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나 너 좋아해 너 나 좋아해? 上
"어…, 19에 전정국."
네? 뭐라고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손에 들린 18이라는 숫자가 적힌 쪽지를 내려다 보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18은 누구야?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다시 한 번 쪽지를 보았다. 이거 18 맞니? 81 아니지? 감격에 겨워 오른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내,내가 전정국님과 짝이라니!! 오, 갓. 신이시여!!! 옆에서 친구들 쪽지를 보러 알짱거리며 저 멀리 있던 내 친구 아미가 달려와 내 쪽지를 살폈다.
"십, 십팔!!!!"
"누가 이렇게 욕을 우렁차게 하니?"
내 어깨 너머로 숫자를 본 아미는 큰 소리로, 아니 존나 내 고막이 찢어지고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큰 소리로 번호를 외쳤고,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그러는 도중 지나가던 무섭다못해 눈 마주치면 저절로 눈을 깔게된다는 그 여우 선생님(눈꼬리가 째진 것이 여우를 닮았다)이 앞문을 드르륵- 열고 고개만 빼꼼 내민 채 눈웃음 보이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인 아미는 고개를 숙이고 내 등 뒤로 감춰지지도 않는 자신의 몸뚱아리를 숨겼다.
"18에 성이름."
등 뒤에 숨어있는 아미를 앞으로 밀어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외쳤다. 선생님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고, 다시 소란스러웠던 여자애들이 뭐?!와 같은 큰 소리를 내며 내게서 멀어졌다. 헐, 야, 성, 성이름래…. 곳곳에서 내 이름이 들려오자 다시 손이 벌벌 떨려오는 것만 같아 이름을 부르는 아이들과 아이컨택을 해 주자 금세 조용해졌다.
"안녕, 이름."
"어, 안녕."
어느 틈에 자리가 바뀐 것인지 내 옆자리에 의자를 빼고 앉은 정국님이 인사를 건넸다. 아으, 시발.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겼어!! 둨흔둨흔 핑크핑크한 내 속마음과는 다르게 차가운 말투로 인사에 답했다. 살며시 접힌 눈꼬리가 굳은 것이 당황스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역, 역시 얼음공주…. 라며 작은 소리가 뒤에서 들려오고 큰 소리로 웃어재끼는 6명이 보였다. 내 첫인상, 내 인생, 모두 안녕.
그래, 저 전정국과 6명은 학교에서 존나 유명인사이시다. 설명할 것도 없이 잘생겼으니까…. 심지어 운동도 잘해, 신이 내린 축복이었다. 때는 작년 처음보는 아이들과 지낸다는 수줍음에 부끄러워 행했던 차가운 행동은 다 좆 까. 나는 내 갈길을 간다.와 같은 그 개썅마이웨이의 길이었다. 유일한 내 중학교 동창 아미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킬킬 거렸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내 수줍음이었다. 어쨌든 그 때의 그 마이웨이는 나에게 얼음공주라는 구운 오징어만큼 오그라드는 별명은 똑똑한 내 머리와 성격이 한 몫하여 붙어졌다. 당연히 난 그 별명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행동은 그와 같았다.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인기의 7명은 내 관심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체육이 끝난 듯 땀에 앞머리가 젖은 채로 반으로 들어가는 전정국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데스티니! 어디선가 크게 종소리가 들려왔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렸던 것 같다. 뒤따라 들어가던 김남준이 지민, 너 젖은 머리니? 라고 묻는 소리도 얼핏 들었지만 나는 멍하게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때부터 나는 존나 열성적인 정국빠가 되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역시, 수줍으니까. 이 모든 비밀은 아미만이 알고 있었다.
"전정국, 크핰핰핰"
"표정 봐. 시발ㅋㅋㅋㅋ"
어디서 까마귀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아직도 굳어있는 전정국을 보자 순간 겁이 나 입꼬리를 덜덜 떨며 올려보였다. 이거 봐, 난 너랑 짝이 된 것을 싫어하는 게 아냐. 좋아하고 있잖아! 라는 뜻을 잔뜩 담은 미소를 보였다. 전정국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친구들쪽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한테 안 보이게 하기 위해서 돌린 것 같은데 나는 보았다. 전정국의 닥쳐, 이새끼들아 라고 움직이는 그의 입을. 존나 잘 빠진 옆선에 감탄하며 넋을 놓고 있을 때 쯤 전정국의 큰 눈이 보였다. …어? 시발, 좋아하는거 들켰음 어떡하지…. 존나 소심해져서 눈알을 돌리자 전정국이 어색하게 말을 걸었다.
"어…, 다음 교시가 뭐야?"
"체육."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리에서 일어나 체육복을 꺼내들고 반을 나갔다. 전정국 뿐만 아니라 모든 반 아이들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들도 몇 보였다. 반을 나서자마자 심장을 부여잡고 벽에 기대며 주저 앉았다. 복도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있었으면, 어휴. 존나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전정국이 나와 눈을 마주치고 웃을 때 시발 심쿵사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숨을 힘들게 내쉬며 붉어진 볼을 매만졌다.
제발,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소서! 남자들은 농구, 여자들은 피구! 라고 외치고 들어간 체육 선생님을 보며 고개를 저으며 모든 여학생들이 스탠드에 앉아 남학생들의 농구경기를, 아니 7명을 구경했다. 어떻게 7명이 2년 내내 같은 반인지는 미스터리였다. 어쩌면 그들 중 하나가 돈이 많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민윤기!!!! 민윤기!!!!"
"멋지다!!"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어느새 민윤기가 먼저 득점했다. 농구에는 무지하게 무지한 나라서 뭐가 뭔지 몰라 목청이 터져라 응원하는 여자애들에게서 눈을 돌려 전정국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으어, 썅. 심장 뛰는 것봐. 존나 쿵쾅대…. 마음만은 수줍은 소녀에 빙의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티는 내지 않았다. 무표정으로 전정국만을 바라보다 또다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 존나 맑은 맹세가 필요해. 눈이 마주친 전정국은 자리에서 우뚝 멈춰서서 눈을 마주친 채로 멈춰서 있었다. 정호석은 뒤에서 전정국의 엉덩이를 발로 까며 빨리 하라고 재촉했다. 나의 소중한 정국님을!! 하마터면 자리에서 일어나 정호석에게 삿대질을 할 뻔 했다.
“좋겠다?”
“어, 시발 존나 좋아.”
“와, 전정국의 아이컨택이라니….”
옆에서 날 지켜보고 있던 아미가 내 옆구리를 검지로 쿡 찔러왔다. 아파, 이년아! 행여나 누가 들을 새라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다시 열심히 뛰는 전정국을 바라보다 아이컨택의 영향으로 붉어진 볼을 매만지며 고개를 숙였다. 어우, 떨려.
“아, 전정국 뭐하냐고!!”
“민윤기!!!!”
“미안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순간 민윤기가 또 (지겹게) 득점을 한 것인지 김석진의 짜증섞인 목소리와 함성이 들려왔다. 전정국의 이름이 들리자마자 고개를 드는 내가 참, 밉다…. 전정국은 미안하다고 큰 소리로 외치며 왼손을 크게 흔들어 보였다. 오늘도 전정국은 젖은 앞머리를 털고 있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일어서서 사랑해요!! 전!! 정!! 국!!을 외치며 손을 흔들고 싶었다.
교실로 돌아와서는 아이들이 냄새난다며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었다. 옆자리의 전정국을 보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예쁜 쓰레기인 눈도 아름다웠고, 세상 모든 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체육이 끝나자마자 같은 반 뿐만 아닌 다른 반에서도 여학생들이 찾아와 7명에게 수줍게 음료수를 건넸다. 다른 남학생들은 쟤들 입만 입이고 내 입은 주둥이냐!!며 발악했다. 물론,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전정국에게 다녀가는 엄청난 인구 수를 세어보다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예쁜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저, 선배님! 여기, 드세요!”
“엉, 고마워.”
명찰이 노란 색인 것으로 보아 1학년이었다. 여자인 내가 봐도 존나 예뻤다. 인정. 내가 남자였어도 저 아이를 좋아했을거야…. 정국이는 나 같은 건..★☆ 마음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당연하게 받아든 전정국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감사인사를 했다. 아니야, 어떻게 감히 1학년이 남자에 눈이 멀어서 2학년 층까지 올라와? 허, 참! 어이없네, 어이없어! 자기합리화를 마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전정국이 바라보고 있었다. 첫인상만 말아 먹은 건 아니겠구나…. 젠장할….
상황을 모면하려 뭐라도 없나 싶어 치마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손에 집히는 막대사탕을 꺼내들고 또다시 어색하게 웃으며 사탕을 건넸다.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먹을래?”
“어?”
“싫음 말고.”
“아, 아니! 나 좋아해! 사탕!!”
뒤에 있던 민윤기가 존나 크게 웃으며 배를 부여잡았다. 옆에 있던 박지민은 전정국의 모션을 따라하며 좋아해! 사탕! 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의 소중한 정국인데, 왜…. 전정국은 딸기 맛!! 맛있지!!라며 급하게 사탕을 까 입으로 집어넣으며 웃었다. 고맙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사실 좋아해 라는 말에 개설렜다. 마치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질만한 말이었다. 나에게 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소리였다. 다른 여자애들한테도 저거 하고 다니면, 아, 앙대…. 햇살 같은 미소에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고마워, 성이름. 잘 먹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 같은 미소를 보여준 전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교실 뒤편에 있던 무리로 다가갔다. 김태형은 잘생긴 얼굴을 왜 저렇게 쓰나 싶을 정도로 찡그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고, 김남준은 박지민에게 어서 따라해 보라며 요구하고 있었다. 티날까봐 또 찌질하게 고개를 돌리자 앞에 있던 남학생이 입을 뻐끔거렸다.
“야, 성이름.”
“왜.”
“왜 난 안 줘? 쟤 입만 입이고 내 입은 주…”
“주둥이잖아.”
나의 정국이에 대한 사랑을 너도 가지려 하지마!! 전정국만 사탕을 준 것에 대해 눈치를 챈 탓에 부끄러워 생각없이 되는대로 내뱉었다. 주위 친구들이 그러게 왜 이름에게 작업 거냐- 며 비웃었다. 미안한데 난 너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 정국아!!! 여전히 소란스러운 교실 뒤편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자 멍하게 서있는 전정국과 또 눈이 마주쳤다. 유레카!! 너무 놀라 눈을 크게 뜨자 전정국이 몸을 흠칫 떨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본 박지민이 전정국의 배를 치며 크게 웃었다. 그, 그렇게 때리면 정국이 아프잖아…. 다시 크게 웃어대는 박지민을 보자 정호석이 왜 웃냐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박지민이 몸을 흠칫 떠는 전정국을 따라하려는 듯 온몸을 크게 움찔거리더니 전정국을 가르켰다. 김태형이 퐉지미니! 예리해! 라며 박지민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전정국을 제외한 6명이 한꺼번에 나를 쳐다보더니 단체로 짜기라도 한 듯 전정국을 때리며 웃었다. 왜, 왜 날 보고 웃는거야! 내가 우스운건지, 아님… 내 얼굴이….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존나 슬퍼지니까….
“아, 그만 좀 웃으라고!”
“그만 점 웃으라거-”
말꼬리를 늘리는 전정국의 말을 단체로 따라하는 모습은 솔직히… 유치뽕짝… 이지만 모든 여학생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두근두근 중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이미 아미는 내 옆자리에서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왜 그딴 식으로 웃냐, 기분 나쁘게.”
“흐흫, 흫, 우리 이름 좋아쪄여? 행복해여?”
“뺨 맞기 싫으면 당장 집어 치워.”
아미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너 그렇게 웃는 거 존나 소름끼친다니까, 좀. 아미는 능글맞은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로 한 손을 들어 내 머리를 헝클였다. 너, 임마. 성공했다! 이름!! 성공했어!! 시발, 뜻 모를 소리만 지껄이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갈 뿐이었다.
종이 치고 존나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말하자면 수업시간이라든지, 수업시간이라든지, 뭐 그런 것들. 그 순간순간에도 행복했다. 내 옆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 전정국이라니!! 수업 중간 중간에 갑자기 들어오는 전정국의 질문은 행복했다. 사실 너무 떨려서 말을 툭툭 내뱉은 것은 사실이지만 내심 가르쳐 준다고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게 가르쳤다. 알고 있니? 나는 너 이외에 그동안 공부를 알려준 사람이 없어!! 소심했기 때문이지!!
“알겠어?”
“아, 알겠어. 고마워, 이름아.”
나와 눈을 마주치며 웃는 전정국의 모습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뒷머리를 긁적이는 그를 보며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자 아미가 눈에 들어왔다. 나와 전정국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것인지 내 눈을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성이름. 인생. 성공적. 이라며 입을 뻐끔거렸다. 시발, 공부 못하겠다고 찡찡대지 말고 수업시간에 설명이나 들어야지. 존나 썩소를 지어주며 교탁 앞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내가 학교를 다니는 이유 중 전정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점심시간이 돌아왔다. 이미 모든 아이들은 종이 치자마자 뛰쳐나가고 없었다. 아미에게 점심이 뭐냐고 물어보자 오늘 초코머핀!! 이라며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친구야, 그거 하지마. 쪽팔려.
모퉁이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야 했는데 들려오는 전정국 무리의 목소리에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뭐햐냐 는 말에 왼손으로는 아미의 머리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아미의 입을 틀어막았다. 발버둥치는 아미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왼쪽 다리로 그녀의 오른쪽 오금을 걷어 차서 함께 주저 앉았다. 범죄자에 빙의해서 왼손을 머리에서 떼고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며 닥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러자 아미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양손이 자유로워지자 양 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가슴에 손을 갖다 대며 함께 벽에 기대었다. 사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게 하기 위함이었다.
“아니라니까, 아까 성이름표 정 못 봤냐?”
“어ㅋㅋㅋㅋㅋㅋ, 나 봄ㅋㅋㅋㅋㅋㅋ"
왜, 내 이름이 저기서…. 난 그냥 웃음거리구나…. 시무룩해져서 더 듣고 있다가는 상처만 받을 것 같아서 일어서서 나가려는데 아미가 다시 나를 끌어 앉혔다. 그러자 아미가 아까 내가 했던 모션을 취하며 음흉하게 웃었다. 시발, 나 그만 듣고 싶어….
안녕하세요, 으아아 떨려.... 제가 감히 방탄을 데리고 망글을 씁니다.. 저를 매우 치세요!!! 이번 생 즐겁진 않았지만 안녕히 계세요!!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지는 않겠지만 한 분이라도 읽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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