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윤기/태형] Army of one 03
written by. 구닌이
(오늘은 꼭 bgm 들어주세요! )
"우리가 가잖아. 넌 한국에 있어."
"너 같으면 지금 가만히 기다릴 수 있어? 그래?"
"네 맘 백 번 이해해. 그래도 너무 위험해. 가지 말고-"
"...매번 위험하다, 안된다. 그 소리뿐이야?"
"이번 파병리스트에 군의관 몇 제외하면 여잔 아예 없어. 이번엔 평소랑 상황이 다르다고."
평소와 상황이 다르다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야하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 확실하다.
민윤기가 그 곳에 있으니까.
내 소중한 사람들이 그 곳에 있으니까.
내 모든 것들이 그 곳에 있으니까.
단순히 내 진급을 위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바랬던 파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내 손에서 선택권은 떠나간지 오래다.
"김지민 상사, 테러 진압 경험 있습니까?"
"김탄소 너 진짜."
"공적으로 묻는겁니다. 경험 있습니까?"
"...없습니다."
"실전 교육 받은 적 있습니까?"
"없습니다."
"전 있습니다. 독일 육사에서 대테러 진압 작전 실전 교육 이수 했습니다."
"그건 그냥 교육일 뿐이잖아. 이건 실제-"
"누가 우선순위로 파병되어야 합니까? 실전 교육 이수자와 미이수자중에 누가 우선순위입니까."
"...너 정말 거기가서 어떻게 될 수도 있어. 너 어떻게 되면 임마."
"알아.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어."
박지민은 여전히 맘에 내키지 않는지 제 구둣발을 시멘트 바닥에 찍으며 숨을 내리쉬었다.
어릴 적 놀이터에 가면 박지민, 정호석, 나 우리 셋은 쉴 새 없이 장난을 치며 놀았는데 집에 돌아갈 때 내 옷에 잔뜩 묻은 흙을 털어주는 건 늘 지민이의 몫이었다.
초등학교 때 준비물을 못 챙겨가서 혼날 때, 호석이는 자기도 안 가져왔다며 손을 들었고 지민이는 선생님 몰래 내 책상에 자기 준비물을 올려놓곤 했다.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을 나와 함께 해온 지민이는 나에겐 친구보다 오빠에 가까웠다.
윤기랑 사귀고 얼마 안 되서 다 같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나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박지민의 말은 기억난다.
'제 여동생같은 앱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 너인데 이번 나의 결정에 마음이 쉽게 내킬 수 있을까.
무엇을 걱정하는 지 너무나 잘 알지만 이번엔 가야겠어 지민아.
*
"평화유지군 제 613부대 김태형 중위입니다."
"다들 표정 좀 푸세요. 가오 떨어집니다."
"김탄소 상사님. 뒤에 꼭 붙어서 따라와요."
*
레바논에 발을 디딤과 동시에 긴급 상황이라는 소식이 부대원들에게 전해졌다.
우리가 한국에서 레바논으로 오는 사이 한 번 더 테러가 일어났다는 것, 그 테러가 일어난 지역이 이번에도 대한민국 국군의 기지와 근접하다는 것이었다.
아마 여러나라의 추가적인 파병으로 인해 위협을 느낀 무장단체가 보여주기식 테러를 일으켰을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 국군의 기지로 갈 때 다시 한 번 폭탄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현재 우리 부대의 총괄 책임자인 김태형 중위의 지휘에 따라 세 개의 조로 나뉘어 시간차를 두고 기지에 들어가기로 했다.
호석이는 가장 첫 번째 조로 출발했고 마지막 조인 박지민과 나, 김태형은 밤이 드리우길 기다리고 있었다.
제발 아무일이 없기를, 윤기에게도 정국이에게도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큰 일이 없기를.
또 다시 테러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나는 초조함을 감출래야 감출 수 없었다.
이미 두 손은 식은 땀에 덮혀 계속 떨리고 있었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의식이 점점 흐릿해져만 갔다.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써도 계속 두려움이라는 잔물결이 날 치고, 또 치고 그 잔물결은 어느 새 거대한 파도가 되어 나에게 겁을 주었다.
윤기에게 무슨 일이 없을 거라고 끊임없이 되뇌여봐도 계속해서 불길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겁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많네요."
"겁나지 않습니다."
"그러기엔 우리 김 상사님 손이 너무 떨리는데."
"괜찮습니다."
"뭐, 손 잡아줄까요?"
그 말에 줄곧 눈을 감고 있던 박지민이 김태형을 힐끗 쳐다보았다.
사실 째려보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만.
하지만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김태형 역시 평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많은 시간 이 사람을 보지 못했어도 늘 말투와 행동에서 여유로움이 묻어 나왔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정말 본인 그 자체에서 나오는 여유, 편한함 그런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엔 보이지 않았다.
김태형의 그 짙은 눈동자는 어느 새 바뀌어 있었다.
일말의 감정없이 그저 고요하고 또 고요한 심연의 바다같은 눈동자.
'이제 출발하셔야합니다. 준비 끝났습니다.' 라는 운전병의 말이 들려왔다.
허리춤에 매달린 총을 확인하곤 일어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기도했다.
모두 무사하기를.
*
지프차가 심하게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우거진 덤불들이 차를 스치는 소리, 돌멩이들이 타이어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빗방울들이 차를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그 빗소리는 점차 거세져왔고 차창 밖으로는 거세게 내리는 소나기 탓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몸에 있는 신경 하나하나가 곤두세워지는 것 같다.
촉감 하나하나가 살아나 손 끝이 찌릿해져왔다.
박지민이 그런 내 어깨를 꼭 감싸쥐었고 김태형은 시선은 계속 차창 밖에 두면서 빗소리에 맞춰 손가락으로 허리춤의 총을 툭툭 치고 있었다.
덜커덩, 차가 멈춰섰다.
"운전병, 핸들에서 손 떼."
"...예?"
"지금 내린다."
"그렇지만 지금 소나기가-"
"손 떼고 뒤로 넘어와. 트랩이다."
트랩이라니, 이 험한 곳에 굳이 트랩을 설치할 이유가 있을까.
겁에 질린 운전병이 엉거주춤 운전석에서 뒷자석으로 옮겨 오면서 무게 중심이 뒤로 서서히 넘어오기 시작했다.
맞다. 트랩이다. 지금 차의 앞바퀴가 걸려있다.
김태형이 멈추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차는 족히 2m가 넘을 구덩이에 빠져 아래 설치된 쇠꼬챙이 때문에 타이어의 바람이 모두 빠졌을 것이다.
동물적인 감각이었다.
뒤 차창을 깨고 한 명씩 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차 문을 열었다간 완전히 앞으로 쏠려버릴테니까.
박지민이 재빠르게 망치로 창문을 깨고 모포를 덮어 차로부터의 탈출구를 만들었다.
앉은 자리 위치 상 차창과 가까운 김태형, 운전병, 박지민, 나 순서로 내려야한다. 자칫 하단 트랩에 빠진다.
박지민이 내리고 바로 앞에서 나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을 바로 그 때, 차가 내 뒤로 철이 찌그러지는 소리를 내며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몸에 균형이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박지민이 다급히 내 손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미끄러졌고 나는 점점 더 빠르게 뒤로 넘어가는 차체 안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어떠한 사고도 할 수 없었다. 아, 계속 뒤로 가는구나.
그 때 내 손목이 아스라질듯한 힘으로 낚아채졌다.
윤기다.
드디어 레바논에 왔습니다. |
오늘은 꼭 나머지 방탄이들ㅇ을 나오게 해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또 한 회 미뤄지게 됬네요. (아쉬움) 우리 민대위님 또 한 빠름 하셔서 달려오셨네요 ㅠ.ㅠ 이번 화는 이제 레바논에서 산전수전 다 겪을 방탄이들과 우리 상사님들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분량에 대해서 요즘 생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좀 더 길어지지 않을까...그래서 조금 더 천천히 오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드네요! 전투 얘기랑 윤기, 태형이 얘기도 풀어가야 되니까요. 또 나머지 인물들 얘기도....(눈물)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암호닉을 확인만하고 글 쓴다고 답댓글을 못 달아드렸어요! 최대한 달아드리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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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걸크러쉬 상사님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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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짱짱맨뿡뿡
쿠키전
+) 매번 글 올릴때마다 뭘 하나씩 빠뜨리는 멍청한 작가년 ㅠ.ㅠ 우리 소중한 암호닉을 몇 분 빼먹을뻔했네요! 수정했습니다 ㅠㅠ 사랑해요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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