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랑볼즈 01. |
그 어느날 너에게 다가가는 걸음걸음이 두려워질때,그때 나는 말할것이다 니가 온전히 너여서 아름답다고 언젠가 사람들이 엉키고 일그러져 괴물처럼 보이는 날은, 너만이 나에겐 유일한 쉼터다. 다시 너에게서 쉴수있게 너는 너이여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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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순간이 나에게는 공포다. 너에게 달려가 위로받고싶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피냄새가 스며들지않은 내품을, 너는 싫어할테니까
"미쳤어?" "..." "미쳤니,너?"
분명 미치진않았다, 미쳤다는 단어의 정의가 내가 알고있는 그대로의 것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일이지 그는 나에게 미쳤냐고 말한다.
"..아니" "허,"
나는 미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미치지 않은것이 그를 화나게해버렸을까 나에게서 돌려버린 그의 등이 나에게는 참서러워 웃어버렸다 그는 눈물을 싫어하니 말이다.
"죽어"
그는 끝내 나에게서 등을 돌려버렸다 니가 죽으라면 죽어야지.. 더듬더듬 가슴을 더듬어 총을 꺼내고 내머리에 겨눴다. 안전핀을 뽑자 달칵, 소리가 났고 그는 다시 등을돌려 나를 바라봤다.
"..병신"
그는 나에게서 총을 빼앗고 그대로 나에게 키스했다 ..달콤하지 않았다 그가 내혀를 깨물어 피맛이 맴돌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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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사무실전경은 내기억속에서 잊혀졌다. 어느방법으로든 기억하고싶지않아 이게 내 마지막절규였다 내가 그날의 모든 풍경을 퍼즐로 천천히 맞춰간다면 그때마다 나의백현은 서서히 잠식되 죽어갈것이다.
"백현아.."
나를 돌아보는 다정한 너의 눈빛에 토기가 쏠린다. 넌 너무 아름다워서 그게 더 잔혹해 백현아..
"잘못했어..잘못했어 백현아"
"병신아..나는 그래서 니가 더 좆같애"
아아.. 내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너의 목소리가 내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울지도 말고 빌지도 마. 안어울리게 불쌍한척도 하지마 니가어제 찢어버린 내 뒤가 널 증명해" "..." "순수한척 지랄발광을 하다가 내가 엎드리면 또 올라타 날아프게 할거면서" "..백현," "닥쳐, 내이름 부르지마"
히스테릭하게 소리치며 벌떡일어난 너는 격양된말투로 중얼대며 사무실의 서랍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여깄다.. 조용히 뇌까리며 니가 꺼낸것은 총..그래 총이였다. 그 어느날의 내가 너에게 겨눴던 그총.. 너는 나에게 총구를 겨누는 그순간까지 아름답다
"안전핀 풀었어" "..그래" "..병신아 안전핀 풀었다니까?!" "..."
나의 무엇이 너를 또 화나게 한것인지 너가 겨눈 총구에 몸을 피할생각도 없는 나에게 너는 울먹인다.
"똑바로봐 미친놈아 이총은 니가 날 겨눴던 총이고, 지금 그총으로 나는 널겨누고 있어." "..그래 백현아, 날 쏴"
다부지게 총을 쥔손이 서서히 내려간다. 이내 힘없이 축늘어진 너의 손이 나를 안타깝게 만든다 주저앉아 서럽게 엉엉 우는 너를 끌어안고 나는 멍하니 너의 손에 들린 총을 바라보다 손을뻗어 저멀리로 던져버렸다.
"..미안해" "..흡..흐어어헝..시발놈아...흐윽..흐어엉.." "..미안해 백현아.."
그때일은 실수였다고, 그럴마음 없었다고 말해주기에 그날 내마음은 진심이였다. 너를 죽이고 싶어 백현아.. 그런데 너를 사랑해.. 모순된 이마음이 정리될때까지 널놓지 않을거야..미안해..
너는 방금전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베싯 웃으며 나에게 집으로 가자고 보채었다. 온갖 오물섞인 욕설과 증오의 문장을 내뱉던 너와 아이처럼 나와 눈마주치길 바라는 너,이중에 진짜 너는 누구일까.. 나는,알고싶다 백현아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면 니가 일어날때 까지 기다리는게 일상이였던 내가, 오늘은 곤히 잠든 너를 놔두고 집을나선다. 오늘은 차도, 수행원도 없이 버스를기다리고 지하철을 타는 내모습이 영 낯설어서 괜시리 목도 가다듬고 차려입은 정장도 한번 더 정리한다. 조금있으면 일어날 니가 전화를 걸어 울며불며 난리를 칠테니 휴대폰은 꺼놓고 아버지를 만나러간다.. 나의..아버지를.
깔끔하게 정리된 묘가 눈에 들어온다 [故 박재열의묘] 비석을 한번 쓰다듬어보다가, 아무것도 놓여있지않은 상에 기어코 눈물이 고름진 상처를 비집고 나온다. 정기적으로 고용하는 사람이 정리해놓고 간 묘는 오히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 차갑고 딱딱할텐데..아빠..거기 안추워? 괜찮아?
"생일축하해..아빠.."
난 아버지를 잃고 혼자가 되어버렸는데도, 그래도 시간은 나의 슬픔을 거슬러 올라가 아버지가 태어난날을 축하하게끔한다. 아버지를 잃은지도 일년..아빠의 생일을 맞은지도 일년..
"아빠 세상 참 좆같다 그치..? 근데..우리 백현이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요..그래도 내사람이잖아..아빠도 백현이한테 잘못많이했잖아.." "..." "..그래도 하필이면 생일날 총을쏘냐..변백현 미친년"
멍하게 초점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쉼없이 흐르는 눈물은 닦아낼생각도 하지못하고 중얼대던 찬열이, 추위에 빨개진 코끝을 두꺼운 목도리 안으로 콕 파묻는다. 백현이 냄새.. 주머니에 두손을 푹 찔러넣고 애꿎은 땅만 발로 툭툭차대다가 코를 훌쩍이며 조용히 속삭인다.
"..나 갈게"
쿨쩍.. 멀뚱히 아버지의 묘만 바라보다가 한쪽손을 주머니에서 빼고 묘를 향해 맑게 흔들거린다. 그대로 뒤돌아서 걸어가는 찬열의 뒷모습이 마치 겨울에 동화된 사람처럼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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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빠 한쪽눈이 자꾸만 찡그려지려는걸 애써 눌러 참고, 저들의 눈을 찔러버리고싶다고 생각하며 버스에 올라탔다. 텅텅빈 버스안이지만 누군지도 몰랐던 사람들이 거쳐간 좌석이 영 껄끄러워 손잡이를 잡고 한손으로 휴대폰을 켰다. 부재중전화 104건,문자메세지 56건. 참으로 기쁜일이다. 니가 내게 집착한다는 것은.
화면의 맨위쪽에 있는 디지털 시계를 보니 지금 시각은 6시 33분. 이렇게 이른 새벽에 니가 깼다는것은 둘중하나이다. 악몽을 꾸거나.. 원래 깨있었거나.
일종의 약속이였다. 이정도 했으면 니가 내전화를 받아야한다는 그런 종류의.. 전화벨은 또 처절하게 숨넘어갈듯 울리고있었다.
"여보세요." "..흡..찬열아..흐엉..나 버렸어..?..응? 나버리고 갔어?..흐어엉..흐윽..내가 잘할게..하라는대로 다할게..응..?..흐아앙..가지마..흐..흐엉.."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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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떠나고나서 자신에게 위안이되고 사랑을 줬던 사람이,아니 그사람의 아버지가 자신에게서 소중한사람들을 앗아간 사람이라걸 알게되자 백현의 자아는 두개의 형태로 분립되었다. 어리고 순수한 그자체로 찬열에게서 사랑을 갈구하는 백현과, 온갖 더러운 말을 하며 찬열을 증오하는 백현. 이 두백현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떻게든 찬열이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한다는것.. 그리고 마침내 백현이 찬열의 아버지를 죽이고 나자 찬열은 백현의 모든것에 맞춰 행동하기 시작했다. 백현이 어려질땐 냉정으로, 잔혹할땐 복종으로..그렇게..어긋나버렸다. 찬열은 지금 자신의 앞에서 옷자락을 붙잡고 숨넘어갈듯 울어재끼는 백현을 한숨쉬며 무표정하게 바라보고있다.
"..안아줘..흐어..안아줘어..흐엉..빨리이..흡..흐윽..응?..흐앙.." "..." "..찬열아아..흑..나버린거 아니라고..흐으..백현이 보러 왔다고..빨리 꼬옥 안아줘어..흐앙.."
지나가는 길거리의 사람들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훑고 지나갈때마다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은 찬열은, 자신의 눈을 계속 애타는 눈빛으로 마주쳐오는 백현에 결국 백현을 안아주며 귓가에 속삭였다.
"짜지마 시끄러워"
자신의 허리를 꼬옥 감아안긴 백현의 팔을 푸르며 얼굴을 마주하더니 싱긋이 웃으며 백현의 손에 깍지를 낀다.
"춥지? 들어가자" "..응"
쇼파에 아빠다리를 하고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저녁노을빛을 의미없이 바라보고있자, 낑낑대며 저혼자 신발과 고군분투하고있던 백현이 어느새 신발을 다 벗고 쪼르르 찬열과 같은자세로 앉아 꺄르르 웃고있었다. 눈만 힐끔돌린 찬열이 맑게 웃고있는 백현을 멀뚱히 내려다보자 그새 웃음을 그치고는 힐끔힐끔 찬열의 눈치를 본다.
울어서 빨개진 토끼눈과 루돌프 처럼 달아있는 코끝이 우습다. 볼에 말라붙은 눈물이 눈에 걸려서 슬쩍 인상을 찌푸린 찬열이 손수건을 꺼내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찬열이 벌떡일어나자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백현의 모습에 찬열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따라와"
그제서야 얼굴가득 미소를 되찾고 찬열의 뒤에 찰싹붙어 찬열이 하는 행동을 마냥 신기하다는 듯이 빼꼼히 보고있던 백현이, 손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묻혀 백현을 돌아보던 찬열과 눈이 마주치자 베시시 웃어보인다. 찬열은 그웃음을 무시하고 백현의 턱을 단단히 잡더니 꼼꼼하게 눈물자국을 지워준다.
"눈 감아"
서로의 얼굴이 너무 가까운 상태에서 백현이 찬열의 움직임을따라 요리조리 눈을 움직이자 부담스러웠던 찬열은 조용히 백현에게 얘기했다. 그런데 그말을 들은 백현이 두눈을 꼭 감고 입술을 쭉내밀자 찬열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차갑게 쏘아보며 조용히 수건을 정리하고 홀로 욕실을 빠져나왔다 요새는 백현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는 일이 드물어졌다..병원에 전화를 해봐야겠다. |
안녕하세요 투이안입니다. |
으하하.. 우선 참 민망하네요.. 올린것도 없으면서 필명을 바꿔 인사드리게 되서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호응이 작고 하다보니 참..사람 마음이란게 치사해서 어차피 댓글도 안달릴거 올리지 말까? 라는 생각에 글을 삭제했던것 같아요 그때 댓글 달아주신 독자1 님ㅠㅠ 너무 죄송합니다.. 이제는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면서 글쓰겠습니다.. 더 열심히하는 투이안이될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