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
...망했다.
*
"오늘 시간 더럽게 안 가지 않았냐.. 아, 죽는 줄. ㅇㅇㅇ 뭐 해? 집 고고."
"...ㅋ"
"아 얘 오늘 도서관 가나?"
"...하.."
"너 도서관 감 오늘?"
"ㅋㅋㅋㅋㅋ"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진짜 너무 행복해서 정신이 나가버린 거?"
난 고개 푹 숙인 채로 검은 기운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어.. 늘 그랬듯 종례하자마자 동네 PC방에서 밤 새고 아침에 나오는 아저씨들마냥 기지개 켜면서 내 자리로 어기적어기적 다가온 이하이랑 이수현한테 말 없이 아저씨한테 보톡 건 흔적을 보여 줌...ㅋ 그러니까 둘 다 잠깐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해하고 나서 더 할 욕도 없다는 듯 절레절레 하면서 먼저 가버리더라
그래 내가 얼마나 한심하니 얘들아... 응 그럴 만도..... 나도 이런 Lh7L 참 실Er 나 왜 이러니 진짜... ㅇㅇㅇ 노답....
난 쫄보니까 심호흡하고 빛보다도 빠르게 대화방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아직 사라지지 않은 1이 짠 박혀 있더라고...
저 1을 보고 웃어야 돼 울어야 돼?ㅋㅋㅋㅋ 아직 안 봤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지 이불킥을 앞두고 있다는 불안함에 떨어야 할지...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 줘... 뒤로 가기 눌러도 나온 대화방 위로 선명히 써 있는 '취소'에 힘겹게 붙잡고 있던 정신줄을 놔버림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실제 상황이구나 하고 제대로 와닿은 거지
[알림] 10년치 '이불킥' 을(를) 획득하셨습니다 ! 수치 +83 !
대체 난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나라를 구한 게 아니라 나라를 팔아 먹어서 이런 벌을 받는 거니? 나 전생에 매국노였던 거야.....?
뭔 보이스톡 해요야 보이스톡 해요는ㅠㅠㅠㅠㅠㅠ 보이스톡 안 해요 저ㅠㅠㅠㅠㅠ 안 한다고 보이스톡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보이스톡 실수로 눌렀으면 '정말 리얼 트루 진짜로 하시겠습니까?' 하고 열 번은 물어봐야 정상 아니야? (※물론 아닙니다.) 대체 왜 두 번밖에 안 물어봐서 날 이불 차게 하는 건데 이런 엿 같은 카톡아... 나 오늘부로 카톡 빵 스티커도 정리할 거고 라인으로 갈아탈 거야 말리지 마... 라인에 브라운이나 코니 같은 캐릭터들이 어피치나 네오보다 훨씬 귀엽다 진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네이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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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봐, a가 있는데 여기서 로그끼리 나눗셈을 못 하잖아."
"아.. 응응, 그렇지."
"..잘 듣고 있는 거 맞지? 그럼 이게 넘어가서 정리를 해주면..."
아 거슬린다 거슬려... 아저씨한테 카톡 올까 봐 내내 곁눈질로 핸드폰 힐끔힐끔 하는데 오장육부가 쫄려 죽을 거 같아.. 이 느낌은 '뭐라고 카톡 올까 떨려~♥'가 아니라 '뭐라고 카톡 올까 떨려 (초조, 극도로 불안)' 이거야... 진심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 도민준이 이렇게 부러웠던 적이 없었음; 내 손 진짜 쓸모없나 봐 어떻게 제대로 하는 일이 한 개도 없을 수가 있어?
내내 힐끔거리는데 때마침 폰에 카톡 알림이 반짝 뜬 걸 흡사 먹잇감을 노리는 독수리의 눈으로 포착했어.
..아저씬가? 아저씨한테 온 건가?
오빠한테 잠깐만, 하고 제스처 보낸 다음 옆으로 돌아서 카톡에 들어갔지.
...아 너네였니.....?
저년들은 내가 남자친구 생겼다는 걸 안 뒤로 날 배척하기 시작했어^^...ㅋ 쟤네나 이수현 이하이나 똑같다ㅋㅋㅋㅋㅋ 허구한 날 까이고 사는 내 신세야... 내 세월아.. 왠지 모르게 드는 허탈함에 잠깐 빠져 있다 정신을 확 차렸어
어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공부나 하자. 나 지금 공부하러 온 거잖아.
갑자기 현타 비슷한 게 와버려서 폰 뒤집었음 그냥ㅋㅋㅋㅋ.. 아저씨길 기대한 것도 아닌데 뭐. 차라리 확인을 아예 평생 안 했으면 좋겠다 인간적으로 이거 너무 수치플이잖아...
"왜 그래, 뭐라도 봤어?"
"응? 아니.."
"그럼 계속 할까?"
"어, 어 당연히 해야지!"
"ㅋㅋㅋ 그래 여기 봐. 다시 해보자."
잠자코 다시 오빠 설명 듣는데 나보다 똑똑한 남자 버프 때문인지 오늘따라 더 잘생겼다고 생각했어ㅋㅋㅋ 진짜 사귀긴 사귀는 거구나 나랑 오빠랑.. 아직까진 제대로 실감이 안 나서 가끔 가다 깜짝깜짝 놀라게 돼 막ㅋㅋㅋㅋ 페북 계정 만들고 나서 처음으로 연애 중을 띄워보고 내가.. 맨날 타임라인에서 남들 연애 소식만 보던 내가... 아무튼 아직도 여러가지로 싱숭생숭? 이라 해야 되나 묘하고 막 그러더라ㅎㅎ...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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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가디건 위에 아무것도 안 입고 나왔어?"
"응.. 아, 낮이랑은 엄청 다르네. 좀 춥다."
"너 추워 보여. 내 거 입어."
"괜찮으니까 오빠 입어."
"ㅋㅋㅋㅋ 괜찮으면 네 가디건도 나 줘 그럼"
'넌 춥지도 않냐. 이거.'
'헐.. 벗어준 거예요? 짱 멋있어.'
'추워 보여서 준 건데 안 입을 거면 나 주든가.'
'아, 입을 거예요!'
'야, 아파아파. 뭔 여자애가 이렇게 힘이 세.'
내가 미친 건가 진짜ㅋㅋㅋㅋ 한빈이오빠가 옷 벗어 주는데 아저씨가 순간 오버랩 되는 거야. 파노라마처럼 지금이랑 비슷하게 아저씨랑 나눴던 대화가 슥 지나가는데 나도 놀랐어; 짜증 나 진짜.. 왜 멋대로 잠깐 떠오르고 난리냐고.
그래도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오빠랑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시덥잖은 얘기하면서 오다 보니까 아파트 앞까지 무사히 도착했어. 내내 계속 같이 있다 헤어질 땐 항상 기분이 이상해ㅋㅋㅋ 소개받고 데이트할 때도 늘 그랬지..
뭐 아무튼 이제 다 왔으니까 손 흔들고 들어가려는데 오빠가 갑자기 가려던 날 돌려 세우더니 손 잡고 나지막하게 "아, 보내주기 싫다." 이러는데 심장 덜컹함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이내 나 조심스럽게 당겨서 끌어안아 주더라
"조심히 들어가."
고개 끄덕이면서 응, 하고 웃어 보인 다음에서야 나도 기분 좋게 들어왔어ㅋㅋㅋ 간질간질하니 이상한 막 그런? 아 이게 연애라는 거였죠... 연애 세포가 다 죽어 있었나 봅니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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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으... 피곤하다."
공부는 아무리 해도해도 정이 안 가고 적응도 안 되는 것임 진짜; 언제 씻고 언제 단어 정리하고 또 언제 눕지...? 벌써부터 골치 아파서 미칠 노릇^^! 너무 하기 싫어서 어떻게든 뻐기려고 일단 바닥에 가방 내팽개치고 골치 아프다는 핑계로 자기 합리화 하며 침대에 누움ㅋㅋㅋㅋㅋ
내가 아끼는 베개 안고 눈 감고 있었는데 현관에서 똑똑, 노크 소리 들리는 거야. 근데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으니까 갸우뚱 하고 문 열어 줬거든?
"...아저씨?"
"자고 있었으면 나 때문에 깰까 봐 일부러 벨 안 눌렀어. 아까 너한테 온 택배 대신 받았거든, 이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의 등장이라 누군지 보자마자 머리가 순식간에 백지로 돼버린 느낌이더라.
아저씨한테서 담배 냄새 훅 끼치길래 엄청 놀랐어...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어떻게 대답하지 하면서 멀뚱멀뚱 있으니까 아저씨가 그냥 바로 가버릴 것 같아서 제일 궁금했던 걸 물어봤지
"왜, 왜 이제 왔어요?"
"택배?"
"아니 아저씨요. 오랜만에 본 거잖...아요."
"아름이 아파서 며칠 병원에서 지냈었어. 퇴원할 때까진 계속 병원에서 자려고 나도."
열 많이 나더라. 독감이래.
..그래서 이렇게 수척해 보이는 건가. 담배 냄새 때문에 살짝 코 찡그렸는데 아저씨가 눈치 챘는지 한발짝 뒤로 가주더라..ㅋㅋㅋ
만나면 할 말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얼굴 보니까 기분도 안 좋아 보이고 많이 피곤해 보이길래 말이 잘 안 나오는 거야.. 아 진짜 미치겠다 왜 이리 할 말이 없는 건데
"자고 있었지? 지금 주지 말 걸 그랬나 보다. 괜히 깨워선."
"그냥 졸았는데 잠깐..."
"ㅋㅋㅋ 그게 잔 거지 뭐냐, 빨리 자"
"……."
"그리고 문 막 열어주지 말고. 이 시간에 누가 무슨 이유로 왔을 줄 알고 의심도 없이 바로 문을 열어 넌."
"..아, 알았어요..."
"잘 자."
몰랐는데 택배 옆집에 맡겨 뒀다고 택배 기사님한테 문자 와 있었더라고.
설마 아저씨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서 아직까지 심장이 벌렁벌렁한 거야; 놀란 가슴 진정이나 시킬 겸 알로에 주스 한 잔 마시려고 냉장고 열었는데 박카스 한 병 있던 거 까먹고 있었음... 아까 아저씨 갖다 줄 걸 그랬나. 잠도 못 잤는지 엄청 피곤해 보였는데 이거라도 줄 걸 그랬나 봐. 아름이는 괜찮으려나..
그래도 이렇게라도 보고 왜 그동안 안 보였는지 알고 나니까 이제 신경쓰일 일은 없겠다 싶더라. 또 보면 애기 감기약도 하나 챙겨 줘야겠다 마음 먹고 방금까지 요동쳤던 마음을 잠재웠어...ㅋㅋ
자기 전에 카톡 들어가 보니까 읽씹... 당했더라고ㅋㅋㅋㅋㅋ 하긴 나 같아도 보이스톡 잘못 걸려 왔는데 거기다 답을 뭐라 보내진 않겠다..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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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벌써 오늘부터 9월인데 가을 오는 거 알지? 환절기 되면 감기 들기 쉬우니까 알아서들 껴 입고 다니고."
"네~!!!"
"그리고 11월도 금방 오는 거 알지?"
"아, 쌤....."
반 애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담임쌤의 종례 끝멘트에 슬퍼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지... 고3 되니까 새삼 시간 빠른 거 실감하게 됨; 시간 왜 이리 빠른 거야? 하루하루 수능 디데이 숫자가 줄어들 때마다 내 수명도 줄어드는 것 같단 말임?;;;
한빈이오빠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사귄 지 몇 주가 더 됐는데 데이트는 야자 때문에 자주 하지도 못하고 보고 싶을 땐 도서관에서 나나 가르치고 있게 하다니^^ㅠㅠㅠ... 미안하다고 해도 그냥 괜찮다 괜찮다 하는데 하ㅠㅠㅠㅠㅠ
아저씨도 요즘 일 삼매경인지 늦게 집 오는 것 같더라고. 그럭저럭 예전보단 덜하게 지내고 있어ㅋㅋ 내가 억지로 거리를 둔 것도 있고 그냥 뭐...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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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졸려....."
"헐 ㅇㅇㅇ 깨니까 더 못생겼다ㅋㅋㅋㅋㅋㅋㅋ"
"……."
"야자 다 끝나니까 깨는 클라스 오지구요ㅋㅋㅋㅋㅋㅋ"
"...? 너가 웬일로 안 졸고 있어?"
"이하이랑 노트에 너 자는 거 그리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봐봐."
이수현이 뿌듯하게 노트 척 내미는데 난 이게 그림인지조차 분간이 안 감^^; 대충 동그라미 세 개 눈이랑 얼굴형만 겨우 좀 알아보겠더라ㅋㅋㅋㅋㅋㅋㅋ 빡쳐서 쟤네 등짝 한 번씩 때린 다음 정신 차리고 다시 막판 스퍼트로 문제집 풀기에 열중했음
난 졸았는지도 몰랐는데 시계 보니까 벌써 열 시 다 돼가고 있었어... 내가 야자에 익숙해졌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정말..
중간중간 슬쩍 한빈이오빠랑 연락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ㅎ 수학 풀다 보니까 오빠가 가르쳐준 거 써먹어서 맞은 문제들이 엄청 많은 거야ㅋㅋㅋㅋ 그래서 오빠한테 고맙다고 하트 엄청 쏘고 뭐 그랬어ㅎㅎ... 하트 너무 오그라들더라ㅋㅋㅋㅋㅋ 무리야 나한텐
"우리 이따 6반 들렀다 가야 되는데 같이 가실?"
"아니.. 빨리 가서 잘 거야 오늘은..."
"잠만보년... 내일 학교 같이 가기로 한 거 안 까먹었지?"
"어....."
"야 눈 좀 뜨고 가라 너?"
원래 야자하다 자주 자는 사람이 아닌데ㅋㅋㅋㅋ 오늘 너무 졸려서 잠깐 졸겠다는 게 꿀잠으로 이어져버렸읍니다^^,,, 하교를 저 시끄러운 듀오랑 같이 안 하니까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이더라 ㄹㅇ.. 눈 감고 밤공기 들이마시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 내려가는데 언덕에서 나 기다리고 있었는지 다짜고짜 구준회가 말 거는 거야; 졸려 죽겠어서 빨리 집이나 가고 싶은ㄷ
? 구준회...?
"아, 기다리기 더럽게 힘드네."
"...?????"
"오랜만이다."
"야, 야 너 뭐야?!?!!!"
요즘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말도 없이 나타나는 게 유행이니...?
심장 위 간 쓸개 십이지장 다 떨어질 뻔; 진짜 여기서 소리 꽥 지를 뻔했다고 나 방금ㅠㅠㅠㅠㅠ 저번에 화내면서 먼저 간 날 이후로 우리 사실 좀 서먹해져 있었음.. 얘도 요즘 바빠 보이기도 했고 서로 연락도 전처럼 맨날 안 했고 했어도 별 얘기 안 했음.. 그날 뒤로 처음 만나는 거야 이게
"너 왜 왔어? 어떻게 왔어?"
"서프라이즈."
"뭐야... 일은."
"오빠 요즘 기술 배울 생각이라 여기저기 알아보느라 좀 바쁘다. 알바도 계속 하고 있고."
"너 남자친구 생겼다며."
"..어떻게 알았어?"
"다른 애들한테 들었어. 페북에 연애 중도 올라왔다던데."
"너한테 바로 말하려고 했는데 연락도 잘 안 ㄷ..."
"요즘 페북 안 들어간 게 다행이다."
어째 지금 뻘쭘함의 끝판왕인 것 같은 건 나만 느끼는 거 아니지...?
"어떻게 만났는지 안 물어볼게."
"……."
"너 부담스럽게 안 할게."
"……."
"이 말 하려고 온 건 아니고. 너 안 본 지 꽤 된 것 같아서 그냥 깜짝으로 잘 지내나 얼굴 좀 보려고 기다린 거야, 인마."
"야 너..."
"당분간 이런저런 일 다 부딪혀 볼 거라 전처럼 할 짓 없이 너 못 놀아 준다."
"..할 짓 없이? 죽을래? 멱살 잡히고 싶어?"
"ㅋㅋㅋㅋㅋ 아 말 좀 예쁘게 해라."
"난 욕 잘 안 쓰거든? 너나 잘해ㅋㅋㅋ"
"오늘은 시간 널널하고 뭣보다 할 짓도 없고 해서 온 거니까 기다리게 했다고 괜히 미안해하지 말고. 어?"
"와.. 자꾸 할 짓 없다 할래 구준회?"
"ㅋㅋㅋ 오빠 간다"
저 오빠병 말기 새끼... 내 어깨 가볍게 툭툭 치고 씩 웃으면서 가더라 또. 또 먼저 휙 가버리고.
그렇게 어색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장난도 쳤고. 얘가 지금 나한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 나만 어색해한 건가.. 하긴 우리가 쉽게 어색해질 사이가 아니긴 한데. 그냥 이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이랑 똑같이 지내면 되는 거 맞아?
오던 잠도 다 깨버렸고 멍하니 터덜터덜 걷던 중에 이하이한테서 전화가 옴. 얘 원래 전화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ㅇㅇㅇ? 들려?]
"어, 왜 전화했어?"
[진짜 내가 웬만하면 안 물어보려고 했는데.. 오늘 김한빈 어디 간다 했었다고?]
"친구들 만나러 간다 했는데 왜?"
[남자?]
"응.. 고등학교 때 친구들 만난다고. 왜 그러냐니까?"
[아까 아는 언니 인스타 파도 타기 하다 본 건데 알려 줘야 될 것 같아서. 바로 카톡 확인 좀.]
알았다고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 뚝 끊더라?
카톡 바로 확인하라길래 기다리고 있는데 하이한테서 사진 한 장이 온 거야. 당연히 무슨 사진인지 보려고 눌러 봤지.
...뭐야 이게?
***
호에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