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인아..-.
작디작은 아이가 교실 뒷문에 매달려 큰 눈을 깜박이며 작게 종인의 이름을 불렀다. 종인아, 김종인.. 두어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자 크게 숨을 들이마시곤 큰소리로 종인의 이름을 부른다.
- 김종인..!
아, 너무 크게 불렀나..? 일분단 창가 맨 뒤쪽에서 무리를 만들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작은 아이에게 쏠렸다. 경수를 보며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는 종인의 친구들이 보였다. 경수는 수많은 눈이 자신을 쳐다보자 얼굴이 빨개지며 뒷문 뒤로 더 숨어 들어가 간신히 눈만 빼놓고 종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중에서 저를 보며 웃는 오세훈이 손가락으로 경수를 가리켰다. 야, 깜종. 니 따까리 왔다? 세훈의 웃음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종인이 인상을 잔뜩 구기고 경수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인상을 찌푸리고 바라보다 느릿하게 일어나 타이트하게 줄인 교복바지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으며 터덜터덜 경수에게 걸어왔다.
- 여긴 또 왜 왔냐.
평소에도 낮은 목소리가 더 낮게 눌려 경수의 귀로 빠르게 흘러 들어왔다. 야, 왜 왔냐고. 대답없이 멍하닌 자신을 오려다보는 경수가 답답한지 뒷문을 발로 차며 되물었다.
- 아, 아니.. 이거.
경수가 조그만 손을 앞으로 내밀어 오밀조밀 귀여운 보자기로 묶여져있는 도시락 통을 내밀었다.
- 이게 뭔데. 내꺼냐?
종인이 지루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 응!
큰 눈으로 종인이를 빤히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런 경수의 눈을 감흥없이 바라보다 한손으로 들었다. 너 밥 또 안먹었지..? 그거라도 먹어. 도시락을 받아든 종인을 보며 밝게 웃으며 경수가 입을 열었다.
- ..내가 이걸 왜 먹어야 되는데?
..어? 예상치 못했던 종인의 말에 당황한 경수가 말을 멈추고 멍하니 고개를 들어 종인을 쳐다보았다. 내가 이걸 왜 먹어야 되냐고. 그런 경수를 기만하듯 웃으며 종인이 되물었다.
- 아, 그거야 너 밥 안 먹었잖아. 그래서,
- 그래서 나보고 이걸 먹으라고?
- 응..왜? 먹기 싫어? 그래도 내가 너 주려고,
- 야, 오세훈. 이거 너 먹을래?
경수가 종인의 마지막 말에 얼굴이 터질 듯 벌겋게 달아올라 고개를 푹 숙였다.
- 내가 그딴 걸 왜먹어, 너나 많이 처먹고 더 까매져라.
뭐, 이 씨발이 진짜. 종인과 세훈의 조롱하는 말에 몸을 잘게 떠는 경수를 보고 종인이 고개를 잡아 올렸다. 경수야, 도경수. 잘 봐. 우악스럽게 들려진 고개가 아파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종인이 손 위에 달랑거리는 도시락통을 보았다.
-야, 오세훈.
자신의 손끝을 바라보는 경수를 보다 종인이 팔을 돌려 도시락을 세훈에게 던졌다. 아, 김종인 새끼야. 잘 좀 던지라고! 던져진 도시락을 한손으로 받은 세훈이 도시락을 이리저리 바라보다 손을 크게 돌리며 쓰레기 통으로 던졌다.
나이스-!
쓰레기통에 달그락 거리며 들어간 도시락을 보며 세훈이 외쳤다.
- 봤지, 경수야. 저게 너야.
고개가 잡힌 채 울먹이는 경수를 바라보며 종인이 말했다. 저게 너야, 도경수. 울음을 참으려 큰 눈에 힘을 주고 있는 경수를 재밌다는 듯 바라보다 눈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후-
- 아,..
이내 경수의 눈이 감기며 그 사이로 나온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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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쓴게 너무 짧아서 하나 더 썼어요.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급하게 생각한거라 허술한 감이 있지만 독자분들 반응이 괜찮으면 더 다듬어서 가지고 오겠습니다.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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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