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과 함께 봐주세요
뜨뜻미지근한 너와 나 사이. 나는 그 온도가 좋았다.
문득,
가냘픈 손가락이 내 어깨에 사뿐히 남기고가는 그 향내가 애달았다.
조용히 간지럽고 나지막이 흔들렸다.
너는
안녕, 그 한마디로 내 안에 물결을 만들 줄 알았다.
아마도 네 목소리에 단번에 반해버린 나의 귀의 탓이리라.
너의 소리는 언제고 나를 위로했다.
너는 봄을 닮았었다.
내 마음 어디든 꽃을 피울 줄을 알아 온통 어지러웠다.
또한 너는 언제든 그것들을 지게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너는 겨울이었던가.
가끔,
그냥,
네가 날 쳐다볼때면,
나의 마음이 티가 나 네게 보일까 염려하였다.
꽁꽁 싸매고 가두어 새나가지 않게 막기 바빴다.
혹여 더 멀어질까 아찔했고
행여 더 가까워질까 달큰했다.
함께하는 상상으로 새벽을 채웠다.
꿈에도 회전목마가 돌았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했다.
눈부시지 않지만 오래도록 밝히는 촛불과도 같아서
남들의 불타오르는 사랑이 부러웠어도,
그것이 탐나지 않았다.
한때 뜨거웠던 그들이 빠르게 식어갈 때- 우리는,
덥지 않게 은근한 온도에 고스란히 녹아내린 심정이 눅눅했다.
그렇게 오래도록 한참을 아늑했다.
결국 그 포근했던 온기도 그들의 그것처럼 시려졌지만,
심지없이 녹아내린 그 양초는 따뜻했던 기억으로 새겨졌다.
우리들의 사랑은, 아니,
나만의 사랑은
타지않고도 재가 되어 자욱이 남았다.
나 하나여서 특별했다.
나 홀로여서 각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