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시골 그 중간 즘인 평범한 동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곳에 산지 한 달이 되어 간다.
남들도 그렇듯 나도 고독한 취준생이었고
수많은 불합격 끝에 합격이란 두 글자를 받았다.
취직한 곳은 낯선 타지.
만날 사람도 없고 딱히 취미도 없는 내게
칼퇴근을 시켜주는 착한 내 첫 직장은
퇴근할 때마다 미묘한 외로움을 안겨주곤 했다.
요즘 들어 바람이 조금씩 겨울에서 멀어지는 것 같길래
아무도 없는 집에 빨리 도착하기 싫어 퇴근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을 걷다 보니 낯설기만 했던 동네가 친근해 보이기 시작했다.
골목 어귀의 작은 카페의 커피향도 느껴지고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태권도 학원도 보였다.
지나쳐 알지 못했던 그 모습들 중에 특히나
다리 너머로 보이는 산이라기엔 작은 언덕.
그 언덕에 있던 한 나무가 눈에 띄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무보다 그 아래서 쉬고 있는 듯한 남자였다.
거리가 멀어서 얼굴이 잘 안보였던 그 사람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그 나무 아래 앉아 마을을 내려다 보는 듯 했다.
땡땡이 치는 학생인 걸까.
풍경을 보며 소재를 구상 중인 작가인 걸까.
아니면...혹시 바보 일지도 모른다..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그 낯선 자에게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노을빛의 머리색깔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은발인지 금발인지 알 수 없었지만 햇빛에 반짝반짝였다.
저물어가는 태양 아래
그 묘한 분위기,
그게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
평소보다 퇴근을 일찍 하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남은 잡무를 집에서 미리 하지 말 걸 그랬다.
예상치 못한 여유에 당황하던 찰나 문득 생각났다.
언덕 위의 그 나무
그리고 그 사람.
오늘은 집 가는 길을 조금 돌아가 볼까.
막상 가려니
혹시나 그 남자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아쉬움과
그렇다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확실히 평소완 다른 퇴근길이었다.
'진짜 바보면... 도망쳐야겠지..?'
살짝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경사도 높이도 있는 언덕에 조금씩 숨이 차오를 때즘
귀퉁이를 돌자 나무가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꽤 크고 오래되 보이는 나무였다.
아직 봄이 오기엔 이른 날씨여서 그런지 나무도 추워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엔
그 사람도 있었다.
햇살이 가득한 머리칼의 그 남자가.
"금발이었구나.."
속으로 생각한다는게 무심코 입 밖으로 나온 말에
그 사람이 뒤를 돌아봤다.
새하얀 얼굴에 이건 뭐지, 하는 듯한 표정.
그리고 당황한 나머지 눈 코 입 다 크게 벌려서
아마 많이 못생겼을 내 표정까지.
아직 가시지 않은 찬 겨울 바람이
내 볼을 스쳐지나던 그 날,
구름 한 점 없던 맑은 하늘 아래서
우리의 첫 만남은 그랬다.
-
안녕하세요/
봄봄 이라고 합니다(부끄)
해보고 싶던 소재로 똥글을
한 번 써보려 해요..뀨아ㅠㅠ
쓰고나니 너무 부끄럽습니닿ㅎㅎ..
시작편이라 내용이 아직 없기도 하고 쑥쓰러워서
이번 편은 구독료는 없는걸로..
좀 재밌어지면 해보는..(쿨럭)
필력이 많이 모자라 올리는 속도는 제멋대로겠지만..
어쩌다 보실 어떤 분들
잘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