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웬디를 찾아서
EP01.
“자습하고 있어. 선생님 금방 올거니까. 회장. 떠드는 애들 조용히 시키고.”
담임 선생님이 문을 나가자마자 우르르 쏟아지는 말들.
학기 초만 했어도 회장이 조용히 하라했지만, 이제는 회장도 포기한 모양이다.
선생님들도 포기한 반을 그 반 회장이 잘 이끌어낼 수 있을 리가.
나도 그러려니 이어폰을 양쪽 귀에 꽂고 엎드렸다.
노래들 사이로 간간히 들리는 애들의 대화.
“야,오늘 전학생 온데!”
“헐,남자야? 남자면 좋겠다. 잘생기면 사귀자고 해야지.”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걔가 사겨줄 것 같아? 암튼 내가 알기론 남자애야.”
전학생이라. 하긴,1학기 때 나랑 김지원 빼고는 전학생이 오지를 않았으니.
그 때 당시를 회상하면, 좀 끔찍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 온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질문들.
미국 어디에서 살다왔는지, 영어는 잘하는지, 디즈니랜드는 가봤는지. 등등.
좀 쓸데없는 질문들 투성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전학생도 일주일간은 꽤나 힘들겠네.
눈을 감고 킥킥 웃고있는데, 노래소리가 갑자기 줄어들었다.
“What are you doing laying down, Wendy?”
이어폰을 빙빙 돌리며 웃고있는 김지원이였다.
“웬디라고 부르지말라니까. 이제 한국이름에 익숙해져야지.”
Isn't it Bobby?
“미안, 한국 온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익숙해지지가않네.”
“근데 왜 불렀어?”
“그냥,배고파서. 매점가자고.”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생님.
“What a perfect timing.”
타이밍 참 기막히네. 성이름 다음시간에 가자.
다음시간에 가자며 김지원이 자리로 돌아갔고, 떠들던 아이들도 하나 둘씩 자리에 앉았다.
“아까 보니까 몇몇 애들은 전학생 오는 거 알고 있던 것 같던데.”
인사해라.
“안녕. 미국에서 전학왔고, 이름은 Peter Kim.”
우리 반에는 미국에서만 전학오는 저주가 걸렸나보다.
슬쩍 김지원을 보니
음.. 동지가 생겼다는 거에 텐션업 된 것 같다.
“한국이름은 뭐야?!”
우렁찬 여학생의 목소리.
그러고보니 외모도 꽤 준수해서 벌써부터 마음에 들어하는 애들이 생긴 것 같다.
“아, 한국이름은 김동혁이야. 잘 부탁해.”
“미국에서 왔다고 했나, 마침 우리 반에 미국에서 전학 온 애들이 있어서.”
…? 선생님 제발. 입을 닫아주세요.
“이름이랑 지원이 일어나볼래?”
갓뎀.
“쌤,설마 자리 쟤네 둘 쪽으로 앉히실 건 아니죠?”
응.제발. 아니여라.
“그러는게 좋지 않을까. 미국에서 왔으니까 아직은 영어가 편할테고.”
너네 영어로 동혁이랑 대화할 자신 있어?
“ㄱ,기본적인 건 할 수 있는데요!”
“맞아요! 하이 피터! 마이 네임 이즈…”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결국 김동혁은 내 앞자리로 앉게되었다.
잘가, 내 전 앞자리야..☆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김동혁이 몸을 돌려 말을 걸었다.
“안녕. 이름이 뭐야?”
“성이름. 미국이름은.”
“Wendy? Is it right?”
이상했다.
분명 교실에 들어오면서 누군가 내 이름을 알려주지도 않았을테고, 심지어 명찰도 한국이름인데 어떻게 내 미국이름을 알고있지?
의아하게 쳐다보자 예쁘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국에 내 친구 이름이 그거였거든. 찍은건데 맞나보네?”
“어,어..”
그래,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우연이겠지.
“Let's be friends,Wendy.”
친하게 지내자,웬디.
과연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So, I guess there's nothing more to say then."
"아직 할 말 남았는데.“
“My real name is Peterpan. Remember.”
내 진짜 이름은 피터팬이야. 기억해.
노란양말 안녕하세요! 노란양말입니다! 무책임하게 공지하나 달랑 띄워놓고 연중해서 죄송한 마음에 야심차게 준비한 새 글! 마음에 드실련지 모르겠습니당 사실 더 길게 써오려고했으나 fail. 콘간적으로 독방 넘나 재밌는 것 2화는 마음 단단히 먹고 길게 써올게요. 약속합니다. 그리고 모든 암호닉은 사랑..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