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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은 올해 갓 데뷔한 배우다.

갓 데뷔한 것 치고는 데뷔작이 진짜 '빵' 터졌다. 시청률도 30퍼센트 이상 나오는 드라마의 주연이었던 것이다.

나름 훈훈한 얼굴로 20대에게 인기를 끌었고, 일일드라마였기 때문에 아주머니들, 할머니들에게도 인기가 넘쳤다.

연말이 되자, 연기대상의 후보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 잘 된 드라마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우현의 대상이 거의 확실시되어 있었다.

우현은 연기대상으로 향하기 전, 동거하고 있는 자신의 애인인 성규와 함께 있었다.

"규형!"

"왜."

까칠한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도 여리고 눈물이 많은, 상당히 많이 착한 남자였다.

"나 갔다온다"

"가-"

"에이, 뭐 할 말 없어?"

"갔다 와 새꺄."

항상 이런 식이었다. 연말이니까 무언가를 더 기대한 내가 병신이었다.

"형 어차피 집에 있으면 할 거 없으니까 나 나오는 거나 잘 챙겨봐."

"알겠어. 너 늦겠다. 빨리 가"

"갔다 오께!"

그렇게 집을 나오게 되었고, 계단을 내려가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나의 매니저인 성열이 도착해있었다.

"여어-미리 축하한다, 대상!"

"못 받으면 어쩔려고. 쪽팔리게."

서로 여러 이야기를 하며 방송국으로 향했다. 바로 앞에는 레드카펫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현은 배우였지만, 사람 많은 것은 약간을 두려워했기에 내리는 걸 주저하고 있었다.

"야 빨리가 새꺄. 다 어차피 너 기다리는 사람들이야."

성열의 말을 듣고는 문을 열고 내렸다. 내리는 순간 터지는 플래쉬에 얼굴을 찌푸릴 했지만 자신의 직업을 자각하고는 웃는 얼굴로 레드 카펫을 걸어나갔다.

"남우현씨! 이번에 거의 대상이 확실시 되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우현씨! 이번에 수상을 한다면 어떤 상을 수상하실 것 같나요?"

기자들의 터져나오는 질문과 카메라 플래쉬에 다 대답하지 못하고 애써 웃으며 걸었다.

드디어 인터뷰 존에 도착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번에 대상,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나요?"

"아니요, 전 상 기대 안하고 왔습니다. 하나라도 탄다면 감사해야겠죠."

"많이 겸손하시네요, 우현씨.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인터뷰가 끝나고 연기대상이 시작되었다.

1부는 우현이 잘 모르는 배우들이 나와 상을 타고, 스태프들이 상을 타는 게 많았기에, 우현은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성규에게 몰래 문자를 보냈다.

[ 연기대상 잘 보고 있냐 ]

[ 어차피 1부는 너 나오지도 않는데 뭐 ]

[ 아 그래도 빨랑 봐 ]

[ ㅇㅇ ]

역시 형이다. 차가움이 느껴지는 문자에, 성규와 문자하는 것에도 흥미를 잃고 축하무대를 보았다.

축하무대에도 솔직히 흥미는 없었다. 가요를 챙겨듣지도 않고 올해는 신인이었기에 연기 일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2부가 진행이 되었고, 우현의 파트너였던 설아가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새삼 내가 나왔던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되었었나 싶다. 나도 대상후보로 거론되고 설아누나도 최우수상을 받고.

설아누나의 수상소감을 끝으로 대상을 발표할 때가 되었다.

신인인 나와 10년차 배우인 이호원 선배가 후보에 올랐다. 신인인데 바로 대상후보에 오르는 건 아마 거의 처음이지 않을 듯 싶다.

그래서 난 당연히 이호원이 받을 줄 알았다. 동갑이라 친하게 지내왔던만큼 호원이가 얼마나 연기에 절박한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시상자의 입에서는 내 이름이 튀어나왔다. 호원이는 나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었고, 나는 여러 연기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로 나갔다.

"어..일단 대상이니까 여유롭게, 조금 길게 해도 괜찮겠죠?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는데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일단 같이 연기했던 설아누나와 배우분들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구요. 저희가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신 스태프분들 감사합니다.

또, 제가 연기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주신 이중엽 대표님, 그리고 같은 대상 후보였던 내 친구 호원이까지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좀 특별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기자분들 아마 좋은 건 하나 건지실겁니다."

사람들이 계속 듣다가 나의 마지막 발언에 다들 놀란 것 같았다. 나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을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사랑, 김성규. 사랑한다는 말 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멋지고, 좋은 장소에서 프로포즈하고 싶었는데 대상받고 수상소감으로 얘기하는 거 미안해. 그래도 나 미워하면 안된다!

나 배우하기 이전부터 나랑 함께 살아주던 내 사랑이자 나의 사람. 그동안 스케줄 많다고 너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해.

그래도 나 이제 대상도 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 예전처럼 못난 남우현이 아니야.

이제 너한테 해줄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어 예전보다. 예전보다, 더, 더 잘해주고 멋진 남우현이 될게.

미안하게도 이제 너 앞에서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게 되었어. 그래도 나, 사랑해줘.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성규. 내사람 성규야. 나랑... 평생 같이 살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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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앞쪽에 호원이가 매니저인데 뒤에 호원선배가 상받네욤..!
8년 전
독자2
잘읽고갑니당~,~
8년 전
요를레이요
헐 이름을 똑같이 해버렸네요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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