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씻어.
오늘도 여김없이 나보고 먼저 씻으라며 욕실로 들여보내놓고는
자신의 하얀 와이셔츠를 수건걸이 옆에 가지런히 걸고
문을 닫고 나간다.
하아..
이유는 많지만 원인은 찾지못해 헤매이는 한숨만 깊이 내쉴 뿐이였다.
한숨 쉬지말고 빨리 씻고 나와.
내 소리가 큰 것도 아니지만 워낙 귀가 밝은 그라서 아무 말 없이
인형처럼 몸에 걸쳐 놓았던 옷을 벗고
그가 미리 따뜻한 물로 채워둔 욕조 안에 들어갔다.
곧 몸이 편해지고, 풀어지는 느낌에 아까의 기억은 다 잊은듯 힘 없이 기대있었다.
다 씻었어?
..응
빨리 나와
......
나도 씻게 빨리 나오라고 오늘은 나도 피곤해.
기다려.
기다리라는 말만 남겨둔채 속옷을 입고 그가 걸어 놓고간
와이셔츠도 챙겨 입었다.
젖은 머리를 감싸놓은 하얀 수건을 풀고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오래 기다렸는지 벽에 기대어 나를 내려다 보는
모습에 나는 들어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먼저 자지마.
.....어
자지 말라니.. 피곤해 죽겠다면서 또 어쩔려고..
힘들다. 왜 내가 이렇게 됬는지..
또, 그는 왜 나에게 이리도 집착을 하는건지..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욕하고 나온 개운함에, 포근함에 빠져
머리도 다 말리지 못한 채 누워 잠이 들었다.
뭐야. 자지 말라니까..
.......
빨리 씻고 나온다고 나왔는데, 그 새 잠이 든 00의 모습에
조금은 화가 났다.
깨울까? 하다가 머리도 젖은 채로 잠이 든 00을 깨우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두었다.
잘꺼면 침대가서 자지. 왜 여기서 자..
.......
서서 쇼파에서 잠든 너를 보다가 TV 아래 두번째 서랍을 열어
약통을 들고 니가 누워있는 쇼파로 다가가
바닥에 앉았다.
아까 너무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00이 뺨을 내리쳤다.
그 때는 잘 보지 않아 몰랐는데
왼쪽 뺨이 붉어져 있었다. 안그래도 투명하고 하얀 피부인 00인데..
내가 그 위에 생채기를 냈다는 생각에 미안해져 왔다...
미안해..
........
자는 00은 못들을 소리지만. 이렇게라도 말을 해야만 했다.
통을 뒤지며 약을 찾아 꺼내서 면봉위에
조금 올려두어 00의 볼 위에 얇게 펴 발랐다.
ㅇ..으...
호오..호오...
많이 쓰라렸는지 자는데도 신음 소리를 내는 모습에
당황하다가 살짝 바람을 불어주었다.
조금은 괜찮아졌는지 반듯한 이마에 있던 주름이 없어졌다.
또 그런 모습이 작은 강아지 같아 귀여웠다.
아직은 모르겠다.
내가 왜 너에게 이리도 집착하는지.
널 사랑하는 건 아닌데 말이야..
뭔가 널 보면 괴롭혀 주고 싶어.
니가 힘들어서 내게 기대는 모습이 너무 좋아.
음.. 글이 저번 보다는 길어졌는데..
아직은 풀어갈 얘기가 많은데..ㅋㅋㅋ 주저리만 늘어져 가는 느낌 ㅠㅠ
앞으로 쭉쭉 뽑아내야겠어요 ㅋㅋㅋㅋ
손팅 좋아하는데.. 월악산은...♥
암호닉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