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뒤척이다 똑같은 악몽에서 깨어난다.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 이어진 총격전, 로프를 잡고 있는 정우를 확인하고 이제 모든것이 끝났다 생각하고 안심하던 순간
"탕"
"탕"
"탕"
"한유주. 누가 너 여기 출입하래."
고요하게 총성만 울려퍼지던 사격장에 재현의 목소리가 들린다.
"문은 열려있었고, 총잡지 말라는 사람 없었는데"
"니가 총을 잡고 있어서 말을 못한건 아니고?"
"뭐 그럴수도 있죠. 그래도 사람은 안쏴요."
"너 사격장 출입 승인 안났어. "
"팀장자리 내놨는데, 그거로 부족해요? 사격장 출입은 왜 막는건데."
"너 왜그래. 너답지 않게."
탕
탕
탕
재현의 잔소리를 무시한 태 유주는 계속해서 총을 쐈다.
다가와서 유주를 제지 하는 재현에게 순순히 총을 내어주었다.
"한유주. 너 복귀 안하고 싶어? 지금 국장님 눈 밖에 나서 좋을게 없잖아."
"선배. 미안한데 내가 지금 누구 눈치를 볼 겨를이 없어요."
".....하 너 힘든 거 알아. 그래도 잘버텨 왔잖아...."
".... 가만히 시키는 일만 하고 있는게 잘 버티는 걸로 보여요?"
"너 아직 필드로 복귀 하기에는 무리야."
"팀 복귀 시켜달라고 객기 부리는 거 아니에요... 자꾸 흐려지는데, 이러다간 정우 얼굴도 기억 못할 것 같은데, 딱 한순간 정우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게 있어요."
"........."
"사격장... 쇠냄새.. 그리고 총소리. 김정우가 그렇게 연습시킨 보람있게. 여기만 오면 김정우 생각이 나요. 이제 다 흐릿해져 가는데, 쇠냄새 맡으면 김정우가 옆에 서 있는것 같아요."
"... 그래도 승인 없이는 출입 안돼. 한번만 더 걸리면 징계 처리할거야."
눈물을 글썽이는 유주앞에서 총기를 정리하면서 재현은 한번만 더 출입허가 없이 오면 징계처리 할 거라고 차갑게 잘라 말한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얼굴도 기억해 내지 못할까봐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불공평한 징계였지만 한번도 반발없이 지시사항을 잘 따라오던 유주 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차라리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길고 긴 악몽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다시 네가 있는 평범한 하루였으면 좋겠다.
죽을것 같이 힘든 훈련이 반복되지만, 중간 중간 너의 쓸모없는 농담에 웃고,
마주보고 밥을 먹고, 마주보고 눈을 감는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다.
정우야, 내가 꼭 찾을게.
내가 꼭 만나러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