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애(密愛)10
W.한한
"사내한테 예쁘다는 말이 뭡니까."
말은 불퉁하게했지만 칭찬을 들은것에대해선 기분이 좋았던건지 입꼬리가 슬쩍올라가있었다. 그런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베시시 나왔다. 정환의 옷을 몇번 다듬어준 선우가 정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하께 생일축하하신다고 인사 잘드리고."
"예!"
"..무슨일 생기면 날부르거라, 마마의 옆에있을것이니."
"알겠습니다, 설마 무슨일이라도 일어나겠습니까."
자신에게 꾸벅인사를 하고 떠나는 뒷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 손을 뻗어보았다. 저멀리 사라지는 정환이 으스러질것만 같은기분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선우가 진영을 데려가기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래 무슨일이 일어나도 내가 지키면 된다. 진영의 궁 계단을 올라가며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자 그일이 있은후부터 항상 멍해있는 정환을 궁녀들이 땀을 뻘뻘흘리며 옷을 입히고있었다. 궁녀들을 물러나게 한후 진영의 옆에가 무릎을 꿇었다.
"마마, 이제 나가셔야-"
"...차선우.넌 잔치에 나가지 말아라."
"예?"
진영의 말에 숙였던 고개를 번쩍든 선우가 진영을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선우의 볼이 아려왔다. 한번도 손찌검을 하지 않으셨던 분이라 아픔보단 충격이 더욱컸다. 정처없이 흔들리는 눈으로 진영을 보자 싸늘한 눈초리로 선우를 훑던 진영이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허리끈을 동여메고 문을 벌컥열었다.
"다보았다. 내 모를줄알았느냐?"
"...."
"정환이 저하께 보낼껏이니 그렇게 알아라."
심장이 지하로 추락하는기분. 추락하다못해 누군가에게 짓밟혀져 숨조차 쉬기 힘들다. 진영을 올려다보자 눈앞이 뿌옇게 보여 진영의 표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무엇인가 볼을 타고내려가며 자신을 경멸하는듯한 진영의 표정이 또렷히 보였다.
"하..네 눈물을 정환이 때문에 처음 구경해보는구나."
눈물? 그래 눈물이였구나 눈앞이 뿌옇게 보였던 이유가. 이제 말릴겨를도없이 눈물이 흐른다. 바닥을 축축히 적시는 눈물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뜨겁다 차가운줄만알았었는데 이렇게 눈물이 뜨거운거였나 이젠 헛웃음이 나온다.
자신의 잘못이다 애초부터 정환을 내마음에 들여놨던게 아니였는데, 괜히..괜히.. 마음에 담아서 지금은 입이 두개라도 진영에게 할말이 없다.
변명조차 할수없다. 변명을하면 정환을 좋아하는 내 마음이 거짓처럼 보일까봐, 정환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실이고 싶었다.
"네방에서 자숙하거라 난 동우랑 갈터이니."
매정하게 문을 닫고나가버리는 진영의 뒷모습이 정환과 겹쳐보였다. 안돼는데- 정환이는 자신이 지켜줘야하는데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는 저하의 궁에서 그여린아이가 뭘하겠는가. 고된일을 할텐데,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리가 후들거린다. 슬픔이 가득찬 몸을 감당하기가 힘들다. 눈앞이 흐리다.
문을 겨우열고 밖으로 내려오다 다리가 풀려 주저앉으려 하는데 누군가 선우를 잡는다
.
"동우야.."
"차선우, 정신차려...제발! 그깟 노비따위를 사랑해서 어쩌자겠다는거야!"
선우의 어깨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 동우를 진영이 말렸다. 진영의 만류에 어깨에서 손을 뗀 동우가 가차없이 문밖으로 나가는 진영을 쫒아가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저녀석이 어쩌다- 사랑이란건 무섭다. 사람을 한순간에 저렇게 망가트려버릴수있으니.
진영이 나가고 이제 궁안에는 남아있는 사람이라고는 몇몇의 병사들과 궁녀 그리고 선우뿐이었다.
"마마께서 그리 말리신다면.."
주먹을 힘껏쥐고 벌떡 일어선 신우가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가 호위무사 복장을 내려놓고 보통 사대부 자제처럼 옷으로 바꿔입었다. 멀리서만 지켜볼수만 있어도 만족한다. 어차피 마마는 저하의 옆에 앉으실껏이고 사대부자제 처럼 빼입은 자신도 못알아볼터 한창 악사들이 연주를 할때 슬쩍들어가면 아무도 못알아보겠지, 혹시몰라 칼을 찼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없지.
문앞으로 나갈수는 없으니 담을 훌쩍넘은 선우가 저하의 생일잔치가 열리고있는 천궁으로 달려간다.
******
"마마, 오셨습니까."
"그래 정환아."
혼자 뻘쭘하게 의자에 앉아있던 정환이 문을 열고들어오는 진영을 보자 활짝웃었다. 그래도 아는 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선우도 와있겠지?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며 진영의 뒤에 일렬로 서있는 호위무사들중에서 선우를 찾으려 하는 정환이 멈칫했다. 없다.
그럴리가 없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웃고있던 얼굴이 금세 근심으로 물들자 진영도 웃고있던 표정을 무표정으로 만들었다.
내가 널 거두는게 아니였는데.
"자리에 앉으려 무나. 곧있으면 시작하겠다."
"....예."
온댔으면서.. 잔뜩 풀이 죽은 낮빛으로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그래도 곧있으면 오지않을까 하는 헛된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옷자락을 몇번 만지작거렸다. 비단이라그런지 꼭쥐면 금세 스르르 미끄러지는게 아침에는 좋았던 촉감이 갑자기 나빠진다. 고개를 뒤로 돌려 선우와비슷한사람을 찾으려해도 왠만한 대감들의 자제들이 많아 찾을수도없다.
게다가 선우는 호위무사 복장이아닌가.
이젠 고개까지 푹 떨궈진 정환을 진영이 피식 비웃듯 웃었다.
"정환아, 넌 나를 믿느냐?"
"예? 마마는 좋으신분이 아닙니까.."
"날 배반하지 않는자에게는 그렇지만 날 배반하는자에게는 그렇지 않단다."
특히 사랑으로 날 배반하는 자에게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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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오늘 길게 썼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길다!! 그래도 읽어줄꺼...죠?????아잉아잉 ^^*
진영이 참무서워요..진영이도 악역이 되어가고있엌ㅋㅋㅋㅋㅋㅋ 안돼는데.... 오늘 신우나왔어요!!오예예옝!!!
언제넣을까 고민많이 했는데..지금넣었네요!
댓글 사랑해요 ㅠㅠㅠ 눈팅 고마워요 고마운데..흐흐흐뷰ㅠㅠㅠㅠㅠㅠ 댓글 달아주세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