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하나
4년 만의 재회였다. 변백현이 이기적이라는 건 원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꼴에 친구라고 예전에는 그것 또한 밉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우리는 4년 만에 만났고, 우린 예전처럼 끈끈하지 않다. 미안하지만 지금 내 상태로는 그의 이기적임을 이해해 줄 수는 없었다.
"미안하지만, 못 해."
둘
아무리 봐도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오해가 있었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믿고 싶어도, 이 사람이 오해를 풀지 않겠다고 하면 그만인 거다. 나에게 둘 사이를, 아니 셋 사이를 간섭할 권한 따위는 없었다.
너희의 인생에 내가 없었던 4년. 그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나는 둘 다 소중해."
하나, 둘.
둘, 하나.
너희는 왜 잔잔했던 내 인생에 파장을 일으킨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