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머리아파.. 엠티 이런거 대체 누구 좋자고 하는지.."
여기저기 엉켜 누워있는 술병과 사람들 속을 바깥공기라도 쐬려 숙소
밖으로 빠져 나온 깨질듯한 머리를 감싸쥔 진우는 이어 자신의 바로 앞에
서있는 인영에 놀랐고 곧이어 그 인영의 정체가 누군지 확인하려 인영의
주인공에게 다가간 순간 그가 뒤를 돌아 진우와 눈을 마주쳤다.
"누구...세요?"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 16학번 이승훈 입니다"
이승훈. 진우는 어제의 자소 타임때 우렁찬 목소리로 소개하던 목소리와
대조된 주량의 승훈을 기억해냈고 이어 술주정하던 승훈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맞다. 승훈이. 어제 귀여웠어~ 근데 왜 밖에 나와있어?"
"그냥 어제 술먹고 일찍 뻗어서 일찍 깼어요."
"아.. 맞다. 근데 너 키도 크고 술도 잘 마시게 생겼는데 의외다."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근데 선배님은 의외로 잘 하시더라구요"
"의외? 왜? 나 잘마시게 생기지 않았어? 나 상남잔데?"
"선배님은 눈도 크시고 예쁘게 생기셨잖아요. 그래서 술 못 할 줄 알았는데."
"...내가 여자냐? 예쁘게 생기게."
"왜요. 선배님 진짜 예쁘게 생기셨어요."
"내가 여자냐고. 빨리 들어가. 춥다. 이제 애들 깨기 시작했겠다."
"알았어요. 예쁜 진우 선배님 안녕~"
승훈이 숙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던 진우는 그길로 곧장 화장실에 들어가
자신의 외모를 천천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어깨도 넓고. 코도 남자답고 멋있구.
키도...큰 편 아닌가? 에이. 그냥 그자식이 헛소리한거야."
똑똑-
"진우야! 빨리 나와 출발할거야."
문 밖에서 출발을 재촉하는 승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ㅇ..어! 나갈게."
그렇게 나의 선배로서의 첫 엠티는 나의 외모에 대해 혼란만을
남기고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