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못생겼다. 남들이 말하는 훈녀도 흔녀도 아닌, 정말 그냥 못생긴 여자.
외모지상주의
-부제: 추천은 받았지만 실상 내 얘기 같아서 슬픈 얘기-
"좋아해요."
중학교 2학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선배에게 처음으로 고백했다. 그것도 눈이 펑펑 쏟아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풋풋한 나이에 풋풋한 첫사랑. 풋풋한 첫연애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쑥쓰러운 선배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이도저도 아닌 표정으로, 아니 똥 밟았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있는 선배였다. 그 뒤로 누군가를 짝사랑 해 본 적은 많았지만 단 한 번도 고백한 적은 없었다. 당연지사 연애를 해 본 적도 없다. '못생긴' 내게 그건 당연한 거였다.
공부도 썩 잘하지 못했다. 그냥저냥 집 근처 대학을 생각해 볼 정도의 성적은 되었고, 나도 부모님도 더 이상 성적에 목숨을 건다던지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 나는 평범했지만 외모는 아니였다. 그에 반해 내 친구는 흔히들 말하는 '훈녀'였다. 훈훈하게 생긴 여자. 공부는 그럭저럭이었지만 얼굴은 그럭저럭이 아니었다. 나와 함께 있으면 그 얼굴은 더 빛을 발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내 얼굴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사라졌고, 정확하게 대학교 1학년. 내 자신감은 아에 사라져 버렸다. 친구는 나와 같은 대학교를 들어갔고 같은 학과를 다니게 됐다. 우리 둘은 성적이 비슷했고 무엇보다 그 아이가 나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해서 같이 지원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 아이와 붙어 다니면 붙어 다닐 수록 선배들은 내가 친하게 지내자며 붙어왔다. 처음에는 처음 받아보는 그런 친절함에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를 잊고 한 번에 두셋씩 카톡도 해보는 등 그 친절함을 즐겼지만, 나중에 알게 된 그 들의 엄청난 흑심에 잊었던 컴플렉스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 '흑심'을 어떻게 알았냐 하면, 얼마 전 술자리에서 있던 일이었다. 평소 관심있던 복학생 선배와 단 둘이 술자리를 가지게 됐다. 그것도 내가 먼저 선배를 부른 게 아니라 할 말이 있다는 이유로 선배가 날 불러낸 거였다. 평소보다 차려입고 평소보다 공들여 화장을 하고서 선배가 있는 술 집으로 향했고, 나는 확신했다. '내 인생에 첫 연애가 시작 될거야.' 라고.
술 집에 들어섰을 땐 혼자 앉아있는 선배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선배" 하면서 등을 툭치니 선배가 "어, 왔어?" 이러면서 씩 웃는다. 첫 연애의 웃음이란 이런 것이겠지. 혼자 오만가지 상상을 다 펼치며 앞 자리에 앉고 공들여 한 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며 선배에게 물었다. "할 말이 뭐야?" 난 당연히 "우선 술부터 마시자."라던지 "아 그건 좀 나중에"라는 흔한 말이 나올 줄 알았다. 고백을 한다면 그건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데 선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야, 소정이 말이야… 남자친구 있냐?"
그렇게 눈치가 없는 편도 있는 편도 아닌 나는 그 때부터 얼핏 눈치를 챘고, 선배가 말을 하면 할 수록 그 건 확실해져 갔다. 이 선배는 처음부터 내 예쁜 친구, 소정이에게 관심이 있던 거였고 차마 소정이에게 바로 카톡을 하자니 괜히 까일 거 같으니까 날 통해 천천히 알아가는 식으로 만나서 사귀고 싶다는 거였다. 그럼 그렇지, 내 얼굴에 무슨 남자친구야. 자조적으로 웃으며 맥주와 안주를 더 시켰다.
그 이후로 다시 원점이 되었다. 내 외모적 자신감은 하락할 대로 하락해 바닥이 났고, 평범한 대학생처럼 미팅이네 뭐네 이런건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스스로를 꾸미는 것조차 아에 안하게 되었고, 점점 더 못생겨져 갔다. 나중에는 대학엔 강의만 들으러 갈 뿐, 흔한 엠티도 누구 환영회니 송별회니 하는 것도 가지 않게 되었다.
평범한 대학생이 되기는 얼굴부터가 글러 먹었다 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 할 때마다 "이미 구했어요,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들었고, 덕분에 스무살이 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도 나는 부모님께 돈을 받아 생활해야 했다. 내가 가서 거절당했던 아르바이트 자리는 소정이가 꿰차고 있었고 그러면 그럴 수록 나는 점점 더 음지로 숨게 되었다.
휴학계를 냈다. 더 이상 학교를 다니고 싶지도 다닐 자신도 없었다. 소정이는 아쉬워하며 동기들과 선배들을 불러 술자리를 가지자 내게 말했다. 그 모습을 보니 그제야 소정이의 마음을 반쯤 알거 같았다. '네가 없으면 내 외모를 돋보이게 해줄 사람이 사라지잖아.' 말은 안했지만 마치 깔보는 듯한 그 얼굴이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아 속이 뒤틀렸다.
술자리를 거절하고 나오면서 별 생각 없이 옆을 돌아보자, 한심하게 짝이 없는 내가 보였다. 그저 그런 키에, 그저 그런 몸매. 안경도 쓰지 않았고 부시시한 머리도 아니었지만… 못생겼다. 흔한 인터넷 소설의 여자 주인공처럼 안경을 벗고 변신할 수 있는 얼굴도 아니었고, 이미 충분히 공을 들인 헤어스타일을 바꿔서 다르게 보일 얼굴도 아니었다. 나는 정말 어떻게하든 '못생겼다.'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는 얼굴이었고, 이제는 그 얼굴에 눈물까지 흘려야하는 지경에 도달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겠는가. 몇가지 없었다. 죽던가, 고치던가.
성형수술이라는 건 이럴 때 쓰라고 있다는 게 사실이었다. 나는 못생겼고, 그로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그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었다. 철저하게 내 얼굴을 다 고쳐버리는 것. 그 것이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건 어려웠고, 그 과정에서 나는 몇 번 죽을 결심을 했다. 어차피 이렇게 살 바에는 죽는 게 낫다는 심정이었다. 정확하게 두번째 자살기도를 하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우리 엄만 내 손을 꼭 잡으며 "그래, 하자. 우리 지선이 살자고 한다는데. 해줘야지." 하며 펑펑 울었다. 미안하다며, 다 덕이 부족한 본인의 죄라며 우리 모녀는, 나는 펑펑 울었다. 내 앞에 놓여진 건 현실이었고, 내가 바랬던 것은 다 허왕뿐인 꿈이었다.
얼굴을 뜯어 고쳤다. 눈은 크고 짙은 쌍꺼풀이 있게, 코는 정도것 높게, 입술은 도톰하게, 보조개는 포인트로. 뭉툭했던 턱을 뾰족하게 깎아냈고, 빈약했던 가슴에는 실리콘을 채워넣었다. 허벅지와 배는 지방흡입을 했고 수술한 곳이 아물자마자 운동을 시작했다. 달라지고 싶었다. 정상적으로 평범하게 연애도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었다. 이를 악물며 아픔을 참아낼 때도, 미친듯이 운동을 해 살을 뺄 때도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평범해 지고 싶다.'
일년이란 세월은 의외로 정말 빨리 지나간다. 휴학계를 두번 냈고, 내 과거를 지우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최대한 울지 않으려 했지만 결정적으로 과거 사진을 태울 때. 그렇게 참고 참아왔던 눈물이 펑펑 터져버렸다. 눈물은 쉬지 않고 흘러내렸고, 나는 그 눈물을 닦고 또 닦아내며 내 사진을 모두 태웠다. 그러자 남아있는 건, 성형 후 '평범보다 조금 더 예뻐진' 이지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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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펑펑 울어서 더 못쓰겠엌ㅋㅋ.. 신청해준 익인 미안.
생각해놨던 뒷 얘기는 조금 비극인데, 내가 얘기를 쓸 수 있으면 쓸게. 근데 지금은 지선이한테 포풍 빙의되서 못쓰겠닼ㅋ..
지선이는 평범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취업을하고, 남자친구도 사귀게 돼.
결혼 할 때가 되고, 몇년 째 연애하던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이 사람은 알아야 겠다 싶어서 성형사실을 알려.
그 때 쓰려고 써놓은 조각은 이공
"정현아, 프로포즈에 정말 후회 없어?" 묻는 대답에 그 사람은 해맑게 웃었지,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지!" 대답한다. 그 대답이 언제까지 갈지, 언제까지 저 웃음이 지속 될지. 네가 정말 내 진실을 알고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 지. 나는 그게 너무 걱정이야. "나 사실은 성형한 거야. 얼굴, 다 뜯어 고친거야." 내 말에 너는 대답이 없다. 내가 건내주는 이 사진에 너는 대답이 없다. 조용한 이 공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넌 내 외모가 아닌 나를 사랑하는 거지?'라고 믿는 것 뿐. 촛불 하나가 꺼졌다. 그와 함께 나도, 그도 꺼져버렸다.
다음날 그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그는 연락이 없었고, 어쩌다 닿은 연락에도 내게 쌀쌀맞은 소리를 했다. 그래도 기다렸다. 아, 이 사람이 많이 힘들겠구나. 쉽진 않겠지. 하지만 돌아오겠지. 그렇게 하루에도 수없이 다짐하고 바라며 기다렸다. 그런 내게 돌아온 건 짧은 문자 메세지였다. [넌 날 배신했어, 성형한 걸레 주제에 결혼? 웃기고 있네. 다신 연락하지마.]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받은 배신은 엄청난 충격이었지. 결국에 지선인 사랑도 외모에 극한 된거라는 거라고 생각해버려.
눈물로 몇 달을 지낸 지선인 결국 또 다시 자살을 결심해. 그 때 쓸라고 써놓은 조각
머리를 넣을 수 있도록 동그랗게 모양잡힌 줄은 내 처지와 비슷했다. 내가 무슨 죄를 저지른 걸까. 대체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이렇게 살아야 했고, 이렇게 끝내야하는 걸까. 질리지도 않는 지 또 울며 줄을 잡고는 생각했지, 어째서 세상은 처음부터 반기지도 않을 나같은 걸 만들었을까. 어째서 이렇게 태어나게 만들었을까. 어째서 사람들은 내게 단 한번이라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적이 없을까. 나를 성형시킨 건, 내 스스로가 아닌 나를 박대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성형한 나를 반겨준 것도 못생긴 나를 박대하던 그 사람들이었다. 또다시 이렇게 나를 버린… 못생긴 나를 박대하던, 예뻐진 나를 환대하던 그 사람들이었다.
나는 많은 걸 바란 적이 없었다. 단지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다.
요게 끗. 조각만 복붙 할게. 괜히 진짜 슬퍼서 눈물남.. 짜잉난다. 혼자 쓰고 혼자 우는 건 못할 짓이지만..
좀 정리하고 조각도 이어붙일게. ㅠㅠ.. 신청해준 익인 미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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