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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박성훈/박종성/심재윤] 박박심 쉐어하우스 | 인스티즈



 박박심  쉐어하우스 









2XXX.XX.XX. 김포공항



'손님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착륙하겠습니다.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은..'




[엔하이픈/박성훈/박종성/심재윤] 박박심 쉐어하우스 | 인스티즈

김여주 / 20 / 5년만에 한국 도착

"벌써 도착인가?"




퉁퉁 부어서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비비며 닫혀있는 창문을 올렸다. 쏟아지는 햇빛에 드라큘라라도 된 마냥 눈을 질끈 감고, 눞혀있던 등받이를 바로 세웠다. 5년만에 고향에 돌아오는 사람 치고는 조금 태평해 보일 수 있지만, 나는 지금 매우매우매우 들떠있다.




[엔하이픈/박성훈/박종성/심재윤] 박박심 쉐어하우스 | 인스티즈

"아흐... 무슨 12시간을 잤는데도 피곤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캐리어 회전초밥 속에서 노란 캐리어 하나를 빼내 질질 끌며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끄니 알람이 몇 번 울렸다.




아빠는 빠덜

우리딸 벌써 보고싶어서 어떡하지?

아빠도 한국으로 가야하나?


엄마는 마덜

딸~ 도착하면 엄마가 준비한 선물 기다리고 있을거야~

우리 딸 화이팅!^^




엄마가 저렇게 말하니까 어째 불안한데..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엄마 덕에 놀라 자빠진게 한 두번이 아닌지라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래도 효녀답게 잘 도착했다고 답장을 한 뒤 가방 깊숙한 곳에서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어디보자, 일단 여기서 택시를 타고...




"자기야~ 여기!"

"자기야~~~~!~!~!~!"





[엔하이픈/박성훈/박종성/심재윤] 박박심 쉐어하우스 | 인스티즈

"..........."




이거 참 데리러 올 애인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시려지는 옆구리를 감싸고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나도 대학가면 양다리. 아니 아니, 문어다리 걸치고 다녀야지. 일단 동기부터 꼬신 다음에 복학생을 자연스럽게 세컨드로 두고.... 나름 철저한(?) 계획을 세우며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가는데, 웬 신발 한 짝이 내 앞을 막아섰다.


막아선 것까진 문제가 없었다. 뭐, 사람이 많으니 지나가는 길 쯤 겹칠수도 있는거지. 하하. 그런데 이 신발... 내가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하면 왼쪽으로 따라오는 거다. 요상한 기분에 신발을 따라 시선을 올렸더니 끝도 없는 기럭지에 얼굴까지 닿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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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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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저요..?"




내 쫌쫌따리 지인중에 저런 인물이 있었던가? 아무리 짱구를 굴려도 근 5년간 한국과의 왕래가 없던 나를 아는체 할만한 지인이 있을리 없었다. 아니... 근데 왜 그렇게 아련한 눈으로 쳐다보시는지...


의문을 가지고 남자를 보는데 자세히 보니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다. 좀 더 가까이서 보기위해 한걸음 다가섰을까, 별안간 옆에서 툭 튀어나온 다른 남자가 나를 냅다 끌어안아 들어올리곤 공중을 몇바퀴 빙글빙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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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ㅏ아아아아아ㅏ가ㅏ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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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진짜진짜 보고싶었어."





놀이기구마냥 휙휙 훽훽 돌릴때는 언제고 또 내릴때는 다치기라도 할까 살포시 내려놓은 남자는 내 이름까지 부르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빈속임에도 불구하고 올라오는 속을 애써 잠재우며 비틀거리자 이번엔 뒤에서 또 다른 남자가 내 어깨를 감싸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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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회전목마도 못타는 애를... 괜찮냐?"






뭐지? 이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으면서.......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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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박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러니까 이건, 놈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아니, 훨씬 더 꼬질했을 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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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는~ 놀이기구도~ 못탄대요~ 못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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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11 / 회전목마 타고 앓아누움

(쒸익 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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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때문에 재윤이도 못 놀잖아~!"

"못 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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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윤 / 11 / 거짓말 못하는 편

"아, 안냐! 여주야! 나 놀이기구 되게 싫어해!!"




두 시간째 벤치에만 앉아있는 나를 놀리던 놈들이 야유를 보내자, 심재윤은 나보다 더 안절부절 하며 눈치를 봤다. 놀이기구 안 좋아하긴 무슨. 이미 유치원 때부터 놀이터의 각종 기구들을 섭렵하며 크리스마스 소원 편지에 매년 '놀이공원에 가고싶어요♡'를 쓰던 심재윤이다.


드디어 소풍으로 놀이공원을 가게 됐다며 동네방네 자랑하던 놈이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다면, 제 소꿉친구가 회전목마를 타고 오열하는 쫄보라는 것이었다. 착하디 착한 심재윤은 차마 쫄보를 외면하지 못했다. 괜찮으니 박성훈과 박종성처럼 가서 놀이기구나 타라는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심재윤은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망부석마냥 내 옆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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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애들은 재밌게 놀고 있을텐데."




주둥이가 붕어마냥 튀어나온 내가 미안한 마음에 중얼거리자 심재윤은 너랑 있는게 더 재밌다며 내 기분을 풀어주려 부단히 입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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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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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박종성 이거 들라고오~~!!"




그 때, 놀이공원에서 파는 간식은 모조리 산 듯 양 손 가득 주전부리를 든 박종성과 박성훈이 등장했다. 심재윤이 얼른 뛰어가 박성훈이 들고있는 것들을 나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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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 너네 놀이기구 타러간거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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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 11 / 허세 유망주

"저런 시시한 건 애들이나 타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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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 11 / 합리적인 초등학생

"줄 서면 다리 아파. 김여주 이거 먹어봐."




내가 미안해 할까 주절주절 변명하는 행동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허벅지를 꼬집으며 겨우 참아냈다. 대신 심재윤이 나보다 더 감동받은 얼굴로 떡볶이를 한 손에 들고 뿌엥 울었다. 그렇게 우리의 소풍은 손목에 둘러진 자유이용권이 무색하게 회전목마로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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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지 물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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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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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쪼끔 창피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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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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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

"하...... 대답해 드리는게 인지상정.."


.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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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옹이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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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란★☆★



물론 놀이기구 타는 것 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놀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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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15 / 아무 생각 없음

"나 호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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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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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런 말을 무슨 우거지 갈비탕 집에서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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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우물)

"갔다가 언제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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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한 일년?"




심드렁한 내 말이 끝나자 세개의 숟가락이 동시에 떨어졌다.



"야 넌 그걸 왜 이제 말해!!!!!!!!!!!!!!!!!!"



열다섯. 질풍노도의 시기이자 우거지 갈비탕 집에 연속 9일째 출석하던 날. 태어나고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우리는 첫 이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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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가요!!!!!!"




아부지의 17년 산 포터를 막아 세우기 위해 길바닥에 드러누운 놈들을 각자의 부모님이 사색이 되어 끌어내기 바빴다.


덕분에 참고있던 눈물이 터져 꺽꺽대며 뒷문을 열고 폴짝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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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년에 다시 만나쟛!!! 니들 나 잊어버리면 안도ㅐㅓㅇ어헝엉엉ㅇ엉"




그렇게 1년만에 돌아오겠다던 내 약속은 아버지 사업의 이런 저런 문제로 지켜지지 못했다. 그 당시 우리에겐 휴대폰도 없었으니 유일하게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은 네x버 이메일이 다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내 귀차니즘 덕에 몇 달을 가지 못해 끊겼다. (덕분에 한국에 돌아와 엄청난 질타x3를 받았다) 그래도 워낙 뛰어난 적응력 덕에 호주에서도 그럭저럭 잘 지냈다. 종종 인종차별 하는 놈들도 있었지만 지랄견같은 내 성격을 경험하고 금세 꼬리를 내렸다.



생활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별개로 한국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친구가 생겨도 어쨌든 타국 땅이였고, 슬금슬금 향수병이 피어올랐다. 때문에 스무살부터 독립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기로 했고, 5년만에 그리운 고향땅을 다시 밟을 수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다시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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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같이 산다고????????? 투게더?????"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박종성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어무니가 준비해 뒀다는 선물이 바로바로 박박심과 함께하는 쉐어하우스라는... 내 의견이 1도 반영되지 않은 소식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여기가 무슨 ㅇㅓ무ㅔ리카도 아니고, 대한민국인데..!! 유교사상이 뿌리깊게 잡혀있는...... 어?? 남녀칠세부동석.........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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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살다온 것 치고 전혀 현지화가 안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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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혼자 자기 무섭다고 베개들고 찾아올 땐 언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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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날엔 같이 목욕도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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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것들이!! 누구 혼삿길 막을 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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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결혼은 나랑 하기로 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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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짐도 다 들여놨고, 1층은 우리가 쓰고 2층은 너 혼자 쓰는건데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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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화장실도 따로 있어서 불편할 건 없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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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 a.k.a. 팔랑귀

"................................"



큼큼,,,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혼자 살면 아무래도 위험할 수 있고... 또 벌레 나오면 잡아 줄 사람도 필요하고.. 또 또 집안일도 나눠서 할 수 있고..... 생각할수록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상황에 결국 우사인볼트급 태세전환으로 빠르게 납득해버렸다.







그렇게 박박심과 한 지붕 아래 살며 펼쳐지는 좌충우돌 얼렁뚱땅 우당탕탕 이야기.











뭔가 프롤로그 느낌인데 단편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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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
4년 전
독자2
아니 진짜 너무 웃겨욬ㅋㅋㅋㅋ넌 무슨 그런 말을 우거지갈비탕집에서 하니 이거 진짜 종성이 같아서 진짜 웃었어요
4년 전
비회원66.130
누ㅐ???선생님 단편이라고요???저 지금 혼자 여주가 저 세명 중 누구랑 결혼할 것인가에 대한 미래도 다 상상했는데,,,
4년 전
독자3
단편이라니...~! 이렇게 재밌는데!... 그래도 작가님이 단편이라면 단편인거게쬬... 제가... 이렇게 떼써봤자겠죠...?
4년 전
독자6
와 다음편 당연히 있는 줄 알았는데 단편이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ㅠㅠㅠㅠㅠㅠ!!!! 제발 다음편 부탁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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