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인] 가수인 전남편과 우결 찍는 여배우썰 15(完)
수많은 카메라와 취재진, 그리고 끊임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
"종디 커플. 지금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
"지금 어때요, 웬디야?"
"...떨려!"
"저도 웬디도 떨립니다. 많이 떨리네요."
평소보다 짙은 화장. 검은 턱시도와 순백의 하얀 웨딩드레스.
그래, 지금은 너와 종인이의 결혼식 기자회견이야.
네가 갑작스러운 공개 연애 선언으로 연예계는 핑크빛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
너네 커플을 시작으로 거물급의 스타들의 스캔들이 터졌어.
사실 너는 종인이랑 두번째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에 기로에 놓인 깊은 사이였기 때문에 스캔들 후폭풍이 걱정되진 않았어.
하지만, 너나 종인이 주변에서는 염려가 많았어.
특히 방송을 계속 하고, 인터뷰가 들어오면 당연히 연인에 대한 질문이 따라올 수 밖에 없으니까.
매니저도 코디도 모두 괜찮냐고 묻곤 했어.
"웬디씨, 요즘에 더 예뻐지는데 연애를 해서 그래요?"
"더 예뻐졌어요?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봐요."
"요즘 뭇 남성들의 질투를 받고 있는 종인씨. 도둑놈이라고 막 불리는데."
"저한테 도둑놈이라고 하시면 웬디가 슬퍼해요."
인터뷰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고, 남들이 부러울 정도로 눈에서 하트를 뿜어내며 재치있게 답변했어.
공개된 인터뷰마다 기사가 나오고, 서로의 언급이 잦아지자 네티즌들도 예쁘게 사귄다며 좋아했어.
물론, 네 팬이나 종인이 팬은 여전히 못마땅해 하고 있었지만 말야.
모두가 너와 종인이를 응원한 건 아냐.
특히 공개한 시점이 종인이의 스캔들과 맞물려 있었잖아.
그래서 윤보미와 바람을 폈던게 아니냐, 혹은 윤보미랑 사귀다 깨지고 너랑 만나는 게 아니냐.
심한 건 윤보미와 네가 애인 관계고 종인이는 연막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로
한동안 찌라시에서 너랑 종인이, 그리고 윤보미를 괴롭히는 루머들이 잔뜩 돌았어.
너무 심하게 돌아서 윤보미 측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강경 대응에 나섰고, 그래서 소문은 일단락 되었어.
그렇게, 모두들 보는 곳에서 알콩달콩 연애를 했어. 남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너무나 편안했어.
네 집 종인이 집의 구분이 없어질 정도로 거의 같이 생활하다시피 했어. 너는 작품활동이 끝났고, 종인이도 투어를 위해 쉬는 도중이었으니까.
서로 스케줄이 없다보니 한 공간에서 같이 음식을 해먹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즐기며 보냈어.
"아, 김종인.. 으응! 거기 건드리지 말랬지."
"좋아서 그렇지."
서로의 체온을 찾는 일도 잦아졌지.
아, 프로포즈를 받은 날에 대해 이야기 해줄게.
사실 너나 종인이나 결혼에 대해 거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한번은 까놓고 이야기 했었어.
"우리 결혼, 언제가 좋을까."
"따뜻한 봄이 좋을 것 같아."
봄으로 정하고, 상견례를 하고, 어쩌다 보니 결혼은 차차 진행되어 갔어.
결혼을 준비하면서 다시 결혼한다는 부담감은 없었고, 꼭 처음 결혼하는 사람처럼 설렜어.
이렇게 정말 남들이 다 하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준비를 하고, 준비 과정에서 종인이와 조금씩 트러블이 있었긴 하지만 쉽게 풀렸어.
그리고 조금은 불안해졌어.
종인이가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거든.
프로포즈는 자기가 먼저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종인이라 네가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어.
사실 웃기잖아. 너 왜 프로포즈 안해? 라고 묻는 것 자체가 말야.
입을 꾹 다물고 있었지.
결혼식이 약 두달 앞으로 다가왔을 때에도 종인이는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어. 어떠한 기색도 없었지.
너는 헷갈렸어. 얘가 혹시나 까먹은 게 아닐까? 아니면 프로포즈를 하지 않을 작정인건가?
전자여도, 후자여도 실망스러운 상황이니까.
결혼식은 가까워 오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 복잡 미묘했지.
그런 복잡한 나날 속에서 너랑 종인이는 계속해서 잠자리를 같이 했어.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같은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자고 눈을 뜬다는 게 정말 기쁜일이잖아.
같은 침대에서 있으면서도 너는 조금씩 헷갈렸어.
혹시나 나랑 자려는 게 우선이 된 게 아닐까, 하는 나쁜 생각 말야.
그 생각이 기폭제가 되면서 걱정이 많아졌어.
예전과 같은 실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결혼하고 애를 낳게 되면 난 이 일을 포기해야 하나.
결혼 후의 걱정까지 하게 되면서 근심이 정말 가득해졌어.
너는 알게 되었어. marriage blue에 걸렸다는 걸 말야.
너도, 종인이도 너의 상태를 알게 되었지. 불안한 상태라는 걸.
종인이와 가볍게 와인 한 잔을 하고 도발적으로 시작된 키스.
무섭게 다가오는 종인이에 고개를 피하자, 종인이는 손에 깍지를 끼고 바라보았어.
"걱정하지마."
"..응."
"우울해 하지도 말고."
종인이는 모두 다 알고 있던걸까.
그 날 밤은 종인이에게 너무 따뜻한 위로를 받았어. 관계를 갖는 내내 살에 닿는 종인이가 너무 따뜻해서.
그래서 엉엉, 울어버렸어.
그리고 머리에 닿는 손길에 눈을 떠서 보니 종인이가 이미 깨어있었고, 햇살이 가득 침대를 비췄어.
종인이가 웃으며 네 왼쪽 약지 손가락을 만지작 거렸어. 너는 약지 손가락에 느껴지는 느낌이,
어, 느낌이.
"...종인아?"
"되게 잘 어울린다. 내가 그거 주문하고 받는 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린지 모르지?"
차갑고, 그리고 반짝이는 그 것.
그래, 반지가 약지 손가락에 끼워져 있었어. 사이즈도 딱 맞았고, 중간에 박힌 보석이 너무 예쁘게 빛났어.
"..예쁘다, 종인아."
"네가 더 예뻐."
"..."
"앞으로 지금보다 더 사랑해줄게."
"..."
"사랑 많이 받고 더 예뻐지면 어떻게 하지?"
"어떡하긴.. 그래봤자 너한테 발목 콱 잡혔는데..!"
종인이가 너를 품에 안았어. 종인이에게 폭 안기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는거야.
눈물이 찔끔찔끔 눈치없게 나와서 슬쩍 닦아 내는데, 종인이가 손을 들어서 얼굴을 쓸어줬어.
"또 울지."
"이건 기쁨의 눈물."
"기쁘면 웃어야지. 왜 울어."
울지 말라는 종인이의 얼굴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짧게 입을 맞췄지.
"기쁘면 이렇게 뽀뽀해야지."
"...니가 애기야? 뽀뽀하게."
"아니, 그럼 뽀뽀.. 응. 뽀뽀지."
네가 입을 맞췄던 것보다 조금 더 깊게, 종인이의 숨이 들어왔어.
남들이 보면 화려하지도 어떤 이벤트도 없었지만, 그 어떤 선물보다 좋았던 프로포즈였어.
"으, 떨려."
"많이 떨려?"
그리고 다가온 결혼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동반 입장을 위해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금.
너랑 종인이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이미 한 번 결혼을 했었기 때문에 아빠의 손에서 떠나갔다며, 둘이 손 잡고 들어가라고 너의 아버지가 말씀하셨어.
그래서 부모님들은 자리에 앉아 계셨고, 둘만 기다리고 있었지.
"자, 이제 준비해주세요."
조금 있으면 문이 열린다고, 준비하라는 말에 너는 침을 꼴깍 삼켰어.
옆에 서있는 종인이를 보니, 얼어붙은 모습이 꽤 귀여웠어. 너는 그래서 웃을 수 밖에 없었지.
웃는 너를 보니 종인이도 긴장이 풀리던지, 눈을 마주치고 웃었지.
"고마워."
"내가 더 고마워, 종인아."
"지금이 처음이라고 생각해줘. 예전에 나는 너무 못났어."
"..아니야."
"숨기기에 급급했고, 나는 너무나 어렸고, 그런 모습으로 너와 함께해서 너무 미안했어."
"나 그 때도 행복했어."
"과거는 생각나지 않게, 행복하게 해줄게."
"신랑 신부, 입장해주세요!"
굳게 맞잡은 이 손, 그리고 울려오는 결혼행진곡.
"..사랑해, 웬디야!"
"나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둘이 있으니까 됐어.
앞으로 우리가 더 행복할 수 있겠지?
둘이 있으니까.
응, 둘이 있으니까 행복할거야.
니가 그렇게 꿈꾸던 몰디브야.
너도 좋아했잖아, 김종인!
여기 되게 좋은데. 우리 허니문 베이비 만들고 갈까?
난 충분히 여행하고 놀면서 지낼거거든.
일단 밥이나 먹고, 그 다음에 우리 웬디를 후식으로.
좀 조용히 해봐. 이거 맛있… 욱…!
...김웬디?
.......너 진짜 죽일거야.
사다미^*^
드디어 완!결!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던 것 같아요. 빨리 가져오지 못해서 죄송해요ㅠㅠ
사실 더 글을 쓰고 싶었는데, 더이상 쓰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급하게 결말을 지어버리고 말았어요.
사실 제 계획은 서태지-이지아처럼 둘이 이혼했었다는 사실이 빵! 연예계에 큰 쓰나미가 몰려오고 엄청 심각하게 만드는 게 시나리오였는데,
그럼 너무 진지열매 먹고 수습을 못할 것 같아서 여기에서 머무르네요. 저렇게 썼으면 아마 저 쓰다가 못 썼을거예요. 일이 너무 커져서.
여기서 처음 썼던 글인데, 너무나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처음에 소재만 떠올라서 즉흥적으로 썼던 글인데.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담이 되었고, 두서없이 쓴거다 보니까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쓰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하고, 결말 짓는 데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정말 많은 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ㅠㅠ
앞으로 더 좋은 글 쓰도록 할게요. 아, 번외로 한 편 더 가져올 수 있겠네요.(어쩌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암호닉은 제가 정리를 제대로 못해서. 나중에 한 번 제대로 정리할 날이 오겠죠...
그래도 암호닉 신청해주시고 오셨던 분들은 제가 댓글 보면서 다 기억하고 있어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