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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법 찬바람 대신 선선한 바람이 불고,
그에 맞춰 찬 공기를 맞고 있던 땅들도 부드럽게 녹아 푸른 새싹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하나둘 피어나는 꽃송이가 눈길을 끄는 봄이 왔다.
땅을 밟을 때마다 아스팔트 바닥들이 내 걸음을 부드럽게 인도해주며 곳곳에 자라난 풀들도 한낱 잡초들일 뿐인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싱그러워 보이는지. 등 뒤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가방도 평소 같았으면 무거운 대로,
그냥 그런대로 메고 다닐 텐데 오늘은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봄의 공기를 마시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난히 가벼웠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며 정류장 의자에 앉아 버스가 올 때까지 허공에 발을 저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정보 안내 시스템을 보니 내가 탈 버스는 ' 3분 뒤 도착 예정 ' 이라고 붉은 글씨로 화면에 떠 있었다.
버스가 올 3분 동안 나는 버스 카드를 꺼내놓고 느슨하게 멘 가방은 다시 똑바로 고쳐 멨다.
그리고 저 멀리서 버스의 인영이 보일 때쯤 나는 정류장 의자에서 일어났다.
의자에서 일어나 버스를 향해 걸으며 줄을 서려고 할 때쯤 옆에 어떤 무언가가 바람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 나는 저게 뭐지? ' 라고 대충 생각하고 넘길 때쯤 내 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 쟤 혹시 걔 아니야? 구삼 중학교 이홍빈! " " 아 쟤가 이홍빈이야? " 그 여학생들의 말을 듣고 나는 저 아이가 이홍빈이라는 것을 눈치를 챘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갈색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달려가는 ' 저 아이의 이름은 이홍빈이다 '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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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 독방에서만 놀다가 글잡은 처음 와봐요!
그래서 음... 뭔가 더 새롭고.. 감히 제가 함부로 발을 들여도 되는 곳인지 막 걱정도되고요
새로운 감회인 것 같아요! 오늘부터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년 ' 이라는 글로 찾아뵙게 된 ' 헬리오토로프 ' 라고 합니다
비루한 글이지만 그래도 봐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0^
(아 그리고 본 글은 영화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와는 전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