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담은 자랑 및 감사함을 전하는 사담이 맞습니다.>
세, 세상에? 세상에? 어? 어허?
저 이런 쪽지 처음입니다. 세상에, 와, 와. 이럴 수도 있나?
있구나?
이거 만우절이라고 다 가는 거 아니죠? 아니라고 해주세요.
와.
와?
어, 어... 이 영광을 우리 토끼 윤기와 남준이에게... 세상에... 로즈골드글이라고 하니까 뭔가 더 특별해보이고, 막,
와, 으아, 기뻐라 ㅠㅠㅠㅠ 정말 고맙습니다 독자님들.
감사해여. 저 앞으로도 이 둘이 짝짝쿵 하는 거 제 모든 연애세포를 긁고 긁고 긁어 모아바쳐 쓰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글을 쓰고픈 전투력이 상승한다 진짜ㅠㅠㅠㅠ 와ㅠㅠㅠㅠ 고마워요. ㅠㅠㅠㅠ
만우절이라서 장난으로 온 글인가? 싶은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고ㅠㅠㅠㅠㅠ 와ㅠㅠㅠㅠㅠ 해피 만우저류ㅠㅠㅠㅠ
저거 보자마자 육성으로 웍 소리를 내면서 토끼 윤기와 남준이와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라도 하고 싶은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진짜. ㅠㅠㅠㅠ
독자님들 정말 독자님들 덕에 글씁니다. 너무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윤기 형.
...?
조용히 제 이름을 부르는 남준이의 목소리에 윤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려 남준이와 눈을 마주쳤으면 좋겠다.
책장을 뒤적여 원하던 책을 찾아낸 남준이가 웃으면서 윤기에게 당연한 대답이 들릴 질문을 던졌으면.
나, 카페가서 공부 좀 할건데 형도 같이 갈래요?
바로 일어나서 알아서 옷을 갈아입는 윤기를 두고 남준이는 윤기가 방금전까지 잡고 있던 노트북을 챙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같이 밖으로 나가서는 적당히 넓고, 와이파이 잘 터지고, 오래 있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대형 브랜드 커피체인점으로 윤기를 데리고 갔으면.
윤기가 마실 스무디 하나, 자신이 마실 커피 한 잔을 시킨 채로 위 층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자리를 잡고 나서는 윤기는 가져온 남준이의 노트북을 킨 뒤에
비장하게 이어폰을 꽂고,
충전기를 연결하고,
게임을 틀었으면.
그리고 남준이가 커피를 가져와도,
가방에서 책을 꺼내 펴들어도,
간간히 손 끝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려도 노트북 화면만 뚫어져라 봤으면 좋겠다.
당당하게 게임을 하면서 가끔가다 잘 안 풀리면 미간을 팍 찡그린 채로 집중했으면 좋겠다.
남준이 너는 자신은 공부, 윤기는 게임이라는 핑계로 데려오긴 했지만
정말 열심히 게임을 하는 윤기를 보고 잠시 할 말을 잃었으면.
그러면서도 다음 학기 때 따기로 마음 먹었던 자격증 공부를 이어가다가 고개를 들어 찡그려진 윤기의 미간을 봤으면.
손을 뻗어
미간을 꾹 누르고 펴주었으면 좋겠다.
토끼야, 주름 생겨요, 주름.
... 졌어.
다음 판은 이기면 되겠네. 화이팅.
어.
비장하게 주먹을 불끈 쥔 윤기가 다시 게임에 집중하는 사이에 남준이는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턱을 괸 채 빤히 윤기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한 두판 정도 게임을 한 뒤 어느정도 윤기의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고개를 들었다가 남준이와 시선이 그대로 딱 마주쳐버렸으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가
애써 시선을 내리고 스무디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게임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시선이 계속 느껴지고,
올라가 있는 입꼬리도 슬쩍 슬쩍 노트북 화면으로 보여서
윤기가 게임에 집중을 통 하지 못 했으면.
결국 게임을 한 판 거하게 져버리고는 노트북을 덮고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만 봐.
싫은데. 좀 더 보고 있으면 안 돼요?
왜 자꾸 보는데? 어차피 얼굴보고 사는 사이에.
응. 얼굴 보고 사는 사이니까, 좀 더 보겠다고요.
게임 집중 안 돼.
집중해요.
... 너 나 놀리냐.
코를 찡긋, 씰룩이면서 앞니를 살짝 드러내는 윤기가 보고 싶다.
저 표정은 심통이 나거나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오는 표정이라는 걸 안 남준이가 아쉽다는 듯 결국 시선을 내렸으면.
그제야 윤기가 작게 숨을 고른 뒤에 노트북을 다시 열고 게임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게임 한 판을 끝내고 그 사이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남준이를 턱을 괴고 빤히 바라봤으면 좋겠다.
아, 집중하는 사람의 얼굴 보는 거 의외로 재밌네.
아닌가.
김남준을 보는거라 재밌는건가.
윤기가 생각외의 재미에 남준이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봤으면 좋겠다.
가끔 문제가 안 풀리면 찡그려지는 미간이라던지,
자주 올라가던 입꼬리가 일자로 딱 다물려져 있는 모습이라던지,
고민을 할 때마다 입술이나 입가를 매만지는 샤프를 쥔 손이라던지.
처음에는 너도 내 기분을 알아보라는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거였는데
어느새 윤기는 정말 멍하니 남준이를 바라봤으면.
그러다가 남준이가 조금 뒤에 그 시선을 느꼈는지 힐끔 윤기와 눈을 마주쳤으면 좋겠다.
윤기가 마주친 시선에 놀라는 사이
남준이의 시선은 책으로 내려갔으면.
별로 신경 안 쓰네.
생각보다 싱거운 반응에 윤기가 그 사이 덮은 노트북 위로 두 팔을 겹쳐 엎드렸으면 좋겠다.
힐끔,
남준이를 다시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 뒤로 눈치 게임을 하듯 둘의 시선이 연신 빗겨나갔다가, 마주쳤다가
반복했으면 좋겠다.
마주칠 때는 발끝이 움찔거리는 감각을,
빗겨나갔을 때는 안도와 약간의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는 아이러니한 감각을 느꼈으면.
한참 뒤에 남준이가 계속 움직이던 샤프를 멈추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다가 윤기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아까 그거의 복수?
응?
아니, 이거. 아까 미안했어요.
...?
꽤 민망하네요.
시선이 마주치자 남준이가 머쓱하게 웃으면서 제 볼을 손으로 슥슥 문질렀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더 민망하다고,
더
부끄럽다면서
귀 끝을 조금 붉게 물들였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잠시 다른 생각을 하더니, 마른 침을 한 번 삼키고 윤기를 똑바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윤기 형.
왜.
나도 물어봐도 돼요? 아니, 물을테니까 답해줘요.
...?
왜 자꾸 나를 봐요?
아까 제가 했던 말을 돌려주는 꼴의 물음에 윤기가 당황했으면 좋겠다.
그냥, 이라고 대답하면 될 일인데 윤기는 저도 모르게 떠오르는 말을 대뜸 해버렸으면 좋겠다.
어, 어. 보고 싶어서...?
네...?
윤기 너는 그제야 네 시선을, 네 대답을 제대로 인식하고는
볼을 붉게 물들인 채로 고개를 돌렸으면 좋겠다.
남준이 너도 의외의 대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아예 손을 들어 네 얼굴을 덮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입꼬리를 한가득 끌어올려 웃었으면 좋겠다.
윤기는 그 모습에 덩달아 얼굴을 더 붉힌 채로 괜히 더 툴툴거렸으면 좋겠다.
왜 부끄러워 하고 그래.
괜히
나도 민망해지게.
움찔거리던 발 끝,
괜히 땀이 배어나오는 손바닥.
더워지는 얼굴.
모두 너무 선연하게 느껴져서 괜히 옷깃을 잡고 펄럭였으면.
바짓춤에 손바닥을 슥슥 부비다가 가슴팍이 간질거려서 윤기가 손 끝으로 가슴팍을 벅벅 긁어댔으면.
문득 남준이도 가슴팍을 꾹 누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윤기가 작게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
너도 간지러워?
네?
가슴이 간지럽냐고.
...
윤기의 말에 가슴을 다시 꾹 손바닥으로 누르던 남준이가 어떤 의도도 보이지 않는 순진한 물음에 결국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네. 간질거리네요. 가슴이.
형 때문에.
윤기는 그제야 얼추 제 가슴의 간질거림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그럼 내 가슴이 간지러운 이유는,
너 때문이구나,
하고.
가슴이, 그러니까 마음이 간질거리는 이유는 딱 그거 하나였으면 좋겠다.
남준이도, 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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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암호닉]은 공지사항 게시글에서만 신청을 받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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