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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우리 학교 후문옆에 뒷산으로 가는 산책로가 하나 있습니다.
산책로 방향은 어둑어둑하니 많이 외졌는데 들어가는 방향엔 딱 자정이 되면 소리없이 열고 또 소리없이 닫는 가게가 하나 있죠.
식당도 서점도 사주를 보는 무당 집도 아닌 이곳은 바로, 시간을 파는 상점 입니다.
"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다 "
" 나도 ! 근데 너무너무 춥다 정국아 "
" 가다가 따뜻한데 있으면 들어가자 "
노란 벙어리장갑을 낀 제가 먼저 정국이의 손을 잡으려 뻗었는데, 정국이의 손목에 울긋불긋 자해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너 ··· 손 왜그래
" 뭐가? ···· 아, 아니야 탄소야.. "
전 일주일간 정국이를 만나지 못 했습니다. 나랑 만나지 못했던 그시간동안, 내 남자친구 정국이가 자살기도를 했었다니.
순간 눈앞이 깜깜해져왔습니다.
왜 힘든걸 여자친구인 나한테 말도 안하고 속으로 끙끙앓아왔는지 서운함이 해일처럼 몰려와 저는 그자리에서 정국이와 부둥켜 안고 울수밖에 없었습니다.
눈물이 그칠만하면 다시 났던 이유는 정국이가 자꾸 저보고 미안하다면서 저를 더 꽉 안고 울었다는 것.
저희가 한바탕 부둥켜안고 울었던 지금 이곳은 정국이네집 골목길 가로등 아래입니다.
그 뒤로 , 저는 정국이를 다신 만날 수 없었습니다.
" 말도 안돼 탄소야 니 남자친구잖아 왜 너한테 아무런 말을 안했겠어 !! "
" 진짜에요.... 진짜 몰라요 선생님... 저도 몰라요 정말 ... "
" 1년 넘게 사궜다면서 !! 남자친구가 왜 죽었는지 어떻게 몰라 !!! "
제 어깨를 세게 쥐시고 울며 흔드시는 정국이의 담임선생님.
그동안 저는 정국이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그게 전혀 아니란것을 오늘에야 알아버렸어요.
정국이가 더이상 이 세상사람이 아니라는것을 알게된 것과 함께 말이죠.
시간을 돌려서 니가 살아있던 그때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어.
그러면 물어보고싶어 왜 갑자기 니가 나쁜 마음을 먹었는지.
정국아 너무 보고싶어.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