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정신을 못 차리겠어
어제는 그냥 우현이를 보냈다. 더 말하면 정말로 싸움이 날 거 같았다. 우현이를 볼 수 없을거 같았고 관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려 누군가 한명이 비참해 질 것만 같아 내가 먼저 사과하고 우현이를 보냈다. 우현이는 자기가 흥분했다며 미안하다고 했지만 더 미안하게 하기 싫어 그냥 알았다고 했다. 왜 애매하게 넘어갔는지, 사실 어젠 누가 화를 냈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곤란했고 싸우기 애매한 상황이었다. 뭐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건지는 모른다. 그냥 우현이와 애매한 관계에서 투닥투닥 쓸데없는 것들로 다툼하는것이 이젠 무서웠다. 정말 이러다 다 깨져버릴까봐.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내가 화를 내야 할 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어제 전화 통화 내용을 자세히 들었어야 했다. 소개시켜 준다는 말이 그런 뜻인지 모르고. 자고 일어나 덜 깬 몸으로 세수를 하러 가는 도중 쇼파에서 그의 여자를 봤다. 여유롭게 제 집인 마냥 과자를 먹고 있는 폼이 내 딴에서는 아니꼬왔다. 차라리 빨리 강의 핑계를 대고 씻고 준비하고 나가버리고 싶었다. 내가 없으면 둘이서 잘 지내겠지, 그러니 내가 사라져 주는게 맞다고 봤을 뿐. 세수를 끝내고 얼굴로 수건을 닦으며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그 앞에는 우현이 서있었다. 뭐야, 짧게 묻자 우현이 다짜고짜 제 방으로 나를 끌고 들어왔다. 하얀 시트가 구겨져 있는거 보니 일찍 와서 나 잘때 침대에서 장난쳤니. 나는 그냥 조용히 우현이를 쳐다보았다. 성규야, 나 오늘 한번만 부탁 좀 들어줘.
여보라는 호칭이 오늘도 없었다. 나는 무슨 부탁. 하고 건조하게 대답했다. 오늘 여자친구가 너 좀 소개시켜 달래, 근데 진짜 이번에 오해 안 풀어주면 헤어질 거 같단 말이야. 부탁이야. 응? 내 팔목을 붙들고 강아지마냥 애원하는 모습이 꼴보기 싫었다.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애원이 지금만큼은 간절하게 들리지도 않았다. 넌 방법 부터가 잘못되었어.
" 여기 내 집이야 " " 알아, 근데… " " 너 룸메이트라고, 억울하면 니 집 데려가. 나 간다 "
우현의 말을 끊고 답했다. 난 너 여자친구한테 기분좋게 미소를 지어줄 여유가 없어. 우현의 방을 벗어나려는데 팔목을 또 붙든다. 온갖 힘을 다해 신경질 적으로 팔을 덜어내었다. 우현이는 더 이상 나를 붙잡지 않았다. 나는 거실로 나와 냉장고에 있는 빵을 집어들었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성열이 오지랖 넓게도 우리 과 애들을 단체 카톡방에 초대해 오늘 공강인데 빡시게 놀자, 하면서 신나게 웃어대고 있었다. 징하게도 울려대는 카톡이 징그러워 그냥 알림음을 꺼버렸다. 나중에 폭탄으로 많이 와 있겠지만. 식탁에 가볍게 앉아 빵을 먹으며 핸드폰으로 서핑을 하고 있는데, 우현이 다시 방에서 나와 내가 앉은 식탁 맞은 편에 앉는다. 나는 본 체도 안하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 그럼 쟤 내보내진 말아줘 " " 니 알아서 해 "
우현이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제 여자가 앉아있을 쇼파로 쪼르르 달려간다. 저 양아치 같은 자식. 핸드폰을 쭉 건들고 만지다가 그냥 일어섰다. 공강이라 이성열이 날뛰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고, 그냥 오늘 같은 날에는 집에서 술이나 쳐마시고 진탕 노는게 제격인데 남우현이 여자를 데려오는 바람에 그럴 수도 없고 정말 곤란한 상황이 왔다.
여자를 보내기 위해선… 나는 식탁에서 일으킨 몸을 거실로 옮겼다. 거실에서는 지 딴에선 다정히 장난치는 모습이 보였다. 내 눈에는 그냥 지랄 염병. 딱 두글자만 생각 났지만. 조용히 쇼파에서 노는 여자 앞에 다가가 털썩 앉았다. 여자가 나를 슬쩍 쳐다보았다. 옆에 있는 우현은 좀 놀란 눈치였다. 아까 까지는 말도 안할듯이 단호하게 나오다가 갑자기 이 지랄하니까 웃길게 뻔했다. 냉정하게 대답했던 순간이 무색하게 나는 여자에게 자연스럽게 손을 건넸다. 여자는 수줍게 웃더니 손을 부여잡았다. 반가워요. 내 인사가 건조하게 울렸다.
" 예, 저… 은서라고 해요 " " 아, 반갑네요, 김성규 입니다 "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셨다고… 여자가 아직은 어색한 듯 조용히 물었다. 나는 짧게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네,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이었어요. 은서라는 여자는 아, 그러셨구나. 전 성인 되서 우현이를 만났어요, 하면서 저를 소개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능글맞아서 싫어했는데, 어쩌다가 계속 연락하고 그러니까… 수줍게 웃는 여자는 이뻤다. 남우현이 좋아하는 얼굴상에 성격도 착해서 우현이는 아마 그땐 진심으로 이 여자를 좋아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근데 그거 알아요? 그렇게 능글맞은거 모든 여자에게 써먹고 있다는 것을, 도대체 몇명이랑 연락을 하는지 나도 짐작 할 수가 없어요. 사실을 말해주고 싶지만 괜히 은근한 오기에 아, 그래요? 얘가 여자한텐 그런게 있죠. 하면서 말을 들어주었다. 여자는 우현이 고등학교때가 궁금하다며 나에게 물었다.
" 고등학교 때 우현이는 어땠어요? " " 그냥 깝치고, 뭐… 오지랖도 넓고 지금이랑 똑같았죠 "
그리고 섹스를 좋아했어요. 알고 있나? 지금도 2년이나 됐으면 이미 했을텐데. 너가 본 그거 다른 여자한테도 쓰고 나한테도 잘 쓰고 있어요, 신기하지 않아요? 어떻게 이런애인데도 내가 같이 살아준다는 그게 웃기고 비참하지나 않나 몰라. 아무것도 몰라요? 왜 아무것도 모르지? 눈치가 없나? 남우현이 사실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건 넌 아냐. 이렇게 다다다 쏘아주고 싶었지만 여자가 그냥 정상적인 대답에 웃고만 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반가웠어요, 나중에 뵙죠. 하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이랬으면 남우현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또 좋다고 고맙다고 헤실거리겠지, 꼴보기 싫은 새끼.
왜 친구라고 소개하니? 그냥 아예 섹스 파트너라고 소개하지. 허구헌날 해대면서 그럴 자신이 없니.
* * *
" 여보 화났어? "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허벅지를 어루만지는 손길이 기분나빠 손을 꼬집었다. 우현이 얼굴을 찡그리며 재빨리 손을 빼낸다. 나를 끝까지 달래려는 모양새가 웃겼다. 화났어? 화내지마. 미안해 앞으로 안 데려 올게. 미안해. 연신 사과를 하는게 듣기싫어 내가 왜 화가 나. 하고 짧게 대답했다. 우현이는 웃으며 그럼 화 안났어? 하고 헤실거린다. 화 날게 뭐가 있는데. 사실 오늘 강의는 없지만, 이성열이 신청한 오후 강의를 대리로 들으러 가는 길이었다. 짜증나게 싫긴 하지만 나중에 진짜 거하게 쏜다고 하니 딱히 안 갈 마음은 없었다. 강의 출석만 하고 나올 생각이었으니까. 나와서 호원선배 기타방 가서 노래를 듣거나 불러줄 생각이었다. 음악에 꺼진 관심이 다시 불타오르는 느낌이랄까.
우현이 내가 툭툭 던지는 모양새가 또 이상했는지 말투봐, 봐봐… 너 화났지? 우현이 운전을 하면서도 나머지 한 손으로 계속 나를 만지작 거린다. 아 건들지마, 화 안났다고. 짜증을 내며 우현이의 손을 떼어냈다. 우현이 봐봐, 말투 왜 그러는데. 하면서 또 징징댄다. 아 진짜! 결국 짜증을 냈다.
" 아 내 말투 너한테 원래 이래! " " 아냐, 틀려 원래 다정해 "
꿈 꿨냐? 내가 여기 와서 너 한테 말투 다정했던 적 한번도 없어! 짜증을 내며 말했다. 우현이 그제야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유연하게 꺾는다. 그래도 화났으면서… 중얼거리는 우현의 태세가 꼴보기 싫어 작정하고 물었다.
" 너 내가 화났길 바라냐? " " 응 "
뭐야 새끼, 풀어주는거야 열받게 하는거야. 나는 왜? 하고 물었다. 우현은 그런게 있어, 하면서 제 혼자 흐흐 웃는다. 화난거 맞지? 허벅지를 또 더듬는 손길에 손을 쳐내며 답했다. 아니, 화 안났어. 단호한 어투에 우현이는 서운하다는 듯 속도를 조금 높인다. 속도 위반 하면 니 잘못 이지 내 잘못 아냐. 속도 줄여. 명령하는 말투였지만 우현이는 그새 속도를 줄인다. 화났다고 해줘. 칭얼거리는 어투가 나를 또 건든다. 뭐 도대체 왜 내가 화를 내야 되는데! 억울함에 외쳐도 우현이는 계속 나를 보챘다. 빨리.
" 우리 여보 화났지? " " 아니 "
아, 화났다고 해 달라니까! 우현이 기어코 짜증을 낸다. 아니 화가 안 났는데 왜 화를 내달라는거야. 조곤조곤 따지듯 말하자 우현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화났다는데 동참만 해주면 된단다. 뭔 지랄을 할 줄 알고 니 행동에 동참을 하냐 임마. 툭 던지자 우현이 다시 제 멋대로 핸들을 꺾더니 도로 갓길에 차를 세운다. 잘 가다가 또 왜 이래. 도로 한복판 차 안에서 싸울일 있어? 묻자 우현이 그건 제 차니까 제 맘이란다. 나 오후 강의 추가로 신청해서 늦으면 더 혼난다고! 짜증을 내며 핸들을 붙잡자 우현이 내 손을 붙든다. 그리고 조수석 의자를 내린다. 예감이 불길해 너 고자 만든다, 나와, 짜증나게 하지마. 당황해서 있는대로 뱉어도 우현은 뻔뻔하게 내 팔을 붙든걸 위로 올리고는 서서히 내 입을 핥는다. 눈을 감았다.
사실 짜증은 나지만 나도 남자이기에 시각적 효과에 약한건 물론이요 자주 몸을 섞어오던 터라 어색함도 없고 편하고, 사실 섹스하긴 딱 좋은 상대인데. 입을 진득하게 맞추더니 떼고, 진한 뽀뽀를 여러번 반복하던 우현이 결국 몸을 틀고 키스를 시작한다. 혀를 밀어넣는 느낌이 생소하지 않고 익숙해 있는대로 받는다. 갓길에서 꼴리는 새끼는 또 처음보네. 우현이 키스하는 느낌이 좋아 얼굴을 손으로 붙잡았다. 결국 이렇게 화내고 싸우다가도 키스 한번이면 입이 다물리는게 약점이라면 약점이었다. 우현이는 허리를 손으로 더듬었다. 입을 끌어올리며 혀를 밀어넣으니 정신 못 차리게 숨이 모자랐다.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우현이 잠깐 입을 뗐다. 하아, 하아, 거친 숨소리가 입을 떼자마자 퍼진다.
" 여보 키스 못한다 " " 하아, 하… 너가… 너무 막 하는거야… "
입을 소매로 닦았다. 도로에서 섹스하고 싶지 않으니까 운전이나 해. 끊기는 말이 보기 안 좋았다. 아우 쪽팔려, 가오 죽게 이게 뭐야. 나는 투덜대며 조수석 의자를 다시 올렸다. 안전벨트도 고쳐매고, 우현이는 씩 웃더니 화난거 풀었다. 하고 제 혼자 헤벌레 웃는다. 애초부터 화도 안났대니까 지 듣고 싶은 말만 듣지. 나는 대꾸도 할 기력이 없이 몸이 풀렸다. 곧 차는 멀찍이 떨어진 캠퍼스로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도로는 쫙 비어 편하게 달릴 수 있었고, 곧 차는 과 건물 앞에 쭉 미끄러지듯 멈췄다.
건물 안 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남우현을 극구 말려서 보내고 싶었지만 어디 내 말을 들을 위인인가, 그냥 냅뒀다. 계단 앞 까지 바래다 준다고 성화길래 계단까지 걸음을 빨리 했다. 계단 앞에 서서 그냥 나 간다, 하고 짧게 말했다. 우현은 내 손을 붙들고 계속 아쉬운 표정만을 지어보였다. 대체 그 엄청 아쉬운 표정은 뭐냐, 내 앞에서 연기하냐? 속으로 비아냥 거렸다.
" 여보 강의 잘 듣고 와 " " 어, 오늘 밤에 어디 가? "
나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아니, 그냥… 약속 생기면 가는거지, 더듬는 말이 이상하다. 아무래도 여자친구나 만날 요량인가보지. 괜한 오기심에 그래? 하고는 계단을 올라가는 척을 했다. 사실 그냥 올라가다 내려올 생각이었다. 그냥 강의를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 왠지 이 강의를 들으면 2시간 내내 이상한 생각을 할 거 같았다. 남우현이 여자랑 그거 하는 장면을 상상한다던가 데이트 하는걸 상상한다던가. 여튼 꽤나 맞지않은 생각을 하고 있을거 같았다. 우현이는 뒤돌아서 과 건물 밖으로 향했고, 나는 그걸 뒤돌아서 몇번 관찰한 후에야 올라가던 계단에 걸음을 멈추고 쭉 내려왔다. 너도 노니까 나도 노는거야, 쌤쌤 이성열 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냥 오늘은 호원선배와 놀고 싶었다. 강의에서 이상할 생각을 하는것도 그렇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다보면 정말 이상하게도 남우현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래서 그냥 내려와 건물 입구 오른쪽 3번째에 위치한 과방으로 발을 옮겼다. 여긴 항상 호원 선배가 기타 치고 있지. 과방으로 걸음을 향했다. 거리는 멀지도 않았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를 확, 안아왔다. 배에 놓인 손 감촉이 익숙했다. 간 거 아니었어? 일단 나는 놀라 주위를 살폈다. 강의 시작한지 몇 분 안됐으니 사람은 없구나.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강의 안 듣고 어디가 " " 간 거 아니였냐? "
좀 감시 좀 했지, 어디가는데. 우현의 단호한 말투가 거슬렸다. 또 이상한 상상하냐. 내가 뭐 여자랑 과방에 들어가서 그짓하고 나오고 막 이럴까봐? 우현이는 빨리 말해, 어디가는데, 하고 나를 보챘다. 아 뭔 상관이야, 사람들 보잖아 좀 놔라. 짜증을 냈다. 그제야 안았던 손을 풀었다. 그래도 손을 붙잡는 버릇은 놓지 않고 있었다. 빨리 말해, 여기 이호원 있는데, 만나러 가?
" 어, 호원선배랑 놀게 " " 왜? 무슨 할일이 있는데? "
또 보챈다. 나는 그냥 노는거지, 하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우현이 뭐 하고 노는데? 강의 시간까지 빼먹고 얘랑 놀 만큼 중요해? 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나는 여전히 무심하게 대답했다.
" 어, 중요해 " " 왜 중요한데? "
나 호원선배 좋아하잖아, 몰랐냐? 되도않는 거짓말이었다. 호원선배랑은 알고 지낸지 오래 된 친구같은 사이였고, 호원선배는 가끔 남자 취향을 보이긴 하지만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녔다. 몇번 여자친구도 봤고, 우현이는 정말 실망한 표정이었다. 내가 이호원보다 못한게 뭐냐는 얼굴이었다. 그냥 나는 오기였다. 너도 여자친구 있으니까, 나도 무언가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쩌면 조금 조급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 발언에 딱히 후회는 없었다. 남우현도 내가 느낀 감정을 조금은 느껴주길 바랬으니까. 왜? 왜 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오기였다. 난 이랬으니까 너도 좀 이래봐라. 차에서 정말로 화 안났다고 부인했지만 사실은 조금은 난 것도 같았다. 평소보다 말투는 좀 차가웠으니까. 무언가 둘 사이에 있던 애매한게 터져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냥 사라지진 않았다. 쾅, 하고 터진 느낌.
" 이호원이랑 섹스했어? " " 뭐, 했으면 니가 이호원 좆이라도 자를거냐? "
우현이 잡은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저 말을 물을땐 꽤나 손이 아팠던 것도 같다. 왜 그렇게 오기를 가지고 봐? 너도 여자친구 있잖아, 우린 한낱 이상한 감정에 휘둘린 파트너 사이 아니었어? 따지고 싶었다. 말해보고 싶었다. 이 관계를 어떻게든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게 거짓말을 한 원인이었다. 우현이 나를 계속 쳐다보았다. 노려보는것도 같았다. 자를거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도 우현이는 긍정의 답을 선택했다.
" 응, 자를거야 " " 싸이코 새끼… "
내가 원래 여보에 관해서는 싸이코 보다 더 하잖아, 우현이 굳었던 표정을 풀고는 웃어보였다. 나는 지랄하네, 무덤덤하게 답했고 힘을 주어 우현의 손을 뿌리쳤다. 우현이 재빨리 다급하게 내 손을 부여잡는다. 놓지마. 우현의 음성은 잡던 손 보다 더욱 다급했다. 놓는다고 니 목숨이 끊기는 거 아니잖아. 아 빨리 놔, 정말 진심으로 짜증이 났다. 왜 이렇게 제 멋대로야 남우현? 회색 빛 가디건이 흔들렸다. 우현과 나의 의미없는 손 싸움이 시작되었다. 놓으려고 해도 꼭 붙들고 있는게 짜증나서 다시 놓으려고 힘을 주고 떨쳐내도 절대 안 밀리려고 한다. 쓸데없이 기력 빼는거야 뭐야
" 아 좀 놔, 나 이호원이랑 놀자 " " 싫어, 그렇게 안 둘건데 "
니가 뭔데, 짜증을 내며 외쳤다. 우현이 표정 하나 안 바뀌며 대답했다.
" 김성규 애인이지 " " 누가 그딴 소리를 해, 난 너 같은 애 애인으로 둔 적없어 "
그럼 지금부터 둬, 나랑 사귀자. 막 답한 우현이 막무가내로 키스를 하려 얼굴을 들이밀었다. 나는 짜증을 내며 우현을 밀쳐냈다. 우현은 쉽게 밀리지 않았지만 정말 하기 싫어보이는 표정이 보이는지 얼굴을 다시 들었다.
" 너 여친있어, 이 미친놈아 " " 헤어질게 "
니 미래 생각해, 지금 니 미래에 내가 좋겠냐 아님 그 여자가 좋겠냐? 짜증을 내며 말했다. 당연히 여보지. 단호한 대답은 정말 번복되지 않을것만 같았다. 니 미래에 내가 있으면 넌 반드시 후회할거야, 난 너 안 좋아해. 난 단호하게 답했다. 우현이 역시 밀리지 않을만큼 단호하게 내 말을 받아쳤다. 아니, 나 후회 안해. 나는 너 좋아해. 오전에는 여친 소개시켜주고 오후에는 고백하고 꼴 좋은 장면이었다. 도대체 뭐가 진심인데.
" 정신 좀 차려 새끼야, 제발! " " 나 정신을 못 차리겠어 "
여보 앞에서 정신 차리는게 안된다. 우현이 제 나름 예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나를 안았다. 목에 팔을 두르니 허리에도 팔을 감아온다. 간지러운 스킨십 싫은데, 하면서도 나는 우현이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BGM. 어반 자카파 - 커피를 마시고(main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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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 작정하고 돌아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흡 요즘 너무 이거에 관심이 떨어지고 비축분도 막 떨어져 가네용 다시 열심히 쓰도록 하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