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주말에 같이 공부하기 위해 우리 집에 온 백현이다.
근데 오늘따라 뭔가 이상하다.
"경수야."
"왜."
"도경수."
"공부나해."
"도톨아."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싫은데, 넌 도토리야. 도도한 도토리."
이런식으로 쓸데없이 말을 걸고
열심히 수학문제 풀고 있는 내 손에 낙서를 하고
괜히 옆구리를 찔러 괴롭히고
"야. 너 공부안할거야?"
"응."
너무나도 뻔뻔한 대답에 어이가 없었다.
물론, 주말마다 같이 공부하면서 노는 시간이 많긴 했다.
하지만 오늘처럼 단 10분도 공부안한 적은 없었다.
"다음주에 시험인데?"
"필요없어."
"너 무슨일 있냐?"
"아니."
"근데 왜 그래?"
"........"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 도대체 오늘따라 왜그러는 건지.
"도톨아."
"뭐."
"넌 나 좋냐?"
"뭐야, 징그럽게."
난 저절로 닭살돋는말에 인상을 쓰며 백현을 쳐다봤다.
변백현 저 놈이 진짜 미친게 분명해.
아무리 장난을 쳐도 저런 느끼,토 나오는 말을하다니.
그러데 백현이의 눈은 평소와 달리 매우 진지했다.
아무말 없이 내 얼굴을 바라보는 백현의 눈빛에 괜스레 기분이 이상해졌다.
"도톨아."
백현이가 갑자기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으로 내 머리를 부스스하게 만진다.
"..뭐야."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에.근데 그게 친구인지 아님 다른건지 모르겠다."
뭐라고?
지금 변백현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온건지 모르겠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1학년 때 너 봤을 때, 내가 무슨 말 했었는지 기억나?"
"......."
기억난다. 오래된 친구마냥 밝게 웃으면서 느닷없이 '밥 같이 먹을래?' 라고 물었던 백현이의 모습.
나도 먼저 다가와주는 백현이가 고마워 '응!'이렇게 대답했었다.
그 때부터 우린 급속도로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맨처음 학교 입학식에서 같은 반 끼리 줄을 서는데 내 앞에 왠 조그만 도토리같은 뒤통수가 있었어.
같은 반된 친구가 아무도 없었는지, 넌 혼자 울상이더라. 그런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엄청 귀여운거 있지?
꼭 친구들 잃어버린 다람쥐 같기도 하고."
이상했다. 가까이서 백현이의 진지한 음성을 듣는데
기분이 꿀렁꿀렁 이상했다.
"그 날 하루종일 너만 쳐다봤었어. 나도 모르게."
"........"
"이름도 너 처럼 귀엽더라. 도경수. 도토리."
점점 더 이상했다. 살짝 가슴을 콕콕 찌르는 간질간질한 느낌도 들었다.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먼저 밥먹자고 했었지. 그 때 나 솔직히 존나 떨렸었다. 혹시나 너가 거절할까봐.
그런데 다행히도 넌 거절하지 않았어. 그 때 내가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넌 모를거야."
갑자기 백현이 내 어깨에 두손을 턱-하고 올리더니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난 계속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처음엔, 내 자신이 그냥 너랑 매우 친해지고 싶은가 보다하고 여겼었어. 그런데 네가 다른 애들이랑 웃고 떠드는 모습보면
이상하리만큼 화가나더라."
"......"
"그렇게 계속 나 스스로 고민해봤는데......"
"...."
"아무래도 오늘 꼭 확인해야겠어서."
?
그 말을 끝으로 내 입술에 뜨거운 무언가가 닿았다.
백현이의 입술이다.
몇초간 뜨거웠던 온기가 사라졌다.
"....역시."
"......."
"경수야, 난 네가 친구로 보이질 않아."
가슴이 심하게 쿵쾅쿵쾅 뛰었다.
-
나의 사랑 백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족한 글솜씨 이해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