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특별하고 조금은 어색할
반인반빵 민윤기
길고 긴 숲 속을 한참을 서성이다 나왔다.
들어가기 전엔 분명 평범한 동네 산이었는데, 나와보니 듣도보도 못 한 동화 속 마을인 건 무슨 경우야?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은 다 나와 비슷해보였다.
"저기, 말씀 좀 묻겠습니다. 혹시 여기가 어디..인가요?"
"여기? 여기는 그냥 뒷마을이야."
"...네?"
"우리 마을이 바로 뒷마을이라고."
할 얘기를 끝낸 아저씨는 너무도 쿨하게 뒤돌아 걸어가셨다.
뒤뚱뒤뚱, 마치 토토로라는 캐릭터를 닮은 것 같군. 그냥 내 기분 탓인가.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긁어대며 발을 재촉하는데, 무엇인가 발등에 턱- 하고 걸렸다.
"억."
"뭐야, 깜짝이야!"
급하게 밑을 내려다봤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뭐야, 돌인가?
...아니, 돌이 억-하고 튕긴다는 게 말이... 잠시만, 튕겨?
내 발밑보다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시선을 이동하니 ...
"와, 진짜 너무 아프다. 사과도 안 하나?"
"................?"
"지나가던 빵을 쳤으면 사과를 하셔야 될 것 아닙니까. 예?"
"아, 죄송..."
죄송이 아니라, 이게 무슨 일이람?
두 눈을 세게 비비고 다시 앞을 보았지만 그 이상한 '빵덩어리'는 사라지지 않고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본인을 이상하리만치 빤히 쳐다본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몇번 고개를 갸우뚱한다.
".....혹시, 외부인?"
에-, 외부인이라 하면, 맞는 것 같다.
원래 이 자리에는 산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떡하니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요상한 마을이 있으므로
나는 이 마을 주민이 아닌거고. 그 소리는 즉 내가 외부인이 맞다는 소리!
"네.."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대?"
"그건 저도 잘.."
"마침 잘 만났다. 너 몇 살?"
"저.. 21살이요."
"
"아, 나는 너네 기준으로 15분."
".......네?"
"여긴 시간이 엄청 느리게 흘러. 뭐, 여기선 몇 년 됐는데.
너네 시간으로 따지면 한 15분."
아니, 이보세요. 15분이면 오븐에서 꺼내고 난 다음 한 김 식힐 정도 아닙니까!
..그럼, 지금 한 김 식혀진 빵따위가 나한테 말을 놓는...!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24살이라는 소리지"
큰일날 뻔 했다.
"아,그,그럼..저..가보겠습니다."
"가긴 어딜 가. 너 마침 잘 걸렸다."
"네...?"
"안 그래도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싶어서 안달났거든.
야, 나 좀 데리고 나가라."
"제가요..?"
"후회하지는 않을텐데, 어때. 생각 없어?"
요 빵은 막무가내로 내 다리에 매달려댔고, 덕분에 나는 멍청하게 어어- 하는 소리를 내며 빵이 이끄는 대로 갔다.
타임캡슐 하나 묻으러 동네 뒷산에 올랐다가 우연찮게 들어온 이 이상한 마을.
또 이 이상한 마을에서 만난 더더 이상한 빵으로 만들어진 작은 인간.
나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단순히 발에 채였단(?) 이유만으로 이 빵을 데리고 가야 한다.
이름도, 종도, 성격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 가끔씩 아이디어가 퐁퐁 나올 때 들고 올 반인반빵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윤기 시리즈예요!
세계관도, 설정도 다 막장이니까 정말 가!볍!게!만 봐주시면 됩니다♡
+신알신 울려서 오신 분들
일러가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빵 얘기에 많이 놀라셨죠. 네, 죄송합니다.
간간히 보는 심심풀이*킬링타임 (보는데 30초도 안 걸리더라고요! 하하!) 으로 여겨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