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남은 조폭!?
w.1억
"아저씨 집으로 가는 거예요?"
아저씨는 자연스럽게 아저씨 집으로 향했고.. 나는 내 집에 가지도 못한 채로 그대로 가야만 했다.
내 말에 고개만 끄덕이는 아저씨에 반응이 재미없다는 듯 한참 창밖을 보다가 괜히 또 아저씨 셀카를 보고 웃었다.
아, 참.. 이 잘생긴 얼굴 아깝게 사진도 안 찍고 뭐했대~ 헤헤헤헿....
차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계단을 밟고 한참 올라가려는데..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그럼 난 아저씨를 내려다본다.
와 엄청 위로 올라와야지만 아저씨가 날 한참 또 올려보는구나....
"야."
"네?"
"당분간은 집에 가지 마라."
"네?.. 왜요? 헐 설마.. 저랑 막 같이 있고 싶어서?"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아..."
"지혹시 몰라서 부모님 계신 집에는 애들 깔아놨으니까 걱정 말고."
"네에.."
"부모님한테 말씀 잘 드려."
"네."
아저씨가 고갤 끄덕이고선 곧 올라왔고, 문을 열어준 아저씨를 따라가다가도 조심히 아저씨의 옷깃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저랑은요?"
"뭐가."
"저랑 같이 있는 건 별로예요?"
"그것도 포함."
"……."
"치 ㅋㅋㅋㅋ."
아주 뻔뻔해서 밉지도 않네 증말..ㅋㅋㅋㅋㅋ그래도.. 나 말고 우리 엄마 아빠도 챙겨주는 것 같아서 또 기분이 좋아졌다.
안 그럴 것 같아도.. 우리 아저씨 참 따숩다니까...
아저씨는 참 바빠보였다. 이미 나는 다 씻고선 누워서 잘 준비를 하고있는데.. 아저씨는 한참 뒤에야 씻고선 나와 내 옆자리에 누웠다.
"아저씨 엄청 바쁘네요.."
"안 잤어?"
"네.."
"피곤할텐데 자."
"…아저씨가 더 피곤하죠."
"……."
아저씨는 팔목으로 눈을 가린 채로 있었고.. 나는 더이상 아저씨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피곤해 보였으니까..
나한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도.. 생각보다 정말로 아저씨한테 목숨 걸고 달려드는 사람이 많을 거니까.
그리고 아저씨한테는 너무 다른 커플들이랑 비교하고 그러지 말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랑 나랑은 여태동안 지낸 환경이 엄청 다르다.
칼만 쓰던 사람이 평범한 찡찡이 대학생이랑 사귀는 게.. 힘들 거니까.
하고 시무룩해 하는데.. 곧 이불 안에서 아저씨가 내 손을 잡아주었고, 곧 그걸로 단순하게 또 웃어버리는 나다 ㅠ
내가 아저씨 이런 매력 때문에 사랑한다니까 시붕.... ㅠㅠ...
"아침마다 누군지 못 알아보겠네."
"아 진짜아..."
"얼른 준비해."
"네에.."
준비를 다 하고선 나오니, 아저씨가 햄버거를 건네주는데..
"뭐예요... 롯데리아 누가 먹어요... 철용 삼촌 입맛 구리다...진짜아.. 이건 좀 아니잖아요. 그쵸??"
"……."
"…사와도 롯데리아."
"내가 사왔는데."
"…네?"
"그렇게 별론가."
"…아니! 좋..은데...그.."
"……."
"롯데리아에.. 이 버거가 별로다!... 새우버거가 최고인데...하..하하ㅏ.."
"됐으니까. 얼른 먹고 나와."
"…네에? 아저씨이.. 상처 받았어요ㅠㅠㅠㅠㅠ? 아니죠!?"
"아니야."
"…네에."
이런 쉬엣... 아저씨가 사왔다고..? 나 어떡해..
"그럼 어떤 곳이 맛있는데."
"…네? 아, 아니이이..."
"ㅋㅋㅋ."
아저씨가 웃었다. 분명 또 장난친 거다..
ㅋㅋㅋ씨.. 아저씨도 막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나보네.. 근데.
"어? 아저씨가 데려다주시는 거예요!?!?!??!?!"
창문을 열고 차에 타려는 아저씨한테 소리쳤더니, 아저씨가 손으로 오케이- 를 만들고선 차에 탄다.
헐 헐! 아저씨가 데려다준대!!!!
"아저씨랑 학교 앞에서 이러고 있으니까 기분 되게 이상한 거 있죠.. 비록 차 안이지만.. 그래도 뭐~ 데이트같고 좋네요."
"그런가. 오늘은 몇시에 끝나."
"5시쯤..!? 왜요? 데이트 하려구요?"
"오늘은 같이 저녁 먹고, 잠깐 나갔다 와야 돼. 내일 아침에나 올 것 같은데."
"엄청 바쁘시네요..."
"요즘은 좀 그러네."
"…전 괜찮아요. 신경 안 써도 돼요! 진짜요 진짜."
"그러면서 혼자 꿍해있으려고."
"아닌데.."
"아, 맞다. 저 엄마가 지갑 사줬어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서 보여줬더니 아저씨가 손을 뻗어 내 지갑을 가져간다.
와.. 아저씨는 손도 저렇게 섹시하게 생겼어 진짜... 침 꼴깍 삼키면서 아저씨 손을 보는데..
"이건 누구야."
"에?"
"진짜 못생겼네."
"에?? 아 뭐예요! 줘요!!!"
아저씨가 내 지갑 안에 신분증을 보더니 놀리는 것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손을 뻗고 막 달라는데 아저씨가 내 팔을 잡고선 계속해서 신분증을 들여다보는데..
"그거.. 고등학생 때 찍은 거라서 그래요... 화장도 못 하고.. 심지어 살도 좀 있었어서."
"못생겼는데 봐줄만해."
"ㅠ...줘요..진짜..."
아저씨가 웃으면서 날 보는데.. 아저씨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처음봐서 그런가 심장이 마구 떨렸다.
아저씨 새삼.. 또.. 엄청 잘생겼네.. 진짜...
"신분증 나 줘."
"에?? 그럼 저 어떻게 다녀요오.. 필요할 때가 많은데!"
"그런가."
"ㅡ.ㅡ....그럼.. 이거 줄게요!! 몇개월 전에 증명사진 찍은 건데..!"
"줘봐."
"여기요!"
"이건 별로."
"왜요.. 못생겼어요 이것도?"
"재밌지가 않잖아."
"네에...?"
아저씨가 증명사진을 계속 보고있길래 조심스럽게 아저씨의 팔을 검지손가락으로 콕- 찌르고선 말했다.
"젊은이들은요.. 증명사진을 핸드폰 케이스에 끼우고 다녀요!"
"왜?"
"에?"
"왜. 끼우고 다니는데."
"…아니."
"……."
"그..냥..? 애인이니까...?"
"…그러냐."
아저씨가 지갑을 꺼내 자신의 지갑 아무곳에나 사진을 넣어두었고.. 괜히 서운하다가도 다시 웃으며 말했다.
"나도 아저씨 신분증 볼래요!!!"
그 말에 너무 흔쾌히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는데.
"허.."
"……?"
"완전 무섭게 생겼어요. 이거... 실제론 잘생기고 섹시하기만 한데...민증 사진은 너무 조폭 같은데요..."
"맞는데 뭐."
"아.."
맞다.. 그랬지.. 하고 괜히 사장님이랑 찍은 인생네컷 사진을 보는데.. 아저씨를 놀려주고 싶었다.
"아저씨 짜잔."
"……."
"나중에 우리 이거 찍어요!"
"싫어."
"에 왜요!..."
"사진 찍는 거 안 좋아해."
"치..."
아저씨는 예상대로 반응이 없다. 시무룩해져서는 사진을 다시 넣으려는데 아저씨가 사장님과 찍은 사진을 가져가서는 한참 본다.
"이런 걸 왜 지갑에 넣어놓고 다니냐."
"에? 아.. 그때 찍고 그냥 넣어뒀는데.. 깜빡했어요..!"
"그래."
그 말을 하고선 다시 사진을 주길래 시무룩해져서는 사진을 지갑에 넣는데..
"나랑도 찍어."
이러니까 또 기분이 좋아져서 고갤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교 앞에 있는 아저씨 차에 손을 흔들면서 다가가 조수석 문을 열고 탔다.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바라보는 아저씨가 또 너무 잘생겨서 '뭐예요 진짜 너무 잘생겼어'하면 아저씨가 대답도 없이 작게 웃는다.
"저희 뭐 먹어요 저녁??"
"벌써부터 저녁 먹을 생각이야?"
"네? 아.. 그러네 아직 5시네요... 근데 저는 아저씨가 저 데리러 올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ㅎㅎㅎ..."
"나 아니면 철용이가 매일 데리러 올 거야."
"위험..해서요..?"
말도 없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아저씨가 나는 괜히 아저씨가 마음이 좀 그럴까 싶어서 웃어보였다.
내가 불안해하면 아저씨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거야.
"그럼 남은 시간에 저희 사진 찍어요!"
"사진?"
"인생네컷!"
"……."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표정이 미세하게 구겨지다가도 곧 쿨한 척 고갤 끄덕이는 아저씨에 웃음이 나왔다. 아저씨도 참 은근 츤데레야.
사람 하나도 없는 레스토랑에 온 나는 괜히 아저씨 옷깃을 잡고선 주변을 경계했다. 아니 어떻게 레스토랑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뭔가 갑자기 좀비 나올 것 같아요."
"안 나와."
"안 나오는 거 아는데.. 그냥 분위기가 그렇다구요오.."
곧 주방에서 한쪽 다리가 없어서 목발을 짚고선 나온 남자가 아저씨에게 손을 흔들었다.
남자는 꽤 젊어보였다. 내 또래 같았고.. 얼굴에는 수많은 흉터들이 보였다.
"형님...!"
"야~ 왔다."
"이게 얼마만입니까 형님..! 제가 형님 오신다고 해서 가게 비워놨습니다!"
"그래. 다리는."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곳에나 앉는다. 맛있는 걸로 아무렇게나."
"예! 금방 갖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형님.."
"뭐."
"늘 제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형님은 제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분입니다."
"됐어. 빨리 갖다 주기나 해."
"예."
아저씨는 저 사람과 웃으면서 대화를 했다. 나랑도 저렇게 웃으면서 대화를 오래한 적 없는데.
저 사람에게 만큼은 계속 웃음을 유지했다. 난 애인인데.. 나한테도 저렇게 웃어주지..
자리에 앉아서 아저씨가 가게를 둘러보길래 조심스레 물었다.
"누구예요..?"
"내 밑에 있었던 놈."
"…아. 제 또래같아요..!"
"맞아. 너랑 한두살 차이 날 거야."
"…와. 그럼.. 지금은 레스토랑 일 하는 거예요..? 아저씨랑 같이 일 안 해요..?"
"……."
"…ㅇ_ㅇ..."
"관두라고 했어."
"……."
"너무 많이 다쳐서. 다리 하나로 충분해."
아저씨는 왠지 너무 슬퍼보였다.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아저씨에게도 괴로운 순간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입을 닫고선 창밖을 보았다.
평범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걸 보며 부러워하는 나는 이기적인 걸까.
저 사람에게 하는 만큼.. 나한테도 웃어주고 친절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이기적인 거고, 어린 거겠지..
"형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건 다 해봤어요."
아저씨 밑에서 일 했다던 남자 옆에는 평범해 보이는 직원들이 웃으며 아저씨를 보았다.
아마도 이 사람은.. 많이 다치고 일을 관두고선 레스토랑을 차린 걸까.
"입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맞겠지. 예전부터 요리 잘했잖아."
"그래서 레스토랑도 차려주셨구요.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바쁘게 살아. 집에서 쉬지 말고."
"예. 형님..근데 이분은.."
"아, 애인."
"아, 누님이시군요. 안녕하십니까. 누님!"
갑자기 날 보고 90도로 허리 숙여서 인사를 하는 남자에 나는 급히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엇..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ㅠㅠㅠㅠ...."
내 말에 남자가 아저씨의 눈치를 봤고, 아저씨가 고기를 썰어 접시를 내게 밀어주고선 말한다.
"##윤평화야. 이름 불러 그냥."
"아, 네..!"
"우리끼리 먹을게. 부담스러우니까 가있을래."
"예!"
남자가 가고, 아저씨가 준 고기를 한입 먹기 전에 아저씨에게 먼저 건네주자.. 아저씨가 고갤 저었다.
치.. 서운해서 내 입에 고기를 넣고선 작게 물었다.
"아저씨가 레스토랑 차려준 거예요..?"
"응."
"되게 좋은 형님이시네에.."
"너도 하나 차려줘? 뭐 잘해."
"…에? 아니요!?"
"나 때문에 들어와서 몸 병신 됐는데. 지 좋아하는 거 하나쯤은 해줘도 되잖아."
"…아."
"난."
"……."
"저 애가 늘 거슬려."
아저씨가 말은 이렇게 해도.. 거슬린다는 게 신경이 쓰인다는 걸 거다. '먹어'하고 턱짓으로 접시를 가리키기에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있는 남자를 보았다.
저 사람은 아저씨한테 아픈 손가락인 거겠지..?
이상하게 나한테는 표현을 잘 하지않는 아저씨에.. 저 사람이 안쓰럽다가도 저 사람이 나보다 더 좋겠지? 라는 생각이 날 괴롭혔다.
아무래도 정말 나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왜 안 먹어. 맛이 없어?"
본인 때문에 위험해졌으니 지켜줘야 된다는 그런 생각 뿐이겠지..
"오늘부터 집에만 있어."
"네? 학교는.."
"가지 마."
"학교는 가야 되는데.."
"이번주만 내 말 들어."
"…네에."
날 보면 저런 소리밖에 할 줄 모르나보다. 걱정이 되는 건 알겠지만.. 서운한 건 또 어쩔 수 없다.
나는 참 바보다. 생각만 쓸데없이 많은 바보.
아침에 온다던 아저씨는 오지 않았다. 저녁만 먹고 가버려서는 다음날 아침인데도 안 와.
학교도 가지 말라고 해.. 그럼 난 집에서 뭐해.. 계속 tv만 틀어놓고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진짜...
아저씨가 바쁜 건 충분히 알지만 심심해서 더 서러웠다.
- 학교 가지 말라고 하는 거면 진짜 위험한가보네.
"그런가봐.."
- 조폭이랑 연애하는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 어휴..
심심하다고 하니까 전화해준 가영이 덕분에 점심시간은 심심하지 않게 잘 보내고는 있다만..
- 나같아도 서운하겠다. 표현을 안 하는 스타일이신가.. 근데 그럴 것 같기는 했어.
"그치? 나만 서운한 거 아니지?"
- 난 그래서 무뚝뚝한 사람이랑 연애하는 거 싫어하잖아. 나랑 너무 안 맞아. 나는 막 여보 자기~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좋은데. 내가 바래도 안 해주는 사람이랑은 좀.
"…에휴."
그래. 어차피 이기적이고 찌질한 거.. 친구랑만 이렇게 풀어야지 어쩌겠어.
- 카톡할게.
"으응."
전화를 끊자마자 또 tv에 집중이나 하고있는 내 자신이 바보같았다. 아저씨랑 같이 있고싶은데.. 시무룩해져서는 tv를 보는데..
문쪽에서 쿵- 소리가 들려서 화들짝 놀랐다가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현관문 쪽으로 향했다.
문 지키던 분은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더니 배고파서 쓰러진 거 아니야..? 하며 문을 열었을까..
"……!!"
문에 기대어 앉아있던 남자가 문을 열자마자 옆으로 쓰러졌고, 그 옆에 있던 남자가 손에 작은 나이프를 든 채로 나를 보며 말한다.
"네가 주지훈 애인이냐?"
나는 급하게 문을 닫았지만, 남자가 문 사이로 발을 넣었다. 두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힘을 쓰지만 절대 통할리가 없었다.
있는 힘껏 문을 열어버린 남자에 나는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꺼냈고, 남자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 내 목에 칼을 대고선 말했다.
"도장 어딨어."
"…네? 무슨.."
"너도 몰라?"
"……."
"도장만 주면 돼."
"…전 몰라요. 진짜예요."
테이블 위에 있던 재떨이를 든 남자는 피가 잔뜩 묻은 손을 아무렇게나 소파에 닦아내고선 곧 재떨이로 내 머리를 내리쳤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여자를 만나요? 간땡이가 부었네요. 주지훈 그 새끼도."
"지 주제에 여자 만나는 게 웃긴 일이지."
나는 거꾸로 매달려있었고.. 내 머리 밑에는 통에 물이 가득차있었다.
일을 처리하던 지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전화가 오자 받지 않다가 느낌이 쎄한지 한참 뒤에야 전화를 받는다.
- 나다 김용식.
"한참 찾았는데. 직접 연락을 다 주고."
- 지금 네가 그렇게 여유로우면 안 될 텐데.
"무슨 개소리를 하려고."
- 너랑 만나는 여자. 우리가 데리고 있거든.
"……."
- 그렇게 꽁꽁 숨겨놔도. 너한테 당한 새끼가 나더러 다 말해줬거든. 그 새끼 안 죽이고 뭐했냐? 네가 실수한 거야.
"도장 때문이냐. 엄청 화나신 것 같네."
- 잘 알고있네. 갖고 튀어 와. 그럼 여자는 살려줄게. 네가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여자 몸에 흉 남는다.
"……."
- 애야. 네 애인 빨리 오라고 소리나 질러봐라. 시발년아 대답 안 해?
"너."
- …….
"애 건들기만 해라."
- 아이고 벌써 건드렸는데 어쩌지. 애가 어려서 그런가 살이 되게 하얗네.
"애 건드리면, 시발 죽여버린다."
- 혼자 와라.
"……."
- 네 뒤에 누구 하나 보일 때마다. 네 애인 손가락 하나씩 잘려.
버려진 공장 안에 들어온 지훈은 숨이 찬지 숨을 헐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 어디에도 평화가 보이지 않자.. 김용식에게 묻는다.
"…애는 어딨어."
"도장 먼저 보여줘."
주머니에서 도장을 꺼내 보여준 지훈에 용식은 손을 뻗어보였다. 지훈이 도장을 쉽게 던져주었고.. 김용식이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쉽게 준다고? 진작에 이럴 것이지. 그 여자애가 그렇게 좋은가보지?"
"지랄 말고 넘겨."
"왜? 요리하는 새끼처럼 다리라도 잘라놨을까봐?"
"…야."
"걱정 마. 오른손잡이라길래 왼손만 좀 어떻게 해놨어."
"……."
"아, 손 말고 다리로 할 걸 그랬나. 손은 좀 섹스할 때 힘들 텐데. 아쉬우면.. 둘 다 저~기 하늘나라 가서 실컷 섹스 하던가."
화를 참지 못 한 지훈이 주먹을 꽌 쥔 채로 김용식에게 다가갔고, 김용식이 자신의 부하들을 시켜 지훈을 상대했다.
스무명이 넘는 부하들이 지훈에게 달려들었다. 지훈이 자켓 안 주머니에서 나이프를 꺼내 다가오는 녀석들을 하나씩 찔러 죽이기 시작했다.
10년을 알고 지냈지만 지훈이 저렇게 화난 건 처음 본 김용식은 여유로운 척 담배를 피지만, 조금은 두려운 듯 한발자국 뒷걸음을 친다.
무자비하게 자신의 부하들을 하나씩 죽여 부하들이 몇명 남지 않자, 김용식이 곧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장에서 빠져나갔다.
김용식을 따라 뛰던 지훈은 곧 어딘가에서 들리는 평화의 목소리에 방향을 틀었다.
'아저씨..!'하고 평화가 울면서 자신을 부르자, 지훈이 평화가 다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볼까 두려워 떨리는 손으로 창고 문을 연다.
"아저씨 괜찮아요..? 어떡해요..피..!"
"……."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자신을 보는 평화에 지훈이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멈추지 않는 눈물에 지훈이 곧 평화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
"미안해."
"……."
"괜찮아?"
"전 괜찮은데.. 아저씨는.. 다쳤잖아요."
"안 우네."
"……."
"잘했어."
평화가 곧 아저씨!- 하고 소리쳤고, 김용식이 지훈의 등에 칼을 두어번 찔렀다.
너무 순식간에 들어온 공격에 지훈이 당했다. 등을 여러번 찔린 지훈이 김용식의 손에 들린 칼을 뺏어들었다.
김용식의 배와 옆구리를 찌르자, 김용식이 힘 없이 뒷걸음질을 쳤고..
지훈이 평화를 확인하려고 했을까.. 김용식이 다른 칼을 꺼내 지훈의 목에 칼을 휘둘렀다.
목에서 흐르는 피를 막으며 자리에서 쓰러진 지훈의 위에 올라탄 용식은 곧 푹-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그 동시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만하자.. 이제.. 시발새끼야."
용식이 힘 없이 옆으로 쓰러졌고.. 평화가 울면서 지훈에게 다가가 목에서 흐르는 피를 막았다.
"아저씨 눈 감지 마요. 잠깐만 기다려요. 네? 알겠죠?"
평화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지훈이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리고 공장 안으론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아저씨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탔다. 자켓을 챙기고선 아저씨를 한참 바라보고 있었을까. 난 할 게 없었다. 눈물만 흘렀다. 난 여기서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아저씨의 손을 잡고선 종교도 없는 내가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기도나 하고있다.
자켓 주머니 안에 핸드폰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꺼내자, 철용 삼촌에게 문자가 여러통 와있었다.
그리고 핸드폰 케이스 뒤에는..
"……."
내 증명사진이 끼워져있었다. 참을 수가 없었다. 참았던 모든 것이 다 터지기 시작했다.
응급실 앞에 도착했을까.. 철용 삼촌이 내 어깨를 잡고선 말했다.
"집에 가있어요. 형님은 내가 볼 테니까."
"……."
"진정 좀 하고."
그렇게 나는 응급실 안에 들어갈 수 없었고.
피투성이의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본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졸업이니까 오늘은 술 좀 마실까?"
"콜."
아저씨 생각에 힘들어서 휴학을 했었다. 그리고 가영이도 어차피 할 것도 없었다며 쿨한 척 나랑 같이 휴학까지 해줬다.
완전 또라이지 뭐.. 친구 따라서 휴학이나 하는 애가 어딨어.
그만큼 내가 엄청 힘들어했으니까. 내가 걱정이 됐을 거다. 그 일이 있고, 아저씨는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번도 연락이 오지도 않았고, 아저씨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다.
"…오늘은 2차까지 가능."
"콜 한평화 따라서 2차도 가줍시다."
아마도 죽었을 거다. 그래서 더 슬펐다. 그렇게 칼을 맞고 피를 흘렸는데 살아있는 게 더 이상하잖아.
이유없이 계속 눈물이 나도, 가영이는 그런 나를 그냥 안아주기만 했다.
창고에 갇힌 나를 보고 울면서 날 바라보던 아저씨가 계속 떠올라서.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도 왜 이렇게 슬픈지.
엄마랑 아빠는 매일 우울해하는 나를 보며 왜 그러냐고 묻지만, 알려줄 수가 없었다.
엄마랑 아빠는 가영이와 같이 놀으라며 먼저 집에 가셨고, 가영이랑 같이 팔짱을 낀 채로 학교에서 나왔을까..
"한평화 한살 더 먹었다고 주름 생겼네."
"……."
"졸업한 소감이 어때."
너무 갑작스럽게 내 눈앞에 나타난 아저씨에 아무런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아저씨는 꽃다발을 들고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꿈이 아니더라도 이 상황이 너무 믿기지가 않아서.
"……."
나보다 더 놀란 가영이가 곧 나와 아저씨 눈치를 보더니 자리를 피해주었다.
자리를 피하면서도 '대박대박..진짜 대박'하면서 가는데.. 아저씨가 어이가 없는지 픽- 웃으며 날 본다.
"1년만에 보는데 반응이 왜 그러지."
"…왜 연락 안 했어요."
"그래서 화났어?"
"…난 아저씨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단말이에요."
"눈 떠보니까 1년의 반이 지나있고."
"……."
"남은 반은 재활치료 했지. 그리고 중간에 연락 했는데."
"언제 했어요 아저씨가!.. 매일 기다렸는데 진짜...!"
"카톡 하라며."
"……."
"두달 전에 카톡 보냈었어."
"아니.. 카톡 지웠었단 말이에요. 답장 안 오면 전화를 했어야죠..! 왜...!"
"그래서 찾아왔잖아."
"……."
"너무 보고싶어서 철용이한테 너 뭐하고 지내는지 알려달라고 했어."
"왜 혼자만 알아요?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러게 뭐하는 새낀지 너무하네."
아저씨가 내게 천천히 다가왔고, 결국 난 아저씨를 안고 울고있다.
아저씨 냄새가 너무 그리웠다. 고갤 들면 아저씨의 목에는 큰 흉터가 있었고, 아저씨의 목에 있는 흉터를 조심스레 만지며 물었다.
"목은요..? 목에 이상 없대요? 괜찮은 거죠?"
"크게 소리 지르는 건 못해."
"……."
"그거 빼곤 뭐."
"다행이다.. 진짜.. 아저씨 죽은 줄 알고..."
"……."
"그때 경찰들은 뭐예요.. 어떻게 됐어요?"
"내가 불렀어."
"에?.."
"깡패짓도 그만하려고."
"…그럼 아저씨 이제 깡패 아니에요..?"
"아니."
"뭐예요 그럼 진짜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경찰이 아는 경찰들이라 그 새끼만 잡아갔어. 뉴스 안 보냐."
"…뉴스고 뭐고 아저씨 걱정만 되는데 어떡해요 진짜아."
"죽이고 싶은 새끼 있으면 말만 해. 다 덮어줄게."
"뭐예요 싫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 죽이지 마요..ㅠㅠㅠㅠㅠ"
"또 우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아저씨를 끌어안고 울기만 하자, 아저씨가 '야'하고 나를 불렀고.. 에? 하고 고갤 들자.. 아저씨가 내 귀에 속삭인다.
"오랜만에 섹스나 하러 가자."
"…아씨이이!! 진짜ㅠㅠㅠㅠㅠ"
"ㅋㅋㅋㅋ."
엪소
1년전_
"뭐야 이것들은."
"이거는! 사진 찍을 때 쓰라고 있는 거예요! 저희 머리띠 쓸래요??"
"싫어."
"헐 왜요오. 이거 끼면 진짜 너무 귀여울 것 같은데!!"
"너 혼자만 귀엽던가."
"치..."
아저씨와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마음에 들지 않나보다.. 팔짱을 낀 채로 안에를 구경만 하다가
결국엔 내가 아저씨 팔을 잡고선 찍으러 안에 들어와서는 이것저것 만진다.
"여기 보고 찍으면 돼요!!"
"ㅇㅇ."
아저씨랑 같이 카메라를 보고 찍으려는데 아저씨 키가 워낙 커야지... 발꿈치를 들고선 찍는데.
너무 어색하게 서서 찍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아저씨한테 팔짱을 끼고 한 번 찍고.. 그 다음엔 아저씨를 끌어안고 찍고.. 그 다음엔 억지로 아저씨에게 머리띠를 씌워주었다.
안 쓴다고 벗으려고 하길래..
"한 번만요.. 진짜.. 딱 한 번마뉴ㅠㅠㅠㅠㅠㅠ"
"……."
"5초 남았는데ㅠㅠㅠ빨리 빨리!!!"
내가 불쌍한 척 좀 했더니. 찍어주네..헤
"그럼 이것도요!! 선글라스!!! 제발요ㅠㅠㅠ네? 제바아알..."
"……."
"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싫은티 쫙쫙!! 내면서 아주 인상 쓰고 사진을 찍은 게 너무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나온 사진들을 보면서 막 웃는데.
"야."
"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 마."
"…네."
"가자."
"네에... 같이 가요....!!!"
아저씨의 얼굴이 붉어져있었고, 아저씨 때문에 계속 웃음이 나왔다.
아저씨 때문에 미치겠다 진짜. 아저씨도 창피한 걸 아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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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따..
늘 글쓰면 한달? 길면 두달 정도 쓰고 끝냈는데
이번엔 자꾸 쉬었다가 와서 4개월만에 끝났어요ㅠㅠㅠ심지어 20화 정도인데도ㅠㅠㅠㅠ후..나 진짜 너무 쉬어따..헤
조폭 아조씨 좋아해줘서 고마워써요... 우리 다음글에서 또 보아요!!!!
안녕..아저씨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들어찌만 보내주꼐..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