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 민윤기 빙의글] 철벽남 민윤기 함락시키기
Chapter 0. [ 어쩌다 마주친 그대]
( Ariana Grande - You'll Never Know )
Writer. 자몽색 민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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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대에 입성한 나는, 지나가 버린 내 10대 시절과 새롭게 맞이한 20대를 기념하여 개처럼 놀았다. 정말, '개'처럼.
사건의 발단은 간단했다. 일주일, 아니 어쩌면 한 달 전부터 시작된 끊임없는 술자리를 여느 때와 같이 산뜻한 마음으로 참여한 나는 망설임 없이 마셔라, 부어라 하며 술을 들이켰고 술을 접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중생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주량을 훨씬 뛰어넘어 인사불성의 상태가 되었고 술이 들어가 점점 시끄러워지는 우리 무리를 옆 테이블에서 힐끔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우리가 지금 내뱉는 소란이, 민폐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우리는 취해버렸다.
" 때형아~ 우리 때형이! 아구, 예뻐어 "
" 김탄소, 미쳤냐? 취했구먼, 취했어. "
" 씁-! 누가 취해써! 누가? 내가아? 아냐아~ 나 안취해써어! "
" 아아, 아! 이그나라. (이거놔라) "
옆자리에 조신히 앉아있는 김태형이 하필이면 그날따라, 귀여워 보여 있는 꼬장 없는 꼬장을 부리며 녀석의 볼을 집요하게 잡아 늘이니, 김태형이 기겁하며 나를 밀쳐버렸다. 녀석이 술에 취해 힘 조절을 못 한 건지 내가 술에 취해 내 몸 하나 지탱하지 못한 건지 제일 끝 좌석에 앉아있던 나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대리석 바닥에 쿵- 하고 찍어버렸다. 아, 아파- 곧이어 바로 전해져오는 꼬리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에 인상을 찌푸린 체 김태형을 보니, 김태형은 나보다도 더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벌떡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녀석에게 한소리 퍼부으려 열던 나의 입은 다급하게 나의 뒤쪽으로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하는 김태형에 의해 꾹 다물어졌다. 뭐야, 왜 이래? 김태형을 이상하게 쳐다보곤 뒤돌아봤을 땐,
" ...아, "
" ... "
" 시발 "
험악한 표정으로, 사장님의 비밀 소스가 일품인 낙지 볶음이 재킷에 사방팔방 묻은 체, 나를 죽일 듯 바라보는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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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야, "
" .. 예, 예? "
" 뭐라고 말 좀 해보지? "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죽여주시옵소서.라고 빌어야 하나? 아니 일단 변상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 그것보다 일단 저기 묻은 낙지 볶음을 닦아 드려야 하나? 머릿속에 온갖 시뮬레이션을 그리며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 나를 가만히 바라보단 남자는 그런 내가 답답한지 한숨을 쉬곤 머리를 쓸어넘겼다. 미친, 매우 무서워. 곧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은 마치, 치킨을 눈앞에 둔 내 모습 같았다. 그러니까, 나를 곧 죽여버릴 거 같았다.
" 죄, 죄.. 죄송합니다. "
죽자 김탄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더듬으며 사과하다니, 왜 살지? 오늘부로 삶을 마감하자. 부끄러움과 민망함에 눈을 꾹 감자 얼마 안 가 남자의 헛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나라도 어이없을 거야. 다시 슬금 눈을 떠 남자를 보니, 남자는 아까보다 한층 살벌해진 눈으로 나를 아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 안 가 육두문자가 날라올 듯해 다급하게 테이블 위 휴지를 수십 장 뜯어내, 남자의 옷에 묻은 낙지 볶음을 닦아냈다. 내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으로 좇아오는 남자에 엄청난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나는 을, 그는 갑. 내가 뭐라 할 처지가 아니다.
" 아, 정말 죄송합니다. 그, 제가 변상해드릴게요..! 아니, 세탁해서 갖다 드려야 하나..? 그, 편하신 대로, 말씀.. .. "
.. 시발? 남자의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횡설수설하며 남자의 재킷을 닦아주며 변상하겠다 말을 꺼냈지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손은 그에 의해 탁- 하고 내쳐졌다. 정말 탁하고 내 손을 내팽개쳤다. 생판 처음 본 남자에게 내팽개쳐진, 내 통통한 손을 한번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남자를 한번 쳐다보니, 남자는 못 만진 걸 만졌다는 듯 손까지 털었다. 아니, 아무리 내가 잘못했다지만 이건 아니지 않아? 나 또한 어이가 없어져 그의 재킷을 닦기 위해 구부렸던 허리를 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 ... "
" ... "
남자가 내 손을 쳐낸 그 순간부터, 아니 정확히 내가 넘어진 그 순간부터 쥐 죽은 듯 조용해진 테이블은 이젠 개미걸음 소리도 들릴 정도로 싸늘해졌다. 내가 넘어지면서 죄 없는 사람을 함께 넘어트리는 바람에, 하필이면 아주 재수 없게 그 사람이 옆 테이블에서 시킨 낙지 볶음을 뒤집어쓴 거까진 내가 잘못한 게 맞다. 시발, 아니지 김태형이 밀지만 않았어도, 아니 내가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김태형을 귀여워 하지만 않았어도, 하여간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분명 난 내 잘못을 인정하고 변상하겠다고 했으며, 심지어 낙지 볶음을 처리해 주려 했다. 근데 그렇다고 처음 보는 사람 손을 저렇게 탁, 쳐버리는 경우가 있나? 손등이 빨개질 정도로? 심지어 저 남자, 아니 저 새끼는 날 처음 본 순간부터 반말질이었다.
" 세탁비나 줘. "
" ... "
" 못 알아들어? 세탁비나 달라고. "
".. 저기요. "
네가 먼저 건드렸다. 오늘 한 번 어디 끝까지 가보자.
" 원래 그렇게 싸가지가 없어요? "
" ... 뭐? "
" 원래 그렇게 싸가지가 없냐고요, 아님 외국인이에요? 그래서 예의라는 걸 모르나? "
" ..허, 지금 잘못한 게 누군데? "
" 그래요, 내가 넘어지는 바람에 죄 없는 그쪽이 낙지 볶음 뒤집어쓴 건 죄송해요. 근데, 사람이 사과하고 하면 좀 받아들이는 성의를 보이거나, 마음에 안 들면 말로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 일면식도 없는 여자가 갑자기 날 넘어트리는 바람에, 아끼는 재킷이 낙지 볶음으로 도배 돼버리고, 이제 냄새 배서 입지도 못하는데, 그럼 짜증 안 나? 그리고, 사과가 마음에 들어야 받아들이지. "
" 그럼 사람 무안하게 손을 그렇게 쳐내도 돼요? 그리고 "
" ... "
" 아까부터 왜 반말하냐? "
나는 그 순간을, 다음날 오전이 되어 숙취에 쩔어있는 나를 불러낸 사촌오빠가,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할 생각 없냐고 물으며 카페로 데려간 그때서야 뼈저리게 후회했다.
자몽색민트맛 공략법. |
안녕하세요, 민윤기 빙의글로 글잡의 문을 톡톡 소심히 두드려 본 자몽소다입니다. uu 맞춤법 검사기를 수십 번 돌려보며 검토했지만, 차마 기계가 잡아내지 못한.. 어색하거나 맞지 않는 문법, 띄어쓰기, 맞춤법이 있을까 너무 걱정됩니다. 저는 차가운 남자 민윤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철벽남은 함락시키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겠어요.? 민윤기의 기네스급 철벽을 무너트리기 위한 여러분의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부족한 글의 시작을 이글을 봐주신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 사용된 움짤은 모두 방탄소년단 독방에서 저장한 움짤인데 혹시 사용이 불가능 하거나 문제있으면 말씀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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