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옷을 입은 채로, 호화로운 방 안에 내가 들어가 있다.
어울리지 않는 공기가 서로 어우러져 분위기를 흐리는 것만 같다.
곧, 방 안짝에서 멋스러운 옷을 입은 남자가 걸어온다.
그 녀석이다.
그 방 안에서 풍겨오는, 이상하지만 자꾸 맡고 싶은 향이 나의 눈을 감겨준다.
싫지만 어쩐지 거부할 수 없다.
얌전히 눈을 감고 있는 나의 위로 빛이 가리워진다. 깜깜하다.
입술이 닿자 내가 자연스럽게 그의 등을 감싸 안는다.
그가 강하게 몰아세우며 고급 테이블 위로 나를 눕히니
어쭙잖게 올린 내 머리칼이 흐트러진다.
나의 모습이 그의 까만 눈에 비춰져서 차마 바라볼 수가 없다.
"......"
아무런 말없이 흐트러진 내 머리칼을 넘겨준다.
그리곤 그의 브레스트 포켓에 꽂힌 꽃을 내 귀 뒤로 꽂아준다.
무슨 꽃을 꽂아주었는지, 어떤 향인지 맡고 싶어 손을 대려하니 그가 저지한다.
그것을 싫다 표현할 찰나도 없이
나의 아래마저 침범한다.
아픔에 정신이 없어, 그 향에 익숙해져간다.
계속되는 찔림에 정신이 몽롱해져 고개가 절로 젖혀진다.
그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곤 다시 내 귀 뒤로 예쁘게 꽃을 꽂아주며 내가 싫어하던 그 얼굴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