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X유승우X로이킴]화염 - 2
네가 날 불안하게 해.
그게 정답이었다.
* * *
"형."
"응?"
"나는, 형이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게 너무 좋아요."
...또, 또 존댓말 하지.
타박하듯, 웃으며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심장이 터질뻔 했다.
해사하게 웃으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짙어서..
쌀쌀한 날씨인데도 교복 가디건이 더웠다.
나와 같다는 그 사실 하나에 바보같게도 손이 다 떨렸다. 괜히 기타 줄을 통통 두드리며 딴청을 피웠다.
사실은 바로 앞에 있는 그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해 그랬다.
"진짜야."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목소리는 꼭,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나오는 소리 같았다. 그저 작은 울림으로 퍼지는, 달콤한..
"난 형 때문에 여기 온거야."
* * *
우리 사이에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음악이라 여겼지만, 사실은 또 그렇지 않기를 바랬다.
너와 나를 그것으로만 단정지을 수는 없어.
음악이 없는 너와 나를 상상해보았다.
봐, 아직도 우리는 빛나잖아.
내가 너에게 말해도 될까. 너는, 너에게는 그것 뿐인게 아닐까?
너에게 나는 그저 음악 뿐인걸까?
승우야.
나는 네 앞에서 노래하고 싶지 않아.
"노래 해줘요. 기타 치면서.."
"또 존댓말하지."
"해줘, 노래."
"....다음에."
"다음에 언제? 요새 계속 다른사람 하는것만 보다 가잖아..."
살짝 고개를 숙이고 시무룩해져선 톡 쏘듯 말한다.
그게 또 불안해져서 나는 그의 눈치를 본다.
"목이 안좋아서 그래, 응? 나중에 같이해."
"....목 아파?"
금새 심각해진 얼굴로 고개를 든다.
얼마나? 언제부터?
조금 더 씁쓸해져 그의 보드라운 머리를 살짝 쓸었다.
괜찮아. 금방 괜찮아질거야.
.... 목 관리 잘해. 아프지 마.
응, 알았어. 너도.
목을 잘 관리하라는 너의 말을 자연스럽게 지워버리고 아프지 말란 말에만 예민하게 뛰는 심장이 느껴졌다.
목을 찢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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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픽이 없어 자급자족하는 나
인간은 환경에 맞춰사는 현명한 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