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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세븐틴 더보이즈 변우석
귤뀰 전체글ll조회 2811l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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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불안했다. 분명 훈련 전까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다정한 웃음을 띄우던 호석이었는데... 훈련이 끝난 뒤, 숙소로 향하는 여주의 발걸음이 무거운 추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힘겹게 이어졌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또래와의 접점이 전혀 없던 그녀였기에 그저 이 상황이 막막하기만 했다. 만일 숙소에 들어갔을 때 호석이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면 어떡하지. 인사를 해야하나, 그냥 지나쳐야할까. 아니, 만약 그가 거실에 없다면, 아 모르겠다. 깊게 파고들기 보다는 그저 끊어내는 것이 역시 더 편한 여주였다. 여주의 발걸음이 다시금 활력을 찾았다.




*        *        *





여주의 우려와는 달리 숙소에는 지민만이 남아있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따뜻한 햇살 아래에 있는 느낌이라는 것을 그도 알고 있을까. 아마 리커버리인 그의 능력 덕분이기도 하겠지. 그럼에도 아직 낯을 가려서인지 어색한 폼으로 거실 정중앙에 서있는 여주를 본 지민이 먼저 여주에게 말을 걸어왔다.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여주씨 왔어요? 이거 진짜 맛있는데, 마셔봐요. 호석이 형이 이거 주고 갔어요."


"아, 네. 고마워요. 근데... 다른 분들은"


"남준이 형은 팀이랑 관련된 문서 처리할 게 있어서 팀장실 갔고, 호석이 형은 의국으로 갔을걸요?"


"의국이요?"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네. 아마 곧 올 거예요. 혹시, 저랑만 있긴 불편해서 그래요?"




웃음기 가득하게 물어오는 지민의 말에 당황한 여주는 손과 발을 다 동원해가며 그런 게 아님을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정말 진심으로 여주는 억울했다. 남준 다음으로 편한 사람이 바로 지민이었다. 그런데 그런 지민이 자신이 그를 불편해한다고 오해하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 머릿 속에서 경보가 울렸다. 지민도 전부 다 알고 장난으로 한 말이지만 잠시 얼이 빠졌다가 허둥지둥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터질 뻔한 웃음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귀엽다. 그는 그녀가 꽤나 귀엽다고 생각했다.




"네? 아니... 진짜 그런 거 아닌데. 진짜 안 그래요! 좋아요. 좋단 말이에요..."



당황했다가, 부정했다가, 괜히 목소리를 높였다가 울상을 짓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광대가 올라가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민은 순간 여주가 작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다.



"저도 좋아요, 여주씨. 혹시 가이딩 해줄 수 있어요?"



그녀의 가이딩도 그녀처럼 톡톡 튈 것만 같았다. 가이드의 가이딩은 그저 센티넬의 수치만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가이딩마다 특유의 느낌이 존재한다. 가이드마다 가지고 있는 기운이 다르며 혹자는 향도 가지고 있다. 물론, 향까지 가지고 있는 가이드는 드물지만 말이다.



"그럼요. 언제든지요."


그리고 맛본 여주의 가이딩은,

고혹적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짙고, 달았다.



"... 아뇨. 여주씨 방사 가이딩 말고 다른 건 안 돼요?"


"네? 어떤,"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이런 거요."



지민은 그대로 여주의 목덜이에 입술을 맞닿게 하곤 그의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숨결과 생생한 그 감촉에 여주는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아, 이상하다. 나는 왜 그에게 거부의 표현을 하고 싶지 않을까. 입술을 가져다 댄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듯이 지민이 이를 세워 그녀의 목 주변을 아프지 않게 물었다. 흐으, 아... 지민씨. 오직 둘만 존재하는 집 안에서 야살스러운 소리가 퍼졌다.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지민의 손이 따뜻하면서도 뜨겁게 느껴지고, 목에 닿는 감촉이 이상했다. 다리가 풀릴 것 같은 여주를 알아챘는지 지민이 곧장 그녀를 안아들고 가장 가까이 있던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 위에 여주를 앉혀두고 양 손으로 그녀를 가둔 모습을 하고 서있는 지민의 모습에 여주는 귀 끝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민의 눈 또한 약간 풀려있었다. 여주씨, 가이딩 더 해주면 안 돼요? 이미 가이딩이 가득 찼다고 알림음을 내는 워치를 신경질적으로 풀어해치더니 여주와 진득히 눈을 맞춰오는 지민이다. 저, 아직 가이딩이 부족해요. 뻔히 보이는 거짓말임에도 여주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민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삐- 삐- 삐빅-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 숙소의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 것을 먼저 알아챈 여주가 지민과 황급히 떨어지고는 자신의 매무새를 정리했다.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호석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여주는 이 자리가 너무 불편하고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뒤에는 호석의 등장으로 멈춘 가이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 자신만을 지긋이 보고 있는 지민이 있었고, 자신의 앞에는 신경이 예민해보이는 호석이 있었다.

호석이 그들에게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하기 위해 여주를 지나치던 순간이었다.



"워치 빨간색이잖아요. 가이딩 해드릴게요."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안 받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내가 알아서 해."


"아니, 그래도요. 전 팀 가이드예요. 팀원들 가이딩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요."



호석은 여주의 손을 정중히 내리고, 자신의 방으로 향하려고 했다. 손을 타고 전해지는 달고 진득한 가이딩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빌어먹을. 순간 자신의 이성이 끊길 뻔한 것을 참아내고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며 여주의 손을 쳐냈다. 내쳐지는 그 순간에도 전해지다가 결국 끊기고 마는 가이딩에 호석의 마음이 잠시 동요할 뻔했다.



"주제 넘게 굴지 마."



걱정이 가득해 보이는 여주의 표정을 뒤로 하고 호석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여주가 상처받는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 있던 지민은 당장이라도 호석의 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그의 멱살이라도 들어올릴 것처럼 분노로 가득 차있었다. 형이 뭔데 여주를 이렇게 대해? 내겐 소중한 가이드인데. 그러나 결국 여주가 걱정되는 마음에 호석을 쫓아가기보단 여주를 안아주길 선택한 지민이다. 아, 물론 그녀를 독점하기 위한 지민의 욕심도 충분히 반영된 것이다. 만일 호석이 그녀의 가이딩에 이끌리게 된다면, 그래 여주야. 너의 가이딩은 나에게만 향해야지. 우린 그래야지.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여주를 다정히 끌어안고 호석의 방문을 노려보는 지민이었다.





*        *        *





여주가 의국 센터장실을 찾은 건 무려 두 달만이었다. 이전에는 사소한 일들로 다치거나 가이드 센터장한테 토라지는 일이 있으면 늘 의국으로 향했던 여주인데, 나이가 들고 의국 센터장이 바빠진 뒤로는 잘 마주치지 못했다. 이번에 팀 가이드로 들어가게 돼서 다시 등급 재측정이 필요하기도 했고, 호석과 관련된 일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자 가이드 센터로 가려던 걸음을 의국으로 돌렸다. 의국에는 하위 등급 리커버리 센티넬과 노멀인 의사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현재 의국 센터장인 선호는 S급 리커버리이자 A급 쉴드로 6년 전, 반정부 소탕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30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의국 센터장으로 임명되었다.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드디어 삼촌이 보고 싶어서 왔어? 오랜만이네 우리 여주."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냥 가이딩 등급 측정하러 왔어요."


"아닌 것 같은데? 나 보고 싶어서 온 거 맞아. 혹시 누가 괴롭혀? 어디 다쳐서 온 거야?"


"아, 한 번에 질문 하나씩 해주세요. 저 멀쩡하거든요?"


[방탄소년단/센티넬] 빌런 가이드 03 | 인스티즈

"어디 봐봐. 그렇네 우리 여주 안 다치고 건강하네. 그럼 여긴 무슨 일이야?"


"혹시요. SS급 센티넬용 가이딩 약물. 그거 개발 완료했어요?"


"아니. 우리도 몇 년째 매달리는 중인데 진전이 없네. 아직까진 A+ 등급까진 소화 가능해. SS급이나 되면 그걸 아무리 맞아도 40%이상으론 오르기 힘들 거야."




여주와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화하던 선호에게도 가이딩 약물 개발은 꽤나 어렵고 골치아픈 주제였는지 어느새 장난기는 사라지고 진지한 얼굴로 여주의 물음에 답해줬다. 실제로 가이드의 수가 그나마 증가한 지금도 센티넬들의 가이딩 부족 현상이 심했을 뿐더러 가이딩이 부족해 폭주하는 센티넬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선호에게 가이딩 약물은 그들을 향한 속죄이자 다른 센티넬들의 희망으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오늘, 알파팀 정호석씨 다녀가지 않았어요? 가이딩 약물 맞는다고 팀장님한테 다 들었어요. 알고 온 거예요."


"..."


"분명 약물을 맞았을 텐데 왜 워치가 빨간색이에요? 저 팀 가이드잖아요. 이 정도는 알 권리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센터장님."


"... 그래 알아야겠지. 호석이는 가이드의 가이딩을 통해서는 수치가 올라가지 않아. 정확히 하면 본인 의사에 따른 가이딩 거부야. 심리적인 요인과 관련해서 자신이 가이딩을 극도로 거부하니까 몸에서도 가이딩 거부 반응이 생긴 거지. 편식하는 음식을 먹게 되면 헛구역질 하는 것처럼. 어릴 때 겪은 일이랑 관련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사정은 직접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그런 게 어딨어요. 센티넬은 가이드의 가이딩 없이는 살 수 없잖아요. 약물도 내성이 생길 테고."


"그치, 호석이 팔 봤어? 온통 주사로 인한 멍 자국밖에 없어. 이대로 가다간 호석이 몸도 못 버티고 폭주할지도 몰라. 팀 가이드잖아. 호석이 좀 살려주라, 주야."




센터장의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대체 어떤 사고를 겪었길래 가이드의 가이딩 없이 살아가려고 하는 건지. 지금 그의 몸 상태는 괜찮은 건지. 아니, 그 전에 아까 내가 무모하게 시도한 가이딩으로 그가 고통을 받은 건 아닌지. 복잡함을 풀기 위해 간 의국에서 온통 고민거리만 가득 얻어 머리가 과부하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신은 무정하게도,



삐- 삐삐-

CODE ZERO: SS급 빙결 센티넬 정호석 폭주. 알파팀 숙소(T-41)로 팀 가이드 긴급 지원 요망.



워치에 호석이 폭주하고 있다는 긴급 알림이 오자 모든 사고가 차갑게 정지된다.

지금, 나는 날 지독히도 밀어냈던 그를 위해. 그의 얼음 속으로 몸을 던지러 간다.







----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의 마음에 들기 바라며, 오늘도 글을 올려봅니다.

부디 다들 안온한 하루 보내세요. 늦지 않게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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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대ㅠㅜㅜㅜㅜㅜㅜ
3년 전
귤뀰
댓글 감사합니다 :) 다음 편에서 호석이가 어떻게 될지 흥미롭게 봐주세요!
3년 전
독자2
센티넬물에서 호비가 이런 캐릭터를 맡은건 별로 없어서 더 공감가고 궁금하네요!
3년 전
귤뀰
지금까지는 별로 없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자 싶었던 게 목표였는데 그리 느껴지셨다니 다행이에요. 일부러 리커버리도 지민이에게, 마인드킹이 아닌 능력을 남준이에게 주었어요! 다음 화에서도 뵙길 바랄게요 :)
3년 전
독자3
우와 저 4편 너무 궁금해서 지하철 창문 깨고 뛰어내리고 싶어요.... 저 빙의글이라는거 자체도 처음보는데 이런 맛에 보는것이었군요 아니 선생님 항상 가내평안하시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완결까지 원만한 마무리 부탁드립니다ㅜㅜㅜㅜ 제가 완결까지 함께하겠슴니다ㅜㅠㅠ
3년 전
귤뀰
아 ㅋㅋㅋㅋ 세상에 저 이런 반응 처음 받아보는데 정말 너무 뿌듯하고 덕분에 행복해요. 덕분에 완결까지 달리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공고히 해봅니다. 감사해요 다음 화도 흥미롭게 지켜봐주세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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