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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전체글ll조회 331l




정꾸야!!!! 정꾸야!!!!!!! 큰일 났어!!!!!!”

오늘은 또 어떤 장난일까. 시연은 장난에 있어서 매우 진지하고도 꾸준했다.




“에휴.. 오늘은 장르가 새로워야 할 것이야”



“내가 만든 유행어야~ ‘큰 일 났 어~’ 이렇게 하면 돼 ‘어’는 길게 늘려주고 눈은 앞눈썹만 치켜올리면 돼. 이렇게 이렇게.

봐봐 전정국~~ 아 보라고.”



“에효”



정국의 한숨에는 약간의 한심함과 대부분의 애정이 들어있다.


“내가 오늘 아침에 버스에서 쓴 시 들어볼래?”



“아니?”



“진짜 대박이야”



“어차피 할 거면서 항상 묻는”



시연이네 반 문을 열고 들어온 지민의 목소리에 정국의 말은 묻혔다.



“송시연. 오늘도 시네?”



“야야야 기가 막힌다 이 행운아 박지민아 니가 부럽다ㅜㅜㅜ 내 시를 들을 수 있다니! 어서오라! 오늘 대박이야”



지민이 익숙하게 반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지민 역시 애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시연을 바라본다.


“…………
…………
(시연의 시 blabla -작가의 창작의 귀찮음)
…………
..............
.............
.............

날개 달고 날아오라"


"어때!? 대박이지? 크흐………..난 진짜 너희가 너무 부럽다!!! 나 같은 초초초 대박 시인이 친구라”


정국과 지민의 눈이 그녀를 바라보는 가운데서 잠시 얽힌다.



둘은 같은 눈을 한 서로를 보더니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사소하게 여긴다.










“야 그래서 안 갈거야? 가자? 응? 제발 제발 응? 플리즈 플리즈!”



“야 그게 뭐 가고 싶다고 해서 가지는 쉬운 일이냐?”



“진짜. 솔직히 난 가고싶어 근데”



앞은 정국 뒤는 지민이다.


“아 왜 선뜻 가겠다는 놈이 없어?!”



시연이 못마땅하다는 듯 등을 한껏 의자에 기대고 볼맨 소리로 투덜거린다.



“학생. 잘 생각해봐라. 고3이 여름에 봉사로 필리핀? 솔직히 현실적으로 힘들지”



이어지는 정국이 수그러든 목소리로 변명을 해본다.



“현실적? 현실적인게 뭔데. 너희한테는 이 삶만 현실이냐? 너희 진짜 귀중한 기회를 놓친거다.


오늘 내 이 제안은 어? 부탁이 아니라 너희한테 기회였어. 짜식들. 진짜 세상에 눈 뜰 기회! 쳇! 둘 다 나가!”



“야 어딜 나가,, 내 반이 여긴데.”



시연의 짝인 정국의 답이다.



“아 박지민 너 말이야 너. 당장 내 눈 앞에서 썩 꺼지거라~!”



“솔직히 나는 진짜 가고싶다고! 고려는 해보겠다고!”



“됐어. 흥이다 흥. 맘 상했어. 야 전정국. 짝 안 바꿀거면 숨쉬는 것도 조심해서 쉬어라 꼴 보기 싫으니껜”



“하여튼 순 지 맘대로지.”



이어지는 정국의 대답.




정국은 시연이 왜 그들과 함께 봉사를 가려는지 안다.


시연이 생각하는 진정한 삶이란 것은 그러한 활동에 있는 것 같고 그걸 나름대로 우리와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일 것이다.


단지 정국은 그녀가 가진 순수한 마음만큼 세상이 돌아가주질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녀가 남들 만큼 공부하고 남들 만큼 약간의 성취를 이


루길 원할 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실망하거나 조금이라도 위축되는 것 역시 정국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야 송션.”



정국이 헛기침을 하며 시연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말을 건다.



“미안. 넌 알잖아. 우리 아빠가 내가 거기까지 간다 하면 너랑 못 놀게 하는데…. 그건 싫어서. 아씨 너도 알잖냐”



“꼴에 미안했나봐? 착한놈. 내 욕심이지 뭐. 또 내가 괜히 승질을 부렸다. 용서해라 친구!”



시연은 자신이 일방적으로 요구한 억지인 일에 대해 자존심 강한 놈이 굳이 미안하다고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민지 어렴풋이 안다.



또한 자신이 품은 막연하고도 큰 꿈에 두 팔 벌리고 동조해줄 또래는 요즘 세상에 잘 없음도, 사람은 모두 각자가 다른 길을 걷는 것도 안다.


그저 막연히 함께 가는 상상을 해봤는데 상상에 그칠 뿐이란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정꾸 나 대신 수학 숙제나 좀 해주라. 그러면 완전한 너의 죄를 사하노라!”



“정꾸 소리 나오는 거 보니깐 다 풀렸네 단순한 놈”



“그러니깐 수학 숙제 좀.”



“아 니가 해”



“나 시 써야 하잖아”



“아 뻔뻔한 놈”



“어? 근데 이 공책은 뭐.. 어 박지민이가 수학숙제 내꺼 했나봐! 그거 주려고 왔나봐!! 대박쓰!!!!! 알럽 박지민”



“야 걔는 네 버릇을 어떻게 들이는 거냐?”



“조용히 해 임마. 수학 숙제까지 억지로 해가며 이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난 당장이라도 자퇴할지도 몰라. 이건 협박이다.



나 없는 학교는 싫잖아 그지?”



그렇게 물으며 시연은 생긋한 웃음을 정국에게 지어보인다.



“그래도 이건 안돼. 다음엔 눈 안 감아준다.”



“헤헤 그 말도 여러번째다. 귀여운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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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어떻게 하면 필리핀을 갈 수 있을지 궁리하느라 머리가 지끈해져 온다.

우선 10일 정도를 할애하려면 공부에 지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 부모님에게 이러한 일로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부모님은 지민에게 무언가 강제하지 않는 분들이셨기에 허락해 주실테지만

스스로 정도의 길을 걸어온 지민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에 이 상황이 매우 이질적이다.

시연이를 만나고부터 자꾸 차질이 생기는 그의 삶이 나쁘지 않았고 때로는 흥미롭고 매우 설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그다.

시연의 숙제를 대신해 주는 것이 시연을 위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국과 달리

시연의 주장대로 시연이 좀 다를 뿐이고 제도가 획일적일 뿐이라는 의견이다.

물론 그렇게 말하며 결국 그 숙제를 감당하는 게 왜 자신들인지 모르겠지만 시연의 숙제를 대신하는 이 생경한 경험은

그에게 매우 이상스러우면서도 재밌는 경험이다.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선생인 어머니의 성정을 물려받아 정도의 길을 걷는 게 익숙한 지민이 다른 이의 숙제 대행이라니.

시연이 아니었으면 하지 않았을 일임이 분명하다.

“… 야 박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선생님이 부르시는 것도 못 듣고? 선생님이 너 잔 줄 알잖아”

지민은 수업 시간에 딴 생각을 하는 게 최근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퍼뜩 들고는 자세를 고쳐앉고 마음을 다 잡는다.

‘우선 수업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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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을래? 정국이가 사준대"



"사실무근이다"



"그럼 뭐 먹을래? 지민이가 사준대"



"골라. 근데 션 넌 못 먹냐?"



"난 별로 안 먹고잡다. 음료는 내 스탈 아냐 빵은 오늘 영 안 땡겨"



앞치마를 매면서 툴툴거리는 시연은 이내 지민의 카드를 잡아든다.



"야 전정국 참고로 흑당버블라떼는 안돼. 내가 귀찮거든. 음하하"



"저 의성어 또박또박 내뱉는 말투 저거 진짜."



정국 특유의 아주 약간의 한심함과 대부분의 애정 가득한 말투에 지민이 말을 잇는다.



"전정국. 안되겠다. 네 돈으로 사먹어."



"뭐야. 갑자기... 그러지 뭐."



"뭐야 박짐. 항상 자애롭더니. 돈 없냐? 야. 박짐! 누나가 사준다 다 골라!"



"흑당.."



"버블라떼 빼고 임마"



지민이 바로 장난스레 맘에도 없는 흑당을 입에 담자 바로 션이 받아친다.



"야 션! 넌 돈 필요해서 알바나 하는 놈이 무슨. 야 전정국 내가 산다. 아까건 농담이었다"



션이 사준다니 지민이 말을 번복한다.


"뭐야 얘 왜 이래. 다시 자애롭고 싶나벼. 전정국 너 그냥 아이스티 먹어라. 얘 돈이 좀 궁해졌나봐. 아이스티 아니면 생강차 어때~~~?!

몸에 좋고 또 몸에 좋고 그냥 몸에 좋기만 한 생강차!! 이모 생강차 하나요~!"



"하.."



익숙하고도 어이없다는 듯 웃는 정국이다.



"지민이 넌. 음. 아이스티! 오늘 내 숙제 해줬으니깐! 이모! 아이스티도 부탁해요!"



"션! 아이스티는 네가 만들어!"



"ㅎㅎ아핫 너무 양심 없었나? 넵! 이모님! ㅎㅎ

자 손님들! 결제하겠습니다. 아이스티는 특별히 제가 만드는 거니깐 500원 더 받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결제 되셨습니다. 테이블로 가져다 드릴게요! 가서 즐공! 하세요!"



자리를 잡고 잠시 시시덕 거리더니 이내 공부에 집중하는 정국과 지민이다.



시연이가 이 베이커리에서 알바를 하게 된 이후로는 줄곧 정국과 지민은 독서실처럼 카페로 출입 도장을 찍는다.



시연이 때문에 매일 같이 카페에 음료를 시키며 자릿세를 내는 걸 아는 시연은 자신의 알바비에서 깎아달라고 하며 음료의 가격을


낮게 긁는 걸 이 둘은 안다. 시연은 세상에서 제일 뻔뻔한 것처럼 보여도 실은 아주 섬세한 아이라는 걸 알기에 이들이 만류도 소용 없었다.


시연이 "독서실 절대 못 가! 무조건 베이커리 와!" 라고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바람에... 독서실에 가야 하나 하는 그들의 고민 역시 소용 없


었다. 그들 역시 시연 없는 독서실은 의미가 엇었다. 마음에 이렇게 방과 후 베이커리는 몇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어서오세용! 봉투 필요하세요?"


시연은 그렇게 각잡힌 아르바이트 생은 아니다.


애교 있고 친근한 가벼운 말투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피곤하면 피곤한대로 좀 짜증나는 날에는 좀 서늘한 채로 참 가면 없이 알발 생활을 해 나간다.





그런 시연을 바라보다 입을 여는 정국이다.


"이제 몇 개월 했으니깐 필리핀 갈 정도는 충분히 될테고. 관두고 공부 좀 해야 한다고 본다"


"시연이가 공부를? 여태 학교에 붙어있는 거라도 감지덕지다 야"


"시로 어떻게 먹고 살겠다는 건지"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시연이 시 괜찮잖아"


"시가 안 괜찮아서 돈을 못 버냐. 시니깐 못 벌지. 요즘 세상에 시가 어디 있냐?"


"그러면 송시연은 뭐라고 대답한다? '그게 내가 시를 쓰는 이유야! 요즘 세상엔 말이지 시가 없습니다요!!!'"


지민은 몹쓸게 시연을 따라한다.





"저 누나 시를 믿어요?"


갑작스레 들리는 낯선 목소리에 지민과 정국은 차례로 자신들의 테이블에 걸터 앉은 남학생을 바라본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놓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냥 팔까지 꼬고 있는 자세는 퍽 당당했다.


"근데 있잖아요. 적어도 시를 믿는 사람의 세상엔 시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 할아버지가 그랬거든요. 그래도 근처에선 처음 봐서요. 시를


믿는 사람."


그렇게 말하고는 곰돌이 처럼 웃는 남학생은 지민이 뭐라고 입을 열어보기도 전에 베이커리 문을 향해 걸어나간다. ''


"......"

"시연이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사람이다. 교복은 보아하니 우리 학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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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1.37
재밌어요~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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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실패의꼴]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셨습니다 한도윤10.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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