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Thursday1
Took ill on Thurs day,
목요일에 병에 걸려
- 마더구스 <솔로몬 그란디> 4절
약지에 끼워진 금빛 반지를 쓸어보았다.
매끄러운 금속 질감 느껴졌다. 보석하나 박혀 있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어느 반지보다 예뻤다.
그리고 이 반지에 묶여 있을 쑨양의 사랑이 느껴져 좋았다.
손을 들어 입으로 가져댔다.
반지에 입을 맞추었다. 쪽 소리조차 나지 않는 가벼운 입맞춤이지만 쑨양과 함께 있는 것 같아 뺨에 열기가 올라왔다.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
쑨양이 출근하고 혼자 집을 지키고 있을 때 잠깐씩 이 반지의 의미를 되새기며 행복한 기분에 취했다.
"쑨양..."
그러나 그 행복감 속에서도 미안함이 가슴을 두드려 존재를 알린다.
혹시 나를 쑨양이 떠나면 어떡하지, 그가 없으면 더이상 살 수도 없는데 라며 속을 끓였고 다정한 그가 쉽게 나를 버리지 않고 곁에 있어줄거야 달콤한 상상을 했더랬다.
나의 행운은 병마를 얻은 이후 최고조가 되었던 것일까.
바라고 바랐던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고 그것도 부족해서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달콤한 구속의 의미로 반지까지 받았다.
그래서 행복했지만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쑨양을 사랑하고 그가 곁에 있어줘서 너무 기쁘지만 이래도 될까 라는 상념이 나를 가만 두지 않았다.
짐작하기를 얼마 후 죽을 나를 사랑해주는 그가 입을 상처가 두려웠다.
가는 길 끝까지 쑨양의 사랑을 받고 행복에 휩싸여 죽는 나.
이후로 홀로 남아 있을 쑨양이 안타까워 슬펐다.
나에게 얽매이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사람을 이렇게 붙잡아도 되는지 불안에 떨었다.
다정한 그는 내가 죽은 이후에도 나에게 얽매여 있을 것 같았다.
좋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나의 존재가 족쇄가 되어 아픔을 안겨줄 것 같았다.
그런 그가 불쌍해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놓아주자.
나를 사랑해주는 그를 떠나 보내주자.
그 결심으로 심장이 아릿해지고 눈물을 흘렸다.
결국 마지막에는 쑨양을 놓아주지 못하는 나를 미워했다.
이제 나의 공기가 되어버린 그를 떠나보내지 못했다.
그의 깜짝 프로포즈로 잠시 혼자가 되었을 때 느꼈던 그 기분을 다시 겪기 싫었다.
모든 감각이 사라지고 손끝이 차가워지며 저렸던 감각을 느끼기 싫었다.
쑨양은 내 모든 것이 되었다.
내 모든 사랑이 되어버렸다.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던 심장이 먼저 좋아했고 사랑을 한 사람이었다.
"쑨양..."
그의 이름을 불렀다. 희미한 목소리는 공기 중에 금세 흩어진다.
처음 본 그에게서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껴서 좋았다.
그의 다정함을 좋아했고 그의 분위기를 좋아했다.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나의 마음 잘 알아서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 같아서 신기했다.
이런게 소울메이트구나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가 깨닫기 전부터 심장이, 마음이 먼저 알았다.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같은 성별의 남자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 내가 쑨양을 사랑하는 구나.
나의 감정이 더 중요했다. 세간의 시선보다 더 그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그의 곁에 있고 싶고 무엇이든 함께 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부모님을 잃고 병을 알게 된 이후로 겪었던 절망과 불안이 찾아온 것이었다.
혹시 그가 떠날까봐 불안에 떨었다.
쑨양 그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그가 나를 버리면 찾아올 절망의 고통은 상상으로도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니까 보내줘야지. 보내줘야지.
내 마음을 다독였더랬다.
"나의 사랑."
그런데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었다.
나를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사랑해주고 다정한 남자였다.
처량한 마지막 삶이라도 행복하라고 불쌍한 나에게 내려진 사랑스러운 천사였다.
쑨양. 당신은 알고 있겠죠.
나의 사랑을.
당신이 나에게 주는 바다와 같은 사랑보다 못할지라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죠?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에요.
부모님을 여의 이후 차갑게 식은 심장을 뛰게 한 것도 당신.
공허한 마음을 가득 채운 것도 당신.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모든 당신을 위해 있어요.
I love you, Sun-Yang.(사랑해요. 쑨양.)
My last lover.(나의 마지막 연인.)
띵동.띵동.
초인종 소리가 울려퍼졌다.
쑨양의 냄새가 가득 배어 있는 이불을 몸에 칭칭 감고 그를 느끼며 아련한 감각에 잠겼던 나를 일깨웠다.
탁상시계를 보니 쑨양이 올 시간이 되었다.
잠깐만 이러고 있자 생각했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다.
이불을 대충 정리하고 침실을 나와 인터폰의 수화기를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쑨양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태환. 나왔어요.》
"바로 열어줄게요."
그는 항상 초인종을 눌렀다.
도어락 해제를 하고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안에서 열어주기를 좋아했다.
내가 반갑게 맞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그를 아침에 배웅하는 것처럼 맞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장금장치를 해제하고 문을 여니 바로 쑨양 그가 보인다.
"다녀왔어요."
"기다렸어요."
항상 하는 말. 매일 하는 말.
그 말이 오고 간다.
그의 넓은 가슴에 안기며 키스를 했다.
허리를 숙여 내 입술에 닿는 그의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을 느꼈다.
이윽고 떨어져 나가는 느낌에 아쉬움을 느끼며 매일 그에게 하는 말을 했다.
"저녁 먹을까요?"
그러면 쑨양은 다정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미소에 난 언제나 더욱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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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태환의 마음에 집중해서 썼습니다.
아웅...제가 쓰면서도 달달하기도 하고 슬프네요.
그리고 이번편부터 목요일챕터에 접어들었습니다.
조만간 슬퍼지겠죠ㅠㅠ
글이 좀 짧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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