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ㅋㅋ
인티에 글 처음 써보는데 소심한 성격상 쫌 민망하지만 어디에서도 자세히 털어놔보지 못한거라 기억을 더듬으며 써볼게
참고로 나는 이성애자에 가까운 양성애자인데 어쨌든 이글은 레즈썰이니까 동성쪽에 반감있으면 뒤로가기 눌러주길바래
벌써 10여년 전 이야기네
고등학교에 처음들어가서 난 내가봐도 참 내성적이고 사교성없는 애라 낯선 환경에 처음적응하는게 참 어색하고 그랬어
그런 나한테도 입학식날부터 눈에 띄고 관심이가는 애가 있었는데.. 걔를 나무라고할께 애가 좀 몸이 통나무처럼 뻣뻣해
나무는 얼굴이 작고 까무잡잡하고 눈매가 날카롭고 깊었어. 한마디로하면 잘생쁜스타일.
그래서 그런지 여자한테나 남자한테나 외모만으로 관심끄는 애였지
근데 뭔가 표정이 음울하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뭐랄까 챙겨주고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
나무 성격은 말이 거의없고 시크하고 무뚝뚝한 편. 게다가 학교에선 거의 자는게 반이고 그래서 애들이 친해질 틈이 없다 해야되나
얘 목소리 듣는 것도 되게 드문일이고 웃는거 본 애는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까 (나중에 알고보니 가정사로인한 우울증같은거였어)
근데 유일하게 얘가 사람 보고 깔깔대고 웃고 장난치고 그런게 나랑 있을때였거든
왜냐면 난 친구사귈때 여러명 두루두루 신경못쓰고 소수를 깊게 사귀는 스탈인데
1학기 시작부터 얘한테 꽂혀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그랬기때문에 얘가 맘에문을 열었나봐
서론이 넘 길지.ㅋ
그렇게 1학기내내 나무랑 나랑 베프가되서 붙어다니고~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때였어
나는 그 때 레즈라는 개념도 잘모르고 그런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본적도 없는 티없이 순수했던ㅋㅋㅋ고딩이었는데
뭔가 나무는 초,중딩때 베프들이랑 느낌이 좀 다른거야
나무가 첫사랑 얘기를 하는데 그 상대가 동성이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약간 충격과 동시에 질투심이 몰려오기도하고..
안그래도 스킨십 좋아하는 애라 평소에도 손잡고 기대고 무릎베고눕고 갑자기 와락껴안고 이런거 잘했었는데 점점 그게 찌릿찌릿하고 막.
나중에는 장난처럼 볼뽀뽀도 하고..
내가 후각이 민감한데 나무가 항상바르는 립밤향을 싫어했거든 너무 달고 인공적이라
근데 내가 질색하니까 일부러 코밑에 뭍혀놓는다고 내 볼 부여잡고 두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윗입술에 입술도장ㅠㅠ
진짜 나는 심장떨려서 미칠거같은데ㅠㅠ 얘는 그런 날보고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ㅠㅠㅠ
어느 날은 야자끝나고 같이 하교를하는데 그 무렵에 내가 맨날 나무네 동네까지 데려다 줬었거든
나무네 집은 아빠는 같이 안살고 엄마는 밤늦게오셔서 애가 엄청 외로움을 많이 탔었어 자고가라고 가지말라는건 입버릇이었고..
그 날도 자기집에서 좀만 있다가 가라는거야. 그래서 알았다고 걔 방에서 둘이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놀았지
그 때 자세가.. 나무는 침대에 손으로 턱받치고 엎드려있고 나는 침대 밑에 아빠다리하고 앉아서 마주보고 있었어
근데 갑자기
나무가 내 얼굴 쪽으로 확 다가와서 쪽 하고 입술에 뽀뽀를 하는거야
아마 그때 뭔 야한얘기도중이었는데ㅋㅋㅋ내가 부끄러워하니까 아 귀여워!! 이러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오글거리지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평소같았음 내가 또 눈 질끈감고 하지말라고 밀었을텐데(얘가 가까이 다가오는 자체가 쪽팔리더라ㅋㅋㅋㅋㅋㅋ좋아해서그런지)
그 날은 내가 무슨용기로 그랬는지 나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나도 쪽 하고 뽀뽀했어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이러니까 나무가 날보면서 좀 놀라는.. 얘 오늘 뭐야?? 이런 표정으로 씨익 웃으면서 다시 입술에 뽀뽀했어 이번에는 좀 길고 부드럽게
근데 나 그날 진짜 뭐 잘못먹었는지
- 넌 뽀뽀밖에 못하지???
갑자기 이딴 헛소리가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키스한번 못해본건 난데...........ㅠㅠㅠ
맨날 벽에다대고 키스연습 상상으로만 해대던년이 건방지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안하던 소리하니깐 나무는 눈 잠깐 커지더니 걍 웃더라ㅠㅠㅠ
내가 뭘바랬나...........급민망해져서
- 아니 니가 자꾸.........
모라모라 중얼대고있는데 얘가 갑자기 또 입술을 뙇 부딪히는거야
근데 이번엔 좀 달라 천천히 고개를 꺾더니 내입술을 부드럽게..입속에 넣고 살살 녹여먹는 그런느낌
그러더니 입술을 점점 벌리고 따끈따끈한 혀가 들어오는데.. 동시에 내 아래쪽도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라/////
안믿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때까지만해도 키스할때 혀집어넣는건줄 몰랐음;;;지금은 왠만한 음마따위 취급도안하게 타락했지만ㅋㅋㅋㅋㅋㅠㅠ
그냥 뽀뽀는 쪽이고 고개 꺾고 입술 더 부비부비하면 키스인줄 알던ㅋㅋㅋㅋㅋ
얘가 어느새 침대에서 내려와서 내 옆에 앉아있고..내 어깨를 두손으로 꽉 잡고 계속 키스하는데...한 5분정도 지났나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키스밖에안했는데 이미 속옷은 다젖어있었어.............ㅠㅠ
내내 감았던 눈을 뜨니까 가슴밖으로 튀어나올거같은 심장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바로 앞에 나무얼굴이 있었어
머릿속이 완전 퓨즈 나간듯이 멍했다가 점점 내가 얘랑 키스했다고 실감이나니까 나 진짜 부끄러워서 눈을 못쳐다보겠더라
그래서 내표정 못보게하려고 꼭 끌어안고 안놔줬어 내가생각해도 나완전 바보같이..그때는 그랬다ㅎㅎㅎ
그러고있으니까 나무가 억지로 내 부끄러워하는 얼굴 보려고 나 밀쳐내는거야ㅋㅋㅋ
- 부끄럽냐 바보야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ㅋㅋㅋ내가 쪽팔려하는걸 즐겼던거같아ㅡㅡㅋㅋ
그래도 내가 워낙 부끄러워하니깐 방 불꺼줌ㅋㅋㅋ그리고 끄자마자 침대로 나 들어올려서(좀 무식하게 힘만쎘음) 눕혀놓고 내 위에 앉아서 폭풍키스....///
왜이렇게 키스를 잘하는지ㅠㅠ완전 부들부들하게 입맞춰줬다가 다시 박력터지게 빨았다가 혀가 녹아내리는 느낌??
10년도 더 지난 지금도 가끔씩 그 느낌을 다시느끼고싶을때가 있어
왜 키스라고 다같은 키스가 아니지않아?
사람마다 맞는 구강구조도 있고??ㅋㅋㅋㅋㅋ스킬이나 여러가지 변수에따라서 진짜 미치게 좋을때도 있고 키스는 하고있지만 눈뜨고 딴생각들때도 많음..
특히 저때는 첫키스여서 그런것도 있지만 나무랑 내가 17이라는 나이에 비해 성에 눈을 덜떠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장난은 하지않고 입맞추는 거에만 몇십분을 집중하다보니 더 키스하는 그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기억에 남는듯..
그 이후에 나무랑 나랑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고 좋은 기억만 있는 친구는 아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다 풋풋한 추억이라고 생각이 들어
내가 누군가를 저렇게 깊게 좋아해본게 태어나서 처음이라 그 대상이 여자라는 것에 대한 부담보다는 그냥 순도100%로 그친구에게 빠졌었던것 같아
딱 이 맘 때여서 그런지 이 글 쓰는 내내 나무가 참 그립네..ㅎㅎ
넘 긴 글이었지~~ 재미없는 이야기 요까지 읽어줘서 고마워.^^