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주”
“…”
“…안녕.”
똑같다. 예전처럼 같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박지민을 멍하니 바라봤다. 내 시선이 약간은 부담스러웠는지 눈길을 메뉴판으로 돌리며 너는 물었다. 너 코코아 마실꺼지? 계속해서 너를 가만히 바라보는 나에게 너는 웃으며 말했다. 생각이 복잡해질거 같은데, 너 생각이 많아지면 코코아에 치즈케이크 먹잖아. 너는 나에 대해서 잊은 거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생각이 복잡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너는 16살때의 나를 - 변한게 없는 내 모습을 -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코코아 따뜻한거랑 치즈케이크 사올께. 잠시만 있어.”
박지민은 나보고 앉으라고 한 뒤 계산대로 가서 말했다. 코코아 따뜻한거 한잔이랑 아 맞아 휘핑크림은 빼주세요, 치즈케이크 한 조각 하고 카페모카 따뜻한거 하나 주세요 네 여기서 마시고 갈꺼에요. 앉아서 가만히 핸드폰만을 바라보던 나는 눈을 들어 너를 바라봤다. 너는 계산대 앞에 비스듬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웃어보였다. 고개를 다시 돌려 정호석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뭐야 박지민이 왜 여기있어!!!!] 내 문자에 정호석은 답하지 않았다. 아 맞아 치즈케이크 하나 포장해 주실 수 있으세요? 박지민은 직원에게 치즈케이크를 한조각 포장해달라고 했다.
***
“좋다.”
“…”
“이렇게 너 만나니까 난 좋은데. 너는 안그래?”
박지민의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 정여주 여기서 울면 안된다고. 박지민을 오랫만에 만났는데 울면 진짜 못생겨질거같아서 - 그냥 나도 오랫동안 박지민이 보고 싶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아닐까 - 고개를 숙인채 눈물만 꾹꾹 참았다.
“…안 좋은가 보네.”
“…”
“나는 너 보고 싶었는데. 많이.”
담담하게 말하는 박지민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손에 컵을 든 채로 아직도 나를 바라보는 너가 낯설기만 하다.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된걸까. 너는 싱긋 웃으면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아마 - 어쩌면 ‘아마’가 아니라 ‘진짜’ - 울듯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을 거다. 누군가가 나를 툭 치기만 하면 눈물이 나올 거 같아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너를 바라봤다. 그런 나를 너는 웃으면서 바라보다 말했다.
“만나면 웃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나봐. 내가 울리고 있네.”
“…너”
“…보고싶었어.”
너는 정말 담담하다. 아무런 꾸밈도 없이, 화려한 말로 꾸미지 않은 너의 마음을 그대로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 넌 입을 열고 말했다. 난 너가 보고 싶었어 여주야. 너는 픽- 웃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너에게 뭐라고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나도 너 많이 보고싶었어 지민아, 이렇게 말을 해줘야 하는걸까. 아니면 미안해, 라고 먼저 사과를 해야 할까. 결국 나는 너의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엉엉 소리를 내서 운건 아니었다. 그냥 남들이 보면 뭐야 저 여자 울어? 싶을 정도로 그냥 박지민을 보면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흑흑 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진짜 우네. 미안해 내가.”
너가 미안해 할거는 없다. 그냥 나는 너가 너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런거다. 미안해라는 말이 먼저일지, 아니면 보고 싶었다는 말이 먼저일지. 내 마음 속에서는 너에게 말을 걸라고 하는데 나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는 손을 들어 내 뺨을 어루만지면서 말한다. 울지마 내가 미안해. 그런 너에게 어떻게 내가 뭐라 할 수가 있을까. 아마 너는 정호석에게 내가 한국에 왔다는 말을 듣고는 만나고 싶다 말했겠지. 그렇지만 나는 정호석에게 너를 딱히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고, 그렇기에 이렇게라도 나온 거라 - 믿고 싶다.
“그럼 이렇게 하자.”
너는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처음부터 시작하자 서로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하는거야. 아무말도 하지 않는 나를 너가 보며 미소지었다. 그럼 다시 시작하자. 그렇게 너가 말하며 일어나 카페 문을 열고 나갔다가 들어왔다. 두리번거리더니 나를 보고는 웃으면서 내 앞에 앉는다. 너가 마시던 카페모카를 한번 보더니 나를 보고 다시 웃는다.
“여주씨 맞으세요?”
너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찰행정학과 박지민이라고 해요. 친구 호석이가 여주씨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나왔는데, 잘 부탁드려요.”
“…”
“사실 여주씨 사진 호석이 핸드폰에서 봐서 제가 먼저 여주씨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호석이에게 왜 저를 소개시켜줬냐고 화내지 마세요. 제가 먼저 여주씨에게 관심있어서 그런거니까요.”
너는 그렇게 말을 하며 나에게 손을 뻗었다. 우리 악수해요. 그리고 나는 너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펑펑 울었다.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 믿으면 내가 바보다! 그래 내가 바보다.
EP 16: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박지민의 시점3)
아무것도 모른 채로 싱가포르에서 가족여행을 마치고 온 나에게 정호석은 너를 이제 못본다며 나에게 말했다. 그 말에 심장이 쿵 떨어지는 듯 했다. 어째서 그런걸까, 나는 누나에게도 너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누나는 자기에게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너에게 마음을 고백하라 했다. 그 말에 나는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정호석의 말은 나를 땅으로, 어쩌면 땅 속보다 더 깊숙한 곳으로 나를 끌어내렸다. 왜냐고 묻는 나에게 정호석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가족끼리 다같이 간거라 우리가 말릴 수 있는게 아니었다고 했다. 나는 도데체 너가 왜 숨긴거냐고 정호석에게 물었고, 정호석은 그저 웃었다. 웃으면서 정호석이 그랬다. 정여주는 너를 너무 좋아하니까 자기가 상처 안받으려고 그런거라고, 그리고선 나에게 너를 이해하라고 했다.
-
그 후로는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른다. 애들하고 밥을 먹고 공부하고 시험을 보고 졸업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정호석, 손승완과 함께 아미고등학교로 갔고 그 곳에서 공부만 했다. 물론 주변에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여자는 없었다. 주변 여자애들이 다가오면 나는 피했다. 정호석이 그랬다. 정여주가 정말 잘나서 돌아오면 주변에 라이벌이 많아질 텐데 너도 그만큼 멋있어 져야 하지 않겠냐고. 그 말이 내가 좋은 대학교에 집착하게 만든 것 같다. 친구들? 있었다. 단지 붙어 다니는 애들이 정호석과 손승완 뿐이었던 거다. 너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연락을 했다. 다른 애들에게도 보내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7글자에 내가 얼마나 설레었는지 너는 모를거다.
너가 보내는 짧은 메세지에 너무나도 설렜던 나는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했었다. 그러고 내가 겨우 보낸 말은 ‘너도’ 였다. 너무 짧은가 너가 실망하면 어떻게 하지, 너가 뭐라고 답장을 할까 싶은 생각에 너에게 메세지를 보낸 날에는 하루종일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다 - 뭐, 너는 읽기만 하고 답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너의 프로필을 자주 확인했다. 먼저 톡을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너는 어쩌면 저 멀리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을텐데, 내가 너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거는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너는 나보다 훨씬 멋진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마 넌 너의 뒤에 있는 나를 바라보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자 무서웠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웃으면서 사진을 찍은 너는 밝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봤다. 웃으면서, 행복한 웃음으로 나를 바라봤다 - 아니, 너가 아니라 너의 사진이 말이다. 하도 핸드폰을 붙잡고 있다보나 어머니가 그러셨다. 이제 고3이니까 잠시만 폴더폰으로 바꾸자고. 그래서 나는 카톡을 지웠다 - 하지만 너의 번호는 지우지를 못했다.
-
수능도 잘 봤다. 뭐 그 전에 이미 대학을 붙기는 했지만 할인 혜택이 있다는데 수능을 안볼 이유가 없잖아, 라는 생각으로 수능을 쳤다. 잘 봤어. 대학교는 정호석 그리고 손승완과 함께 A대학교로 가기로 했다. 이제 학과를 골라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생각을 했다.
언젠가 너가 나에게 그랬다. 남자가 제복을 입으면 멋지지 않냐고. 그 말에 혹했던 나는 대학교 책자를 찾아보다 경찰행정학과를 보게 되었다. 글쎄, 딱히 꿈이 없던 나에게 너가 했던 ‘제복 입은 남자가 멋지다’는 말이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다. 딱히 경찰이 되고 싶었던거도 아니다. 너가 예전에 내게 건냈던 한마디, 제복 입은 남자들이 멋지다는 그 말에 나는 경찰이 되자고 결심을 했다. 누가 들으면 정말 바보같은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뭐 어떻게해, 너가 나에게 그렇게나 많이 스며들었다는 건다. 부모님은 너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셨다. 너가 원한다면 경찰의 길을 택하라고. 그렇게 나는 경찰행정학과로 갔다.
새내기가 되어서 지낸 대학생활은 꽤 괜찮았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노력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상관 없다. 나를 좋아할 사람은 날 좋아하고, 날 싫어할 사람은 날 싫어하게 되어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굉장히 편하더라. 풋풋한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은 술을 권했다. 물론 마셔야한다고 다들 그랬지만 나는 술을 못마신다, 건강상 마시면 안된다는 이유로 그냥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너가 그랬지, 술하고 담배하는 남자가 싫다고. 너가 그저 흘러가면서 말을 했다 하더라도 나는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나보다. 너가 말을 한 것이 나에게는 정말 크게 다가왔기 때문일까.
-
고백을 받았다. 3학년 선배 누나였다. 내가 신입생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좋아했단다. 그저 웃었다. 미안하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누나는 알겠다며 웃었다. 또 다른 동기가 고백을 했다. 좋아한데. 나는 또 미안하다고 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안된다고. 나에게 애들이 물었다. 도대체 그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길래 그러냐고. 너의 이름을 말할 수는 없어서 웃었다. 고백을 받으면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갔다. 소개팅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경찰행정학과는 소개팅이 자주 들어온다며 나보고 나가라며 선배들과 동기들이 말했다. 그래서 나는 안된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안된다고 다시 말했다. 내 말에 그들은 더 물었다. 도대체 누구냐고, 너가 그렇게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고 왜 아직도 너의 앞에 나타나지 않는거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너의 이름을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저 지금은 멀리 있는 사람인데 내가 많이 좋아해서 기다린다고 말을 했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나에게 소개팅 이야기라던지 고백을 하지 않았다.
정호석과 손승완은 커플이다 보니 둘이서 자주 데이트를 하러 다녔다. 덕분에 나는 같은 과 친구들과 다니게 되었고 정호석과는 연락만을 주고 받았다 - 커플들 진짜 싫더라. 거의 1년이 흘러갔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보내야지 하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에 너에게 연락이 올까 싶었다. 너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거든 정말 오랬동안. 그리고 생각이 났다. 아 맞아 나 톡 안만들고 뭐했지. 폴더폰이 익숙해졌나보다 - 그 말은 너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 시간에 내가 무뎌졌다,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핸드폰을 바꿔야겠다. 그리고 너와 연락이 되도록 톡을 만들어야지.
톡을 만들자 친구추가에 너가 떴다. 그렇지만 너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까먹은걸까. 궁금했지만 너에게 물어봤다가 정말 그렇다고 말을 하면, 너가 날 잊어버렸거나 나를 모른다고 한다면, 내가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그만뒀다. 내가 너에게 연락을 먼저 하지 못한 거는 내가 겁쟁이라 그런거다 - 너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러니 나는 너에게 화를 낼수도, 너를 붙잡을 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
이제 곧 개학이다. 누나가 오랫만에 휴가가 났다면서 같이 여행을 가잔다. 부모님께서는 누나가 번 월급으로 가는 거라며 너무 좋아하셨다. 잠시 핸드폰을 꺼놨다. 다같이 하와이에서 시간을 보내고 왔더니 정호석에게 연락이 왔다. 잠시 만나자고.
- [우리 침침 잘 지내시나. 잠시 이 형님과 이야기 좀 나눌까?]
[형님은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제 하와이에서 돌아왔다. 근데 왜?]
- [승완이랑 그 뭐지 수정이랑 또 남준이랑도 다같이 볼려고. 괜찮지?]
[커플들 사이에 혼자 솔로가 뭐냐 ㅡㅡ 너무한거 아니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나오라는거야 임마 ㅋㅋㅋㅋㅋㅋㅋㅋ 할 이야기가 있다고]
[알겠어. 어디서 만나는데?]
정호석에게 알겠다고 말을 하고선 만나자는 장소로 갔다. 여기야! 오랫만에 보는 얼굴들이 너무 반가웠다. 김남준이 일어나서 나에게 달려와 보고싶었다고 말을 하자 정수정은 남자친구가 자기를 버리고 친구에게 가버렸다며 이거 신고해야하는거라며 장난을 쳤다. 정말 오랫만이다. 다른 애들은 어디있냐고 묻자 지금 다들 친구들끼리 배낭여행을 갔다며 - 김태형은 군대를 갔다. 군대를 먼저 다녀와서 생각을 하겠단다 - 남은 것은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자리에 앉자 손승완은 너 술 안마시지? 라며 사이다와 콜라를 시켰다. 다들 술은 마시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터라 주변 사람들이 소주와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이에 우리는 각자의 잔에 콜라와 사이다를 채웠다.
“무슨 일로 갑자기 다들 모이자고 한거야?”
“글쎄 도데체 무슨 일일까.”
정호석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 너에게 뭐 알려주고 싶은거 있어서. 정호석의 말에 손승완이 웃었다. 이거 보라며 정호석은 나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건넸고, 정호석의 핸드폰에는 너와 정호석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이거 정여주 아니야? 내 말에 손승완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막내 한국 왔어. 너가 왔다고 했다. 나에게 말도 하지 않고 너는 왔다. 살짝 서운하긴 했다.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 정호석이라니 - 너답다고 생각했다. 지금 어디있데? 내 말에 정수정은 웃으면서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 김남준은 나에게 너가 정여주 보고 싶어하는거는 아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다, 라며 웃었다.
“아니, 알려줘. 지금 여주 어디잇는데.”
“내가 이래서 알려주지 말자고 한거야.”
“정호석 말해. 정여주 어디있어.”
내 말에 애들은 다들 잠시 정적을 선물해줬다. 여주가 지금은 너 만나고 싶지 않데, 손승완이 입을 떼었다. 너 만나면 미안한 마음이 더 클까봐 걱정하는거 같더라고 그래서 너 만나고 싶지 않데, 손승완이 사이다를 마시며 말하자 옆에 있던 정수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듣자 온 몸에 힘이 빠지는거 같았다. 너가 나에게 왜 미안해야 하는거야. 안그래도 되니까 얼굴만이라도 보여줘.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걸 모두 입 밖으로 내기에는 힘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뭐. 뭐. 나 보기 싫다고 했다며.”
“내가 걔에게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했단 말이야.”
정호석의 말에 울컥했다. ‘소개팅’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난 정호석에게 안돼!!!, 하고는 약간은 큰 소리로 말했나보다. 절대 안된다고 소개팅 시켜주지 말라고. 내 말에 애들은 웃었다. 도데체 왜 웃는건지 몰랐다. 나는 그 때 정말 심각했으니까. 소개팅 너랑 하면 된다고 바보야, 손승완이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정수정도 마찬가지였고 김남준은 거의 숨이 넘어갈 뻔 했다. 뭐? 내 물음에 정호석은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 너무 웃어서 고인 눈물이다 슬픈게 아니라고 - 나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내가 미쳤다고 다른 남자애들 소개시켜주겠냐. 너네 몇년이냐 그, 거의 4년이야. 서로 기다린지 4년이라고. 그 시간 아까워서라도 나는 우리 꼬맹이 너에게 소개시켜주지 다른 남자애들에게 안준다.”
“…어?”
“정호석 말 뭔말인지 몰라? 너가 소개팅 상대로 나간다고 바보야 ㅋㅋㅋㅋㅋㅋㅋ 박지민 진짜 바보네 ㅋㅋㅋㅋㅋㅋ 말을 못알아 들어 ㅋㅋㅋㅋㅋㅋ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
“4년만에 만나는 거잖냐. 잘 입고 나가라고. 우리 막내가 뭐 너를 차던지 말던지 하겠다만 너는 그저 나가기만 하면 되는거라고.”
애들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까 소개팅을 한다면서 정여주를 불러낸 자리에 소개팅남으로 내가 나가라고? 내 말에 정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꼬맹이는 소개팅하겠다고 할거니까 뭐, 너만 오케이하면 되는 작전이야 안그렇냐? 정호석의 말에 손승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들이 이렇게 사랑스럽기는 처음인 듯 했다.
***
정호석이 주말에 만나는 거 보다는 주중에 한번 만나는게 좋을거 같다며 말을 했다. 한번 만나보고 주말에 시간이 나면 그 때 데이트를 하라고 말하는 정호석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정여주가 나를 받아줘야 내가 데이트를 하던 말던 하지.
- “너 오늘 수업 몇시에 있냐.”
“오전 10시에 시작하는거는 1시에 끝나. 점심먹고 2시수업 들어가면 한 4시 쯤에는 나올껄?”
- “그러면 뭐 4시 반? 그 때 큰때림커피샵에서 보면 안되나? 아 잠시만 여주에게 물어볼께."
정호석은 전화를 끊었다. 옷장앞에 섰다. 너를 만나는 날인데 잘 차려 입어야지. 면접을 보러가는 거도 아니고 상견례를 하는 자리도 아닌데 손에 땀이 차는 것만 같았다. 너를 만나는 거라서 그래. 4년동안 내가 기다렸잖아. 4년은 긴 시간이 아니야 - 너를 기다렸기에 짧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아직 쌀쌀한데 소개팅을 한다며 너가 치마를 입고 나오지는 않을까 싶었다. 너 추위 많이 타는데, 그러다가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자 깔끔하게 입고 그 위에 코트를 하나 걸치기로 했다. 너가 추워한다면 걸쳐줘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옷장에서 옷을 꺼내는데 정호석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왜.”
- “꼬맹이 수업은 3시에 끝난데. 4시 반에 거기 커피샵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너 가서 잘해.”
“고마워.”
- “잘해라. 내가 너라는거 안말해줬으니까 애 울지도 몰라.”
“울거 같은데.”
- “울면 잘 달래주고. 데이트는 주말에 해도 될테니 그냥 오늘은 이야기 나누라고 임마. 알겠지?”
“응. 정말 고마워.”
- “알아.”
정말 너를 만난다. 꿈에만 그리던 너를 이제야 만난다. 나를 보면 너가 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약간 착잡했지만 뭐 어떠리, 너를 만난다는데.
*****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너는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아직 4시 반이 되질 않아서 내가 왔다고 생각치 못한 거겠지. 너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정여주, 하고 너의 이름을 부르자 너가 고개를 들었다. 안녕. 내 말에 너는 눈이 조금 커졌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는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렇지만 너가 나를 너무나도 빤히 바라보고 있어서 약간은 당황했다. 메뉴판을 바라보니 너가 좋아하는 코코아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 너는 굉장히 혼란스럽겠지 - 아니면 머릿속이 복잡하겠지. 너 코코아 마실꺼지? 너에게 물으려 고개를 돌렸는데 너는 아직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이 복잡해질거 같은데, 너 생각이 많아지면 코코아에 치즈케이크 먹잖아.”
“…”
“코코아 따뜻한거랑 치즈케이크 사올께. 잠시만 있어.”
여주야. 나는 너에 대해서 잊은거 없어. 너가 시험기간만 되면 박하사탕을 먹는다는 거도, 햇빛을 싫어한다는 것도, 평소에는 초콜렛을 좋아한다는 것도. 다 잊지 않았어. 정여주에게 자리에 앉아있으라는 손짓을 한 후 계산대로 가서 말했다.
“코코아 따뜻한거 한잔이랑 아 맞아 휘핑크림은 빼주세요. 어, 치즈케이크 한 조각 하고 음… 저는 카페모카 따뜻한거 하나 주세요.”
“여기서 드시고 가실건가요?”
“네 여기서 마시고 갈꺼에요.”
결제까지 마친 종업원이 뒤를 돌자 나는 너를 보기 위에 몸을 돌렸다. 너는 앉아서 계속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정호석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오랫만에 보는 너는 변한 것이 별로 없었다 - 아 전보다 더 예뻐졌다. 예전에도 내 눈에 너가 예뻤는데, 지금은 더 예뻐졌어. 가만히 너를 바라보는데 너가 고개를 들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너는 내가 너에게 웃어보이자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 여기 치즈케이크 맛있는데.
“저기…”
“네?”
“아 맞아. 치즈케이크 하나 포장해 주실 수 있으세요?”
“네.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근데 아까 치즈케이크는 드시고 가시는거고, 이번꺼는 또 새로…”
“네. 어 여자친구가 치즈케이크 좋아해서요.”
“아 그렇구나. 저분이요?”
“네. 제가 많이 좋아해요.”
종업원이 싱긋 웃었다.
***
치즈케이크와 음료를 받아와서 너의 앞에 앉았다. 너는 지금 툭 건들이면 눈에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 살짝 건들이기만 해도 울어버릴 거 같아. 너에게 코코아가 담긴 잔을 건네자 너는 두손으로 받는다. 치즈케이크를 바라보는 너를 바라보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갈께.
“좋다.”
“…”
“이렇게 너 만나니까 난 좋은데. 너는 안그래?”
듣고 싶었어. 너도 내가 보고 싶었다고. 난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아. 4년 만에 만난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거 뿐이다. 좋다는거. 너가 아직도 나는 너무 좋고, 너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는 말. 그걸 너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었다. 내 말에 너는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 순간 걱정이 되었다. 너는 날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갑자기 내가 먼저 표현을 해서 너가 당황한거는 아닐까, 너가 여기서 난 별로 너 봐서 안좋은데, 라고 말을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심장이 덜컹거렸다.
“…안 좋은가 보네.”
너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너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지금까지 너무 기다리기만 해서 너가 언제 내 앞에서 사라질지 모르기에, 나는 너를 잡고자 한다. 너를 붙잡고 싶어졌다. 지금이 꿈이라고 해도, 현실이 아니라 내 상상 속이라고 해도 나는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잔만 만지작 거리는 너를 잡고 싶다.
“나는 너 보고 싶었는데. 많이.”
카페모카를 한모금 마셨다. 달달한 맛이 입 안에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너는 고개를 들었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웃었다. 너는 내 웃음에 더욱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를 보자 더욱 급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말할께. 내가 틀렸다고 해도, 내가 잘못된거라고 해도. 너가 나를 별로 보고 싶지 않았어도, 너가 나를 밀쳐내도 나는 말해야겠다.
“만나면 웃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나봐. 내가 울리고 있네.”
“…너”
“…보고싶었어.”
“…”
“난 너가 보고 싶었어 여주야.”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침착하게 이렇게 말을 하지만 사실은 아닌걸. 웃음이 나와 고개를 숙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너를 보며 나는 내가 잘못한건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자 내 앞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는 너가 보였고 나는 손을 들어 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진짜 우네, 미안해 내가. 너에게 사과를 했다. 너가 우는거는 나 때문이니까.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내 손으로 닦아주었다. 붉게 달아오른 너의 뺨을 어루만지면서 다시 말했다.
“울지마 내가 미안해.”
너는 눈물을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벅찬 감정일까, 아니면 싫은 감정일까. 너의 마음을 모르겠다. 만나면 가장 먼저 웃을 거라고 예상했던 나와 다르게 너는 눈물만 뚝뚝 흘렸고, 그런 너를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했다. 그럼 처음 만난 사람처럼 하자. 다시 만난 사람이 아니라 처음 만난 사람. 내가 너에게 첫눈에 반했던 그 때처럼 - 그 때는 너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 이번에도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한 남자인거다. 너는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여자가 되는거다.
“그럼 이렇게 하자.”
“…어?”
“우리 처음부터 시작하자. 서로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하는거야.”
“…”
“그럼 다시 시작하자.”
잠시 그친 너의 눈물을 보자 웃음이 나와 미소를 지으며 나는 일어나 카페 문을 열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누군가를 찾는 척 두리번 거리다 너를 발견한 척 웃으며 너의 앞에 앉았다. 너는 울었다는 사실을 잊었는지 촉촉한 눈가로 나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다. 여주씨 맞으세요? 내 물음에 너는 고개를 찬찬히 끄덕였다. 그래 우리는 지금 처음 만난거다. 나는 너를 좋아해서 이 자리에 나온거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찰행정학과 박지민이라고 해요. 친구 호석이가 여주씨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나왔는데, 잘 부탁드려요.”
“…”
“사실 여주씨 사진 호석이 핸드폰에서 봐서 제가 먼저 여주씨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호석이에게 왜 저를 소개시켜줬냐고 화내지 마세요. 제가 먼저 여주씨에게 관심있어서 그런거니까요.”
너는 이제 입꼬리를 올리고선 픽 웃는다. 그런 너를 보며 나도 웃었다. 너의 손을 잡고 싶다는 - 그런 핑계아닌 핑계로 -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제 내가 먼저 다가갈께. 우리 악수해요, 라는 내 말에 너는 결국 고개를 숙이고 펑펑 울었다.
***
작은 상자에 담긴 치즈케이크를 들고 너와 함께 걷는 길이 아름다워 보였다. 얇게 입고 온 것 같은 - 아 역시 너는 치마를 입었다 - 너의 어깨를 내가 입고 있던 코트로 감싸주었다. 너 안추워? 아까 울어서 코 끝이 빨간 너가 묻는다. 여주야 너 정말 귀여운거 알아?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목구멍 안으로 꾹꾹 눌러담고는 너의 물음에 답했다. 나 괜찮아.
“나는 너가 나올 줄 몰랐어.”
“난 알았는데.”
“너 알았어?”
“말했잖아. 내가 정호석에게 이 소개팅 시켜달라고 한거야.”
내 말에 너는 다시 눈이 커진다. 아까 울어서 그런지 눈가가 빨간 너는 작은 토끼같다. 하얀 토끼. 너와 내가 함께하지 못한 시간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기로 했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 다 말을 한다면 하룻밤을 - 어쩌면 일주일을 꼬박 - 새야할지도 모른다. 나는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너는 나보다 더 많지 않을까. 학교 앞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한다는 너는 - 할머니께서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신다며 너는 웃었지 - 나와 함께 너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말이 약간 이상하긴 한데, 내가 너를 데려다주고 있는 길이었다. 거의 다왔다며 말을 하는 너의 팔을 붙잡았다. 너가 울어서 솔직히 우리는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다.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 너는 아직도 생각이 복잡한 듯 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치즈케이크를 먹던 너를 나는 기억한다. 그런 너를 바라보며 나는 너의 모습을 하나하나 내 가슴 속에 새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스케줄러에 적어놓을지도 모른다. 너를 다시 만난 날이라고 말이다. 하고 싶은 말 다 묻어주자, 천천히 꺼내면 되겠지.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아. 너를 다시 만났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괜찮아. 모든게 괜찮아. 너의 팔을 잡자 너는 몸을 돌려 나를 마주한다.
“좋아해.”
갑작스러운 나의 고백에 너는 입술을 다물었다. 원래는 더 로맨틱하게 분위기를 잡고 하려고 했는데 뭐 어때. 너가 내 앞에 있을 때 해야하는거가 맞는거지. 분위기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주변에 사람들도 별로 없고, 너는 내 앞에 있고. 그러면 된거다. 지금이 딱 맞는 타이밍인거지.
“너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기 그 전부터 내가 좋아했어. 내가 너 많이 좋아했는데 밀어냈어. 미안해.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너를 좋아한다는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더라.”
“…박지민”
“보고 싶었어. 너가 없는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너가 정말 보고 싶었어. 그런데 너에게 먼저 연락 할 수가 없었어. 내가 겁쟁이라 그랬어.”
너의 눈을 보고 말해주겠노라 다짐했는데 그게 생각대로 되지를 않는다. 자꾸만 울컥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아 꾹꾹 참았다. 너의 앞에서 담담하게 말하겠노라 다짐했으니 그렇게 할꺼다. 나를 바라보는 너는 정말 금방 사라질 것만 같다. 내 앞의 너가 정말 내가 원하던 너라서, 그래서 더 울컥한 것일지도 모른다.
“미안해 여주야. 좋아해. 내가 많이 좋아해.”
너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너를 많이 좋아한다고. 오래전부터 그랬다고. 너를 기다렸다고. 너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 어쩌면 이 감정이 그저 좋아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너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널 좋아해.”
내 말에 너는 눈물이 다시 그렁그렁 맺힌다. 또또 운다 정여주, 웃으면서 너의 볼을 두 손으로 감쌌다. 나 이 말 해도 괜찮아? 내 물음에 너가 배시시 웃으면서 뭘? 하고 묻는다. 너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가져다 대었다. 아까 운 탓인지 - 아니면 지금 너의 눈에서 조금씩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인지 - 약간은 짠 키스. 하지만 너가 좋아하는 초콜릿보다 달콤하고, 너가 좋아하는 치즈케이크보다 더욱 깊은 그런 키스. 입술을 떼고 너를 보며 웃었다.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너의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그런 너의 이마에 내 입술을 대며 말했다.
“나랑 사귀자 여주야.”
##작가사담##
으앙 오늘 좀 많이 길어졌네요 ㅠㅠㅠ
이렇게 길어질거라고 예상하지느 못했ㅈ는데ㅠㅠ
ㅠㅠㅠㅠㅠㅠㅠ제가 왔습니다
네 그래요 달려야죠 몇주...는 달려야겠다 핫핫.....
애들에게서 엄청난 달달함을.... 느끼지... 못하시겠지만....
죄송합니다..... 작가의 한계....ㄸㄹㄹ.... 우쨔지.....
애들 완결되는데 진짜.. 하..... 완결 얼마 안남았ㄴ....ㅔ......
아마 다음 편이 완결일거 같은ㄷ... 그래도 번외들 남았는ㄷ... 우쨔지... 데이트... 하... 아 맞아 정국아... 윤기쌤... 다른 커플들... 번외들...!!!!!
태태글 찌고 있는데... 아육대... 아육대... 정보가 더 필요해여.. 아육대...
앗 이제 학원가야하는데 서버가 안좋아서 자꾸 댓글도 안달리고 막 그러네여.. ㅠㅠ
쨋건 얘들아 지금까지 수고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못난 작가 만나서 ㅠㅠㅠㅠㅠ
아직 완결 아니에여..!!! 후기 오면 그 때 궁금한거 다 받을 테니까 뭐... 뭐...
자 여러분 판타지아 투표는 2월 말까지 입니다! 열심히 투표... 투표..... ㅇ.....하...
태태랑 침침이 글부터 쪄야지.. 열심히 찜기에 넣고 찔께여.
정말 열심히 달리는 작가가 아니 아뀽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진쨔..핳ㅎㅎ... 사랑해여.. 내가 진짜 사랑해여
제가 그렇게 막 표현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만큼 밖에 못하지만 정말 여러분 많이 사랑해요. 항상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글 보면서 힘을 얻어요 아자아자! 감사해요! 암호닉 계속 받아요!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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