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했다
특유의 분위기에.
by.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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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눈이 자꾸 그 아이에게로 갔다. 사람들이 북적대던 입학식 당일날 난 한눈에 반했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
맞다. 난 한눈에 반했다. 너에게, 참 웃기지.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공부만 하자고 다짐했던 나인데 입학식하자마자 반하다니, 이번 학교생활은 망했다.
망했다는 말이 맞는게. 난 입학식 그 후로부터 급식실을 가도. 체육관을 가도 내 눈은 온통 너에게로 향해 있었다. 어딜가도 눈은 널 찾고있었고 아니, 난 네가 있는 곳을 찾아헤맸다. 이런 내가 한심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네가 이미 내 마음한곳에 자리잡은걸.
어느날, 복도를 지나가다 널 보았다. 항상 칼단발에 교복도 단정, 안경 쓴 모습까지 너무 예뻤다. 그걸 본 친구들이 안예쁜앨 어디가 예쁘다고 좋아하냐 물었을 때도 내 대답을 항상 같았다.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입학식 날, 선생님들 소개하는 순서에 박수를 열심히 치는 네가 너무 예뻤고, 박수치다가도 멍때리는 네가 너무 귀여웠다.
너와 친해지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넌 몰랐을거야. 넌 복도에서 무거운 짐을 들어준 내게 의아했겠지. 모르는애가 자기짐을 들어주다니 말이야.
뿌듯했어. 낯을 많이 가리는 내가 네게 한발자국 다가간것에 대해 말이야.
이런 내 노력으로 결국 우린 지나가다가 마주치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고, 행운인지 우린 대학교까지 같은곳엘 들어갔다. 대학발표가 난 날, 너와 내가 같은학교에 합격했다는 걸 듣곤 난 그날 날아가버리는줄 알았어, 행복했어. 이제 4년동안 널 계속 본다는게, 그리고 거기다가 너와 나만 같은학교라니, 꿈만 같았어.
1학년 생활을 마치고 점점 더 너가 좋아지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그날 술을 먹고 고백을 했어 취중고백이랄까. 술을 먹으면 점점 솔직해진다잖아. 술을 거하게 먹은 내가 솔직하게 네게 고백을 하니, 넌 내 고백을 받아줬지.
"ㅇㅇ야- 내가 많이 좋아해."
"응? 너 술 많이 먹었어?"
"술? 아니이- 안머겄어."
"너 어디야? 예전에 나랑 같던 술집맞지? 기다려 갈께."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네게 달려온 널 보곤 기분이 너무 좋았어. 널 껴안고 너가 너무 좋아라고 말을 하니 내가 너무 꽉 껴안아서 그런지 웅얼거리더라. 그래서 살짝풀어주곤 응? 뭐라고 했어-. 나도 좋다고, 술 좀 그만먹고 얼른집에가 내일 기억이나 하겠냐. 라며 소리치는 네가 너무 귀여웠어. 볼은 빨개져가지고.
내가 너무 좋아해, ㅇㅇ야.
지금 내 앞에서 졸고있는 너가 너무 사랑스럽다고.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경찰학과입니다.
내일 모레면 설날인데요, 우리 독자님들은 어디로 설을 보내러 가시나요.
전 제가 살고있는 지역에 머물러 있을 예정입니다.
서울도 가보고 싶고 부산도 가고싶은데, 친척분들이 다 같은 지역에 살고계셔서요.
이번 명절도 재미있게 알차게 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