸업을 한거지, 나랑 헤어진 건 줄 알아? 좀 비켜, 나 지나가야되니까. "
수없이도 들어온 익숙한 내새끼 목소리였는데, 그렇게 싸늘하고 냉정한 목소리는 처음들어서 순간 다른 사람인 줄..
지금 대화의 주인공이 찬열인 걸 알면서도 당당하게 나가지 못했었던건, 언뜻 들어도 지금 대화의 주제가 나였으니까ㅠㅠㅠ
내가 아무리 눈치는 소싯적에 개나준 여자라 한들 설마 그 정도 눈치도 없었겠어? 딱 들어보니까 또 인기쟁이 내새끼가
고백이라도 한탕 들은 모양인데, 고백한 여자애 민망하게 대뜸 여자친구인 내가 나타날 수는 없는거잖앜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그대로 쭈구리처럼 짜져있는데..ㅋ...아.. 몰랐는데 요즘 애들 참 당돌하더라곸ㅋㅋㅋ큐ㅠㅠㅠㅠ
" 그 언니 대학생이라며? 이제 그 언니 너 만날 시간도 없을 걸? "
" 일년만 빡세게 고생하면 나도 똑같은 대학생이야. "
" 그 일년동안 그 언니가 널 기다려줄까? 대학가면 멋있는 남자가 한 트럭이래. 근데도 아직 고등학생인 니가, 눈에나 들어올까? "
ㅋ.. 그 대학가면 있다던 멋있는 남자들은 대체 왜 우리 학교엔 없는거죠?
찬열이보다 멋있는 남자를 학교에서 본적이 없는 나는 그 말에 황당해서 헛웃음이 터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거기에 숨어서 뭐 찔리는거라도 있는 사람 마냥 몰래 대화를 훔쳐듣는데, 기분이 참 이상하더라?
뭐 내새끼 인기 많은거야 워낙 주위의 증언으로 익숙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현장을 직접 목격한 건 처음이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 뭔가 기분이 되게 거지같은거얔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찬열이가 막 짜증난 목소리로
그 여자애한테 뭐라뭐라 대답하고, 또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더 이상 듣고싶지가 않아서 그냥 그대로
계단 돌아서 내려갔었어.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는데, 기분이 점점 더 다운되더라고ㅋㅋ..
그래도 기껏 학교까지 찾아왔는데 혼자 돌아가고 싶진 않아서, 그냥 교문 앞에 서서 찬열이 기다렸어.
그 한밤 중에 혼자 가로등도 깜빡깜빡하는 교문 앞에서 서 있으면 무서울 법도 했었을 텐데,
그 당시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무서운 줄도 모르고 그냥.. 이런 저런 잡생각에 잠겨서 가만히 찬열이만 기다렸지.
그리고 기다린지 한 10분 정도 지났을 때였나? 슬슬 학생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인기척이 느껴진다 싶더니,
저 멀리서 우리 찬열이가 보이는거야ㅋㅋㅋ 아까 그 여자애한테 불쾌한 소리라도 듣고 온 건지
항상 싱글벙글 웃기만 하던 내새끼가 인상 팍 쓰고 주머니에 손 넣고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진짜 건들면 한대 칠 기세로 완전 날세우고 있더라곸ㅋㅋㅋㅋㅋ 그런 찬열이가 어색해서 멀뚱히 보고있다가,
찬열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나도 못 보고 지나치려고 하길래 찬열아! 하고 부르니까 그제서야
찬열이가 딱 고개를 돌리더니, 나 보고 정말 눈이라도 튀어나올 것 처럼 눈이 휘둥그레 해지더랔ㅋㅋㅋ
" 어?? 누나??? "
방금까지 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더니 순식간에 다시 순둥순둥 내새끼로 변하는게 예뻐서 그냥 웃으면서
손 흔들어줬더니 찬열이가 바로 내 앞으로 달려와서 내 양 손 딱 붙잡고 의아한 목소리로 막 이것저것 묻더라고ㅋㅋ
" 누나가 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 설마, 나 기다린거야? "
" 당연하지ㅋㅋㅋㅋ 그냥, 하루종일 공부하느라 고생했을텐데 혼자서 힘없이 집에 갈 모습 상상하니까 마음이 아파서ㅠㅠ "
" 아 누나.. 많이 기다렸어? 말을 하지ㅠㅠㅠ 누나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으면 더 빨리 나왔을텐데. "
" 아냐, 공부하는 건데 어떻게 그래. 가자, 배는 안 고파? "
" 응, 누나 보니까 배고픈지도 모르겠다. "
아까 딱 목소리 깔고 얼굴 굳히고 있던 찬열이는 그냥 딴 사람 같더니, 다시 생글생글 웃으면서 애교부리는 찬열이 보니까
진짜 내새끼 같고, 그냥 마냥 예쁘기만 하더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 딱 깍지끼고 내가 어디 도망이라도 갈 사람처럼 내 손
꼭 쥐고 자꾸 앞은 안보고 내 얼굴만 보면서 걷길래, 걸을 때는 그러면 안된다고 나무랬더니 입술 삐죽이면서 듣는 척도
안하더라곸ㅋㅋㅋㅋㅋㅋㅋ하.. 그래도 그 날이 한 삼일만에 제대로 얼굴본 날이여서, 나도 그냥 못말리겠다고 내버려뒀었지ㅋㅋㅋ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을 때였나? 그냥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 하면서 둘이 걷고 있는데, 찬열이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려다말고
말을 멈추는거야? 찬열이가 평소에 그런 성격도 아니였으니까 왜 그러냐고 뭔데 그러냐고 물어봤는데도 한참을 막 뜸 들이면서
우물쭈물 제대로 말을 못하길래 의아해져서 더 막 말해보라고 재촉했더니, 한참을 또 머뭇거리다가 찬열이가 했었던 말잌ㅋㅋㅋㅋ
" 그.. 있잖아 누나. "
" ㅇㅇ 뭔데? "
" ...학교에 말야. "
" ㅇㅇ "
" 막.. 잘생긴 남자들.. 많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찮게 그 뜬금없는 질문을 한 이유를 알게 되었던 나는 그 질문에 터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짘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는 그 여자애가 막 그런 말 했을때 제대로 듣는 척도 안하고 시큰둥하더닠ㅋㅋㅋㅋㅋㅋㅋ
또 내심 그게 신경이 쓰였는지 되게 머뭇거리면서 물어보는게 어찌나 귀여웠던짘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아! 누나 웃지만 말고 빨리 대답해봐. 어? 많아? "
" ㅋㅋㅋㅋㅋㅋㅋㅋ왜? 신경쓰여? "
" 아니!!! 나는 쿨한 남자라서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쓰이지만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랬구나ㅠㅠㅠㅠㅠㅠ그냥 궁금한거였구나ㅠㅠㅠㅠㅠ
세상에서 제일 신경쓰는 것 같은 말투로 신경ㄴㄴ하다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엌ㅋㅋㅋㅋ큐ㅠㅠㅠ
그래도 애써 쿨남 행세하는 내새끼가 귀여워서 그냥 모른척 대답했었짘ㅋㅋㅋ
" ㅋㅋㅋㅋㅋ우리 학교 선배들은 진짜 아저씨 냄새 폴폴나ㅠㅠㅠ 동기들도 멋있는 남자 한명 없어 진짜. "
" ...그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 누구 우리 찬열이 입꼬리 좀 내려줄 사람 없나욬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런거 전혀 상관ㄴㄴ한 쿨남 내새끼는 왜때문에 표정관리를 못하는거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까지 완전 긴장한 얼굴로 내 대답 기다리던 찬열이는 어디갔는지 다시 또 신나서 싱글벙글 웃는 우리 찬열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나도 웃는 찬열이 따라서 웃다가,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는 말투로 물어봤었음
" 너는 뭐, 학교에 예쁜 여자애들 없어? "
애써 관심ㄴㄴ한 말투로 쿨한척 불어봤지만 사실 나도 엄청 신경쓰였짘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특히 학교에서 우연히 목격하게된 그냔!!!!!ㅠㅠㅠㅠㅠㅠ 목소리와 실루엣만 봐도 여신 스멜이 폴폴 풍기던 그 당돌한냔!!!ㅠㅠㅠㅠㅠ
나름 긴장하고 대답 기다리는데 찬열이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한다는 말이
" 뭐.. 그냥 거머리같은 애들은 많아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원래 그렇게 유치한 여자가 아니였는데 그 말에 뭐 그렇게 기분이 좋아졌는짘ㅋㅋㅋㅋㅋ
목소리와 실루엣만 봐도 여신이면 뭐해ㅠㅠㅠㅠㅠㅠㅠ 내새끼에겐 그저 한낱 거머리일 뿐인데ㅠㅠㅠㅠㅠㅠㅠ
그게 뭐라고 또 마음이 흐뭇해져서 그 이후로는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면서 귀가했었지..헿..
하루종일 학교에서 썩느라 피곤할 텐데도 아마 그날은 진짜 새벽 한시가 넘을때까지 둘이 계속 붙어있었엌ㅋㅋㅋ
근데 그 날을 마지막으로 나도, 찬열이도 눈 코 뜰새없이 바빠지기 시작한거야.
대학 들어가면 그 지긋지긋한 공부가 딱 끝나버리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생이 되어보니까
오히려 고등학생 때보다 정신이 없더라고ㅠㅠㅠㅠㅠㅠ 쌓여가는 과제들에 내 다크써클도 함께 짙어지고ㅠㅠㅠ
그 시점에 내가 아마 굉장히 중요한 조별과제가 있었나? 아무튼 뭔가 되게 중요한게 있어서 그 때 부터
찬열이랑 연락도 제대로 못 주고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거든ㅠㅠㅠ 찬열이가 열한시가 넘어야지
학교가 끝나는데, 나는 하루종일 수업들으랴, 미친 등록금 한푼이라도 보태려 알바하랴 그 시간 쯤이면
항상 녹초가 되서 잠에 들어버리기 일쑤였어ㅠㅠㅠ 하루하루가 정신없으니까 핸드폰을 보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그리고 그 당시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가, 내가 자취를 시작했었어.
대학이 우리 집에서 너무 멀어서, 교통비다 뭐다 다 계산해보면 너무 손해가 많고, 시간낭비도 너무 많았었거든ㅠㅠㅠ
나도 정말 찬열이랑 추억이 가득했던 그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안되겠다고, 자취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엄마의 제안에도 그냥 애써 꿋꿋이 모른척 신념을 지켜왔는데, 진짜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체력적으로나 너무
힘들고, 낭비라는 생각이 팍 들어서 결국은 자취를 시작하게 됐었지ㅠㅠㅠ.. 찬열이도 진짜 내가 얼마나 오래 고민하고,
또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너무 잘 알아서 차마 반대하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솔직히 찬열이가 말은 안해도 엄청 서운해했을거야..ㅠㅠ
근데.. 그거 알아?
아무리 서로 죽고 못살던 커플이라도 막상 서로 보는 시간이 줄어들고, 거리가 멀어지면 사이가 점점 소원해지기 시작하는거?
내가 시간 여유가 있을 때에는 찬열이가 학교에 있고, 또 찬열이가 학교가 끝났을 때에는 내가 잠에 들어버리니까
아무리 서로 다른 시간에 연락을 보내놓는다 한들, 답장 시간이 뒤죽박죽이니까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자취를 시작해버린 탓에 예전처럼 만나고 싶으면 바로 문만 열고 뛰쳐나가서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고..
게다가 굳이 그렇지 않아도 그 때 쯤이면 우리가 연애한지가 일년이 넘어가던 시점이였으니까, 서로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정말 쉽상인 상황이였는데, 주위환경까지 그렇게 되니까.. 진짜 우리 둘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가득한다 한들, 그게 마음처럼 안 되는거 있지?
나도 하루하루가 피곤하니까 점점 지쳐가고, 찬열이도 말은 안해도 고삼 스트레스라는게 막중하니까, 그 스트레스에 찬열이도 지쳐가고..
시간이 점점 흐르고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니까, 어느날은 정말 서로 연락 한번 못하고 지나가는 날도 많았고..
그러다 하루는 문득 정신을 차리니까, 이번 주는 찬열이랑 한번도 제대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고 그걸 깨달으니까 갑자기 그냥 찬열이 얼굴이 보고싶어지는거 있지? 물론 찬열이도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나도 그냥.. 사회에 나와보니까 사는게 마냥 즐거운 것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아가고 있어서 그냥 찬열이한테 위로받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서 그 날은 저녁 알바 끝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랜만에 우리 동네로 찾아갔었지.
근데 저녁 알바 끝나고 지하철을 타니까 시간이 굉장히 애매해진거야? 학교로 찾아가면 어쩌면 찬열이랑 엇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차라리 우리 아파트 근처에서 찬열이를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더라고 ㅇㅇ
그 날 내가 진짜 피곤했었거든ㅠㅠ 하필 또 진상 손님을 만나서 기분도 별로 였었고.. 그래서 더 찬열이가 그립고, 찬열이 위로가 받고싶더라ㅋㅋ
그렇게 집근처 벤치에 앉아서 그냥 찬열이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아마 시간이 꽤 흘렀을 때 였을거야.
저 멀리서 사람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더라? 근데.. 찬열이가 혼자가 아닌거야..ㅋㅋㅋㅋㅋㅋ
막 대화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어렴풋이 들려오기 시작하는데, 그냥 직감적으로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가로등 빛 없는 곳으로 몸을 숨겼어. 어차피 어두워서 빛 없으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ㅋ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숨소리도 죽여가면서 거기 그러고 있는데, 벌써 그 둘이 가까워졌는지, 슬슬 대화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하더라..?
" 너 이 동네 토박이 맞나보네? 이 아파트 진짜 오래된건데 너 여기사는구나ㅋㅋㅋ "
" 우리 집은 아빠 직장도 근처니까 딱히 이사할 이유도 없어서 평생 여기서 뼈를 묻었지 뭐. "
" 그래도 좀 으슥하다ㅋㅋㅋㅋ 밤에 올때 안 무서워? "
" 남자가 쪽팔리게 이런 거 무서워하겠냐. 근데 니 걱정이나 하지? 으슥한 우리 아파트까지 쫓아와놓고, 혼자 갈 때는 어떻게 갈건데? "
" 아.. 깜빡하고 있었다ㅠㅠㅠㅠ 넌 개매너라서 나 데려다 주지도 않을꺼지? "
" 너 혼자 난리쳐서 쫓아온건데 내가 왜 데려다줘ㅋㅋㅋㅋㅋ "
아.. 차라리 모르는 여자애였으면 그냥 모른척 나중에 물어볼 수 있었을텐데ㅋㅋㅋㅋㅋㅋ
딱 목소리 듣자마자 그 날 학교에서 봤던 그 여자애인 걸 알 수 있더라고ㅋㅋㅋㅋ..
밝은데에서 보니까 진짜 예쁘게 생겼더라? 나같이 평범한 애는 그냥 팍 기죽을 만큼ㅋㅋㅋㅋㅋㅋ
근데 뭐가 제일 나를 기죽게 만들었냐면.. 그 때랑은 말투 자체가 다른 찬열이 때문이였다?
그 땐 그냥 걔가 무슨 말만 해도 까칠하게, 관심없다는 듯 그렇게 대답했었는데..
이번엔 솔직히 막 말투는 틱틱거려도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게 느껴지는 거 있잖아ㅋㅋㅋ
애들이 멀어져서 다시 걸음을 옮기려다가 문득, 애들이 지나간 쪽으로 고개를 돌렸었거든?
진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딱 버릇처럼 고개를 돌렸는데..ㅋ..
내가 보는 위치에서는 그 여자애가 등을 돌리고 있어서 여자애 얼굴은 안보였는데,
찬열이가 그 여자애를 마주보고 있어서 내 쪽에서는 찬열이를 볼 수 있었거든.
근데ㅋㅋㅋㅋㅋㅋ 찬열이가 그 여자애 보면서 진짜 환하게 웃고 있는거야. 나는 이번주에 언제 웃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ㅋㅋㅋ
그리고 둘이 뭐라뭐라 이야기하다가 찬열이가 갑자기 손을 들어서 그 여자애 머리를 툭툭 두드리더라?
그냥.. 별거 아니였는데 찬열이 얼굴이 너무 밝아서 혼자서 비참해지는 기분?ㅋㅋㅋㅋㅋ
그 날 그대로 찬열이 안 보고 집에 돌아와서 한참을 울었을거야ㅋㅋㅋㅋㅋㅋㅋ
아무도 없이 나 혼자 꾸역꾸역 살아가는 자취집에서 혼자 엎드려서 진짜 서럽게ㅋㅋㅋㅋ
그때 진짜 뼈저리게 느꼈었지.. 우리는 정말 죽을때까지 한결 같은 줄만 알았었는데,
우리도 사실은 평범한 커플들과 다를게 없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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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이후로 항상 상큼발랄 달달한 글만 달렸으니, 슬슬 이런 이야기도 함께해야죸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작스러운 시간변화에 놀라셨을텐데, 글을 읽으면 아시겠지만 지금 글의 시점은 폭풍처럼 시간을 달려
징어가 대학생이 되고, 찬열이가 고삼이 된, 두 사람의 연애가 일년 쯤 흘렀을 때의 시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 뭐 궁금한거 있으시면 주저말고 덧글에 함께 달아 물어봐주세요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이건 진짜 꼭 언급하려고 제가 다짐하고 있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댜릉댜릉 덧글들 모두 다 사랑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유독 혼자 빛나던 결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레기의 이딴 허술한 글이 뭐라고 폰으로 덧글을 확인하던 제 핸드폰을 처음부터 끝까지 꽉 정성으로
채워주신 결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타이밍을 놓쳐서 답글을 못달아드렸지만 정말 제가 읽다가
폭풍처럼 감동했습니다ㅠㅠㅠㅠㅠㅠ 원래부터 정성돋게 덧글 달아주셨지만 그렇게 장문의 덧글은 제가
처음 받아봐서 폭풍 감동ㅠㅠㅠㅠㅠ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결부님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따로 언급은 하지 않아도 다른 덧글들 모두 제가 하나하나 꼼꼼히 읽으면서 감동받고 있어요ㅠㅠㅠ
늦게 덧글을 달아주셔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걱정 ㄴㄴ하세요ㅠㅠㅠㅠ 저는 글 올리기 직전에
올라온 덧글도 놓치지 않고 다 읽어보고 덧글을 재탕삼탕하니 걱정 꼭 붙들어매세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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