連愛(연애)
사랑을 이어가다
"...오늘 애들이 좀, ...늦네. 나 먼저 시작할까?"
"... .. .."
"... .. .."
"...혜성아."
"어?"
일어서려다 멈춘 엉거주춤한 자세의 혜성을 손목을 잡아 다시 앉힌다. 조금 전과는 또 다른 묘한 기류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나머지 멤버들은 빨라도 한 시간 뒤에나 도착할 것이다. 그렇게 하도록 했다. 에릭은 고요 속에 마른 침을 삼킨다.
입술을 꾹 다물고 눈동자만 굴리는 혜성의 모습에 아주 오래전 그 날을 떠올린다.
달싹이기만 하던 입술을 겨우 열어, 참을 수 없을 만큼 괴로운 이별을 읊조리던 그날의 혜성을.
에릭은 지금 혜성을 잡은 손에 힘을 싣고 눈을 질끈 감는다. 몸 깊숙이 베여버린 트라우마처럼, 에릭의 머릿속에 온통 혼란이 멤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그런 거 아니야."
혜성이 많이 힘들어했다는 걸 안다. 혼자 속으로 수없이 고민하고 수많은 눈물을 흘린 뒤 어쩔 수 없이, 정말로 벼랑 끝에 서서 겨우 내린 결정이었음을 알고 있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런 혜성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지켜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어린 날의 자신을 원망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제는 혜성을 지켜줄 수 있을까. 에릭은 잠시, 목을 가다듬는다.
"혜성아. 우리...,"
".. .. .."
"아니, 후-, 나는, ..."
망설인다. 다른 사람과 뒤섞일 때 웃는 우리보다 '우리'가 함께 웃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에릭의 손이 혜성의 손을 마주 잡았다.
서로의 체온에 놀라서, 혜성은 몸을 뒤로 뺀다.
"머, 먼저 녹음해야겠다. 애들 오기 전에 내가 하나라도...,"
"다시 시작할까. ...우리."
"나는, 아직 너, ...사랑해."
"... ... .."
"너는? ..너는 아냐?"
혜성이 고개를 치켜든다. 꼭 맞아오는 보드라운 살결은 여전했다. 만남의 종지부를 찍으며 고개를 치켜든 혜성의 두 눈에 어른거리던 눈물도,
내뱉는 말과는 다르게 오롯이 서로를 향하던 마음도. 다른 한 손이 혜성의 뺨을 감싸 안는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다 참아도, 내 앞에서는 참지 말라니까....' 아무도 모르게, 몰래 혼자 옷 방 깊숙이 숨어 앉아서 울던 혜성에게. 에릭이 해주었던 말.
여전히 눈물을 감추는 혜성을 보며 에릭은 속으로 말을 삼킨다.
"이제 우리... 어리지도 않고, 우리 막아서던 사람들도 이제는 다... 떠나보내고 왔잖아. 그러고도 우리 벌써 이만큼이나 왔지만, 나 절대 늦은 걸로 생각 안 해."
"...늦었어."
'후욱-!'하고 에릭이 깊은 숨을 들이쉰다. 단호한 음성. 뺨에 올려 진 손까지 잡아 내리는데에 놀라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알듯 말듯 한 표정의 혜성이
순간 에릭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이제야 숨을 내쉰 에릭이 혜성의 등을 바투 끌어안고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한참 기다렸잖아, 이 멍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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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치하네요;ㅅ;
완셩으로 번외편이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