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슈가 요정의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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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디 한 번 볼까-"
원래 오늘부터 시행하기로 한 프로젝트를 내일부터 하겠다며 손사래를 치는 슈가를 대장요정이 작은 협박으로 간단히 깨웠다.
우리 슈가, 의뢰인 일곱 명 한 번 도전해 볼까? 하는 말에 아니요 오늘부터 꼭 하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꼭 하겠습니다! 하고 소리친 슈가가 눈꼽을 떼며 책상 앞에 앉아 < 어제 소원을 빈 닝겐들의 목록 > 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방시혁... 목소리를 더 굵게 만들어 주시고 살을 20키로만 빼 주세요...?"
살을 빼면 얼굴이 어떨까 프로필 사진을 들여다 본 슈가는 조용히 종이를 왼쪽에 안착 시켰다.
자, 다음.
"이름, 김탄소... 총알소년단 팬싸인회에 가게 해주세요...는 염병! 나도 못갔는데 미친아!!!!"
슈가는 총알소년단의 팬싸인회라는 말만 들어도 이제 분개했다. 호비요정이 한 장을 사고 당첨 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까지는 아니었을 텐데, 이게 다 호비요정 때문이다.
씩씩거리며 다음 장을 넘긴 슈가가 그나마 들어줄 만한 가치가 있는 닝겐을 찾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 김석진. 물에 빠지지 않게 해 주세요."
사내 자식이 참, 껄껄. 하고 웃어보인 슈가의 속 마음은 그나마 쉬운 소원을 찾게 되어 다행이라는 흐뭇함 뿐이었다.
자 어디 요정복으로 환복을 하고 가볼까! 16번째로 받은 요정복을 겨우겨우 껴입은 슈가가 인간계로 이동하는 모습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는 호비요정이 있었다.
*****
"야."
"야. 김석진"
아, 아까부터 분명히 누가 부르는데... 내 귀가 잘못됐나 하고 귀를 후비던 석진이 귀를 후비던 손으로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분명히 공중에 떠 있는 저 잠자리 같은 생물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너무 작고... 심지어 날개까지 있었다. 아니 저게 뭐야?
"하이루"
"에엑!!?"
무표정한 얼굴인 주제에 깜찍하게 하이루라고 인사하고는 손을 흔들어 보이는 저것은 석진의 시각이 정확하다면 요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생각했던 요정의 모습과는 몹시 다른... 다소 까칠한 얼굴의 요정이었지만 말이다.
석진은 너무 당황스러웠다. 분명 자신은 딩동댕 영어 학원에 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누가 나를 불렀고, 이름을 불렀고, 내가 귀를 후비다 눈을 비비고...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 앞의 요정이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걸로 봐서 나를 찾아온 요정이다, 그건데.
"에엑은 무슨 에엑이야. 니가 소원 빌었잖아, 멍청아."
"내가... 언제요...."
등치는 100배 넘게 큰 주제에 함부로 대하지 못할 슈가의 포스에 눌린 석진이 조심스럽게 존댓말로 대꾸를 했다.
"물에 빠지지 않게 해 주세요. 이거 너 아냐?"
아아, 그제서야 석진은 생각났다. 어제 밤에 자신이 빌었던 소원을! 넓은 어깨와 어울리지 않게도 물 공포증이 있는 석진은 물에 들어가는 것이 끔찍이 싫었다.
그래서 어제 그런 소원을 빌게 되었는데, 그 결과로 이런 양애취 같은 요정이 올 줄은 몰랐지 난!!!
"나 너 소원 들어주러 왔는데, 필요 없냐?"
"...그럼 나 물에 이제 안 빠질 수 있어요?"
"그럼 임마. 내가 짬이 얼만데. 그 정도는 암것도 아니다 너? 에이, 니가 내 서비스 첫빠따니까 인심쓴다! 서비스로 하나 더 해 줄게."
"다른건 필요 없는데요?"
"무슨 소리야. 지금 겁나 찐따같으니까 그 안경 벗고 시작하자? 어? 야 대답안해?"
이렇게 김석찐따와 양애취 슈가요정의 첫 만남이 이루어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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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슈가요정입니다! 저번편 댓글 다 봤는데 넘 늦게 봐서 일일이 답글을 못 달아드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민소프(민슈가요정의 소원을들어드립니다 프로젝트)는 약간 개그물로 갈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 해 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다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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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