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뒤로 우리는 그냥 행복하게 지냈다. 정말 그냥. 아주 작은일들이 이렇게나 중요한지도 모르고, 대체 뭐기 그렇게 큰일이라고 싸우고 울고 아닌척 가짜로행복했었는지. 몰론 우리는 여전히 매일싸웠고, 구준회는 여전히 바빴고, 나는 여전히 그런 구준회를 기다렸다. *** 그래도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준회가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봐 불안해하며 조심스럽던 나는 벌써없었다. 그도 그런데다가 구준회는 자꾸 제일을 내팽개치고 우리집을 찾아왔기때문에 이제는 화가날지경이었다. 무슨 고등학생이 학교땡땡이치듯이 약속까지 미루고 오는데, 처음엔 마냥 그런 준회가 좋았다. 달라졌구나!싶었다. 근데 이런일이 한두번이어야 예쁘지 밥먹듯이 이러니까 이젠 돌려보내는기 일이었다. 자꾸 이러고오면 내가 아이예쁘다 우리준회. 하고 쓰담쓰담이라도 해줄줄알았나. 일이나 다 하고오던가. 이러다 준회가 학교사람들한테 소문이 안좋게 날까봐 겁이났다. "빨리 가라" "싫다. 거절한다" "장난 아니다" 단호한 어조로 돌려보낼려고해도 막무가내로 배를째고 누웠다. 구준회는 내가 나중에 애가 구준회처럼 저렇게 말안들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꾸준히 하게만들었다. 내가 10, 9, 8...하고 숫자를 세면 굳이 3까지 기다렸다가. 2, 1.했을때 주섬주섬일어나서 몇대씩 얻어맞고 자리를 뜨곤했다. *** 김동혁과 구준회는 친해졌다. 그렇게 신경전을하더니.. 무슨일이 있었던거냐. 하고 물어보면 맨날 둘이 하나같이. 짠것마냥 알거없다는데 얄미워서 죽을것같다. 둘이 친하게 지내는거야 뭐 내가 바래왔던거지만 요즘은 좀 제발 둘이 싸웠으면좋겠다. 누가보면 둘사이에 내가끼어버린것같이 아주 쿵짝이 잘맞는다. 예전엔 내가 김동혁한테 구준회욕하면 내편들어주면서 내가 걘 별로라고했지않냐.. 뭐 그런애가 다있냐..마치 자기일처럼 같이 화내주더니 요즘은 구준회편을 든다. 언제는 구준회가 자꾸 땡땡이치고 우리집에 놀러오는걸 하소연했더니 넌 그걸 그냥 돌려보냈냐면서 준회기분상했겠다며 걱정까지 해줬다. 참나. 그리고 나한테는 "넌 혼자두면 혼자둔다고 지랄. 찾아오면 찾아온다고 지랄.. 뭘해도 지랄이냐 지랄아..지랄 좀 그만해 지랄아." .. 얼마전엔 셋이서 밥을먹는데 김동혁이 마치 내 원래이름인양 "지랄아 물좀" , "지랄아 휴지좀" , "지랄아. 이거 너좋아하는거다." 하고 자연스럽게 부르는걸 구준회가 보고는 지랄이가 뭐냐고 묻자 김동혁이 "얘 별명이야" 라면서 "야 이거 너무 입에 붙는다. 이참에 이름을바꾸는게 어때? 김지랄" 했다. 옆에서 구준회가 감싸주기는 개뿔. 김동혁과 하이파이브나하면서 눈이 없어질때까지 웃었다. 그뒤로는 구준회까지 그렇게 부르는바람에 그낭 내별명으로 정해졌다. 몰론 내동의없이. 이젠 채념해서 저항도안한다. *** 너무 남자친구 욕만 늘어놓는것같아서 멋진 구준회얘기하나만 할까한다. 얼마전에 구준회한테 작업을 걸던 여자선배가 나타났었는데, 내가 일부러 그냥 애써 모른척하며 참았었다. 구준회도 선배라는이유로 차갑게굴지못하고 그냥 쩔쩔매고있었는데, 어느날 그 여자선배가 나를 불러냈었다. "너 준회랑 사귀는거야?" "네?" "아니지? 너네 헤어졌잖아 그때" "네 선배.. 근데 저희 다시.." "헤어졌으면 헤어진거지 뭘또 만나긴 다시만나? 여자애가 너무 줏대없이 그렇게 질척거리는거 좀 보기안좋다. 선배들앞에서 헤어졌다 만났다하면서 유난떠는것도 보기안좋고" "네..죄송합니다.." 평소에도 마음에 안들던 선배였는데, 준회한테 들러붙어서 더 마음에 안드는 선배한테 별 이유같지도않은 이유로 욕을먹고있자니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채로 어거지로 죄송하다고했다. 근데 그순간 준회가 우리쪽으로 성큼성큼다가왔다. "제가 다시 만나자고한거예요. 제가 질척거렸어요. 이러시는거 싫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불편하다니까요? 줏대없다니 그게 무슨말이예요? 유난떨어서 죄송합니다. 앞으론 헤어졌다 만났다 안할게요. 그냥 계속 만나겠습니다. 됐죠?" 그러곤 내팔목을잡고. 선배 대답은 듣지도않고 그상황에서 빠져나왔다. 그렇게 그자리를 벗어나서 건물뒤쪽에 사람이 없는곳으로 나왔다. 달래주기는 커녕 내손목을 거칠게 풀어주고는 다짜고짜 몰아세우며 엄청화를냈다. "야. 너 바보야? 뭐가 죄송해? 나랑만나는게 죄송해? 니가 뭘잘못해서 거기서 죄송합니다. 이러고있냐고" "아니 나는...." "나한테는 화도 잘내고, 짜증도 잘내더니. 거기선 왜 말도 똑바로못하고 왜 죄송하다고 그러고있는데?" 씩씩거리며. 한손은 허리에짚고 소리를 질러가며 화내는 모습에 나는 눈치를 보다가 눈물을 툭. 흘렸다 그제서야 고개를 옆으로 돌려 눈을 지그시감고는 긴한숨을 뱉으며 진정한 구준회가 나를 끌어당겼다. 무뚝뚝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게. 준회는 한참동안 아무말도안했다. 나도 아무말도 기대하지않았다 그냥 끌어당기고, 안고. 등을 토닥여주는것만으로도 위로는 충분했다. 조금 후에. 내가 준회를 조금밀자 그대로 떨어진 구준회가 떨궈진 내고개만한참 보다가 내손을 덥썩잡고는 가지고놀며 "내가 애초에 그 선배 멀리할걸그랬다." 하면서 미안하단말없이 사과를했다. 내가 서러움에 여운이 남아서 히끅거리자 그때는 웃으면서 장난을 걸어왔다. "그거 귀여워 보일려고하는거야?" "끝까지 미안하다고는 안하지.." "내가 왜?" 내가 괜한 투정을 부리며 나보다 높은 준회눈을 째려보자 준회가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웃고는 손으로 내 뒷통수를 끌어당겨안았고 나는 숨이멎어죽을뻔했었다. (다행히도 그 선배는 원래 소문이 좀 안좋던 선배라 다른선배들도 다 잘했다고 하시면서 넘어가주셨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젠젠젠이예요 :) 그동안 미련못버리는 전남친썰로 여러분의 알림을 울렸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핫해질줄 모르고 그냥 재미삼아썼던 글이라서 장기연재는 생각하지 않고있었기에 뜻하지않게 본편 총다섯편+에필로그로 막을 내리게되었습니다ㅠ 스토리를 더 추가해서 연재기간을 늘려볼까하는 생각도했지만 사실 그렇게 떠오르는 스토리도없고, 여기서 너무도 뻔하게 갑작스러운 악남,악녀의 등장이나 또다른 썸남,썸녀가 등장하게되면 본래 제가 계획했던 스토리랑 벗어나서 너무 횡설수설한 글이 될까봐 그냥 마치는걸로 결정했습니다! 원래 하루에 하나씩 꼬박꼬박업데이트했었는데 이번엔 좀 늦게 찾아뵙게되었네요ㅠㅠ 사실 그동안 에필로그도 썼지만 다른 작품으로 바로 찾아뵙기위해서 스토리구성을했어요! 작가지망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충 구상해놓고쓰는게 더 나을거같아서..하하.. 그리고 여러분이 너무 환영해주시니까 왠지모를 사명감도생겨서 더 그렇네요.. (부끄) 다음 작품은 장기연재를 할수있는 스토리로 구성중이고 최소 10편정도는 나올것같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첫 연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봐주시고, 신알신에다가.. 암호닉신청에다가.. 댓글에다가..추천에다가... 부족한 제글을 초록글까지 만들어주신 독자여러분 넘나 사랑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새작품으로 뵙도록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