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네.하나도"
12월 24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 배가 고파 눈이 떠졌다. 냉장고를 뒤져보았지만 진짜로 텅텅 비어져있었다. 하나도, 없어....... 아 그냥 일어나지말고 아침까지 뻐길껄.
".....사주라."
-밥? 야 니도 돈 많이 벌면서 나한테 얻어먹어야 겠냐? 나 애인이랑 같이 있으니깐 끊어!! 그리고 메리크리스마스!
뚝-
"....치사해..너무.."
쳇, 그깐 하룻밤때문에 9년 우정을 버리냐.....
나만 또 불쌍해졌잖아. 나만. 또 나만 남았어.....
울컥, 괜시리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물이 나온다.
"..........살까..치즈케이크.."
맛있기는 하겠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시큼해도...감미로운 치즈케이크...
근데 남은 사이즈가 혼자 먹기엔 너무 크다. 한 조각사기엔 너무 아깝잖아. 나도 크리스마스에는 조금은 특별하게 지내고 싶어 욕심좀 내서 사는건데... 한 번 먹고 끝내면 모자라고 부족할 꺼 같아.
"....만들수는없어요?"
"아 이게 원래 예약 판매되있던거 취소해서 물량이 나온거거든요.."
아...예약이였구나..
"예약...언제 완성되요?"
"밀린게 너무 많아서 내일 점심쯤에 드실 수 있으세요. 주문하시겠어요?"
".....아니예요. 안녕히계세요."
.....뭐야... 괜히 기대했어.
저번에 누나가 사온 게 너무 맛있어서 일부로 택시타고 온건데.
택시비 아까워.
....쳇...
우울해.
.....톡,톡
".........아..?"
얼굴이 차갑다.
아니, 차가워진다.
".....눈..."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겠네.. 내일...이 거리가 하얗게 물들겠지. .....이쁘기는 하다. 그래도.
"....저기.."
......나?
"..저기, 여기서 이러고 계시면 입돌아가요."
뭐라는 거야.
"저요?"
".......네.
그리고....."
내 눈가에 손을 가져다 대는 남자.
"..우시면.....얼굴 얼어요."
"....나....울어요..?"
"네. 우산좀 들어주시겠어요? 잠깐만."
내가 앉아있던 벤치 옆에 케잌상자를 올려놓더니 우산을 나한테 맡기곤 주머니에서 손수건과 주머니하나를 건네준다.
"핫팩...이랑 손수건 인데. 이러고 계시지말고 집에 들어가세요. 부모님 걱정하시겠다."
".....안계시는데...부모님."
라고 말하자 당황한듯한 남자.
지금..아마 호주에서 썸머 크리스마스를 즐기시는 중일꺼예요.나빼고.
"...아..실례를 했네요."
"........네...감사해요.손수건이랑 이거.. 그럼 저는 여기ㄲ-"
"저기, 크흠.."
"...네?"
"제가...케,케이크를 샀는데.. 너무 커서 다 못먹고 버릴꺼 같아서요......"
그러고 보니 케이크 상자에 담긴 케이크는 내가사려다만 치즈케이크..
"그래서......크흠, 저랑 같이 드실래요?"
*
106동....이였네
".......옆동 사셨구나.."
"...하하..네.
근데 저기, .....이름이 뭐예요?"
....이름.
"...."
"......우리 통성명도 안했어요."
그렇네...그랬구나. 지금 까지 이사람이랑 있으면서 너무 편해서인지... 오늘 처음 만난것도잊어버렸네.
".....현"
"네?"
"종..현 이예요. 김종현.."
내이름...김종현
"저는 이진기입니다. 하하. 이름 이상하다고 놀리시면 안되요.종현씨"
하하, 하고 슬쩍 미소 짓는데 눈가가 살짝 올라감과 동시에 입꼬리도 스윽, 올라간다.
"......네"
"....이케이크, 좋아하시나봐요."
".......한번..먹어봤어요."
"....아.."
".....작년에.. 누나가 사왔어요. 이거.
치즈 케이크라서 너무 달고...제가 너무 단거는 안좋아해요..그래서 안먹으려고 도망쳤는데.
다음날 아침에 식탁에 한조각 놓여있었어요.... 한조각.
그냥 배가 고파서 한입 먹었는데, 그게 너무 맛있는거예요. 그래서 누나한테 떼썼죠. 다시 사달라고....."
"...그래서, 누나가 사줬어요?"
"....아뇨.
누나가 안된다고만 했어요... 오늘 사러가니깐 누나가 안된다고 한 이유를 알았어요.
크리스마스 특별 예약판매만 하니깐.....그래서 또 못사고."
".....일단 먹어볼까요? 종현씨를 일년동안 기다리게한 케이크."
진기씨가 한번, 두번 세번 자르자 여섯조각이 되버린 케이크중 하나가 접시위에 살포시, 담긴다.
혹여 장식이 흐트러질까 조심히 다루는 진기씨의 모습에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드세요.먼저"
"아, 저는 치즈케이크 별로 안좋아해요. 왜 샀는지는 다 먹고 말씀드릴게요."
"......네."
포크로 한입잘라 입안에 넣자 사르르 녹아버리는 빵. 그리고 입속에 남아 맴도는 치즈크림.
"맛있어요?"
".......네..
진짜로..달콤해.."
".....설명, 해줄래요?"
".........먹으면..빵이 부드러워서, 녹아버리고.. 크림은...달콤해서.. 입안에서 남아 맴돌아요."
".....음...그렇구나.."
"...그냥, 한번 드세요. 진짜..로.. 맛있어요.."
다시 한입더, 케이크를 입에 담았다. 처음과 같이 입에 퍼지는 달콤함.
".....종현씨."
".....네?"
"진짜 맛있게, 먹네요."
묻히면서, 라고 덧붙이며 입가에 묻은 크림을 닦아주는 진기씨.
"....그만큼...맛있나봐요.이거.."
".......그럼...나도 먹어 볼까요?"
".....네?...네 드세요.
아..원래 이거 진기씨껀데...제가 다먹-"
"케이크말고..종현씨 입술."
-------- 전에 써놓은거 올려영^^;;; 친구가 원하는 커플링으로 섰어요..; 저 호혀너인데..ㅠ 뒷이야기도 있지만 뒤에는 너무 현유같아서 안올려요! ....수정하고싶은데..모바일이라서..ㅠ 반응없음...슬퍼요..또르르..☆★ 그럼전 여기까징-
☆★Hi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