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연애 중인 엑소 디오와 탑시드 홈마 너징 썰 08
BGM : 아이유 - 비밀
♥암호닉♥ & 작가 사담 |
하트님 / 망고님 / 몽환님 / 데헷님 / 붕어빵님 / 루루님 / 소문님 / 캔디님 / 굥슈님 / 몽키매직님 / 윤아얌님 / 밍쉘통통님 / 매미님 / 규수님 / 세시반님 / 니니님 / 오리꽥꽥님 / 챠됴르님 / 여세훈님 / 동글이님 / 핫뚜님 / 유민님 / 한끝님 / 여름님 / 뿌뿌몽구님 / 홈마님 / 야광별님 / 푸우곰님 / 웅이님 / 비밀님 / 둘리님 / 버블티님 / 비타민님 / 져니님 / 변맥현님 / 몽몽구님 / 셜록님 / 맨투맨님 / 판다님 / 단풍님 / 초코하임님 / 휴지님 / 씽씽님 / 짱구짱아님 / 호유님 / 씽씽카님 / 됴꼼지님 / 퐁퐁님 / 홍차님 / 피자님 / 몀님 / 나녀닝님 / 됴됵됴님 / 코코팜님 / 구래서님 / 연님 / 웬디님 / 이유님 / 쀼쀼님 / 쫄보님 / 나그랑님 / 텐더님 / 꽃징어님 / 갈비찜님 / 옌니님 / 블랙펄님 / 팀탐님 / 배고파요님 / 반비님 / 긴가민가님 / 잡초님 / 비타오백님 / 보쌈님 / 망고님 / 모닝님 / 솜님 / 봄빛님 / 우롱차님 / 핑크님 / 딸기스무디님 / 됴됴됴님 / 천상의목소리님 / 치킨마요님 / 구글님 / 헤운님 / 가을님 / 길라잡이님 / 심장님 / 로로님 / 치아부자님 / 단호박님 / 대다나다님 / 물방울님 / 단풍님 / 여우비님 / 절봉이님 / 쪼꼬님 / 베리님 / 둡뚜비님 / 됴르르님 / 아망떼님 / 눈두덩님 / 초록창님 / 팅커님 / 우즤아코님 / 또님 / 첸첸님 / 냠냠님 / 컴백님 / 사우똥님 / 몽짱님 / 감자튀김님 / 란느님 / 솜사탕님 / 참외님 / 블루베리님 / 천재교육님 / 열무김치님 / 셜록님 / 미미님 / 슈슈님 / 홍차님 / 땅땅님 / 준짱맨님
제가 못 본 암호닉이나, 오타가 있는 암호닉이 있으면 댓글로 말해주세요! 댓글 안보는 것 같아도 매번 보고 있어요ㅋㅋㅋ! 눈두덩님 귀여우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 웃음이여. 아니 왜 나왔지?! 하다가 생각해보니까 수정이가 눈 마사지할 때 ㅋㅋㅋㅋㅋㅋㅋ
늘 길고 예쁜 댓글들 감사해요. 10포인트라 회수하기 위해서 쓰시는 댓글도 아닐텐데, 귀찮으실텐데도 남겨주시는 댓글에 저 감동해여..♥ 솔직히 암호닉을 다 외우진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암호닉들을 기억합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제게 짧은 연재텀이라 힘들테니 좀 쉬엄쉬엄 와도 된다고 하신 분들도 기억해요. 정말 힘 많이 얻었어요. 하지만 글이란 건 얼른얼른 안오면 쉽게 잊히기 때문에 조금 저도 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긴 해요. 저는 조회수랑 댓글수 차이나, 뭐 여타 다른 것들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라 제가 글쓰다 지쳐 쓰러지는 것 빼고는 스트레스 받거나 힘들 일이 없어요. 앞으론 매일 매일 오진 못해도 최대한 노력해서 더 에너지업해서 내용을 예쁘게 모아서 오겠습니다!
그리고 늘 새 글을 올릴 때마다 초록글에 올려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해요.
지금 화장 지우고 바로 나와서 쓰고 있는데 불닭볶음면 맛있는데 왜 이렇게 매워요?., 오늘 처음 먹는데 너무 매움... 그리고 저 조금 있다가 치킨먹어요!!! 파닭은 ㄴㄴㅊㅋ이져!!! 후!! 에!너!지!업!
오늘 불금이라 신나요. 내일 신발 사러 가는 거 빼곤 아무것도 없으니까 좀 자야지. 그럼 불닭볶음면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제 입안의 화력으로 스타트! 사랑합니다♥
+) 엇 지금 세훈이 손목에 천사모양 팔찌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끝냈는데 시계를 보니 10:04 네요! 지금 한 세 시간? 정도 쓰지 않았을까 싶은데, 오늘 뭔가 더 횡설수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천사모양 팔찌는 체인 사이에 납작한 원 모양 판이 있고, 거기에 천사 모양으로 조각이 새겨져있고, 그 천사가 다이아몬드를 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해가 안되신다고요? 죄송합니다. 제 한계인 것 같네요. 글에도 조금 더 길게 설명을 덧붙일까 하다가, 팔찌가 주된 내용이 아니니까 그냥 뺐습니다. 혹시 '그럼 우리 세훈이 손목이 자국 남쟈나!!! 아프쟈나!!!!' 싶으신 분들은 제 설명을 봐주세요... |
#18.
경수와 찬열이가 일일 라디오 디제이로 뽑혔다. 수정이는 어떻게 뽑혀도 딱 이 둘이 뽑히냐며, 방청권을 신청했다.
원래 멜림픽 이라던가, 팬싸인회 라던가 하는 데에 운이 좋은 건지 도가 튼 건지 한 번도 빠짐없이 당첨되는 수정이여서, 이번에도 당첨될 확률이 거의 1에 가깝다.
징어의 옆에서 초 단위 시계를 세우고 두 시간 전부터 접속해놓은 사이트를 켜 놓은 채로 2분 뒤의 전쟁을 준비하는 수정이.
물론 수정이가 징어의 몫까지 신청해준다. 둘은 늘 함께 다니니까.
징어는 징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스케줄 표에서 이번 라디오 스케줄을 드래그해서 빨간색 글씨로 굵게ㅡ징어가 가는 스케줄이라는 표시이다.ㅡ 설정해 놓는다.
징어가 확인을 누르자마자, 옆에서 환호를 하는 수정이. 어차피 자기도 될 거 다 알았으면서 매 번 저렇게 소리까지 지르면서 좋아할 정도인가 싶다.
징어와 수정이는 이틀 뒤의 라디오 스케줄을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다 끝내야 한다.
그 작업이란, 작업실 한 편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책들을 포장하는 일이다.
그 책들은 수정이의 완결작품 중 레전드 팬픽이라 알려진 작품의 재판 소장본인데, 엑소가 훨씬 뜬 뒤라 그런지, 두 번째 소장본은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주문했다.
물론 중간에 꼭 취소하겠다며 빼는 사람들도 있어서 수정이가 짜증을 많이 냈지만.
수정이는 징어의 홈페이지 사진으로 디자인한 메모지와, 스티커, 그리고 직접 쓴 편지를 넣어서 한 세트로 판다.
솔직하게 책값, 메모지 값, 스티커 값, 택배비를 제외하고도 훨씬 남는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징어가 이전에 왜 비싸게 하는 지 이유를 묻자,
수정이는 당당하게 "팬질은 해야겠는데 알바하기는 싫으니까 이걸로라도 벌어야지." 라고 말했다.
전에 말했듯 징어의 포토북은 수정이의 소장본보다 훨씬 싸다.
징어는 돈을 벌기 위해서 포토북을 판매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징어는 작업실 반대쪽에 널려있는 수백 개의 박스를 하나하나 채우고 배송지를 입력할 생각을 하니 골이 지끈해지는 걸 느낀다.
아직 네 시니까, 오늘은 열두 시까지만 하고 자야지. 박스를 어느 정도 끌어온 징어는 수정이와 바닥에 앉아서 박스를 하나 하나 채우기 시작한다.
뽁뽁이를 깔고, 책을 조심조심 넣고, 미공개 외전 책도 넣고, 그 위에 스티커가 든 비닐, 그리고 메모지가 든 비닐.
그리고 수정이가 옆에서 쪼끄만 메모지에 적는 같은 멘트의 편지까지 차곡차곡 쌓아 넣는다. 그러고 나서 뽁뽁이를 위로 덮고 테이프로 고정시킨다.
참 꽉 차 있는 구성이라 좋긴 한데, 많이 힘드네…. 징어는 손가락을 하나하나 풀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설정해 놓은 여덟 시 알람이 울리자, 징어와 수정이는 고개를 든다.
바로 뚜둑 하고 울리는 어깨와 목의 소리와 함께 뻐근해져 온다.
수정이와 징어는 지금 상태로는 밥을 해서 먹기도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대충 시켜먹기로 한다.
옆에서 징어의 의사 따위 없이 치킨을 시켜버린 수정이에, 징어는 징어의 체크카드를 쓱 내민다.
"니가 나가."
"오, 니가 사는 거야?"
"응. 그니까 니가 계산해."
"아, 진짜 10년 우정이 여기서 빛을 발하네. 우리 예쁜 징어."
"이럴 때만 예쁜 징어래."
징어가 카드를 내밀 때부터 활짝 웃고 있던 수정이가, 예쁜 징어. 하면서 아부를 떨자 징어도 웃겨서 웃음을 터뜨린다.
테이프가 찍 그어진 박스 백 여개 사이에서 그러고 있자니 답답해서, 징어는 몸을 일으켜서 박스를 하나 하나 벽에 붙여서 쌓기 시작한다.
박스를 쌓으면서도 저걸 언제 다 보내…. 하고 생각하던 징어는 이제서야 왜 팬픽 작가들이 소장본 재판을 잘 하지 않는 지 알 수 있었다.
-
"으아. 살찌겠다."
"먹을 건 다 먹으면서 살찌겠대."
"그런데 진짜. 밖에 나가서 좀 뛰고 올까."
"어깨 결리는데."
"아. 찜질방 갈래? 거기서 자고 오자."
"아예포장은 다 때려치우게?"
"에이, 작업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거야. 가서 오랜만에 좀 씻고 땀 빠지니까 피부도 예뻐지고. 또 뭐냐, 살도 좀 빠지고. 그리고 어깨도 아픈데 좀 지지고."
"가서 계란 먹으면서 다시 찔 거 아니야?"
"몰라. 하여튼 가자."
"사실 나도 좀 씻고 싶긴 하다."
"그럼 가는거지? 야. 이거 내일 배고플 때 마저 먹자. 빨리 치우고 옷 챙겨."
징어와 수정이는 치킨을 먹다가, 문득 수정이의 말로 떠올리게 된 찜질방에 가기로 한다.
솔직히 징어는 평상시 같으면 아무 말 없이 따라가겠지만, 저 박스들을 언제 다 포장하나 싶은 마음에 괜히 딴지를 걸고 넘어진다.
하지만 징어는 자기도 가고 싶기도 하고, 수정이가 아무래도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따라가기로 한다.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바디워시와 바디로션, 그리고 간단한 스킨 로션 등이 든 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한가로운 목요일 저녁. 수정이와 오랜만에 여유롭게 걷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 징어다.
이제 10월이고, 가을이라 그런지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지만 오랜만에 쐬는 바람에 시원하고 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원체 몸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 탓에 여름이 끝나가면서부터 긴 옷들을 꺼내놓은 징어는 오늘도 회색 진에 검은 무지 티를 간단하게 챙겨입고 나왔다.
그런데 자꾸 바람이 불다보니 조금 추운 듯 싶기도 하다.
가디건이라도 걸치고 나올 걸, 하고 생각하던 징어는 옆을 살짝 돌아본다.
스냅백에 블랙 진, 그리고 하얀 후드집업을 입은 수정이.
원래 징어는 한 번도 먼저 수정이에게 스킨십을 한 적이 없었다.
그 동안 그나마 징어보단 낯을 덜 가리는 수정이가 징어를 끌어안기도 하고, 손도 잡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너무 고맙다. 아무리 징어가 모난 성격은 아니래도, 10년 동안이나 먼저 따뜻하게 안아준 적은 없는데, 수정이는 늘 먼저 안아줬으니까.
징어는 조금 망설이다가 수정이의 왼손을 꼭 잡는다.
수정이는 스윽 손을 봤다가, 이내 손을 풀어서 깍지를 하나하나 껴 준다. 징어는 이런 수정이가 너무 고맙다.
징어가 용기 내 한 행동이란 걸 알고, 일부러 말을 해서 티 내지 않고, 그러면서도 깍지를 끼는 행동으로 하고 싶은 말과 의미를 담는 수정이가.
오랜만에 잡아보는 수정이의 손이 더 따뜻하다.
어쩌면 외로울 수 있었던 어린 시절에도 수정이가 있어서 바르게 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새삼스레 어렸을 때부터 징어를 감싸주고 안아준 수정이가 너무 고맙고, 늘 틱틱대긴 해도 정말 끝까지 내 친구가 되어줄 소중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징어는 마음 한 구석에서 따뜻한 기운이 탁 트이는 걸 느낀다.
-
수정이는 아까부터 징어를 보고 있다. 저렇게 입으면 추울텐데, 싶어서.
안아줄까 싶다가도 징어가 스킨십을 별로 안좋아하니까 그냥 어쩔 줄 몰라하며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다.
그 때, 징어가 수정이의 손을 꼭 잡는다.
사실 징어가 먼저 수정이에게 닿아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수정이는 조금 놀랐다.
하지만, 징어는 원래 스킨십을 별로 안좋아하기도 했고, 먼저 신체적으로 다가온 건 처음이라 많이 망설였겠단 생각을 한 수정이는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추울까봐 걱정되는 마음을 담아서 깍지를 껴 준다.
사실은 말은 많이 없지만, 부모님보다 더 꼼꼼하게 챙겨주는 징어.
징어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다 보니 자신이나, 다른 아이들에.비해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면서 컸는데,
그 때문인지 그 사랑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잘 몰라서 그렇지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편이다.
늘 수정이를 조그만 것 하나라도 생각하고 챙겨주고, 솔직하게 수정이의 소울메이트인 찬열이와 잘 연결되게 만들어 주고,
혹시나 수정이가 찬열이와 헤어져야 할 상황이 올까 싶어, 자기도 불안하고 다급할텐데 수정이를 먼저 챙겨주고, 하나하나 조심히 행동하도록 주의해주는 징어.
사실은 수정이가 그렇게 애정 표현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수정이는 징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알 듯이,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다른 커플들처럼 사귄단 걸 여기 저기 말하고 싶고, 연애 상담도 해보고 싶고, 커플 아이템도 맘껏 하고 다니고 싶은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찬열이가 데뷔반에 들어가면서 눌러담아야 했다.
주변에 찬열이와 헤어진 것처럼 행동하고, 모든 커플 관련된 물건들을 숨기고.
솔직히 눈물도 많이 나고, 슬프기도 했다.
찬열이와 만나지 못하는 것도, 마음껏 데이트하지 못하는 것도, 찬열이가 주변에서 여자친구 없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그리고 찬열이가 다른 여자 연예인들이랑 스캔들이 날 때도. 너무 슬프고 힘들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옆에서 주의시켜주고, 수정이가 가끔 감정이 복받쳐서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말려주고, 수정이가 힘들어서 울 때 달래주는 것도 다 징어니까.
수정이는 늘 말로는 안해도 징어에게 고맙고, 정말 누가 봐도 예쁜 징어를 소중한 친구로 두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19.
씻고 나와서, 수정이는 잠시 없어졌다 싶더니 몸무게를 재고 왔다.
소수점 단위로 찐 무게를 말해주는 수정이의 말을 들으면서 징어는 찜질복을 몇번 접어 입고, 머리를 꼼꼼하게 바싹 말린다.
긴 머리를 슥슥 빗은 징어는 지폐 몇 장을 챙기고 수정이와 함께 찜질방으로 들어간다.
징어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들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들고가지 않기로 하고 락커룸에 넣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한 번 잡아당겨 확인한다.
징어는 오자마자 물 만난 고기처럼 이 방 저 방을 들어가며 땀을 쫙쫙 빼는 수정이를 따라 다니다 지쳐버렸다.
황토방은 온도가 높으니까 들어가야하고, 자수정방은 내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 들어가야 하고. 참숯방은 숯이니까 공기가 좋을거라며 들어가자고 하고.
글을 쓸 땐 그렇게 논리정연하던 애가 왜 이런 억지 논리를 피는 지 도저히 모르겠다.
방에 들어가 있으면 그냥 가만히 누워서 수건으로 얼굴을 덮고 쭉 누워있는 징어.
다행히 방 안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눈치보지 않고 누워 있을 수 있었다.
원래 더위에 약한 징아가 이런 곳에 오래 있기가 힘들어서 나가려고 수건을 내리기라도 할 참이면, 수정이가 징어의 손을 꽉 잡는다.
징어가 체념하고 수건을 확 걷으면, 수정이는 수건도 하지 않은 채 무슨 비 맞는 애처럼 온 몸에서 땀을 주룩주룩 빼고 있다.
그나마 온도가 낮은 자수정방에 들어오고, 15분짜리 모래시계가 한 번 다 돌고 수정이에 의해서 한 번 더 뒤집히고 나서도 한참이 지났다.
징어는 이제 힘든 게 문제가 아니라 익는 게 아닌가 싶어 수정이를 끌고 나온다.
계속해서 이렇게 약 5개의 방을 돌아다닌 징어가 정말 몸이 익어버릴 것 같아 제발 좀 잠깐 쉬자고 하자, 수정이는 잠깐 고민하다가 아이스 방에 들어가자고 한다.
여타 사람들도 다 그렇듯, 아이스 방은 3분 이상 못 있는 방이다.
곧 있으니 땀이 증발하면서 더 추워지고, 이내 쫓기듯 방을 나온 수정이와 징어.
수정이는 대충 벽에 기대고 앉은 징어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계란이랑 식혜를 사왔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까 벌써 한 시. 늦은 시각이라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도 거의 다 수면실에 들어가서 수정이와 징어만 홀에 남아있다.
어차피 자고 갈 생각으로 왔던 징어와 수정이라, 그냥 될 수 있는대로 즐기고 가려고 한다.
수정이는 징어를 질질 끌고 계란과 식혜를 옮겨 와서 티비 앞으로 자리를 새로 잡는다.
티비 리모컨을 몇번 만지더니, 이건 또 어떻게 나왔는지 엑소가 나오는 방송의 재방송을 틀어놓는 수정이.
대체 몇 번 본 건지도 모를 주간아이돌 두 번째 편이다.
몇 번째 보는 지도 모를 엑소의 초능력. 징어는 바닥에 계란을 탁 깨면서, 그동안 경수를 보느라 보지 못했던 세훈이를 집중해서 본다.
징어와는 좀 다르게 차갑게 생긴 세훈이는 징어처럼 외모와 성격이 180도 다르다.
다만, 징어와는 달리 원래 성격이 장난도 많고 징어가 갖지 못한 애교까지 갖고 있는 세훈이.
자세히 세훈이만 뚫어져라 보다 보니까, 징어가 알고 있는 예전의 세훈이가 갖고 있던 습관들이 나온다.
지금 얼굴이 완성되기도 전의 아주 예전이지만, 세훈이는 그 때부터 입술을 다물고 턱을 쭉 내미는 습관이 있었다.
저거 하면 턱 나온다던데, 하는 생각이 든 징어가 문득 얼굴에 잔뜩 지고 있던 인상을 좀 피고 다시 티비를 응시한다.
세훈이가 루한 오빠에게 잘 자, 아들. 하는 걸 보던 수정이가 옆에서 세훈이가 귀엽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다가 세훈이가 루한 오빠에게 채이고, 그리고 또 종인이를 차고. 자꾸 하극상이라며 자막에 뜨지만 징어의 눈엔 마냥 귀엽다.
세훈이는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도 한참 어린 아기같다. 징어는 그래도 밝고 귀여운 성격은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수정이는 옆에서 계속 세훈이 너무 귀엽다, 세훈이가 진짜 매력있네. 하며 중얼거린다.
사실, 징어와 세훈이가 남매라는 사실은 수정이도, 경수도 모르는 비밀이다.
#20.
세훈이는 열일곱 살 때 한국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은 세훈이의 발음이 자꾸 새는 걸로 놀리지만, 사실은 한국말을 부모님에게서, 그리고 학원에서만 배웠기 때문이다.
열여섯 살 때 병이 정말 기적적으로 완치가 된 세훈이는, 많이 약해진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스포츠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축구, 농구, 달리기. 그러다 우연히 접한게 댄스였다.
세훈이는 한 번 춤을 접한 뒤로 계속 춤을 췄다. 몇 달 새 정말 누가 봐도 놀랄 만큼 우아하고 유연해진 몸선.
춤을 너무 좋아해서 체력이 부족해도 계속 추려고 노력하다 보니 체력도 많이 늘어서, 세훈이는 짧은 시간 내에 보통 그 나잇대 남자애들의 체력을 되찾았다.
세훈이는 춤을 추다가,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수의 꿈을 가지고 다시 새롭게 춤을 추게 되었다.
그런 세훈이는, 열일곱 살 때 우연히 세훈이에게 골수를 주신 분을 만나게 된다.
그 분은 한국 분이신데, 자기 아이가 아팠던 기억 때문에 이렇게 헌혈도 하고 아픈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고 계시다고 했다.
세훈이와 함께 그 분께 감사의 의미로 식사를 대접하신 부모님은, 세훈이가 요즘 춤을 추면서 체력이 많이 늘어서, 이젠 거의 정상인 수준이라고 하더라. 하는 말씀을 하셨다.
그랬더니 그 분께서는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춤을 한 번 볼 수 있겠냐고 청하셨다.
세훈이는 사실 춤추는 걸 좋아했고, 누구 앞에서든 춤을 추는 거라면 뭐든 기뻤기 때문에 군말 없이 바로 춤을 췄다.
우아하고, 누구든 보면 빠질 것 같은 시선처리와 몸선. 기다랗고 예쁜 몸으로 연출해내는 유연한 동작들에 그 분은 잠시 생각하시다가, 이런 말을 하셨다.
사실 그 분은 SM 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셨다. 그 때도 오디션 진행 차 미국에 오셨던 거였고.
그 분은 세훈이를 가수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부모님께 제안하셨고, 세훈이의 꿈을 알고 계시던 부모님은 바로 승낙하셨다. 그렇게 세훈이가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
세훈이는 정말 열한 살 때 징어가 한국으로 간 뒤로, 샤워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그 팔찌를 뺀 적이 없다.
화이트 골드로 만든 촘촘한 체인에, 중간에 장식으로 있는 다이아몬드를 들고 있는 천사 모양 조각.
그걸 볼 때마다, 세훈이는 늘 자기를 위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한국으로 떠난 징어를 생각했다.
징어는 부모님이 전적으로 세훈이에게만 신경쓸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걸 다 희생한 거니까.
부모님은 미안해 하셨지만, 어쩌면 부모와 같이 살면서 동생만 챙기는 걸 보는게 더 외롭고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많이 스스로를 달래셨다.
징어에겐 그 모든 걸 티내지 않고 빠르게 일을 진행하신 부모님. 세훈이는 어린 나이에 그 모든 걸 보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꼭 잘 돼서 누나에게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훈이가 완치가 되고, 머리카락까지 모두 나서 이제 완전히 겉모습까지 건강해 졌을 때, 징어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왔다.
부모님도 그 때 5년 만에 처음 보는 딸에, 많이 기대하시고 날짜가 정해진 몇 일 전부터 계속 손꼽아 기다리셨다.
미국에 살던 집의, 텅 빈 누나 방을 깨끗이 청소한 세훈이는, 씻고 옷을 아끼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오랜만에 보는 누나인데 잘 보이고 싶기도 하고, 누나를 꼭 끌어 안아주고 싶었기 때문에.
누나가 딱 집에 들어왔을 때, 부모님은 뛰어나가서 누나를 꼭 안아주셨다.
5년만에 보는 딸이니, 얼마나 예쁘고 보고 싶으셨을까. 하지만 정작 세훈이는 멀리서 누나를 보기만 했다.
5년의 차이란 꽤 큰 것이었는지, 세훈이의 어렴풋한 기억과 사진으로만 봤던 누나는 이미 다 커버렸다.
아직도 조금 작고 아기자기한 모습은 남아있었지만, 이미 다 크고 어른이 된 것 같은 누나.
누나를 보면 꼭 끌어 안아주고 싶었는데, 어른이 된 누나를 보니 어색하기만 하고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누나는 부모님이 풀어주자 마자, 조금 웃으며 대화하다가, 세훈이를 보고 걸어와서 손을 꼭 잡아주었다.
세훈이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도 누나는 먼저 와닿는 성격이 못 되었다는 건 확실하게 남아 있었는데, 이렇게 먼저 와서 손을 잡아주는 행동에서 누나의 진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세훈이는 보답으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몸이 얼어버린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누나를 꼭 끌어안아주겠다고 옷까지 예쁜 걸로 갈아입던 자기는 어디로 간 건지. 세훈이는 머리가 아팠다.
누나는 그럼에도 세훈이를 보고 예쁘게 웃어 보이다가, 부모님과 함께 부엌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하지만 세훈이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 아니, 먹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부모님이, 세훈아 안먹어? 하며 뒤에서 부르실 때에도, 안먹어요. 하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누나가 분명히 상처 받았을 텐데, 이렇게 밖에 못 해주는 자기가 너무 싫었다.
세훈이는 나중에라도 꼭 사과해야지. 누나가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그런거라고 말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건 쉽지 않았다. 누나를 보면 왠지 피하게 되고, 많이 낯설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접점이 없이 지나다 보니, 벌써 누나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바로 전 날이 되었다.
정말 오늘이 아니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세훈이는 조금 용기를 내서 징어에게 공원에 잠깐 산책하러 가자고 말을 걸었다.
-
징어는 세훈이가 날 싫어하나, 싶어서 살짝 속상했다.
5년이나 못 보고 지냈던 누나라서 어색한가, 아니면 부모님의 관심이 다 징어에게로만 쏠려서 속상한건가, 싶었다.
덩달아 속상해진 징어는 약간 풀이 죽었다가, 밥 안 먹는다며 돌아서는 세훈이의 팔목에서 팔찌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팔찌는 징어가 5년 전에 우는 세훈이에게 달래면서 주었던 팔찌였다.
갑자기 희망이 생기니 누구나 다 그렇듯 기분이 확 들뜬 징어는 민망하고 쑥스러웠지만 부모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혹시 세훈이가 낀 저 팔찌, 제가 줬던 거예요?」
「뭐, 아. 그 은색? 응. 걔 5년 동안 너가 준 거라고 씻을 때 말고는 빼지도 않았어.
맨날 침대랑 책상, 옷장밖에 없는 니 방 싹싹 청소하고 오늘은 너 온다고 옷까지 지가 좋아하는 걸로 쫙 빼입은 애가 왜 저런대.
부끄럽거나 안 익숙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너무 맘 쓰지 말어.」
하나를 물었는데 여러가지를 알았다.
세훈이가 징어를 싫어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기뻐진 징어는, 자기도 그럴 때가 많으니까, 그럴 땐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건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징어는 먼저 맘을 열 때까지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몇 일이 지나고,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날이 되었다.
또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부모님이 보고 싶고 그리워졌다.
징어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옆에 와 있는 세훈이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누나. 지금 바빠요?」
「아니. 왜?」
「저랑 공원에 산책하러 가요.」
-
공원에 도착해서 벤치에 앉은 징어와 세훈이.
공원 가운데에 커다란 나무가 있어서 유명한 공원이었는데, 그 나무와 잘 어울리게 벌써 쑥 자라서 징어의 한참 위로 커 버린 세훈이는 예쁜 셔츠와 5부 진을 입고 있었다.
은색 체인이 왼쪽 손목에서 빛나는 걸 보는 징어는 괜히 흐뭇해져서 미소를 감출 길이 없었다.
그런 징어를 아는 지 모르는 지, 잔뜩 긴장하고 있던 세훈이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제가, 누나가 싫은게 아니라요. 누나가 조금 어색해서…」
「난 괜찮아. 이젠 좀 나아졌어?」
「네. 그런데 누나. 혹시 제가 밉진 않으세요?」
「너가 왜?」
「아니, 누나는 저 때문에 부모님이랑도 같이 못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데에 가서 살잖아요. 부모님 보고 싶기도 하고. 저 때문이잖아요. 저 안미워요?」
「아니. 지금 한국에서도 꽤 괜찮아. 그리고 너 때문 아니야. 널 생각했으면 미국에 남았지. 부모님 도와드린다고. 안미우니까 걱정 안해도 돼.」
「…….」
「그리고 세훈아. 존댓말 안써도 돼. 너 이제 나았으니까 좀만 더 있으면 한국 다시 올 거 아니야? 너 어렸을 땐 맨날 때리고 물건 뺏더니 왜 이젠 존댓말 써.」
세훈이가 말하는 투나, 생각하는 수준이 딱 고만한 또래들 같아서 마냥 귀여웠다.
징어는 아직도 아기같은 세훈이에, 귀여움을 속으로만 꾹꾹 누르고 일부러 과장도 하고 장난도 쳐서 세훈이의 긴장과 오해를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세훈이는 그래도 조금 어색해보였다.
사실 징어는 이런 데에 소질이 없어서, 귀엽기도 하고 풀어주고도 싶은데 아무리 해도 어색함이 풀리지가 않으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냥 어쩔 수 없이, 갈까? 하고 어색하게 말을 던지자, 세훈이가 먼저 일어나서 징어가 일어나길 기다린 다음에 나란히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자, 마지막 저녁이라고 화려하게 셋팅을 해 놓으신 부모님께서 활짝 웃으며 앉으라고 하셨다.
같이 들어온 징어와 세훈이에, 서로 어색함을 다 풀었다고 생각하셨나보다.
징어는 조용히 앉아서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을 해드리며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세훈이는 아직도 뭔가 걸리는지 계속해서 더듬더듬, 하며 멈칫댔다.
하지만 기분이 좋은 징어의 부모님은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마냥 웃으셨다.
징어가 먹고 나서 식구들의 그릇을 모아 싱크대에 놓고 설거지를 하자, 징어의 어머니는 우리 징어 다 컸다며 기뻐하셨다.
징어가 얼른 과일을 거실로 내가자, 카메라를 보고 계시던 징어의 부모님은 세훈이와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얼른 포즈를 취해보라고 하셨다.
징어는 과일 그릇을 내려놓고, 부모님이 카메라를 들고 계신 앞으로 얼른 섰다.
세훈이가 어색해하니까 징어가 먼저 세훈이에게 닿기로 하고 쓱 붙어서 웃었다.
세훈이도 포즈를 취했는지 어머니가 하나, 둘, 셋! 하고 사진을 찍으셨다.
그 사진은 부모님이 인화를 하시고, 징어에게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주셨다.
몇 일 전에 찍었던 새로운 가족사진이 나와서 벽 한 쪽에 크게 걸어놓고, 그 아래에서 타이머를 맞추고 한 번 더 사진을 찍은 징어네 가족.
예쁜 가족의 사랑이 흘러넘치는 행복한 징어의 열여덟 방학이었다.
-
그리고 지금. 세훈이는 스물, 징어는 스물 둘. 세훈이는 공교롭게도 경수와 찬열이와 같은 그룹이 되었다.
아무래도 그룹이 사람 수가 많다보니 어째 그런 일도 싶네, 싶다.
세훈이랑은 아직 많이 친하지 않다. 아무래도 많이 만날 일이 적었으니까.
팬싸인회를 가도 그저 인사만 몇 번 한 게 끝이었고, 공방에 가도 팬 한 명 한 명을 챙기긴 힘드니까.
게다가, 엑소가 인원 수가 많다 보니 비교적 친한 멤버와 덜 친한 멤버가 있는데, 세훈이는 나이가 비슷한 종인이나, 처음에 자기랑 닮았다고 친해진 루한 오빠랑 많이 친했다.
찬열이나 경수보다는 그 둘과 훨씬 친한 탓에, 더더욱 징어와 세훈이는 접점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워낙 세훈이가 장난스럽고 애교가 많은 막내의 이미지이다 보니, 아련하거나 슬픈 이야기는 많이 못한다.
늘 라디오에서도 누나가 한 명 있다, 정도까지만 말하지, 그 이상은 말을 안해서 멤버들도 세훈이의 누나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 경수와 징어가 사귄다는 걸 안 세훈이가, 징어에게 부탁을 했었다.
'누나. 나 누나 동생인 거 숨겨도 돼?'
'왜?'
'그냥. 누나는 경수 형이랑 사귀는데 내가 누나 동생이라고 하면 경수 형이 불편해할까봐. 누나도 그렇잖아. 주변 사람들 시선도 그렇고.'
'…그건 그렇지. 그래도 그럴 필요까진….'
'그동안 피해봤던 누나한테 미안해서, 이제 나도 누나한테 해줄 수 있는 만큼 해주려고. 누나한테는 경수 형이 전부 아니야?'
'맞긴 맞지.'
'그럼 누나의 전부를 잘 지켜줘야지. 그게 누나한테 해 줄 수 있는 거 아냐?'
이런 세훈이와의 약속으로, 징어는 본의 아니게 비밀을 만들게 되었다.
징어가 굳이 숨기는 건 아니지만, 말하지도 않은 거. 징어에 대해 모든 걸 다 아는 수정이가 유일하게 모르는 거.
수정이가 징어가 이걸 숨겼다는 걸 안다고 해서 화를 내진 않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조금 미안하기는 하다.
하지만 세훈이의 그런 배려와 생각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 징어는 미안하더라도 숨기기로 했다.
말은 징어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 세훈이에게도 징어가 친누나인 게 밝혀진다고 좋을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에서 계약 기간을 채우시는 중인 부모님과, 징어, 그리고 세훈이를 빼면 엑소 디오의 탑시드 홈마스터 베브와, 엑소 세훈이 친남매란 걸 아무도 모른다.
징어와 세훈이와의 약속으로 생긴 비밀.
* * * * * *
베브입니다. 매일 못와서 죄송해요.
오늘 세훈이가 나왔습니다. 최대한 세훈이가 자주 나오지 않는 이유와 세훈이와의 과거를 풀었는데, 어떻게 잘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부족한 표현력 탓에 슉슉 바뀌는 시점을 이해 못하실까 불안해요. (…)
제가 프롤로그부터 깔아놓은 복선들이 무지막지하게 많습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뜻이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요..!
다음 편은 Q&A를 받기 위해 질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혹시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이번 편 말고 다음 편에 질문해주세요!
※ 암호닉 신청 받습니다. ※
ex. [베브] 이런 식으로 [] 괄호 안에 신청하실 암호닉을 넣어서 신청해주세요!
괄호 안에 넣지 않으시면 제가 보지 못할 확률이 높아요.. 꼭 넣어주세요.
맞춤법 오류 / 문법 오류 지적 / 오타 지적은 감사히 받습니다.
오늘도 두서없고 부족한 글 죄송합니다.
늘 이런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