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Thursday7
호텔 프론트에서 쑨양이 예약을 거론하며 체크-인을 하는 동안 대충 훑는 정도로 구경을 했다.
로비는 베이지톤으로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꽤 주말나들이로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듯 부모와 같이 온 어린 아이들이 제법 눈에 들어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활발한 아이들을 챙기는 아이들의 아빠와 엄마들을 보니 자연스레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올랐다.
살아계셨을 무렵, 곧잘 여행이나 나들이에 데려가주셨었다.
함께 놀아주고 투정에도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받아주셨더랬다.
나를 향해 환하게 웃고 계셨던 부모님의 얼굴이 아직도 훤하게 떠오른다.
온건히 나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셨던 부모님이셨다.
언제든 나의 버팀목이 되주셨던 분들.
조금 내려앉는 기분을 떨쳐내려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과도 제법 놀러다녔었었다.
누구더라. 아.
병을 알기 전까지 교우관계를 갖고 있는 오랜 친구들도 있었고 이웃들도 있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간에도 친분이 있어서 자주 놀러 다녔던 것 같다.
흠, 또 누가 있나.
옛 추억을 하나씩 꺼내다보니 멈출 수 없이 계속 떠올랐다.
앨범을 뒤지듯이 기억을 한페이지씩 넘기다가 관자놀이 부근이 지끈거려서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찌릿한 두통에 몸이 휘청였다.
"왜 그래요? 괜찮아요?"
체크-인을 하고 온 것인지 휘청이는 내 몸을 뒤에서 잡아채며 쑨양이 물어왔다.
잠시 후 머리에서 지끈거림이 사라졌다.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쑨양에게 괜찮다며 잠깐 두통이 찾아왔던 것 뿐이라고 안심시켰다.
"이제 괜찮아요. 쑨양, 걱정말아요."
"정말...이죠?"
"네. 체크인은 한거에요?"
"이제 올라가면 되요."
다른 호텔 손님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은 우리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혹시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주차장에서 우릴 보았던 사람들일까?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어서 도착하기를 바랐다.
띵! 하는 도착음과 함께 문이 열렸고 쑨양이 이끄는대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예약한 객실로 걸어갔다.
문을 열고 객실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사람들의 시선은 떨어질 줄 몰랐다.
객실 문이 닫히고 사람들의 시선을 벗어난 후에야 크게 숨을 들이내쉬었다.
"후아~"
"왜 그래요?"
"그냥 사람들이 시선이 좀...."
"아?"
"아무래도 뚫어지게 쳐다보는게 주차장에서 그 창피한 모습을 본 사람들인가봐요. 으으~!!"
"에? 푸핫!"
내 말에 바람빠진 풍선마냥 웃는 쑨양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다가 웃음을 그치지 않는 그를 내버려두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나를 뒤따라 오면서 웃음기가 떠나지 않은 얼굴로 겨우 웃음소리를 그치고 말한다.
"그건 태환이 너무 예뻐서 본거에요."
"아까부터 왜 그래요. 쑨양."
"정말인데. 지금이라도 물어볼까요?"
"됐어요."
진담인지 농담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쑨양의 말을 자르며 한켠에 놓인 의자에 털썩 앉았다.
왠지 피곤했다.
그리고 그때 사람들을 인지 못해서 쪽팔리는 짓을 했는지 후회를 했다.
분명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으으!!
아직도 머리에 뒤집어 씐 후드를 꼭 붙들고 놓지 않았다. 벗겨지면 큰일이 날 것처럼 꼭 잡았다.
의자에 앉은 내 앞으로 다가온 쑨양이 후드를 꼭 잡은 내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뒤쪽으로 움직여 후드를 벗기고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시선을 맞추었다.
밤하늘 같은 그의 차분한 눈동자가 다정하게 빛난다.
"태환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네에."
성의없는 나의 대답에도 말을 이어간다.
"그래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에요. 내 말 못믿어요?"
나에게 진심을 다해 말하는 쑨양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릎을 꿇어 나와 눈높이를 맞춘 그를 껴안았다.
"쑨양의 말은 다 믿어요."
나의 대답에 만족한 쑨양은 팔을 뻗어 나를 꼭 안으며 등을 토닥였다.
그의 다정한 손길과 체온이 느껴졌다.
요즘 들어 기복이 심해지는 내가 너무 어린아이 같았다.
쉽게 우울해졌다가 기뻐했다가 외로워졌다가 행복해졌다가.
조울증인가? 그런 의심이 들 만큼 감정 컨트롤이 어려워졌다.
이것 또한 병에 의한 현상일까?
육체가 약해지는 만큼 마음 또한 어려지고 약해지는 것일까?
이게 바로 심신이 지친다고 표현하던가?
점점 좋지 않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런 나를 쑨양은 더욱 꼭 끌어 안고 뺨에 입맞춘다.
쪽.쪽.쪽. 뺨이 닳도록 몇번이나 입을 맞추었다.
쑨양의 버드키스때문에 더이상 우울한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신기해요."
"뭐가요?"
"내 기분을 쉽게 잘 알아서..."
내가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면 꼭 안아준다. 그러면 따뜻한 온기에 쉽게 우울한 기분이 떨쳐졌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세상에서 누구보다, 나보다 나를 더 잘아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사랑하니까. 사랑하니까 잘 아는거에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위로한다.
끊임없는 그의 사랑 고백은 나의 모든 것을 치유했다.
그래서 쑨양은 나의 삶의 지지대와 같았다.
-
노란빛 조명이 아늑하게 밝히는 객실은 원룸 형식이었다.
천개가 달린 침대가 놓여 있는 방과 욕실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온천 위주때문인지 욕실은 무척 큰 편이었다.
욕조 또한 월풀 욕조 인데다 크기도 커서 쑨양과 내가 들어가더라도 여유가 많을 것 같았다.
"에헤...욕조 봐요. 무척 큰 걸요?"
"그러네요."
나의 말에 동조하는 쑨양의 대답을 들으면서 아직 젖어 있지 않은 마른 욕조 안으로 들어가 앉아봤다.
"쑨양도 들어와봐요."
문에 기대어 가득한 호기심으로 욕실 여기저기를 구경하는 나를 바라보는 쑨양을 손짓으로 불렀다.
나의 부름에 쑨양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욕조로 다가와 훌쩍 안으로 들어왔다.
덩치가 큰 쑨양이 욕조 안에 들어와 앉았어도 서로 마주 앉아서 있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웠다.
"집의 욕조는 이만큼 크지 않아서 서로 붙어있어야 했는데 여기는 넓어서 그럴 필요가 없겠는데요?"
"...그래요?"
나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일까, 입을 삐죽이며 심통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의 팔을 붙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나를 안은 채로 뒤로 넘어지듯이 누운 쑨양에 따라 나 또한 그의 몸 위에 엎어진 모습이 되었다.
욕조 바닥을 짚으며 몸을 일으키려는 나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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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끊어주는 악마같은 센스!
독자님들은 우시려나요... '')~
그리고 죄송하지만 예정된 불꽃마크 온천여행때 안나옵니다.
그런데 덧글을 보면 독자님들은
이번 온천여행에서 있기를 기대하시는 것 같아서...^^;;;
추가로 불꽃씬 넣을까요?
의견 남겨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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