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꿈과환상 그에게 말했다. 왜저는 안되는것입니까? 저를 좋아해주실수는 없으십니까? 어느새 눈물이 뺨을타고 흘렀다. 내가 바란것은 따뜻한 눈길한번 이름한번 불려보는것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걸음음 돌려 나를 외면했다. "아가씨.집에 돌아가시지요. 어른께서 기다리십니다" "이제 찾아가지 마십시요. 매번 눈물을 쏟지않으십니까" "보고싶은걸어찌해." "저자ㅅ. . 아니 준회도련님은 아가씨를 신경조차쓰지않으시는걸 누구보다 더 잘 알고계시지 않으십니까" 또 나를 두번 죽이는구나. 비수를 꽂는지원이의 말을 무시하고 걸음을옮겼다. 매번 어찌그렇게 차가우실까 내가아닌 다른여인들에게는 그 훤한미소를 보여주시면서 어찌 나만보면 그리도 냉하시냔 말이야 고개를 푹 숙이고 그저 지원이의 발을 쫓아걸었다. 오늘따라 북적거리는 저잣거리를 지나 드디어 대문앞에 다다랐는데 "안까지 따라 들어오실 작정입니까?" "누구십니까?" "제가 묻고싶은 말입니다. 아까 저잣거리에서부터따라오시더니 이젠 안으로까지 따라들어오시려고하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예?제가요?저는 그저. . ." 망했다. 정신이팔려 지원이를 놓쳤구나. 후-되는일이하나도없네. 죄송합니다 길을 잃었습니다.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돌아가려는데 익숙한대문 익숙한 길이었다. "이곳에 사십니까?" "아닙니다" "그럼 어쩐일로 오신것입니까?" "그저 벗의 집에. . . 아니 제가 이런 얘기를 그대에게 해야하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그대는 누구이시기에 아까부터 저를 따라오시고 그런것을 물으시는 것입니까" 사내는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원이를 놓쳐 이사내를 따라온곳은 방금전까지내가 눈물을 쏟아냈던 그집 그곳이었다. 이렇게 생긴 친구가 있었던가. . ? 나도모르게 사내의 이곳저곳을 훑어봤다. 사내는 그런내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참 희안한 여인이십니다. " "예?" "장옷도 입지않으시고, 사내를 이곳저곳 훑어보질않나 따라들어오질않나" *장옷:여자가 바깥나들이를 할 때 얼굴 을 가리기 위해 머리에서부터 길게 내리 쓰던 옷. "따라온것은 아니래두요! 그리고 장옷은 답답하여 입는것을 싫어합니다." 내말에 사내는 또한번 웃을을 터트렸다. 뭐가그렇게 웃긴지 이곳에 계속있다가는 구준회를 다시 마주칠것이 뻔하기에 발걸음을 돌렸다. "잠깐. 아니 이것도 인연인데 인사도없이 그냥 가십니까?" 사내가 내앞을 가로막고 섰다. 인연은 무슨 그저 한번 마주친 우연일뿐이지 앞으론 정신차리고 걸어다녀야지 잘못했다간 왈패들소굴에 따라갈지도 모르겠네 "인연이아니라 우연이지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번엔 길을잃지마시고 잘찾아가시기를 빌겠습니다" 어째비꼬는것 같네. 걸음을 재촉해 다시 저잣거리를지나 집앞에다다랏다 나를 기다렸는지 보자마자 내앞으로 지원이가 달려왔다. "아가씨! 어딜다녀오시는겁니까. 해가떨어지고있습니다. 잘뒤따라오셨어야지요. 안그래도 길눈 어두우신분이 어찌그리 조심성이 없으십니까!!예? 제가 아가씨를 찾느라 이거보십시오!땀이이렇게나났습니다!도대체. . . " "잔소리좀 그만하거라!나도 널놓친줄몰랐었어. 피곤하다. 이만 들어가볼테니 너도 씻고 잠이나자거라" 무슨잔소리가 저렇게 심한지. 고개를 내저었다. 물을길러 몸을씻은 후 저녁상을 물리고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의 전부는 구준회 그사람이었다. "도대체 언제쯤 나를 봐주실까" 붓을 먹물에적셔 한자한자 써 내려갔다. 차가웠던 그사람의 눈빛과 말투, 나에게 비추는 냉기 여전히 자존심상하고 속상하지만 그래도 그사람을 좋아하는 내 마음과오늘처음만난 이상한사람. 누구길래 그집에 간걸까?행색을 보니 양반인것은 분명한데 그런친구가있었나? 또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만 잠을자라는 지원이의 잔소리에 촛불을끄고 잠에들었다. 꿈을꾸었다. 나를보며 누군가가 환하게 웃고있었다.세상이 밝아지는듯한 웃음이었다. 어찌그리 환하게 웃으십니까? 그대를 보고있지않습니까. 그대를보면 웃음이납니다. "무슨생각을 그리하십니까?" "지원아. 내가오늘 꿈을 꾸었는데 어떤사내가 나왔다. 누구겠느냐?" "아가씨머릿속에 사내는 준회도련님 한분이시지 않습니까" 준회는 아니였는데. 날보고 웃어줄리가 없잖아. 그저 꿈에 불과하기에 생각을 접었다. 아침산책이나 가자 하고 지원이와 길을 나서는데 "누이!!큰일났습니다" "찬우도련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누이 어찌합니까? 금혼령이 내려졌습니다" *금혼령:조선 시대, 세자빈을 간택할 때에는 금혼령이 전국에 반포되어 처녀들의 결혼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