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같은 소리하네 ! 03
음, 여긴 내 작품 속이다. 장르는 마법소녀물이며, 내 코드네임은 뱁새이다. 또, 난 내가 쓴 작품 내용 하나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는 머저리다. 이게 현재까지 내가 알게 된 사실들이랄까. 그리고 지금, 먼저 뛰쳐나간 구준회를 도와주러 변신할 것이냐, 그냥 마법소녀 병가 내고 드러 누울것이냐. 이 두가지의 선택사항 사이에서, 격렬하게 갈등을 겪고 있다. 솔직히 지금 기억력으로는 내 변신복이 핑크프릴일 거라는 생각도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코드네임 따라 뱁새처럼 변신할 수도 있을 거란 느낌이... "코닉(야)아, 진짜 아픈 거야 ? 왜 계속 머리를 잡고 있어?" 그래, 역시 안 되겠어. "아, 저기 나 아무래도 병가..." 쾅 !!! "꺄아악 !" "으악 !!" "꺄아아아 !!!" 그때, 다시 한 번 터지는 굉음과 비명소리. "나 병가..." 쾅 !!!! "...병ㄱ..." 쾅쾅쾅 !!! "아, 안되겠다. 말 끊어서 미안, 아무래도 가봐야될 것 같아." "아니, 나 아프..." 쿠쿵쾅 !!! 에이 씨발 ! "...코드네임 뱁새, 변신." 아, 이젠 나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 변신 구호를 외치자 마자 새하얀 빛이 터지면서, 모순적이게도 눈앞이 깜깜해졌다. 잠시후 그 새하얀 빛은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으로 변해 몸 전체를 감쌌고, 그로 인해 나른함을 느낀 나는 눈을 감았다. "..." 하지만 날 감싸던 빛이 사라진 건 순식간이었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복장에 대한 두려움 뿐이다. 후, 좋아. 하나 둘 셋하면 눈을 떠서 옷을 확인하는 거야. 하나, 둘 "셋.. !"
"꺄하 ! 이 매캐한 공기 ! 너무 보고싶었어 !" "으악알가악 !" 눈을 뜨자, 내 눈 앞에서 요정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와씨,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얘 뭐야? "어휴, 김코닉 ! 이렇게 늦게 부르면 어떡해 !" 아, 혹시 얘가 '동동'이라는 앤가? "어... 혹시 너가 동동이?" " 당연하지, 그럼 내가 뿌요로 보여?" 예상대로 이 요정은 동동이가 맞았다. 그렇다면... "음... 동동?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 "저어기 저 흉측한 괴물있지? 내가 지금 쟤 보고 정신적 충격을 상당히 받아서 살짝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온 것 같거든? 그래서 지금 몇 가지가 좀 기억이 안 나. 그러니까,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해줬으면 하는 데." 일단 이 동동이라는 요정을 통해서 이 곳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고 그럴싸한 말로 대충 둘러댔는 데, ...너무 약을 팔았나. "뭐? 기억상실?! 진짜야?" "응, 진짜야. 나 질문해도 되지?" 곧이 곧대로 믿는 걸 보니 양심이 좀 찔리지만 어쩔 수 없다. "아, 응." 걱정스러운 듯 날 바라보며 말하는 모습에 더더욱 양심이 아파왔다. "...우선 너는 뭐야? 요정이야? 무슨 역할인데?" "세상에, 너 이걸 잊은 거야?" "응. 그런 것 같아. 빨리 대답해줘." "뭐부터 설명해줘야 되지... 일단 나는..." * 쿵 ! "김코닉 ! 오른 다리 쪽으로 !" 매캐하고 텁텁한 공기. 괴물쪽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록 주변 공기가 탁해져서 기분이 더러웠다. "오키. 아, 지원아. 일단 이 새끼 눈부터 좀 찔러." 동동이에게 질문세례를 퍼부은 후, 잠시 잊고 있었던 내 현재 꼬라지를 확인했는 데, 다행스럽다고 해야할진 모르겠으나, 내 복장은 가슴팍에 하트 보석을 매단 블라우스에, 핑크핑크한 프릴 치마였다. 전형적인 마법소녀 복장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리고 등에는 작게 날개가 한 쌍 달려있는 데, 아마 이 것때문에 코드네임이 뱁새가 된 듯하다. 참... 아무리 생각해도 구린 이름이야. "그럼 난 왼쪽으로 간다." "오케이. 김지원이 눈찌르면 바로 치고 들어가라" 또, 아까 들은 말에 의하면 동동이와 뿌요, 비아이는 내 생각대로 요정이 맞다. 우리들은 저들 각각과 계약을 맺어 마법소년소녀가 된 것이다. 나는 동동이와, 준회는 뿌요와, 지원이는 비아이와. '너희는 선택받은 애들이야. 지구를 구할 영웅이지.' 동동이에게 얘기를 듣다보니 거의 강제로 맺게 된 계약 같다는 느낌이 확 들었는 데, 저 멍충이들은 보상도 없이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김코닉 ! 구준회 ! 안 되겠어 ! 얘 눈 사이가 너무 멀어 !" 물론 마법이라곤 만화나 영화에서나 봤을 우리를 위해 각자의 요정들이 도움을 줘야 하지만. - 왼발을 오른쪽 무릎까지 살짝 올리고 활 쏘는 시늉하면서 외쳐, 플라잉 !- 이런 식으로 머릿 속에서 울리도록. 펑 ! "플라잉, 악! 김지원 ! 찔렀다는 줄 알고 쐈잖아 ! 개씨바아알 !" - 야 ! 말 좀 예쁘게 해 !- ...이렇게 나에 대한 간섭도 가능하다. "일단 후퇴 ! 다 뒤로 빠져 !" 사실, 물질만능주의의 표본인 내가 무보수임에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빨리 뚝딱뚝딱 악당을 무찌르고 엔딩을 보기 위해서다. 엔딩을 보면 이 곳을 빠져나갈 방도가 보일 지도 모르니까. "어떡하지?" "모르겠어, 아무리 공격을 해도 끝이 안 보여." 먼저 뒤로 빠진 김지원이 당황스럽단 듯이 말했고, 바로 뒤따로 온 구준회가 어두운 낯빛으로 대답했다. 뭐 , 이 마법소년소녀 무리의 리더가 됐으니 최소한 그에 맞게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러는 것도 있다. "야, 동동아. 뭐 방법 없을까?" "흠. 있긴 있어." 나는 동동이한테 물었건만, 동동이는 뭐하고 비아이가 허공에서 불쑥 튀어나오더니 대답했다. "진짜? 방법이 있어?" "샴페인 라이프." 놀라 되물으니, 옆에 있던 김지원이 굉장히 비장한 표정으로 대신 답해주었다. "뭐? 미쳤어? 그걸 하자고? 나 그거 기억 잘 안 날 수도 있어!" 김지원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동동이가 튀어나오더니 말을 했다. 근데, 샴페인 라이프는 또 뭐야...? "뭐가 안 날 수도 있어, 공격을 해야되는 데 이제." 그때 구준회가 표정을 싹 굳히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 끼어들지마. 내가 알아서 해, 그거는. 너는 잘해?" "너보다는 잘해." "잠시만, 주네야 가만히 있어봐." 갑자기 험악해져 버린 분위기에 보다 못한 뿌요가 나타나 중재를 시도했다. 너...너네 갑자기 왜 이래. "아니, 지금 말을 막하잖아." "막 하는 게 아니라, 네가 지금 막 하고 있잖아." 아니, 얘들아. 샴페인 라이프가 대체 뭔데? 어째서 벌써부터 분열이냐고 ! 중재시키려는 뿌요가 안쓰러울 정도로 분위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샴페인 라이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뭐라고 이 난리통에 저렇게 싸우는 건지... 괴물은 아직까지 저 눈달린 발바닥으로 건물을 막 부시고 있는 데... 응? 잠깐, 발바닥에 눈? 내가 잘못본 게 아니라면 왼 발바닥에는, 오른 발바닥에는 없는 눈이 달려있는 게 확실하다. 설마, 그렇다면 혹시 "...저기, 심각한 분위기에 미안한데, 나 방금 엄청난 거 본 것 같다." 저 발바닥 눈이 약점일 수도 있겠는 데? - ...찬우는 언제쯤 나올까요 ; - ; ♥ [일릴꾸] [기프티콘] [달빈] [동동] [♡_♡] [빈추라기] [맘비니]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