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모티프로 창작한 소설입니다.)
(♪ 어느 여름날 - 히사이시 조)
[방탄소년단] 오늘 밤, 어떤 꿈을 꾸고 싶으세요? 01
: 시계토끼는 앨리스가 잠에 들기만을 기다린다.
W. 띠셔
마치 봄 날의 바람 마냥, 스치듯 맴도는 멜로디가 좋다.
교실의 한 구석을, 또 다른 구석을, 또 다른 두 구석 구석을 맴돌다 다시 내게 온다.
그러곤 날 향해 씩- 웃어 보인다. 나도 그 소리를 향해 씩- 웃어 보인다.
너무 좋다.
"어때, 널 위해 연습했다."
"너무 좋아- 진짜 좋다- 또 쳐주라-"
"부끄럽게 진짜, 그냥 내가 영상 틀어줄게-
너 요새 이상한 꿈 때문에 잠 못 잔다고 해서 내가 밤 새서 골라왔다. 좀 자- 깨워 줄테니까,"
미운 소리를 자꾸만 입에 담는 친구라 속상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지만,
내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흘리 듯 듣지 않는다.
1,2학년 모의고사가 있는 전교생의 시간표가 바뀌었다. 그래봤자, 우리야 내내 자습이지만,
덕분에 이렇게 20분이라는 귀한 쉬는 시간을 얻게 되었으니 딱히 불만은 없다.
2교시가 끝나고, 예린이는 작은 숨소리들 사이에 섞여 꾸벅 졸고 있던 날 거칠게 일으키고는 계속 해서 뛰었다.
거칠어진 숨소리가 짜증이 날 때쯤 우리의 뜀박질이 멈춰 선 곳은 다름 아닌 '음악실' 이었다.
예린이는 활짝 웃어보이며, 날 피아노 옆 의자에 앉히고는 자신도 피아노 앞에 앉았다.
피아노 건반 위에 조심이 손을 올리고는, 숨을 고른다-
하나 둘 셋 ㄴ, 하얗고 긴 손가락이 피아노 위를 이리 저리 돌아 다녔고,
이내, 그 위에서 피어난 소리들은 교실 곳곳을 돌아 다니다,
내게 왔다.
--
"오늘은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
아까 그 연주 덕에 넌 살았다-
예린이가 피아노레슨이 있는 날이면 난 항상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2학년 땐 가도, 수업을 다 끝내고 학원에 갔는데, 3학년이 되자 레슨이 있는 날이면 4교시 수업시간이 끝나고,
예린이는 바로 학원으로 뛰어갔다. 실기장에서의 단 한곡이 예린이의 합격을 좌우 하니, 어쩔 수 없었다.
"대신 아까 그 곡 파일 여기-"
"우와- 대박!!"
"오늘은 그래도 잠이 온다며-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하다가 집에 가-"
진짜, 눈물난다- 정예린.
어느새 내 핸드폰 뮤직플레이어 한 구석에는 아까 쉬는 시간에 들려줬던 곡이 자리 한 채, 웃고있었다-
예린이는 날 꼭 안아주고는 늦었다며 정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다 나도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러 급식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반찬 제육볶음이랬는데- 불쌍하네, 정예린.
--
'딩동댕동-'
드디어 마지막 자습시간을 끝내는 종이 자습실에 울려퍼졌다.
슬슬 졸음에 묻히기 직 전이었던 난, 얼른 책가방을 메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 뒤,
정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쓸 데 없이 큰 학교 덕에 몇분을 달리고 나서야 정문에 도착할수있었다.
오늘은 예린이가 주고간 곡을 오래 듣고 싶었기에, 조금 걸어 가기로 했다.
다시 들어도 너무 좋다.
한참을 걸었을 까, 언제 출발 한지는 내 머릿속에 남았을리 없고,
그저 이제 11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노래 소리는 계속해서 날 맴돌고 있었고, 계속 쏟아지는 하품에 내가 어딜 걸어 가고 있다는 것 조차,
생각 할 수 없었다. 마치, 그 꿈 속의 나 같았다.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퍽-
헐, 아프다. 이거 뭐야-
최대한 내 존재를 숨기며, 달팽이 마냥 거리를 걷던 내게 누군가 어깨빵을 날렸다.
뭐야, 정예린인가? 꽤 강했던 충격에, 나름 한 덩치 하던 내 몸이 한순간에 꼬꾸라 졌고,
덕분에 내 핸드폰은 저 멀리로 날라가 더이상 쓸 쑤는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아작이 났다.
"헐, 괜찮으세요?"
"..."
아무래도 오늘은 싸우는 날인가 보다, 하고 정예린의 멱살을 살포시 감싼 내 오른손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을 때 쯤,
내게 들려 온 건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 였다. 뭐야, 누구지?
"제가 빨리 가야되, 아니 갈려고 뛰다가- 아 어떡해. 괜찮으세요?"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고, 내 두손을 스쳐 그이의, 아니 그 남자아이의
두손이 몹시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쓸린 내 무릎을 보고는 토끼 눈을 한 채, 쭈그려 앉았고,
무릎에 난 상처를 만지는 그 손가락에 화들짝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남자와 똑같이 쭈그려 앉았다.
아, 남자다. 내 앞에 남자가 있다.
"아, 죄송해요. 형이 여자몸에 손대는거 아니랬는데,"
"...ㄱ..ㅙㄴ..찮..."
"헐, 핸드폰!! 아 이거 어떡해. 이거 고쳐야 될 것 같은데!! 고쳐야, 고치러가요!!"
지금요? 19년동안 닿아 본 적 없던 남자라는 생물체의 거침없는 손길에 당황한 나보다,
어째 더 정신 없어 보이는 이 사람은 나를 잡아 끌고는 어디로 가려하다 이내, 지금이 11시간 넘은 시각이라는 걸 알고,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정상적인 사람은 맞는거지-?
"저, 그럼 번호 주세요. 제가 핸드폰 책임 질게요!!"
"괜찮아요.. 이거.. 비싼건데.."
"그러니까!! 더 제가 책임져야죠. 여기요. 여기로 전화주시면 되요!!"
슬슬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남자는 내 핸드폰의 끝을 알리고 싶었던 건지 목소리가 점점 커지다, 그 볼륨도 끝을 향한다.
어- 토끼같은 눈이 어째, 시간이 지날 수록 더 토끼 같아 진다. 남자는 자신의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작은 시계가 그려진 명함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제가 급해서, 꼭 연락 주세요!! 저 사기꾼 아니에요!!"
"아, 네.."
"이름이, 아 성이름!! 이름이구나!!"
그새 내 명찰을 봤나보다. 내 이름을 크게 부르고는 활짝 웃어보인다.
아, 누가 내 이름 크게 부르는거 창피한데-,
"제 이름은 전정국 이예요. 꼭 연락 주세요!! 안녕히가세요!!"
통금이라도 있는 것일까-
급히 시계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던 남자는 자신의 이름 세자를 내게 남긴 채,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전정국-, 정말 사기꾼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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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이상한 꿈을 꾼다.
또 나는 초점없는 두 눈을 빛삼아 삐걱거리는 복도를 위태롭게 걷는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일까,
계속 걷기만 하던 내가 어떤 교실에 멈춰선다. 3학년 5반-
짧은 내 팔이 문을 향해 뻗어지고, 작은 손이 문고리를 감싸 잡는다.
문이 열리고,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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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거친 숨을 내 쉬며 달리던 남자가 아무도 없는 골목에 다 다라서야, 그 속도를 줄인다.
그러고 마구 웃는다. 미친것일까-
이내 남자는 주머니 속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고 누군가 에게 급히 전화를 건다.
"형, 이름, 오늘은 좀 잘 것 같아,"
오늘은 더, 피곤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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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프롤로그를 올리고 오늘 1화를 올리게 됐어요!!
사실 연재 주기를 딱히 잡아두는 스타일이 아니여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우선 1화 이기도 하고, 프롤로그 다음이니 괜찮겠지!! 하고 바로 글을 올리게 됐어요.
주기는 아마 일주일에 2-3화 정도 올라오게 될 것 같아요. 2-3일 에 한 번씩 올라온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기대 전혀 안 했는데, 저번 화에서 암호닉 달아주신 세 분 덕에 막 설레고, 더 빨리 올리고 싶고 막 그랬어요 ㅠㅠ
진짜 고맙고 많이 좋아해요 ㅠㅠㅠ 음악이 몰입에 도움을 많이 준 다고 해서, 곡 선정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ㅠㅠ
많이 많이 고맙고 우리 다음화에 봐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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