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왜?"
"나 오늘 자고 갈래."
"뭐?"
"무슨 생각을 했길래 그래? 그냥 잠만. 코하고 자고 간다고."
"왜? 너 다 큰 애가 남자집에서 자는거 아니다?"
"졸려. 오빠 방에 있는 침대까지 가는것도 귀찮을정도로 졸려."
"빨리 일어나. 집가."
"싫어. 잘거야."
그냥 쇼파로 몸을 돌려서 자는척을 했다. 뒤에서 일어나라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라는 오빠의 소리가 들렸지만 점점 정신이 멀어지면서 잠이 든 것 같다. 목이 말라 눈을 떴더니 깜깜하다. 거실로 나가니까 우리나라 수영 국가대표선수는 불쌍하게 쇼파에서 쪼그려 자고있다.
"오빠. 일어나. 들어가서 자."
잠이 푹 들었는지 뭐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바닥에 앉아서 달빛을 조명삼아 오빠얼굴을 구경했다. 누구 애인인지 참 잘 생겼네. 아, 졸립다.
"오빠. 들어가서 자. 오빠 이렇게 자서 몸상태 안 좋아지면 난 국민역적이 된다니까."
"우음... ㅇㅇ이?"
"응. 나 ㅇㅇ이니까 일어나. 들어가서 자."
"응..."
대답을 하고서는 몸을 일으키더니 그냥 앉아있는다. 아 정말. 결국 내가 팔하나를 내 목에 둘러 옮겼다. 사실 질질 끌었다. 와 진짜 무거워. 쑨양이랑 있을땐 작아보이더니 내가 옮기려니까 엄청 커보이네.
"ㅇㅇ이야?"
아까보다 더 깬듯한 목소리인데... 섹시하게 들리는건 나뿐인가.
"어. 오빠 여기서 자. 그럼 내일..."
"이리와. 자장자장해줄게."
"아니, 난 괜찮은데..."
"자장자장...자장..."
거의 안기듯하게 누워져서는 내 등을 토닥토닥한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자냐고.
"자장...자..."
치사하게 자기혼자 잠들어버렸다. 침대에 누워있다보니까 아까 난 분명히 쇼파에서 잠들었는데 어떻게 침대로 왔을까에 대해 심각한 고뇌를 했다. 중간에 몽유병처럼 침대를 찾아온걸까? 아님 오빠가 들어서? 아님 나처럼 질질 끌어서? 근데 오빠 냄새가 되게 포근하다.
"왁!"
아, 뭐야...
"뭐야, 시끄럽게..."
"너, 너가 여기에 왜... 아니, 내가 왜..."
당황한 오빠를 보니까 또 장난을 치고싶어졌다.
"오빠가... 자다가 같이 자자고... 나 무서웠어, 오빠."
"뭐? 진짜? 진짜 내가 그랬어?"
"내가 오빠한테 거짓말을 왜 해..."
"진짜로? 진짜로 그랬어? 아...씨. 아..."
웃자고 친 장난에 오빠가 너무 진지해져버렸다. 계속 아씨, 아씨 하면서 미안하다고 반복한다.
"아... 진짜 미안하다. 내가, 진짜 몹쓸놈이다."
"아,아니야. 오빠."
"씨... 아, 진짜 미안. 내가 진짜 참을려고 했는데... 아, 그게 정말."
"아니, 오빠..."
"진짜 ㅇㅇ아, 진짜 미안해. 진짜로 내가 나가 죽을까?"
왜, 왜이래...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이러면.
"오빠!"
"어?"
"내가 오빠 침실로 데리고 온거야. 쇼파에 쪼그려 자니까."
"어?"
한 5초뒤에 얼굴이 빨개진다.
"너 또 장난치지."
"근데 오빠 침실에 두고 나오려는데 오빠가 재워준다고 자장자장해준건 사실이야. 나가서 쇼파에서 자려고 했는데."
"그, 그래?"
"어. 얼마나 당황했는데 몇시간을 못자다가 잠들었어. 나 더 잘래."
"어. 어, 그래. 자."
"또 자장자장 안 해줄거야?"
"어?"
"농담이야. 나 한시간 뒤에 깨워줘."
나보다 나이 많은 오빠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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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말도안되는 감성이 차오르면서 말도 안되는 글을 또 싸지릅니다.
재미나게 봐주시는 분들 스릉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