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또 평범한 나와는 달리 전정국은 학교에서 꽤나 유명인사였다. 일단 그 잘생긴 얼굴이 가장 큰 몫을 했고 뛰어난 운동신경이나 노래 실력도 한 몫을 했다. 처음엔 내가 전정국과 연인 관계가 되리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 그 아인 너무나도 빛나고 멋졌으니까. 그저 같은 반 친구였다. 학기 초에 전정국과 나는 짝이 되었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먼저 입을 여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여자들에겐 특히나 무뚝뚝하다는 친구들의 증언과는 다르게 나에겐 시덥잖은 농담을 던질 뿐더러 꽤나 다정한 말도 건낼 줄 아는 아이였다. 덕분에 나도 조금씩 전정국에게 적응했고 티가 안 나게 뒤에서 나를 챙겨주고 항상 내가 먼저인 전정국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점점 익숙해져 갔다. 처음에는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지만 너희는 사귀는 사이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답을 하지 못하다가 내가 좋아한다고 답 한 동시에 정말 무드 없게 "전정국, 나랑 사귀자." 라고 고백하자 그에 전정국은 "그래, 우리 사귀자." 라고 답 했다.
Ra D-어떤 설레임
부제: 멀리서 비춰진 우리의 거리는 잴 수 없을 만큼 좁거든 체육대회가 끝나니 지옥 같은 기말고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간고사도 죽 쒀서 이번에 성적 안 나오면 난 진짜 쫓겨날지도 몰라... 이제부터라도 벼락 치기를 해야한다. 아니면 난 시험 날이 제삿날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정국을 꼬셔서 같이 독서실에 가야 한다. 당장 꼬셔야 한다. "정국아, 우리 시험이 얼마나 남았지." "2주 정도." "그럼 우린 뭘 해야 하지?" "공부." "그래서 말인데 나 공부 좀 알려줘, 국아..."
"도와줄까?" "응, 너 나보다 공부 잘 하잖아." "오빠라고 해 봐." 아니, 이 사람이 유치하게 이런 꼼수를 쓰네? 독서실에서 같이 여자친구랑 알콩달콩 공부 좀 해달라는 기 그렇게 힘드나? 그냥 같이 가주기만 하면 되는 걸 뭘 또 오빠라고 부르래? 나보다 생일도 느리면서? 따지고 보니까 빠른 년생인 주제에 오빠인 척은 혼자 다 하고 있잖아? 어이가 없네, 어디서 약을 팔아. "치사하다, 치사해. 뭐 그런 걸 시키냐?" "응. 나 치사하니까 해 봐." "싫어. 안 해." "그럼 나도 안 가." 내가 째려보며 유치하다. 뭐 그런 걸 하라고 시키냐.라며 하기 싫다고 딱 잘라 말하자 그럼 저도 알려주기 싫다며 책을 챙겨 책상에서 일어나려 하기에 하하 웃으며 이러지 말라고 붙잡았다. 장화 신은 고양이 눈빛을 맘껏 쏴 보냈지만 오빠라고 안 하면 안 가르쳐줌. 쓰여있는 듯한 얼굴에 더욱 난감해졌다. 나한테 애교를 바라는 건 한 여름에 눈이 오길 바라는 거야. 평소에도 너무 털털해서 탈인데 이렇게 멍석을 깔아주면 내가 더 창피해서 못하지. "멧돌 손잡이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어이라 그래, 어이." "정호석 입을 막아버리던가 해야지." 영화 명대사를 따라하자 그런 건 어디서 배워왔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정호석을 죽여야겠다며 당장이라며 뛰어 나갈 준비를 하는 정국이를 다시 붙잡았다. "증극 으쁘..." "뭐라고?" "아! 씨... 정극으프... " "뭐라고? 안 들려." "정국오빠! 전정국오빠 짱짱맨! 공부 좀 알려주세요! 됐냐?!" 결국 작게 증극으쁘... 라고 했는데 능글맞게 자기는 못 들었다며 다시 말해보라며 귀를 들이밀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한번 증극으프...라고 하자 자기 귀가 이상한 거냐 안 들린다. 라며 다시 한번 귀를 가져다 댔다. 정국 오빠!! 정국 오빠!! 스트레스를 받다 못해 결국 짜증이 난 내가 정국 오빠! 전정국 오빠 짱짱맨! 이라고 소리 쳤고 그제야 제정신이 든 나는 아... 아... 거리며 책상에 고개를 처박았다. 미친 ㅁㅁㅁ. 또라이 ㅁㅁㅁ.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나 원래 진짜 차도년데 내가 전정국 꼼수에 넘어가 저런 토 나오는 애교를... 아, 미쳤네.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하... 쪽팔려. 그런 나를 보고 정국이가 한참을 말없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무 짜증 났지? 미안... 나도 이런 내가 참 싫다. "내가 진짜 너 때문에 산다." "누구 맘대로 귀엽고 그러냐, 거절도 못하게." 그럼 같이 가주는 거지? 이런 내 물음에 알았으니까 이제석식을 먹으러 가자고 의자에서 일어난 정국이를 쫄레쫄레 따라갔다. 공짜로 과외 선생님 섭외했고. 이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 ==== "어디야?" "1층이야. 기다려." 먼저 독서실에 도착한 나는 정국이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다. 뛰어오는 중인지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1층이라는 말에 나도 방금 왔으니 뛰어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만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기본 매너가 없는 사람이네. 내가 이런 사람이랑 연애를 하고 있단 말이야? 누나가 너 그렇게 키웠어, 자식아? 씨... 좀 걸어오면 덧나냐? 속으로 전정국 욕을 마구 하고 있는 와중에 정국이가 양손에 뭔가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이거. 이거 사느라." "뭐야? 이거? " 빨리 받으라며 내게 컵을 내밀었고 어떨결에 컵을 받아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초코였다. 이거 사느라 조금 늦은 거야? ... 국아. 방금 이런 사람이랑 연애하냐는 내 말 취소합니다. 미안해요, 사과합니다. 내 생각이 짧았네요. "자리 맡아놨어?" "응. 있다가 나 모르는 거 물어볼게. 문자 하면 휴게실로 와!" "응. 열심히 해." 모르는 건 있다가 몰아서 물어보기로 하고 정국이와 나는 각자의 공부를 위해 들어갔다. 아, 근데 나 중증이다.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문제는 안 읽히고 전정국만 생각나지. 쟤는 공부도 잘하고 그러냐... 공부 정도는 못해도 되잖아. 나야, 뭐. 좋지만...
전정국. 전정국. 하란 공부는 안 하고 낙서만 자꾸 하게 된다. 누구 껀지 겁나게 예뻐 정국이.
그렇지. 이거지. 으어어- 정국이 보고 싶다...휴게실로 나오라고 할까? [정국아. 나 물어볼 거 있어.] [나와. 알려줄게.] "정국아!" "뭘 모르는데." "사실 그냥 너 보고 싶어서 나오라고 한 거야..." "그럴 줄 알았다." 휴게실로 오니 정국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모르는 게 뭐냐고 묻는 질문에 음... 사실은 그냥 보고 싶어서.라고 말 하자 그럴 줄 알았다며 프린트와 문제집에서 중요한 걸 집어줄테니 그걸로 공부하라는 말에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가 문제집을 가지러 가고 나는 휴게실을 둘러 보다가 어디서 띠링- 울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내 핸드폰을 보니 아무것도 와 있지 않았다. 정국이가 두고 간 핸드폰인가? 아... 궁금하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마음대로 핸드폰 훔쳐보는 게 제일 기분 나쁜 건데 사람 마음이란 게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잖아? ㅈ... 조금만 보고 다시 꺼 놓으면 되지. 그래. 뭐가 왔나 보기만 하자. [정국아. 어디니? 올 때 간장 좀 사와. -엄마] ㅋㅋㅋㅋㅋㅋㅋ 전정국 심부름 잘 하나 보네. 어머니가 이런 거 시키면 아 내가 왜 해야 되? 궁시렁거리면서 시킨 건 다 사오나 보다. 귀여워, 헤... 핸드폰 조금만 더 구경해보자. 어디보자, 갤러리에... 뭐야 내 사진밖에 없어? 왜 지 사진보다 내 사진이 더 많은거야. 얼레? 나 자는 건 또 언제 찍었데? 온톤 내 사진, 내 사진, 친구들과 찍은 사진 뿐이었다. 다행이다. 상처로 남은 갤러리 탐방이 아니여서..☆ [전화번호부] 정호석 민윤기 엄마 아빠 동생 김태형 • • • 역시 딱딱하네. 친구들이고 가족들이고 싹 다 너무 딱딱해... 내 이름은 뭘로 저장되어 있을까? 여자친구. 어? 이게 아니네? 여친. 이것도 아니네... 뭐지 그러면. 설마 ㅁㅁㅁ? 이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ㅁㅁㅁ. 맞네. 설마가 사람 잡았네... 너무하다. 나는 ♡라고 저장했는데... 살가운 걸 바란 건 아닌데 ㅁㅁㅁ은 좀 심하다. 와. "뭐 해, 내 폰 가지고." 혼자 쒸익 쒸익거리며 분노에 차 있을 무렵, 문제집을 챙겨오던 정국이가 나를 보더니 흠칫 하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뭐...뭐야. 왜 이래?" "너. 내가 그냥 ㅁㅁㅁ이야? 내가 친구들이랑 똑같이 그냥 ㅁㅁㅁ이야?" "아니지. 여자친구지." "씨이... 근데 왜 ㅁㅁㅁ이라고 해놨어!" 얄밉다는 듯 전정국을 한번 째려보고 이름을 바꿔 저장하겠다고 말한 뒤 (절대 부탁 아님, 내 맘대로 함.) 여자친구♡로 저장을 했다. "그게 그렇게 서운했어?" "당연하지! 하루 이틀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아기야?" "당연하지! ...응?" "ㅁㅁ이 아기였구나. 그렇구나~" 나에게 아기냐고 물으며 작게 웃더니 내 볼을 잡아당긴다. "으어어.. 하이아!" "그래. 이렇게 귀여운 거 아가 맞지?" "애아 장오해더... (잘못했어.)" "알았어. 너 저번에 칼국수 먹고싶다고 했잖아. 가자." 볼을 놔주고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는 정국이의 말에 신난 나머지 좋아! 하며 뛰어갔다. 뒤에서 넘어지니까 뛰지 말라는 말은 이미 들리지 않았다. 왜냐 난 칼국수를 제일 좋아하니까.(어쩌면 전정국보다 더...) 나보다 칼국수가 더 좋아? 어? ㅇ, 아니? 뭐야, 진짜야? 똑바로 말해라. 정국이가 제일 좋아. (ㅁㅁ이가 생각하는 공부 중인 정국이.) ㅁㅁ을 들여보내고 공부에 집중을 하려는데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ㅁㅁ 때문에 도저히 펜을 잡으려야 잡을 수가 없었다. 조그만 게 어찌나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니던지 생각만 하면 웃음이 세어나왔다. ㅁㅁㅁ 돼지.
=== 안녕하세요 희주입니다 그래요. 제가 또 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주말이라 시간이 남아서 폭풍처럼 쓰고 있어요. 싫어하시면.... 울 거예여..ㅜ그리고 내일부터 조금 바빠질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무뚝남 정국은 10편쯤에 완결을 생각하고 있어요. 요 다음 차기작으로 생각해 둔게 있는데 뭐가 더 좋으신지 여러분 의견 참고하고 싶어서 여쭤봅니당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암호닉 독자여러분들♡] 공주님93 스피커 호비 진진자라 단아한사과 박침침 두동치미 화학 1214 덮빱 두쥰 1023 0815 비븨뷔 내발가락 아카정국 메로나 야생 뷔밀병기 달달한비 오레오 뱁새☆ 소진 꾸기여친 파란 상큼쓰 융융 먀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