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라 하기도 뭐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긴장감이 맴도는 교실. 발표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침묵을 가르고 터벅터벅 칠판으로 나서는 발걸음. 작고 하얀 분필 하나를 조심스레 쥐어들고는 밭은 기침을 한 뒤 씨익 웃으며 앞의 친구들의 눈을 마주치는 눈길. 그리고 나와도 마주쳐버린 눈길. 그 눈길 하나가 어느샌가 내 마음 언저리에 들어 앉았다는 것을 알아 채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조금은 낮은, 묘하게 편안한 너의 목소리가 간지럽게 귓가에서 맴돌다 차곡차곡 들어앉는다. 짙은 초록빛의 칠판에 새겨지는 삐뚤빼뚤한 하얀 글씨. 그와는 다르게 올곧고 정갈한 눈빛. 곧게 뻗은 네 손가락에 흩어져 있는 분필 가루. 그 모든 것이 다소 버겁게 내 안을 비집고 들어왔다.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너의 올곧은 눈빛을 마주하다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고개를 떨구었을 때, 발표가 끝났고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한숨을 얕게 내쉬며 고개를 들었고, 내 시선은 숨을 쉬듯이 자연스레 너를 쫓았다. 쑥스러운 듯 웃으며 정돈된 뒷머리를 헝클이는 모습을 눈에 담다가 너와 눈이 마주쳤을 때 온 몸이 일렁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빗방울이 되어 내 작은 물 웅덩이는 강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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