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ck B - 빠빠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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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2반 박태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 이라고 쓰고, 뭐 같은 고삼이라고 읽는다. 정말 할 일 없이 책상에 엎드려서 펜만 후우 불어서 도르륵 굴렸다가 떨어질만 하면 다시 잡아서 입 앞에 가져다놓고 또 도르륵 굴리기를 몇 번이나, 몇 날, 몇 일이나 반복했던지 어느새 나는 수능을 끝내고 졸업을 앞두고 있더라. “ 야, 박태환! 너 대학 다 떨어졌다며? ” “ 말하지마라, 짜증나니까. ” “ 어차피 대학 갈 생각도 없었던 놈이 센척하긴. ” “ 그래 넌 좋겠다, 대학 붙어서? ” “ 얌마, 왜 비꼬냐. 그러지말고 어차피 너 오늘 지나면 백수잖아. 일자리줄까? ” “ 니 시다바리짓 시킬려고 하는거면 이거나 먹고 꺼져라. ” 시선은 다른 곳에 둔채 가운데 손가락을 척 하고 들어보였다. 그러자 친구놈은 허허, 이 놈이. 하며 애늙은이처럼 웃다가 곱게 내 손을 다시 접어주었다. 그래, 나는 이 졸업식이 끝나고나면 흔히 남들이 말하는 백수가 된다. 처음부터 내 인생이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수영을 했고, 수영 선수로서 전적도 꽤나 좋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어느 봄날, 나는 같은 학교 친구의 장난으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며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치명적이였다. 그 이후 내 선수 생활은 끝났고, 그때가서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했다. 결국 나를 노리던 대학들은 차갑게 돌아섰고, 나는 갈 곳 없는 백수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그때 그 사단을 만든 친구를 미워하진않는다. 그 애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겠는가, 뭐. “ 우리 삼촌이 아산스포츠센터에 근무 하시거든 ” “ 아산스포츠센터? 그거 아산대에 있는거? ” “ 어어, 근데 거기에 수영강사 자리가 빈데! ” “ 그래서? ” “ 아‥ 너 임마 그래도 국제대회 같은데 가서 메달도 따고 했잖아! 내가 삼촌한테 넌지시 말했더니, 너라면 괜찮다고 했어. 한번 찾아나가봐. ” “ 귀찮은데‥ ” “ 백수보단 나아. ” 나는 그날 우선 알았다고 하고, 친구에게 그 삼촌의 번호를 받았다. 사실 일자리가 필요했다기보다 다시 수영을 하고 싶었다. 기록을 세울 수 는 없지만, 그렇다고 수영을 아주 못하는 상태는 아니였다. 물 속이 그리웠다. 그런 인연으로 나는 아산스포츠센터에 자유형 기본반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강사 자격증까지 따서 3년이 지난 지금은 자유형 고급반의 강사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에 속한 센터라 그런지 봉급은 적은 편이였다. 그래서 나는 간간히 알바로 비는 돈을 매꾸며 살았다. 그간 정말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는거 같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역시 편의점이 제일 편하고 할 일이 적었다. “ 박태환씨. ” 저 인간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 1800원입니다. ” “ 저기요. ” “ 예? ” “ 수영합니까? ” “ 예? ” “ 수영. ” “ 어‥ ”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이새끼 변태 스토커인가? 요즘 중국놈들이 인신매매로 시끄럽던데 호..혹시? 라는 경계의 눈초리로 잔뜩 흘겨봤더니 쑨양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뭔가 스윽 내밀었다. 여전히 경계하며 시선을 내렸다. 아산대학교 학생증이였다. 눈을 꿈뻑거리다가 문득 91년생이 눈에 띄었다. “ 뭐야, 나보다 어리네. ” “ 몇 살 입니까? ” “ 23살인데‥ ” 아차 싶었다. 나는 왜 이렇게 지나치게 솔직한걸까. 아니면 멍청한걸까? 하고 태환은 고개를 푸욱 숙였다. 갑작스럽게 질문을 해오니 태환은 속수무책으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날 그는 그렇게 그렇습니까? 라고 하더니 계산한 물건을 가지고 나가버렸다. 태환은 머리를 쥐어뜯다가 고개를 기우리며 그가 나간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 혹시 수영을 배우고 싶어하는 수강생인가? ”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태환은 그래, 그게 분명해! 라고 생각하며 화,목 밖에 없는 수업날에 수업을 끝내고 나오며 스포츠센터 로비로 나가 안내문을 하나 받아서 그날도 어김없이 편의점에 출근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 날 쑨양은 오지않았다. 시계를 빤히 보던 태환은 퇴근할 시간이 되었고, 카운터 옆에 두었던 안내문을 흘겨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 왜 안오지? ” 다음 파트의 아르바이트생이 왔을 때 태환은 왜 자신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가 하고 깨닫고 또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나나우유 하나를 손에 쥐고 퇴근했다. 톡- 소리를 내며 빨대 하나를 꽂아서 쭈욱 빨아들였다. 달콤하고 고소한 바나나우유가 입안에서 향긋한향을 내며 퍼졌다. “ 어허, 좋구만‥ ” 태환은 눈을 휘어 웃으며 흐흐, 거렸다. 그러다가 문득 저 멀리에서 휘청거리며 걸어오는 왠지 익숙한 커다란 덩치가 눈에 띄었다. 온 몸이 얼른 이 자리를 피하라며 경계태세를 갖췄다. 그러나 발걸음은 여전히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고, 점차 두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그 커다란 덩치는 역시나 쑨양이였다. 휘청거리며 걸어오는 쑨양을 피해가려 태환은 몸을 옆으로 기우렸다. 순간 쑨양은 고개를 돌리며 태환과 시선이 마주쳤다. 태환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 뭐됐다. “ 박태환? ” “ ‥… ” “ 아직 나 편의점 안갔는데. ” 쑨양은 무척이나 피곤해보였다. 몸에서 알싸한 알콜향이 나는거 같기도 했다. 태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더 기우려서 그를 멀리했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또 박태환- 하고 불렀다. 태환은 순간 미간을 꿈틀거리며 바나나우유를 손에 꼭 쥐었다. “ 이봐! ” “ ? ” 쑨양이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치자 태환은 흠칫하고는 말 끝에 ‥요. 라며 작게 덧붙였다. “ 제, 제가 형이거든요? ” “ 뭐라고? ” “ 형이라구요. ” “ 아아‥ ” “ 외국에서 와서 잘 모르시나본데 윗사람한테 막 그렇게 이름 부르고 그러면 개새‥ 아니, 욕먹어요. ” 태환은 그렇게 말을 하고 왠지 뿌듯한 마음에 입술을 앙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쑨양은 그런 태환을 지그시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중국어를 내뱉었다. 태환은 예? 라고하며 순간 벙쪘다. 뭐라고 계속 중국어로 말을하자 태환은 당황해서 또 다시 예? 아니 그게, 저기요. 아니 그러니까요. 라면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쑨양은 중국어로 계속 해서 태환에게 질문을 하는 듯 말을 이었고, 태환은 패닉에 빠져있다가 눈을 꾹 감은채 바나나우유를 쥔 손을 불쑥 내밀었다. “ ? ” “ 오, 오늘은 편의점 퇴근했거든요! 그거나 먹어요! 타,탄산음료 몸에 안좋으니까! ” 쑨양은 그 큰 눈을 꿈뻑거리며 보다가 우선 태환의 손에 들린 그 바나나 우유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태환은 훽 돌아서서 도망가듯 달렸다. 아니 도망갔다. 외국어 울렁증이 심한 태환이였기에 정말 거기서 더 중국어를 들었다가는 그 사내에게 욕을 해버릴거만 같았다. 뒤에 남겨진 쑨양이 어떠하던간에 태환은 정말 그날 쪽팔려서 집에 가자말자 엄마를 찾으며 칭얼거렸다. 물론 잠결에 태환을 대한 엄마는 왜 야밤에 이 쌩쑈를 하냐며 등짝을 몇 번 내려쳐 때리며 태환을 방에 밀어 넣어버렸지만, 한동안 태환은 끝없이 밀려오는 쪽팔림에 공부를 할거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 다른 알바를 알아볼까? 음‥ 응? 아니지, 아니. 내가 왜 그 짱깨때문에 도망을 가?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천하의 박태환이? …아오, 진짜 부셔버릴거야 짱깨! 한국에 왔으면 한국말을 해야지 왜 중국어를 하고 지랄이야! 아 짜증나! 아!!!! ” 침대를 팡팡 치며 소리를 지르던 태환은 그 날 엄마가 던진 슬리퍼에 뺨을 맞고, 가뜩이나 서러워 죽겠는데 엄마까지 왜 그러냐며 정말 울거처럼 울먹거리며 잠자리에 들어야했다. 그 날 정말 큰 패닉에 빠졌던건지 태환은 꿈속에서 중국어를 하는 괴물에게 쫓기는 헤괴한 꿈을, 정확히는 악몽을 꾸며 밤잠을 설쳤다. *** 홀로 길거리에 덩그러니 남은 쑨양은 점점 올라오는 취기에 미간을 찌푸렸다 펴고는 손에 들린 반쯤 남은 바나나우유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빨대를 입술사이에 앙 물며 쪼옵하고 빨아들이더니 하-, 하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멍하게 있다가 태환‥ 하고 이미 사라지고 없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빨대를 이 사이에 물고 질겅질겅 씹으며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쑨양은 힐끗 태환이 달려간 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 바나나우유‥ 보다 초코우유가 맛있는데. ” |
팊.
잠이 오지않아서 문서 켜놓고 끄적끄적 대다가 짧게 그냥 쓰고 올려봅니다ㅎㅎ
이제 슬슬 잠이오네요... ㅇ<-<..... 아근데 써놓고 보니까 너무 맘에 안들어서
폐기 시켜야 할거같아여 어흐으긓그흐 ㅠㅜㅜ 갑자기 1화가 사라져도 놀라지마세요 여러분..!
조금 아련아련 열매 먹었던 선생님x2 이 끝났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로맨스코미디물을 짧게 쓰고, 처음에 반응으로 올렸던 내바보를 좀 길~게 연재할 생각이에요ㅎㅎㅎ..
많이들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ㅇ<-< ............ 암호닉은 나중에 글 수정해서 목록 올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쑨환 글 많이 올라오네요 행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