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변우석 엑소 세븐틴 빅뱅
l조회 537l 2


내용과 아무 상관 없지만 노래가 정말 좋아서..

 

 

 

 


 서연아. 불과 몇 달 전이었잖아. 네가 담임 선생님께 너의 사정 이야길 했고 그래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나눈 게 불과 몇 달 전이었잖아. "그래서 네가 엄마한테 어떤 딸이 되고 싶은데?" 라는 질문에 뜻밖에도 너는 울음이 터졌고 그래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잖아. 근데 밤거리 어둑해진 버스정류장에서 너의 그 말이 나에게 건네준 울림이 결코 작지 못해 나도 울컥 올라왔었지. 너 기억나? 우리는 그런 사이였어.

 

 처음 너의 집을 가본 사람이라면 모두 느낄 거야. 사람이 없어. 아니 사람은 있는데 무언가 없어. 문득 참 한적하다 하고 느꼈지만 진짜 그런 줄은 몰랐어. 너는 어쨌든 당당했고 전혀 슬퍼하지 않았어. 불륜, 도주 등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야기를 네가 묵묵히 토해내는데 너는 눈가가 촉촉해지는 기색도 없었어. 그 때도 생각했지만 지금도 생각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초등학교 3학년 그때의 너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해왔을까.

 

 나는 지금도 기억이 나. 눈내리던 날 너와 정신없이 놀면서 참 즐거웠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히 살아나. 너는 기억도 못하고 회상도 하지 않고 나를 그리워하지도 않겠지만 나는 그래. 이런 말 우습다 할지 모르지만 너는 내가 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근데 나는 마치 너를 연인인듯 사랑했던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네. 거북할 거야. 그래 이런 말 부끄럽지만 너는 나한테 연인만큼 하나밖에 없다고 느낀 친구였어. 너를 떠나보낸 게 내 탓인 듯해서 사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나 은서한테 너 얘기 많이 해. 안 좋은 쪽으로 해.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데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네 탓으로 만들었어. 미안해.

 

 처음 너의 그런 사정을 들은 게 언제였을까? 효선이 기억나? 그 성격 되게 나쁜 애 있었잖아. 나 왕따 시키려다 도리어 왕따를 당해서 오히려 미안하게 만들었던, 알고보면 누구나처럼 불쌍했던 그 애 있잖아. 덕분에 같이 고민 상담을 하면서 길거리를 걷고 우리집에 왔었지. 아직도 기억이 나. 저녁 노을이 지고 있었고 우리집 갈색 커튼에 드리운 따뜻한 햇살이 거실을 품었어. 그 노근노근한 공기 속에서 너는 우리 집 쇼파에 앉아 기대고 나는 의자를 끌고 와 너의 맞은편에 눈을 보고 있었어. 네 눈이 하도 크고 동그래서 빛을 받았는지 아니면 정말 울컥 감정이 올라오기라도 한 건지 눈가가 반짝반짝했던 게 기억이 나. 나는 아직도 이렇게 선명한데, 너는 다 잊었어?

 

 구질구질한 것 같아. 마음 떠난 친구를 혼자 추억으로 붙잡고 있는 것은 참 구질구질한 일이야. 내가 그 때 그 쪽지를 보지 않았더라면, 혹시 보았더라도 모른 척 했더라면 우린 이런 파국으로까지 가지는 않았을지 모르겠다. 네가 우리집에 왔었을 때 할머니가 쟤가 그 이혼한 애야?라고 하는 거 혹시 들었어? 분명히 들었을 것 같은데 전혀 모르는 척 하는 너의 모습에 미친듯 불안했던 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는지, 아니면 너의 배려였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나는 할머니한테 너같이 이혼한 집안의 애도 참 잘살고 행복한데 우리집도 이혼하면 안되겠느냐, 매일 머리를 발로 차이는 엄마 모습을 보기가 싫어, 구질구질해서 그래, 하면서 한 말이었는데 결국 너에게는 상처가 되었을까? 너의 집안을 가십거리로 만든 것 같아 보였을까.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너의 그 때 담담하던 눈빛은 진실일 뿐이었을까.

 

 기다리기엔 너무 멀리간 나의 오랜 친구야. 너만큼 놀면서 즐거운 친구가 생애 없었는데 내 부족함이 너를 떠나보낸다. 미안해.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우린 다시 웃으며 전처럼 놀 수 있을까? 너는 너무 멀리 갔는데, 우린 서로 참 멀어져 버렸는데 아직 내 기억 속의 너는 내 옆에서 웃으며 말을 걸어주고 있다. 이게 진정 친구여서 그랬는지, 너는 참 내게 소중한 존재여서 그랬는지 떠나고서야 생각이 든다. 너는 지금 정말 즐겁고 행복해서 나같은 건 잊고 살겠지만 나는 네가 그립다. 버스를 타고 우리가 다녔던 중학교가 있는 거리를 지나갈 때면 나는 아직도 눈가가 젖는다. 이는 참 많은 추억이 가득해서일 터인데 그 중심 무수한 기억과 꽃들과 바람 곁에 네가 서있어. 너의 생일 날 마음 다잡고 길게 써내려간 편지보다 훨씬 무수한 글자들이 나의 오늘 이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어. 내가 언젠가 또한 친구로서 혹은 연인으로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해서 이렇듯 헤어지는 순간이 올텐데 분명 이보다 더 슬플 거란 말이야. 아주 짧은 시간 많은 우정을 나눴던 너와의 떠나감이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 무수하게 만날 그러한 이별의 순간은 얼마나 내 마음을 뒤흔들까. 이 어리고 철없는 우리의 시간을 그저 지나간 기억으로 흘려보내는 게 이렇게 내 마음을 저미는데 앞으로 만날 그 수많은 사람들과의 떠나감은 대체 얼마나 나를 아프게 만들까.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성숙한다지만 나는 정말 역시나 자라고 싶지 않다. 철없는 어린애라고 손가락질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의 기억 앞에서 성숙하고 싶지도 담담해지고 싶지도 않다.

 

 서연아. 나는 이다지도 길게 너와의 작별에 대한 글을 썼어.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내 마음은 그렇다. 너와 다시 친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막상 동문회가서 만나면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놀잖아. 너도 그렇게 받아주고 나도 그렇게 너를 대하잖아. 아직 말도 잘 통했는데.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내년에는 너와 같은 교실을 썼으면 좋겠어. 지금 만나는 친구들이 더없이 새롭고 즐거운데 너에게서 드는 깊고 아픈 감정은 없다. 나는 그런 감정이 거북하고 힘든데 그래도 너를 놓치고 싶지 않아. 친구는 원래 작별하지 않잖아! 내가 너를 믿는 마음으로 너와 우리의 사이였던 그때를 믿는다. 기다릴게. 지금 하는 작별은 잠시 떠나보내는 기간으로 지나갈 거라 생각해.

 

 고마워.



 
독자1
헐 이거... 이거 뭐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이러지 가슴께가 왜 먹먹해지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라고 쓰신 글이 아닐텐데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기타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1 유쏘10.16 16: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기타[실패의꼴]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셨습니다 한도윤10.26 16:18
      
      
기타 효민녀 이야기 0112 망ㅋ할ㅋ효민녀 09.04 20:37
기타 [비포/티나지않는공영] 방배동 숙소는 오늘도 평화롭습니다(자동재생 주의)5 공영주차장 09.04 20:36
엑소 [찬백/찬열X백현] No Gain 上34 루멘 09.04 20:35
기타 [국대/개그/망상] 칠남매_Special (부제:뭔가 있어)116 국행대쇼 09.04 20:34
엑소 [EXO] 박찬열 망상글ːWitty(위티) 133 멜리 09.04 20:25
엑소 [EXO/카디] 너와 나만의 시간 2부 1439 키마 09.04 20:25
B.A.P [B.A.P/다각] 너희만 보면 내 숨이 멎는단다 0215 밥내놔 09.04 20:24
기타 [국가대표망상] 계속 이어지는 스토리 망상 2 <두번째, 그리고 연애의 시작>21 체리마루 09.04 20:12
샤이니 [샤이니/온탬] 엄마는 참 예쁘다4 09.04 20:11
기타 [기성용대] 모델ki 1154 사구ㅏ자철 09.04 20:00
B.A.P [B.A.P/국력] 철창안에 갇힌 너는 아름다웠다 0111 바나나껍질 09.04 19:59
엑소 [EXO/카디/백도] 악몽-121 됴미노피자 09.04 19:41
엑소 [찬백] 앞집형 애기백현이 ver.36 피글렛 09.04 19:36
기타 [박주영망상] 한 여름 밤의 꿈 - 0324 초고추장 09.04 19:34
기타 [축구국대] 공놀이 하는 병아리들 0234 꾸르륵 09.04 19:32
기타 [쌍용/단편] Stand by me (매우짧음주의)17 끼썽용떄 09.04 19:30
기타 [기성용대] 과외선생님 1281 쿨워터향기휘혈 09.04 18:34
엑소 [EXO/찬백] 누가 자꾸 우리집 벨튀함 ㅡㅡ 12122 코뿔소 09.04 17:49
기타 우리학교 답정너 효민녀 0311 우럭아왜우럭 09.04 17:22
기타 기존의 녀들과는 비교할수ㅇ벗는 우리학교 연희녀 0441 성시원 09.04 17:01
기타 [쑨환/쑨양태환] For seven days(7일 동안) # Wednesday442 히륜 09.04 16:16
기타 [단편] Aloha, Mon amour.. 01 Hecat.. 09.04 11:59
기타 [쑨환/쑨양태환] For seven days(7일 동안) # Wednesday331 히륜 09.04 11:12
기타 [성용자철] Love or Friendship 561 기성용대는사랑이다 09.04 06:37
엑소 [EXO/카디] 사과 Ep.1850 지구여행자 09.04 04:07
블락비 [블락비/피코] 아저씨_223 피코는사랑입니다 09.04 03:38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8 물방울작가 09.04 02:47
전체 인기글 l 안내
11/10 10:36 ~ 11/10 10:3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