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연] 수영부 차학연과 뚱바어택 너 비쨍썰
Written by. 마티
F.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힘들 땐 잘만 흘러가는 시간이 그렇게도 미울 수가 없었지만 나중에는 그 시간이 그렇게 아팠던 기억을 결국 다 잊게 해줬다고 누가 명언식으로 말했던 것을 나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누구나 다 예상했던 것처럼 나의 시간은 내 상태와 상관없이 잘만 굴러가고 있다. 일방적으로 상처를 받은 그 날 이후로 나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말했던 선배의 캐비닛에 뚱바를 몰래 넣어놓고 다니는 짓을 그만두었고 벌써 꽤 오랫동안 좋아만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선배의 인기는 떨어질 줄 몰랐으며 선배를 향한 나의 사랑도 여전히 식지 않고 아프기만 했다. 이젠 선배를 생각해도 전혀 기쁘지 않고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져만 갔다.
온전치 못한 정신 상태와 몸 상태에서 본 9월 모의고사는 점수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정말로 성적표를 받은 순간 나는 반 창문에 매달리며 뛰어내릴 거라고 지랄을 떨었다. 엄마 난 쓰레기야, 왜 살죠, 나레기? 쥬글꺼야!! 성적표를 엄마에게 주기 전 미리 던진 떡밥을 문 엄마는 나를 약간 위로했지만 성적표를 보여주는 말 없이 한숨을 쉬고 잔소리로 나의 고막을 테러시켰다. 그렇다. 나는 말 그대로 살고 싶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선배는 어느 수영 대회를 나가 금상을 받았고 지금은 다른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나와 다르게 너무나 잘 나가고 있는 선배였다. 나랑 비교될 대상도 아닌데 괜스레 비교를 하며 나는 깊은 자괴감에 시달렸다. 꿈은 있는데 왜 노력은 안 하고 성적은 왜 이따위냐……. 꼭 이런 푸념은 야자 시간에만 찾아온다. 그 이유는 모른다.
"아, 배고파 죽을 것 가틈…….살려주시떼…."
"나 오늘 다행히도 돈 한 푼도 안 들고 나옴."
새벽 늦게까지 핸드폰으로 웹서핑을 하다가 늦게 잠든 탓에 평소보다 20분이나 늦게 일어나 아침밥도 못 먹고 학교에 왔다. 아침밥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학교 정문에 들어가는 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정말 1교시밖에 안 했지만 위가 쓰려서 죽을 것 같다. 선유를 붙잡고 죽는소리를 내도 신경을 안 썼다. 네가 한 두 번 배고프냐, 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라 입을 다물고 배고프다고 신경질을 냈다.
"여기 비쨍이라고 하는 애 있어?"
앞문이 열리고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들어와 대뜸 나의 이름을 불렀다. 우리 반의 모든 이목이 그 아이에게 쏠렸고 그다음엔 그 여자애의 입에서 나온 이름의 주인공인 나에게 시선이 돌아갔지만 나는 오로지 그 여자아이가 들고 있는 피자 빵에게 시선이 갔다. 저거 비싸고 양 많고 맛있는 건데. 진짜 먹고 싶다. 저거 안 먹으면 죽을 것 같아. 속으로 별별 애타는 소리를 하며 여자애가 보도록 손을 들었다.
"난데, 왜?"
"누가 이것 좀 전해주래."
"응?"
"응?"
여자애가 내 쪽으로 건넨 것은 들고 있던, 내가 너무 먹고 싶어서 금방이라도 침 흘릴 것 같은 피자 빵이였다. 헐, 저거 지금 나에게 내민 게 맞는 거야? 나는 얼른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애에게로 다가갔다. 떨리는 손으로 빵을 집어들었는데 손을 부들부들 떨렸다. 헐, 빵이 나에게 내려졌어…. 울 것 같아.
"고맙다, 진짜…누가 준 거야?"
"말하지 말래."
울먹이며 묻는 나의 말을 차갑게 대답한 여자애는 등을 돌려 복도를 걸어나갔고 나는 피자빵을 보며 학연 선배 때문에 잊고 있었던 나에게 있어 나 같은 존재를 기억해냈다. 내가 배고프다고 유독 징징대는 날이나 아침밥을 안 먹은 날에 다른 사람을 시켜 나에게 빵을 주던 그 누군가. 꼭 학연 선배에게 있어 나 같은 존재. 1학년 말부터 시작해서 선배를 좋아하기 전까지 적어도 10번은 그렇게 얻어먹은 것 같다. 분명 선배를 좋아하기 전엔 내 멋대로 그 사람을 상상하며 설레기도 했는데 지금은 학연 선배에게 눈이 팔려 완전히 잊고 있었다. 잊지 말라는 건가, 아니면 자기한테 오라는 건가. 그래, 난 차학연 같은 나쁜 놈보다 나에게 빵 주는 남자가 더 좋아! 얼른 포장지를 뜯고 한 입 베어먹었다. 아, 천국을 맛봤어.
"헐, 잊고 있었는데 그분이다."
"나도 잊고 있었어. 근데 빵 진짜 완전 맛있다. 울 것 같아…."
"나도 잊고 있었어. 근데 빵 진짜 완전 맛있다. 울 것 같아…."
"나쁜 년, 어떻게 그 사람을 잊냐? 빵 주는 남잔데."
"안 그래도 엄청 후회하고 있어. 만나면 사랑한다고 해줄 거야."
"기껏 빵 사줬더니 죽고 싶게 만들지 말고."
"너를 죽일 거다, 개같은 년. 아아, 진짜 맛있엉!!"
빵 하나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나의 기분에 나는 실실 웃음을 뱉었다. 근데 거의 맨날 초코 빵 사줬는데, 오늘 용돈 받았나? 이렇게 비싼 것도 사주고. 빵을 건네준 사람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선배도 그럴까? 선배도 자신에게 항상 뚱바를 주던 나의 모습이 궁금해서 나를 찾아다녔나. 그런데 선배는 지금 남이 준 뚱바를 먹으며 어쩌면 그것이 내가 준 것으로 생각하며 먹고 있겠지. 기분 좋을까? 나는 기분이 거지 같은데. 근데 진짜 그런다면 정말로 개화날 것 같다. ……나쁜 놈. 나는 이 빵의 주인공을 찾아 평생 행쇼할 거다. 흥.
……그 사람이 학연 선배면 어쩌나, 라는 가정이 갑자기 머릿속을 강타했다. 빵이 턱 - 하니 목에 막혀 앞에 있는 물병을 집어들어 황급히 물을 삼켰다. 물병의 주인공인 지현이가 나에게 욕을 했으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막혀버린 기도를 물로 뚫는 데 집중했다. 간신히 빵을 넘기고 거칠게 숨을 쉬었다. 말도 안 되지만 그러면 정말 심장마비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럴 일 없지. 암, 그렇고말고. 계속 나 자신을 희망 고문시키는 나는 변태인가. 짜증 나 죽겠다.
그러니까 학연 선배가 너무 보고 싶다는 결론이 머릿속에서 나오는 건 왜 때문이야?! 죽어라, 나 비쨍.
@.
안뇽,글잡에서 첫 정식 연재하게 되서 무지 떨린당. 구독료도 처음 받아보는데 흐헣...떨려....글고 왜 분량이 이따구냐고 물어보면 나 시험 4일 남았는데 이러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죽어라 나레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 편은 내가 많이 빙의가 됬다......노뮤ㅜ 많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살기 시러 아직 하나도 안 본게 너무 많은데!!!!!!! 으앙 나레기!!!!!!!!!! 앞으로 이 썰은 수영부 썰이라고 하면 되고 나는 마티라고 불러주면되 으헣ㅎ 뭔가 오ㅡㄱㄹ거리고 그런다.....근데 왜 우리집 크롬은 사진이 안뜨냐...짱시륨....홀 이거 올리면 독자분들의 신알신이 아름답게 울리겠네? 왜 내가 떨리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험만 끝나면 빨리 그리고 많이 가져올 수 있겠지? 다음편에서 봐!
아, 암호닉 받아영~.~ 물론 굳이 할 필요는 없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